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무치

 

1. 단어
2. 일본식 김치
3. 역사
4. 김치-기무치 논란
4.1. 과연 100% 한국 쪽의 선동과 왜곡인가?
4.2. 오해인 부분
4.2.1. 비슷한 음식들과의 비교
5. 여담


1. 단어


キムチ
일본어김치를 일컫는 말이며, 현지화된 일본식 김치를 뜻하기도 한다. 일본어의 음운 체계상 '김치'가 일본어 속 외래어로 쓰이려면 '기무치'가 될 수밖에 없다.

2. 일본식 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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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김치가 일본에서 현지화된 요리. 그다지 자극적이지 않은 일본인의 입맛에 맞추었으며, 외양에서부터 김치가 많이 연해진 것을 느낄 수 있다.
일본에서 제조하는 기무치는 일본의 채소절임 종류 중 하나인 아사즈케와 유사한 방식으로 제조한다. 대부분의 기무치는 풍미있는 맛보다는 적당히 식초로 낸 신맛과 설탕을 넣은 단맛이 난다. 그래서 요리법과 맛이 일반적인 김치보다 별로 안 매운 절인 배추나 설탕을 좀 많이 넣은 겉절이와 흡사하다. 거기에 익은김치처럼 신맛을 내기 위해 식초가 조금 들어간 정도. 러시아식 김치인 한국 당근(고려 당근)과 요리법이 매우 유사하다.[1] 한국 김치가 젖산 발효에 의해 신 맛이 강해진다면, 일본 기무치는 아사즈케를 만들 때 고추 등을 첨가해 그 매운 풍미를 살리는 정도로, 어디까지나 일본 입맛에 맞게 재구성된 일본식 한국요리로서 한국식 중화 요리 같은 현지화 요리로 생각하면 쉽다.
일본인들은 김치라고 하면 그냥 일본식으로 현지화된 것 기준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굳이 구분하는 경우는 적지만, 굳이 원조 한국 김치와 구분해 부를 때는 아사즈케기무치(浅漬けキ), 와후(일본풍)기무치(和風キムチ) 등으로 불린다.
일본화된 기무치는 제조법 자체도 한국 김치와 다르지만 한국에서 김치 담그는 방식 그대로 김치를 담가도 배추가 일본 배추라면 한국 김치의 맛이 나지 않는다. 한국과 일본의 배추 종자가 다르기 때문이다. 일본 배추는 한국 배추보다 물이 많고 질긴 식감이다. 한국처럼 오랫동안 절여 발효하면 배추에 물이 쫙 빠져 질깃한 식감의 풀덩어리만 남는다. 또한 일본의 기후나 공기 중의 균이 한국과 다르기 때문에 제대로 발효가 된다는 보장도 없다. 한국 유학생이 일본에서 김치를 담갔는데 곰팡이가 슬고 썩어버렸다더라 하는 일화도 자주 들을 수 있다.
또한 유산균이나 젖산의 농도가 기무치보다 한국 김치가 훨씬 더 높다. 일본식 기무치는 만들때 식초에 절이고나서 양념을 하는 것이지, 발효를 딱히 하지 않기 때문에 애초에 제대로 된 발효 식품조차 아니기 때문. 본격 균류 만화인 모야시몬에서는 진짜 발효 식품인 한국 원조 김치와 일본식 김치의 차이에 대해 열변을 써 놓았다.
이 때문에 발효된 김치에서 나는 감칠맛과 깊은 맛은 상당히 떨어진다. 그러나 비리지 않기 때문에 김치에 익숙하지 않는 외국인들에게 김치 입문용으로 볶음김치나 겉절이, 한국 당근과 함께 추천 할 만한 요리다.

3. 역사


일본에서 김치를 반찬의 일부로 먹게 된 것은 1960년대 이전으로, 고도성장기(高度成長期)라고 불리는 재건 시기에 비로소 고기 위주의 외식이 활성화되면서 시작되었다. 이때 고기 요리를 주로 팔던 야키니쿠 집들 대부분이 재일 한국인이 운영하는 곳이었다. 그곳에서 재일 한국인들을 상대로 김치를 부식으로 팔곤 했는데 여기서 식사한 일본인들이 '고기랑 김치를 같이 먹어보니 맛있더라'는 식으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기존에 일본에서는 한국 사람들(재일교포)을 보고 김치 냄새가 난다, 마늘 냄새가 난다는 식으로 비하하거나 차별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한국인들은 당연히 일본인들이 김치를 싫어하고 먹지 않나보다 하고 여겼다. 그러다 1970년대 쯤부터는 일본의 요식업이 발달하면서 일본인들도 김치를 먹는 경우가 늘기 시작했다. 이때 김치 외에도 마늘이 들어간 요리가 폭발적으로 유행하면서 마늘을 즐기지 않는 사람들이 마늘 먹은 사람보고 냄새난다고 시비를 거는 사건이 자주 발생해 일본의 사회문제가 되기도 했다.
그리고 1980년 매운 음식 붐이 일어나면서 인기가 크게 상승했고, 매운 음식 붐이 사라진 뒤에도 그 인기는 식지 않고 지속되었다. 1983년에는 시골의 슈퍼마켓에서도 살 수 있을 만큼 보급되었다. 유투브에 업로드 되어있는 80년대 일본 TV광고 모음을 보면 김치나 김치맛 양념 광고가 꽤 나온다.[2]
이 때까지만 해도 코리아 타운에서 만든 김치를 포함하여 일본 내 제조 김치를 유통하였으나 1990년대가 되면서 그 소비량이 증가하자 한국산 김치를 수입하게 되었다. 2004년 통계에서는 김치가 아사즈케(浅漬け)류 항목에서 판매순위 2위로 기록될 정도였다. 한국의 일반 가정이나 식문화에서 단무지를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일반적인 일본 가정의 냉장고에서 김치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고 기무치차항(김치볶음밥), 부타기무치(돼지고기김치볶음) 등 상당히 대중적인 요리법도 많이 알려져 있다. 이후 2017년에는 일본인이 선호하는 가공식품에서 김치나베가 1위를 하기도 하였다. 이를 두고 혐한들이 일본이 한국의 더러운 요리를 먹고 있다며 열폭의 글을 남기기도 했는데, 대다수의 일본인들이 "김치 맛있는데 뭔 개소리냐" 라는 싸늘한 반응만 보였다. 심지어는 "한국은 싫어하지만 김치는 맛있다."라는 반응도 있었다.
일본에서 생산 된 절임류들 중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는 절임류는 아사즈케단무지 등이 아니라 기무치이고 1999년부터 2016년까지 18년 연속으로 1위를 계속하고 있다고 한다. 단, 생산량은 2014년에 약 38만 6천 톤으로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이후 감소하여 2016년에는 전년 대비 6.8% 감소한 17만 9천톤을 기록하여 18년 전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한다. 출처

4. 김치-기무치 논란


한국에서 김치-기무치 논란이 본격화 된것은 1990년대 중반부터였고 2001년 CODEX에서 김치의 규격을 정하면서 마무리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 후 상당한 시간이 흐르면서 언젠가부터 이 김치-기무치 논란이 "한국 쪽의 반일 선동과 날조였다" 또는 "한국인들이 한국 언론에 선동당했던 것이다" 등의 여론이 퍼졌다. 예를들면 다시보는 일본의 김치-기무치 날조 사건, 김치vs기무치 왜곡 과 같은 류의 글들이 그것이다. 그러나 후술하듯이 저런 글의 지적 중 일부 지적은 맞는 부분도 있지만 논점을 제대로 못짚은 틀린 부분도 있다.

4.1. 과연 100% 한국 쪽의 선동과 왜곡인가?


1990년대 당시 한국에서는 김치는 당연히 집에서 담가서 먹는 거라 생각했고 상품으로 시판되는 김치가 있기는 했지만 대부분 업소용 등으로 유통되는 정도였다. 해외 수출도 일부 하고 있었으나 수출량의 대부분은 일본으로의 수출이었다. 당시 일본에서는 한국에서 수입한 김치 외에도 한국 김치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만든 현지화된 음식을 "김치"(일본어식으로는 기무치)라고 팔고 있었다. 이 음식은 발효 음식도 아니었고 애초에 김치보다는 아사즈케에 가까운 음식이었다. 여기까지는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어느 음식이나 다른 나라에 퍼지는 과정에서 로컬라이징되는 것은 이상한게 아니다.
그러나 이 일본식 김치가 해외에 수출되기 시작하면서 Kimuchi라는 이름이 퍼지기 시작했다. 앞서 언급했듯이 당시 한국 김치 수출의 주 대상은 일본이었기 때문에 그 외 나라들에서는 기무치가 김치보다 더 흔했다.#[3] 여기까지도 그럴 수 있다고 하더라도 가장 결정적인 문제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을 앞두고 벌어졌다. 올림픽이 열리면 여러 음식들이 올림픽 조직위원회 측으로부터 선정되어 공급 계약을 맺고 공식적으로 올림픽에 음식을 공급하게 되는데, 이 애틀랜타 올림픽 때 일본 쪽에서 자신들의 '''일본식 김치(즉, 해외에 Kimuchi로 팔리고 있는 음식)를 공급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 # 1988년 서울 올림픽부터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까지는 한국 김치가 공식 계약을 맺고 공급되었었다.
그렇지않아도 일본 외 지역에선 일본식 김치인 기무치가 퍼져나가는 와중에 올림픽에조차 기무치를 공급하려고 하니 한국에서 큰 논란이 되었고 김치의 규격을 정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그래서 한국측이 CODEX에 김치의 규격을 정하려고 한 것이다. 일본이 오리지널 한국 김치를 만들어서 공급하는 것이라면 크게 문제될게 없었을 수도 있지만 애초에 김치와 전혀 다른 일본식 김치(즉, 기무치)를 김치라고 자신들이 공급을 하려고 했으니 한국에서는 충분히 문제로 여길 수 밖에 없었다. 중국의 작장면이 중국의 대표요리라고 가정하고[4] 비유를 하자면, 이 작장면을 중국이 올림픽에 공급을 해왔는데 어느 날 한국이 자신들의 짜장면(알다시피 짜장면은 원래는 작장면에서 왔지만 중국인이 봐도 이건 중국요리가 아니라고 할 정도로 한국화된 중화요리다)을 대신 공급하겠다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 할 수 있다.
그 이후 몇차례의 협의를 거쳐 2001년에 CODEX를 통해 김치의 표준안이 정해졌다.

4.2. 오해인 부분


일반 일본인들이 기무치를 일본 음식이라고 우긴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오해이다. 일본인들도 자신들이 기무치라고 부르는 음식이 한국에서 온 것임을 안다. 마치 한국에서 짜장면을 당연히 중화요리라고 생각하지 아무도 한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혐한초딩으로 가득찬 일본어 위키백과의 기무치 항목에서도 한국의 식문화로 분류하고 있다. 덤으로 영어 위키피디아에서 Kimuchi라고 치면 Kimchi로 리다이렉트 된다. 일본에서 파는 김치 중에는 일본에서 제조됐음에도 일부러 한글을 써서 한국티를 내려는 괴악한 제품도 있다. 즉 일본인 중에 김치가 한국 요리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전혀 없다.
2010년에 걸그룹 카라가 일본 방송에서 김치를 소개하며 기무치라고 했다고 비난받았고[5] 정우성영웅재중 역시 2000년대 후반에 일본에서 기무치라는 단어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비난받은 적이 있다. 정우성은 사과문을 올리기도 하였다. 이런 경우는 김치의 일본어 발음 자체가 기무치이므로 비난 받을 일이 아니다. 마치 '김철수'라는 사람의 이름을 '기무 초루수'라고 발음하는 것이 원래 일본어 발음상 당연한 것이지 잘못된게 아닌것과 같다. 카라는 방송에서 김치를 소개하는 과정에서 일본인에게 소개를 하기 위해서 일본어 발음인 기무치를 사용했을 뿐이었고, 한국 요리를 일본 요리로 둔갑시키는 일이 전혀 없이 한국을 알리는 경우였다. 이 논란 자체가 상당히 옛날에 불었던 논란이라 오해가 풀리고 실상이 널리 알려진 2020년 현재는 이런 얘기를 하는 사람은 잘 없다. 있더라도 아직 업데이트가 느린 옛날 사람들 일부인지라 큰 의미는 없는 상황. 다만 정우성의 경우 영어로 '''Kimuchi라고 적었기''' 때문에 이건 정우성의 잘못이 맞다. 김치를 일본어 발음상 어쩔 수 없이 기무치로 발음하는 것과 영어 표기를 Kimuchi로 적는건 전혀 다른 얘기이기 때문이다.

4.2.1. 비슷한 음식들과의 비교


사실 한 나라의 음식들이 다른 나라에서 다른 명칭으로 불리는건 흔한 현상이기 때문에 예시가 차고 넘친다. 애초에 말이 다르니 발음까지 똑같이 하는건 불가능에 가깝다.
  • 단무지는 일본의 다쿠앙(沢庵)에서 유래한 음식이나 한국 단무지의 조리법은 일본의 다쿠앙 전통 조리방식과는 다른 한국식으로 변형되었다. 마찬가지로 일본에서도 일본인 입맛에 맞춰 만든 김치(기무치)가 흔하지만 일본인 절대다수는 이것이 한국에서 유래한 음식인 것을 알고 있다. 일본에서 판매되는 기무치의 포장에 한글을 삽입하거나, 조금 더 일본인의 입맛에 맞춘 상품을 일본풍(和風)기무치라는 이름으로 판매하고 있기도 하다.
  • 그 외에도 스시를 한국에서는 초밥이라고 부르고 돈카츠를 돈가스라고 부르는 것 등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 한국 요리인 명란젓은 해외에서 일본식 이름인 mentaiko(멘타이코)로 불리고 있는데 어째서인지 여기에 신경쓰는 사람은 적다. 물론 전혀 없는건 아니고 한국음식인 명란젓이 서양에 일본어 명칭으로 널리 알려져있어서 실상을 아는 사람들은 아쉬워하고 있다. 일본인들 중에서도 음식쪽에 관심이 있는 경우는 명란젓이 한국에서 기원한 음식인 것을 알고 있다.

5. 여담


  • 김치가 아니라 이것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으며 역시 반대로 기무치보다 김치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6][7] 일본으로 유학간 한국 학생들 사이에서도 기무치의 평판은 좋은 편. 김치와 비슷하지만 다른 채소절임 정도로 인식한다. 김치를 몇 개월 동안 먹지 않거나 맛에 아주 관대한 사람이 아니라면 쓰케모노(일본 절임류)를 추천한다. 그리고 쓰케모노 중에서는 '다카나즈케'란 것이 있는데 이것은 여수 갓김치로 유명한 그 갓으로 만들며 일본 쓰케모노 중에선 드물게 제대로 젖산발효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8] 쓰케모노류 중에서는 한국 김치와 가장 흡사한 맛이 나므로 추천할 만하다. 일본인들이 한국식 발효 김치를 먹어도 큰 거부감이 없는 까닭은 다카나즈케와 비슷한 맛이 나서 친숙하게 느끼기 때문이다.
  • 일본은 기무치 맛을 기반으로 한 식품이 굉장히 많다. 라면, 과자, 패스트 푸드 등에서 한정 상품으로 김치맛이 꾸준히 나온다. 온갖 곳에서 볼 수 있는 와사비맛과 비슷한 정도.
  • 일본에서 원조 한국풍 김치 같은 문구가 있는 것도 한국 직송 김치, 공수 김치, 본고장의 맛 (혼바노아지(本場の味))라는 문구가 붙은게 쓰여 있는 게 아니면 대부분 비슷한 맛이니 유의하자.
  • 일본에서 가사 마지막에 기무치를 사용하는 노래가 유행했다. 기무치와 기모찌의 발음이 유사한걸 이용한 것.

[1] 다만 한국 당근은 주재료가 당근이고 식용유가 살짝 들어간다.[2] 그러니까 80년대를 배경으로 삼는 일본 서브컬쳐에서 김치가 등장해도 설정 오류나 현재의 한류붐을 의식한 것이 아니고 당시 시대상을 반영한 것이다.[3] 기사 날짜에서 알 수 있듯이 1999년에도 일본 외 지역에선 기무치가 김치보다 더 많이 팔렸다.[4] 실제로 작장면이 중국에서 그런 위상은 전혀 아니지만 비유를 위해 그렇다고 가정하자.[5] 그 외 김밥노리마키, 한국 음식인 불고기를 야키니쿠#라 했다.[6] 모야시몬에서, 이츠키 교수가 김치를 언급하면서 일본 기무치가 맛과 풍미 모든 부분에서 원조 김치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만화 특성상 발효를 하지 않은 일본 기무치를 칭찬할 리도 만무하다.[7] 반대로 스트리머 우왁굳이 김치보다 기무치가 더 맛있다고 방송에서 언급한 적이 있다.[8] 갓은 배추와 다르게 자체 멸균효과가 있기 때문에 일본의 환경에서도 제대로 젖산 발효가 가능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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