가지 않은 길

 

1. 로버트 프로스트의


1. 로버트 프로스트의


'''The road not taken'''

TWO roads diverged in a yellow wood,

And sorry I could not travel both

And be one traveler, long I stood

And looked down one as far as I could

To where it bent in the undergrowth;

 

Then took the other, as just as fair,

And having perhaps the better claim,

Because it was grassy and wanted wear;

Though as for that the passing there

Had worn them really about the same,

 

And both that morning equally lay

In leaves no step had trodden black.

Oh, I kept the first for another day!

Yet knowing how way leads on to way,

I doubted if I should ever come back.

 

I shall be telling this with a sigh

Somewhere ages and ages hence:

Two roads diverged in a wood, and I—

I took the one less traveled by,

And that has made all the difference

 

- 원문

단풍 든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더군요.

몸이 하나니 두 길을 다 가 볼 수는 없어

나는 서운한 마음으로 한참 서서

잣나무 숲 속으로 접어든 한쪽 길을

끝 간 데까지 바라보았습니다.

 

그러다가 또 하나의 길을 택했습니다. 먼저 길과 똑같이 아름답고,

아마 더 나은 듯도 했지요.

풀이 더 무성하고 사람을 부르는 듯했으니까요.

사람이 밟은 흔적은

먼저 길과 비슷하기는 했지만,

 

서리 내린 낙엽 위에는 아무 발자국도 없고

두 길은 그날 아침 똑같이 놓여 있었습니다.

아, 먼저 길은 다른 날 걸어보리라! 생각했지요.

인생 길이 한번 가면 어떤지 알고 있으니

다시 보기 어려우리라 여기면서도.

 

오랜 세월이 흐른 다음

나는 한숨 지으며 이야기하겠지요.

"두 갈래 길이 숲 속으로 나 있었다, 그래서 나는 -

사람이 덜 밟은 길을 택했고,

그것이 내 운명을 바꾸어 놓았다"라고

 

- 정현종 교수 번역본

미국시인 로버트 프로스트(Robert Frost, 1874~1963)가 쓴 시. 한 사람이 가을날 숲 속을 걷다 두 갈래 길을 마주했다가 고민 끝에 사람이 적게 지나간 길을 택했고, 이 때문에 이후의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말하는 내용이다.
단순히 어떤 길을 걸었다고 이야기하는 내용이 아니라 '''인생에서 선택의 중요성, 결코 그 기회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다른 기회를 포기했던 일에 대한 회한에 관해 소박하지만 인상적으로 다루고 있는 명시이다.''' 한국에서도 여기저기서 많이 인용되곤 하며, 특히 기회비용을 다룰 때 자주 거론되기도 한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체제 하에서 언어영역에 지문으로 출제된 단 셋뿐인 외국 문학작품[1]이기도 하다. 서양 문학작품으로 한정하면 이것이 유일하다.
로버트 프로스트의 이 시와 관련한 재밌는 일화가 있다. 프로스트는 평소 그의 시를 즐길 줄 모르고 과하게 분석하려는 평론가들을 못마땅하게 생각했는데, 하루는 한 평론가가 인터뷰에서 장시간 시에 대한 분석을 내리고 그의 생각은 어떻냐고 물었다. 프로스트의 답변은...

'''"그거 그냥 산책한 거 끄적인 거요."'''

하지만 '''자신의 생각을 시로써 발표했다는 것 자체가 단순한 감상이 아니라 주제의식이 있는 문예라고 시인이 선언한 것이며''' 저 대답은 하나의 총체적 존재이자 작품인 시를 갈기갈기 해체, 분석하여 멋대로 의미를 부여하고 작가의 사생활까지 "작가론"이라는 미명 하에 침해하는 평론가들에 대한 작가의 불만이 드러난 사례다. 프로스트만이 아니라 많은 작가들이 그런 불만을 갖고 있다.
실제로 프로스트가 불만을 가질 만도 한 게 문학작품이 평론가의 분석을 거치면서 되려 원작자가 의도하지 않은 엉뚱한 해석으로 변질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당장 구전설화들만 해도 지식이라는 개념을 말이라는 단순한 매개체로 단순히 전달만 하면 되는 간단한 행위였음에도 뒤로 갈수록 원래의 내용과 다르게 변질되는 경우가 넘쳐흐르는 판에, 평론가가 자기 주관 등에 맞추어 문학 작품을 해체하면 당연히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이고 아닌 건 배제하고 똑같은 내용도 자신에게 더 익숙한 방향으로 해석하는 등의 여러 과정을 거쳐 반쪽짜리 분석만 나오거나 심지어 원작자의 진짜 의도와는 역행하는 해석까지 나올 수밖에 없다. 실제로 최승호 시인은 자기가 쓴 시를 주제로 한 수능 문제를 직접 풀어봤는데 0점이 나오는 기괴한 경험을 겪기도 했다. 이것만 봐도 평론가들이 문학작품들을 얼마나 제멋대로 분석하고 평가하는지를, 따라서 어째서 작가들이 평론가를 싫어하는지를 알 수 있다.
그렇다고 해도 현대의 비평 이론에서는 작가의 의도와 맞지 않은 해석을 틀렸다고 볼 수는 없다. 영미 신비평 이론에서는 작가가 부여하고자 의도했던 의미와 독자의 해석이 어긋나고, 독자의 해석이 타당하다고 볼 만한 근거가 있다면, 작가 자신이 그것을 전혀 의도치 않았더라도 정당한 작품 해석으로 받아들인다. 이를 비평 용어로 의도의 실패라고 한다. 작가 입장에서는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일이겠지만 잘 생각해보면 이러한 것이 그리 흔하지 않은 사례가 아니고 또 비논리적인 것도 아님을 알 수 있다.
2016년 5월 8일 도전 골든벨의 50번 문제로 출제되었다.

2. 해리 터틀도브단편소설




[1] 나머지 둘은 중국 당나라 때 시인 유종원의 한시 강설과 역시 당나라 때 시인 두보의 강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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