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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古事記 (こじき)
겐메이 덴노의 명을 받아 오노 야스마로(太安万侶)가 지은 책으로, 712년에 완성되었다. 이전부터 역사서를 집필하려는 시도가 있었는데, 야스마로가 최종적으로 정리했으리란 견해가 우세하다. 서문과 상중하 세 권으로 나뉜다.
당시 일본 천황은 강력한 중앙집권화 정책을 추구했다. 그리고 임신의 난(672) 이래로 정통성을 확립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 그리하여 유교적 충성성을 강조하고 천황이 대대로 일본의 유일한 정통 지배자라는 것을 강조하고자 여러 신토 신령들을 천황 가문으로 연결하려고 하였다. 그런 노력의 일환으로 나온 문서가 고사기다.
백제삼서[1] 를 다수 인용해 고대 한국사 관련 정보가 많은 일본서기와 달리 고사기에는 한반도와 관련된 내용은 천일창 관련이나 니니기의 천손강림 때 한국(카라쿠니)을 언급하는 등 단편적인 부분 외엔 거의 없다. 한국에서 고사기에 대한 관심이나 연구가 일본서기에 비해서도 별로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 내용은 천황 가문의 계보, 그리고 그에 얽힌 신화와 전설이다. 상권은 천지개벽과 아마츠가미 및 쿠니츠가미 등 신들의 이야기를 다루었다. 중권은 초대 천황인 진무 덴노부터 15대 오진 덴노까지, 하권은 16대 닌토쿠 덴노부터 33대 스이코 덴노까지 다루었다.
고사기를 편찬한 사유를 설명하는 현전하는 문서는 고사기 서문이 유일하다. 이에 따르면 본래 히에다노 아레가 송습, 즉 암기해 읊은 내용을 오노 야스마로가 받아 적어 712년에 완성했다고 한다.
오랫동안 일본 신토계에서는 일본서기만, 정확히는 일본서기 중 신대기 관련 부분만을 경전으로 삼았기 때문에 고사기에는 일본의 지식인들도 별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후대에 들어 일본서기는 순수한 일본적인 사상이 아닌 외래 중국물이 들었다고 비판하고, 고사기야말로 순수한 일본정신이 깃든 고문서라는 주장이 퍼지면서 두 책의 평가가 뒤바뀌기도 하였다.
에도 막부시기 국학이 발생하면서 헤이안 시대 이후 위작이라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이런 주장이 나올 만도 했다. 원본이 유실되고 마지막으로 남은 사본이 남북조시대라 일단 100% 조작인지는 둘째치고 원본과 얼마나 비슷한지 판별이 불가능하기 때문. 하지만 모토오리 노리나가가 고사기의 표현이 이미 당시부터 있었던 표현임을 밝힘으로써 위작설은 폐기되었다. 하지만 현존하는 고사기가 최초의 원본을 얼마나 반영했는지는 아직까지도 알 도리가 없다.
오노 야스마로는 관련 기록이 일본서기 일부에만 있어 과연 실존인물이었는지 의혹이 있었다. 1979년에 야스마로의 무덤이 발굴되어서 실존인물임이 확정되었고 고사기의 신빙성 역시 높아졌다.
일본 최초의 역사적 문헌이긴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신화에 가깝다. 학자들은 고사기와 《일본서기》에 기록된 신화를 합쳐서 '기기신화'라고 부른다.[2] 일본어로는 일반적으로 '''코지키'''라고 읽지만 사실 올바른 방법은 전하지 않는다. 따라서 '''후루코토(노)후미'''라고 읽기도 한다. 참고로 '코지키'는 '밥 빌어먹는 행위'를 뜻하는 '걸식(乞食)'와 발음이 같다. 일본서기와 고사기의 관계는 한국으로 치면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의 관계와 비슷하다.
한국사로 따지면 삼국유사와 화랑세기의 중간단계쯤 되는 책이다. 이 책은 현대 사학자들에게는 역사책이라기보다는 고대신화집 정도로 생각되는 서적이다. 왜냐하면 막상 실제 일본역사에서 중요한 서기 3세기 이후(고사기의 하권) 사건은 왕위계승과 관련된 최소한의 기록만 적어 다른 기록이 전무하고, 서술한 신화 또한 야마토 조정이 위치한 간사이 지방의 전승이 주로 반영되었고, 그 이외 지역에서 전승되어온 신화를 따로 서술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그러다보니 역사를 연구할 때 일본서기가 우선이고 고사기는 당연히 뒷전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는데, 이런 점에선 중국의 산해경과도 비슷하다.
소설 닌자 슬레이어에서는 어째서인지 역사뿐 아니라 닌자 신화, 닌자의 규칙, 말법칼립스의 예언 등 여러 가지 이야기가 실린 초월적인 예언서가 되어버렸다. 뭐든 간에 '고사기에 그렇게 쓰여 있다.'고 한마디 하면 다 해결된다. 이 때문에 니코니코 동화나 2ch 같은 곳에서는 뭔가 그럴 듯하지만 사실과는 다른 주장을 하면서 '''"그것도 고사기에 실려 있습니다."''' 라고 우기는 식으로 코멘트 하기도 한다.
1. 개요
古事記 (こじき)
겐메이 덴노의 명을 받아 오노 야스마로(太安万侶)가 지은 책으로, 712년에 완성되었다. 이전부터 역사서를 집필하려는 시도가 있었는데, 야스마로가 최종적으로 정리했으리란 견해가 우세하다. 서문과 상중하 세 권으로 나뉜다.
당시 일본 천황은 강력한 중앙집권화 정책을 추구했다. 그리고 임신의 난(672) 이래로 정통성을 확립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 그리하여 유교적 충성성을 강조하고 천황이 대대로 일본의 유일한 정통 지배자라는 것을 강조하고자 여러 신토 신령들을 천황 가문으로 연결하려고 하였다. 그런 노력의 일환으로 나온 문서가 고사기다.
백제삼서[1] 를 다수 인용해 고대 한국사 관련 정보가 많은 일본서기와 달리 고사기에는 한반도와 관련된 내용은 천일창 관련이나 니니기의 천손강림 때 한국(카라쿠니)을 언급하는 등 단편적인 부분 외엔 거의 없다. 한국에서 고사기에 대한 관심이나 연구가 일본서기에 비해서도 별로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2. 상세
그 내용은 천황 가문의 계보, 그리고 그에 얽힌 신화와 전설이다. 상권은 천지개벽과 아마츠가미 및 쿠니츠가미 등 신들의 이야기를 다루었다. 중권은 초대 천황인 진무 덴노부터 15대 오진 덴노까지, 하권은 16대 닌토쿠 덴노부터 33대 스이코 덴노까지 다루었다.
고사기를 편찬한 사유를 설명하는 현전하는 문서는 고사기 서문이 유일하다. 이에 따르면 본래 히에다노 아레가 송습, 즉 암기해 읊은 내용을 오노 야스마로가 받아 적어 712년에 완성했다고 한다.
오랫동안 일본 신토계에서는 일본서기만, 정확히는 일본서기 중 신대기 관련 부분만을 경전으로 삼았기 때문에 고사기에는 일본의 지식인들도 별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후대에 들어 일본서기는 순수한 일본적인 사상이 아닌 외래 중국물이 들었다고 비판하고, 고사기야말로 순수한 일본정신이 깃든 고문서라는 주장이 퍼지면서 두 책의 평가가 뒤바뀌기도 하였다.
에도 막부시기 국학이 발생하면서 헤이안 시대 이후 위작이라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이런 주장이 나올 만도 했다. 원본이 유실되고 마지막으로 남은 사본이 남북조시대라 일단 100% 조작인지는 둘째치고 원본과 얼마나 비슷한지 판별이 불가능하기 때문. 하지만 모토오리 노리나가가 고사기의 표현이 이미 당시부터 있었던 표현임을 밝힘으로써 위작설은 폐기되었다. 하지만 현존하는 고사기가 최초의 원본을 얼마나 반영했는지는 아직까지도 알 도리가 없다.
오노 야스마로는 관련 기록이 일본서기 일부에만 있어 과연 실존인물이었는지 의혹이 있었다. 1979년에 야스마로의 무덤이 발굴되어서 실존인물임이 확정되었고 고사기의 신빙성 역시 높아졌다.
일본 최초의 역사적 문헌이긴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신화에 가깝다. 학자들은 고사기와 《일본서기》에 기록된 신화를 합쳐서 '기기신화'라고 부른다.[2] 일본어로는 일반적으로 '''코지키'''라고 읽지만 사실 올바른 방법은 전하지 않는다. 따라서 '''후루코토(노)후미'''라고 읽기도 한다. 참고로 '코지키'는 '밥 빌어먹는 행위'를 뜻하는 '걸식(乞食)'와 발음이 같다. 일본서기와 고사기의 관계는 한국으로 치면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의 관계와 비슷하다.
한국사로 따지면 삼국유사와 화랑세기의 중간단계쯤 되는 책이다. 이 책은 현대 사학자들에게는 역사책이라기보다는 고대신화집 정도로 생각되는 서적이다. 왜냐하면 막상 실제 일본역사에서 중요한 서기 3세기 이후(고사기의 하권) 사건은 왕위계승과 관련된 최소한의 기록만 적어 다른 기록이 전무하고, 서술한 신화 또한 야마토 조정이 위치한 간사이 지방의 전승이 주로 반영되었고, 그 이외 지역에서 전승되어온 신화를 따로 서술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그러다보니 역사를 연구할 때 일본서기가 우선이고 고사기는 당연히 뒷전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는데, 이런 점에선 중국의 산해경과도 비슷하다.
3. 기타
소설 닌자 슬레이어에서는 어째서인지 역사뿐 아니라 닌자 신화, 닌자의 규칙, 말법칼립스의 예언 등 여러 가지 이야기가 실린 초월적인 예언서가 되어버렸다. 뭐든 간에 '고사기에 그렇게 쓰여 있다.'고 한마디 하면 다 해결된다. 이 때문에 니코니코 동화나 2ch 같은 곳에서는 뭔가 그럴 듯하지만 사실과는 다른 주장을 하면서 '''"그것도 고사기에 실려 있습니다."''' 라고 우기는 식으로 코멘트 하기도 한다.
4. 관련 문서
[1] 백제기, 백제신찬, 백제본기[2] 흔히 일본신화라고 부르는 것이 바로 기기신화다. 하지만 기기신화는 야마토 조정이 명백하게 정치적 의도로 정리하고 변경했다. 따라서 기기신화가 고대로부터 이어진 원형적인 신화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일본신화 중에 기기신화도 있다고 생각함이 더 정확하며, 기기신화에서 드러나는 정치적인 의도도 함께 이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