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커리(테이스티 사가)
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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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스티 사가의 등장 식신. 모티브는 그린커리.본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차가운 영혼인 그는 결코 그 누구에게도 진심을 드러내지 않지만, 그가 하는 모든 행동은 일종의 무언가를 만족시키기 위한 듯하다.
2. 초기 정보
3. 스킬[2]
4. 평가
평범하지만 전용 낙신에 보라 낙신이 없어 본격적으로 사용하기에는 다소 미묘하다.
5. 대사
6. 배경 이야기
6.1. 1장. 선물
나는 파라티안의 왕실에 선물로 보내진 존재였다.
파라티안 왕국은 원래 식신을 소환하는 기술을 알고 싶다는 명목으로 나를 원했었지만, 이 왕실의 사람들은 나를 그저 신기한 동물처럼 생각하는 것 같았다. 재력을 자랑하는 일종의 수단이랄까.
그래서 신하들이 나를 연구하겠다는 걸 거절한 파라티안의 성왕이 이상해 보이지는 않았다.
성왕의 자손과 신하들은 자주 성왕을 알현하러 왔었고, 성왕의 옆에는 항상 그의 시중을 들어주는 내가 있었다.
난 매일같이 오가는 사람들의 눈요기가 되고, 그들이 성왕에게 아부하는 말들을 들어야 했다.
그 사람들 중에는 지위가 높은 신하들은 물론이고, 일찍이 성황에게 계승자로 지명된 왕세자도 있었다.
하지만 나의 주의를 끈 건 다름 아닌 줄곧 나를 바라보고 있던 왜소한 젊은이였다.
그의 푸른 눈에는 신기함과 부러움이 가득 차 있었다.
그는 성왕의 꾸중을 들을 때까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내 막내아들이라네. 이 녀석이 왕세자의 반 만큼만 똑똑했어도 내가 이렇게까지 미워하지는 않았을 거야.」
이렇게까지 말한다는 건 성왕의 눈에 이 어린 왕자는 거의 가치가 없다는 뜻이다. 물론 다른 이유가 있을 수도 있다. 서자이거나, 병이 있다거나 그런 이유 말이다.
조금의 단점이라도 가지고 있는 자는 계승자 선발에서 제외되는데, 바로 이 어린 왕자가 전형적인 예시였다.
하지만 난 그런 왕자가 맘에 들었다. 적어도 난 그의 눈빛에서 성왕이 발견하지 못한 감정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건 바로 현재 자신이 처한 상황을 벗어나고 싶은 갈망이었다.
어린 왕자를 다시 만났을 때, 그는 자신을 향해 환하게 웃는 나를 보고는 깜짝 놀라 했다.
6.2. 2장. 권력욕
「오래전부터 왕자님을 지켜보고 있었습니 다. 아무도 없으니 저와 얘기 좀 하시겠습니까?」
「나랑?」
의외로 그는 별 경계심을 가지지 않았다.
대화를 통해 난 내가 느꼈던 그의 갈망이 진짜였다는 걸 알았다. 내가 기대했던 대로다.
「제가 파라티안에서 들은 소문이 있습니다. 거대한 낙신의 습격 때문에 파라티안의 백성들이 아주 먼 황무지로 도피했다고 하더군요. 그 사람들은 아직도 엄청나게 고생하고 있겠죠?」
「...신께서 그들을 보우하시길.」
「아시겠지만 그들에게 필요한 건 신이 아닌 성왕입니다. 안 그렇습니까?」
그는 나를 바라보며 할 말이 있는 듯 입술을 들썩였다.
「왕자마마께서는 왕세자님이 백성들을 도울 거라는 확신이 있습니까?」
「그, 그 얘긴...?」
잔뜩 낮춘 목소리와 절박한 마음이 충돌해서인지, 그는 약간 이상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고는 살짝 긴장하기 시작했다. 자신이 갈망하는 답을 내놓길 기다리는 것 같았다.
「저는 왕자마마께서 인자한 정치를 펼칠 환경을 만들어드릴 수 있습니다. 파라티안의 백성들도 그걸 누리게 될 거고요.」
「다음 성왕이 되고 싶은 마음이 있으시기만 하다면…」
형님은 인간이 이익을 위해서라면 양심 따윈 쉽게 버릴 수 있다고 말했었다.
지금 보니 확실히 그런 것 같다.
왕실에서 홀대받다가 내가 던진 한 줄기 희망을 보고는 덥석 물어버린 왕자가, 바로 그런 사람이었다.
다행히도 나는 확실히 그의 꿈을 실현해줄 수 있다.
6.3. 3장. 부패
나는 내 신분을 이용해 왕궁 내에서 알고자 하는 소문을 모두 들을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일부 사실을 알아냈다.
알고 보니 성왕의 건강은 이미 급격하게 나빠졌고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다.
사실 성왕을 만나본 적 있는 사람은 다 알고 있었다. 그가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다는 것을.
그에게 충성을 다하는 사람은 이미 없어진 지 오래였다. 그러다 보니 노쇠한 성왕은 자연스레 의심이 많아졌다.
왕세자는 일찍이 성왕의 인정을 받아 후계자로 지명되었다. 그 후로 그의 주위에는 알랑 방귀를 뀌는 신하들이 가득했다.
하지만 그는 모두가 떠받드는 환경에서 부패하기 시작했고, 성왕이 되기도 전에 권모술수부터 배워버렸다.
그리고 왕세자를 제외한 왕족들은 기회주의자들이었다.
성왕이 노쇠하자, 그들은 그저 왕위를 차지할 궁리만 하고 있었다.
가장 재미있는 것은 나의 등장이 파라티안 왕실에 식신 열풍을 불러왔다는 것이다.
그들은 암시장 항구에서 마스터가 없는 식신들을 잔뜩 사들였고, 어떤 기술자의 도움으로 식신과 새로운 계약을 맺었다.
그렇게 대부분 왕실 사람들은 자신의 식신을 가지게 되었다.
「지금의 판국은 흰개미 떼가 뜯어먹은 고목 나무와 같습니다. 겉으로는 거대해 보여도 조금만 힘을 주면 넘어지게 되어있죠.」
「그렇다면 나도 정말...?」
「하하하, 기뻐하십시오. 바야흐로 식신의 시대입니다. 활용만 잘하면 식신이야말로 인간의 운명을 바꿔놓을 절대적인 힘이 될 겁니다.」
「그런데... 줄곧 궁금한 게 있었어. 넌 왜 늘 가면을 쓰고 있지?」
「시선은 속마음을 보여주기 마련이죠. 이건 적에게 제 생각을 간파당하지 않기 위한 겁니다.」
6.4. 4장. 투쟁
그러던 어느 날, 하룻밤 사이에 식신을 가진 모든 왕족이 기괴한 이유로 사망했고 왕실은 거대한 공포에 휩싸였다.
그리고 성왕은 분노했다.
왜냐하면 사건이 일어나던 밤, 한 식신이 성왕의 침실에 쳐들어와 "왕세자님을 위하여"라고 외치며 성왕을 습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식신은 "때마침" 도착한 우리의 기특한 왕자님에게 저지당했다.
밤이 지나자 왕궁의 분위기는 완전히 바뀌었다.
일부러 소문을 낼 필요도 없이 성왕은 즉시 왕세자를 폐위시켰다.
다음 왕이 완전히 정해졌다고 생각했던 모든 이가 혼란에 빠졌다.
왕세자에게 빌붙던 사람들은 왕위를 찬탈하도록 왕세자를 종용하기 시작했다.
반면 우리 왕자마마는 성왕의 편에 섰고, 지금껏 왕세자에게 배척당하던 사람들은 자연스레 우리의 세력이 되었다.
그러나 이 전투를 욕심만 있고 능력은 없는 왕자에게 맡길 수 없는 법.
왕자는 그저 내가 짜놓은 계획대로 행동하기만 하면 됐다.
오만한 왕세자는 무능한 동생 따위는 손쉽게 처리할 수 있을 거로 생각했지만, 실상은 그가 생각한 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죽을 날을 앞둔 성왕이었지만 왕권이라는 명의는 존재했기 때문이다.
왕세자의 도당이라는 자들은 그와 같은 편에 섰다고 말은 사실은 결과를 기다릴 뿐이었다.
그들에게는 승자가 진리일 테니까.
왕세자가 겨우 자신이 혼자라는 사실을 깨달 때는 이미 모든 것이 늦어버린 후였다.
왕세자에게 빌붙던 자들은 어느새 그에게 칼을 겨누고 있었다. 내가 불러온 이 왕위 쟁탈전은, 왕세자가 독약으로 자결하고 나서야 그 막을 내렸다.
백성들을 외면했던 파라티안의 왕성은 이제서야 평화를 되찾았다. 그리고 그곳의 사람들 은 모두 다 한 가지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싸움이 새로운 왕세자를 탄생시켰고, 그 왕세자가 바로 누구도 좋게 보지 않았던 왕자였다는 걸. 심지어 성왕도 자신이 가장 미워했던 막내아들을 인정해주기 시작했다.
왕자가 왕세자로 책봉된 그해에 성왕은 명을 다하였고, 왕자는 꿈에 바라던 왕위에 오를 수 있었다. 치열한 투쟁의 승리자에게 걸맞은 보상이었다.
......
「아, 아직도 잘 믿어지지 않아.」
대관식이 끝난 깊은 밤, 성왕이 된 왕자는 권력을 손에 쥔 기쁨에 잠겨 있었다.
「뭐라고 고마워해야 할지!」
「고마워하실 필요 없습니다. 이건 왕자마마 님이 얻어내신 거니까요.」
「그런데... 어째서 날 도와준 거지?」
「어째서라... 왜냐하면 저는 인간이 자신들에게 더 잘 어울리는 미래를 가졌으면 하기 때문이죠. 왕자마마에게서 그 가능성을 봤고요.」
「인간의 미래라...맞아, 그래. 그랬어. 내가 현명한 성왕이라는 걸 증명해 보이겠어!」
성왕은 내가 식신이란 사실을 잊은 듯, 나를 측근으로 선발하였다.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었다.
왕권을 차지하기 위한 투쟁은 끝났지만, 내 일은 이제 시작한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