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동족어

 

1. 개요
2. 정의
2.1. 거짓짝과의 차이
3. 원인
4. 동족어와 구별하기
5. 기타
6. 예
6.1. 한국어 - 영어


1. 개요


'가짜동족어' 또는 '가짜동계어'란 동족어(동계어, cognate)나 차용어가 아닌데도 형식과 의미가 유사한 단어 쌍을 말한다.

2. 정의


영어판 위키백과 가짜동족어 문서의 소개 내용에서는 '의미와 발음이 비슷하여 동족어처럼 오인받지만 사실은 동족어가 아닌 것'을 의미한다. Moss(1992: 142) 역시 이러한 정의를 채택하였다.[1] '가짜 ○○'가 '○○가 아닌 것'을 나타내는 것을 감안하면[2] '가짜동족어'는 '동족어가 아닌 것'으로 보는 것이 합당하겠다. 본 문서는 '가짜동족어'를 전자의 정의에 따른다.
대개는 다른 어원의 단어에서 발음과 의미가 모두 비슷할 경우를 지칭한다. 발음이나 의미 한 가지만 비슷한 경우는[3] 대체로 쉽게 찾을 수 있기 때문. 그러나 매우 특이한 발음이나 의미를 가지는 경우, 발음이나 의미가 비슷한 경우가 매우 광범위한 언어에서 나타나는 경우 이 역시 동족어가 아니고서는 그러기 어려워 보이기에 가짜동족어로 볼 수 있다. 후자의 경우 '엄마'를 지칭하는 단어에서 순음을 포함하는 현상을 들 수 있는데, 이 단어들은 대개 1~2음절로 짧아서 발음이 겹치는 게 신기할 것도 없지만 상당히 많은 언어에서 일어나기에 가짜동족어로 넣을 수 있겠다.


2.1. 거짓짝과의 차이


'가짜동족어(false cognate)'는 '거짓짝(false friend)'과는 구별해야 한다.
'가짜동족어'라는 단어는 '동족어', 즉 '동일한 조어를 물려받아 어원이 같은 단어'와 관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철자나 발음이 유사할 뿐인 사례는 동족어도 아니고 동족어로 오인되지도 않으므로 '가짜동계어' 또는 '가짜동족어'의 개념에 포함할 수 없다. 그러나 '짝(friend)'이라는 단어는 짝을 지을 수 있는 것은 뭐든지 포함할 수 있는 말이므로 '거짓짝'에는 들어갈 수 있다.
반면에 영문 위키백과에서도 지적하는 것처럼 '가짜동족어'를 '동족어이거나 발음이 비슷하여 의미도 비슷하다고 오인하지만 사실은 의미가 많이 다른 단어' 식으로 정의하여 '거짓짝(false friend)'과 유사하게 정의한 사례가 꽤 있다. 유은정(2008) 역시 그 예로서 본문에서 예를 든 영어의 assist와 스페인어의 asistir는 의미는 상당히 다를지언정 어원은 라틴어 assistere로 동족어이다.[4] 오경순(2010) 역시 이러한 입장으로서 false friend의 번역어로서 '가짜 동족어'라는 단어를 택한 것으로 그러한 관점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영어 위키백과에서와 Chamizo-Domínguez (2008)[5], Harper[6]가 지적하는 것처럼 '''이러한 용법은 오용에 가깝다'''. 이러한 용법은 거짓짝 문서의 동족어 문단을 참고.

3. 원인


원인으로는 우연의 일치, 언어 외적인 공통점 등이 있을 수 있다. 예컨대 의성어는 모사하는 소리가 동일하면 언어 표현도 언어 계통과 관련 없이 비슷할 수 있다.[7] '엄마'를 뜻하는 단어는 아이가 일반적으로 순음을 제일 먼저 터득하므로 순음이 많을 수 있다.[8] 부바키키 효과에서처럼 어떤 음상과 사물의 형상이 어느 정도 관련이 있을 가능성도 있다.
인간이 음소로 사용할 수 있는 음성이 제한적이며,[9] 단어의 길이 역시 한계가 있기 때문에 우연의 일치인 경우가 제일 많다. 세상에 언어는 많고 그 언어에 달린 단어 역시 수없이 많기 때문이다.

4. 동족어와 구별하기


위와 같은 이런 우연의 일치를 감안하지 못하고 동족어로 믿어 언어의 계통을 혼동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 환빠 가운데에 심한 경우는 가짜동족어를 같은 어족의 증거로 우기면서 "알고 보니 한국어는 세계 모든 언어의 시초다!" 식으로 허튼소리를 하기도 한다.
이러한 가짜동족어는 '동족어라고 소리가 꼭 비슷한 것은 아님'을 염두에 두고 구별할 수 있다. 실제로는 차용어가 오히려 더 느리게 달라지고, 동족어들은 더 빠르게 달라지는 양상을 보인다. 이는 불규칙 활용의 원인과도 비슷한 것으로서 모국어는 대개 평범하게 여기고 차용어는 대개 특별하게 여긴다는 방증일 것이다. 차용어도 자주 오르내려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게 되면 발음이나 형태가 어원에서 더욱 멀어지기도 하고, 그렇게 귀화어가 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거의 똑같거나 매우 비슷하면 동족어라며 결론을 내리지 말고 오히려 차용어일 가능성을 더 의심해 보아야 한다.
그림의 법칙처럼 동족어끼리에도 음운 변동이 나타나기에 전혀 다른 음상을 지니고 있는데도 실제로는 동족어인 경우가 있다. 가짜동족어와는 반대로 '의미나 발음이 달라 동족어로 보이지 않지만 사실은 동족어인 사례'이다.

5. 기타


시중의 '영어 암기법' 유의 책들에서 이러한 가짜동족어를 활용하기도 한다. 다만 정말로 의미가 똑같은 예는 그다지 많지 않기 때문에 끼워맞추기식이 되는 경우가 많다. '선배 - senior' 같은 게 있으면 "선배는 이여!" 하고 외우는 등.

6. 예


  • 메뚜기(한국어) / vettukili(타밀어)
한국어와 타밀어는 발음, 뜻과 비슷한 단어가 몇 개 있어서 같은 어족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타밀어는 드라비다 어족으로 다르다.
  • 검다(한국어) / 黔(중국어)
해당 한자는 '검을 검' 자로, 한국어의 '검다, 검정'과 발음이 같고 뜻도 거의 일치한다. 한국에서 만든 한자가 아니라 진시황 시절에 이미 검수(黔首)[10] 등으로 응용한 어휘이다. 상고한어 발음으로는 /*ɡram/ 등으로 추정된다.
  • 골(한국어) / gord(폴라비아어)
폴라비아어로 마을, 도시라는 뜻이고 러시아어의 город(gorod)와 같은 어원을 가진다.
  • なまえ(名前)
일본어로 '이름'이라는 뜻인데, 뜻이 같은 힌디어의 नाम(nama), 마인어의 nama, 영어 name(네임), 독일어 Name(나메) 등과는 어원상 관련이 없다. 이들은 고대 게르만어 namô에서[11] 갈라져 나온 단일어이고, 일본어 なまえ는 な(名)와 まえ(前)로 이루어진 합성어다.
  • 你(중국어)
중국어의 2인칭 대명사인데 한국어에도 '니'라는 2인칭 표현이 있다.
  • dog
dog는 영어와 음바바람어(Mbabaram)에서 모두 를 의미하여 완전한 동의어이나 어원상 관련이 없다. 영어 위키백과 가짜동족어(false cognate) 문서에서도 최상단에서 소개하는 유명한 예이다.
뜻이 둘 다 도끼로 같다. 한국어 도끼는 중세 한국어에서 '돗귀'로 /tos.kuj/로 읽었을 가능성이 높다. 마푸체족은 한국과 정 반대편에서 거주하는 민족이기 때문에 역사적으로 볼 때 어원이 같을 리 만무하다.
  • 수(한국어) / su(터키어)
물을 의미한다.
  • Weiss(독일어)/白色(중국어)
흰색을 의미한다.
  • 말(한국어) / mal(터키어)
터키어로 대충 가축 정도의 뜻이며 사람에게 쓰면 욕설이 된다. 고대 터키어로는 진짜 horse가 맞는다. 한편 튀르크계 언어 뿐만 아니라 다른 주변언어에서도 중국어 마馬[12], 일본어 うま(우마), 여진어 木力(무리), 몽골어 морь(모르) 등 말을 지칭하는 단어의 발음이 비슷해 학계에서도 진짜 같은 기원을 가졌을 가능성 역시 염두에 두고 있는 모양. 다만 설사 진짜 같은 기원을 가졌다 하더라도 단순히 언어동조대 현상일 수도 있으므로 이게 알타이 어족 설이나 범투란주의 같은 것의 근거가 되기는 어렵다.
  • 바다(한국어) / вода(러시아어)
러시아어로는 을 의미한다.
  • 벌(한국어) / pole(폴란드어)
폴란드어 pole(뻘레)는 평평한 벌판이란 뜻이며, 러시아어·불가리아어 등의 поле(pole)와 같은 어원이다.
  • besiegen(독일어) / besiege(영어)
영어와 독일어는 어원을 공유하는 단어가 많고 의미 역시 '정복하다'(독일어), '포위하다'(영어)여서 뜻도 비슷하지만 독일어의 besiegen은 '승리'를 뜻하는 sieg에서 온 말로서 순수 게르만어이지만, 영어 besiege의 siege는 라틴어에서 온 말로서 계통이 전혀 다르다.
  • あんた(일본어) / أنت(아랍어)
발음이 '안타'로 같다. 재미있게도 뜻은 양자 모두 2인칭 대명사이다. 일본어는 あなた(=당신)의 비격식체이고, 아랍어는 격식체에 남자에게만 쓸 수 있는 차이가 있다. 여성이면 표기는 똑같지만 발음이 '안티'가 된다.
'이틀'의 '이'의 어원은 한자어 '이(二)'가 아니라 '다음'을 뜻하는 '잇'이 달라진 말이라는 설(#)이 있는 등 알 수 없지만 '이틀'을 '2틀'로 적는 등 이 '이'와 한자어 '이(二)'를 한 말로 오해하기 쉽다.
葉(엽)을 표준 중국어로는 '예(yè)'라고 읽지만 광둥어로는 '입'(광주화) 또는 '얍'(태산화)이라고 읽는다.[13] 葉과 중세 한국어 '닢'의 연관성은 밝혀진 바가 없다.
단, 영어 typhoon의 어원이 광둥어 大風라는 설도 있다. 그렇다면 風 부분은 기원이 동일한 셈이다.
  • el (스페인어) / ال (아랍어)
둘 다 영어의 the에 해당하는 정관사이다. ال를 로마자로 표기하면 al이 된다. 게다가 이집트식 아랍어에서는 ال를 el이라 발음한다. 스페인은 과거 아랍의 지배를 받은 적이 있어서 스페인어에 아랍어에서 차용한 어휘들이 있기 때문에 스페인어 정관사 el도 아랍어 정관사 al을 차용한 게 아닐까 하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지만, 스페인어 el의 어원은 라틴어 ille에서 유래한 것으로 아랍어와는 관계가 없다.
  • usted (스페인어) / أستاذ (아랍어)
아랍어의 أستاذ (/ʔus.taːð/)와 스페인어의 usted ([usˈt̪eð])는 발음도 비슷하며, 뜻도 아랍어의 أستاذ는 영어로 sir과 유사한 "선생님"의 의미를, 스페인어의 usted는 2인칭 대명사 격식체로서 서로 비슷하다. 그러나 스페인어의 usted는 vuestra merced>usarced>usted의 과정을 거쳐 파생된 단어이다. 이는 위의 경우와 같이 스페인이 아랍의 지배를 받은 적이 있어서 usted가 아랍어의 차용어로 사람들이 쉽게 오해할 수 있다.
'이모티콘'은 'emotion(감정)'+'icon(아이콘)'을 조합해 만들어진 단어이고, '이모지'는 일본어 '絵文字(에모지; 그림 문자)'에서 유래한 단어이다. '이모티콘'은 가타카나로 'エモティコン'이다.
  • ありがとう(일본어) / obrigado(포르투갈어)
둘다 '감사합니다'라는 뜻. 일본은 16세기부터 남만무역을 통해 포르투갈과 교류한 적이 있어서 현대 일본어에도 포르투갈어에서 유래한 단어가 많기 때문에 ありがとう가 포르투갈어 obrigado를 차용한 것이라는 속설이 퍼졌지만 ありがとう는 有り難し(있기 어렵다)에서 온 말이고 obrigado는 라틴어 obligātus에서 온 말로서 둘은 어원상은 관계가 없다.

6.1. 한국어 - 영어


영어 단어를 찾아보다 보면 신기한 우연의 일치를 종종 볼 수 있는데, 영어의 특정 단어가 한국어의 다른 단어와 뜻과 소리가 거의 유사한 경우가 있다.
(가나다순 정렬)
영어로 을 뜻하는 단어.[14] 한국어의 똥과 발음이 비슷하다. 워낙에 원초적인 단어라 의성어에서 유래했을 수도 있다.
  • give
한국어 '기부'와 뜻과 발음이 비슷하다. 다만 영어 give는 일반적인 의미의 '주다'이며, 한국어 '기부'에 해당되는 영어 단어는 donation이다.
  • is
영어로 '존재하다'의 뜻을 가지는 단어. 한국어 '있다'의 어근 '있'과 is의 발음이 비슷하다. 정확히 한국어 '있다'에 1대1 대응하는 단어는 'Existence'.
  • rule
영어로 규칙을 뜻하는 rule 과 한자 법칙 률[律]이 발음이 같다.
'성'과 그에 관련된 '성관계' 등을 뜻하는 단어인데 한자 중에 '빛 색()'이라는 발음이 비슷한 한자가 '성욕'을 뜻하기도 한다.[15]
  • son
'아들'이라는 뜻인데, 한자 중에 '손자 손(孫)'이라는 한자가 있어 발음이 비슷하다. 실제 영어는 grandson으로 '그랜슨' 정도로 들려 다르다.
  • soot
'검댕'[16]이라는 뜻인데, 한국어의 ''과 발음이 비슷하다. 한국어 '숯'에 해당되는 영어 단어는 charcoal이다.[17]
영어에서의 긍정의 대답인데 한국어의 긍정의 대답 '예'와 발음이 비슷하다.
  • young
젊다는 뜻인데, 영계의 영과 발음이 같다. 다만 발음 변화로 인한 것이며 독음 자체가 '영'인 이 뜻의 한자는 嬰(갓난아이 영) 외에는 없다.
  • [18]


[1] "The term false cognate is thus also used with reference to the etymological criterion and is taken to mean those words that are similar in appearance, but are not descended from a common ancestor." Moss(1992), Cognate recognition: Its importance in the teaching of ESP reading courses to Spanish speakers, English for Specific Purposes Volume 11, Issue 2, 1992. [2] 일례로 가짜 뉴스(fake news)는 뉴스의 형식을 하고 있기는 하나 뉴스가 아니다.[3] 오히려 의미가 비슷한 단어는 언어마다 거의 대부분 다 있기 마련이고, 오히려 그렇지 않은 경우 '○○어의 단어 ●●에 해당하는 단어가 다른 어떤 언어에는 없다더라' 식으로 번역할 수 없는 표현이라고 화제가 된다. 여담으로 그렇게 화제가 되는 단어들도 대부분 잘 찾아보면 해당 의미에 대응되는 단어가 있는 경우가 많다.[4] 유은정(2008), 스페인어 가짜 동족어 사용의 오류 분석, 이중언어학, 2008, Vol.38, p. 291.[5] Pedro José Chamizo Domínguez(2008). Semantics and Pragmatics of False Friends. New York, London: Routledge.[6] Harper, Douglas. "Pretend". The Online Etymological Dictionary.[7] 예컨대 닭의 울음소리는 cockadodledoo든 '꼬꼬댁'이든 연구개 파열음 [k\]가 들어간다. 다만 동물은 인간과 구강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정확히 모사하기 힘들어 언어별로 의성어 표현이 아주 같지는 않다.[8] 모호크어처럼 순음이 없는 언어도 더러 있는데, 그 경우에는 당연히 해당이 없다.[9] 국제음성기호에 등록된 음가의 개수는 200개 정도뿐이며, 그나마도 각각의 언어에서는 이들 음가의 절반조차도 쓰지 않는다. 괜히 한글로 표기할 수 없는 발음 문서가 있는 것이 아니다.[10] 관(冠)이나 건(巾)을 쓰지 않아 검은 머리를 그대로 드러낸, 일반 백성을 일컫는 말.[11] 라틴어 nomen과도 유사하지만 직접적 후대형은 아니다. 물론 궁극적으로는 라틴어 nomen과 어원이 같기는 하다.[12] Baxter-Sagart(2014)는 이 단어의 상고음을 /mˤraʔ/로 재구했다.[13] 때문에 엽문을 광둥어로 읽으면 입만(Ip Man)이 된다.[14] 물론 poop, shit과 같이 다른 단어들도 있다.[15] 그래서 한문드립에서 sex를 변환할 때 色은 필수적으로 들어간다.[16] 그을음이나 연기가 맺혀서 된 검은 빛의 물질.[17] 흔히 옷 색깔을 고를 때 차콜색이라 하는 것이 바로 이 차콜이다.[18] 물론 에 해당하는 단어는 pussy로 전혀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