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질
1. 유기화학
'''Substrate'''
생성물(product)을 만들기 위한 화학반응에 참여하는 반응물(reactant)이다. 특히 생화학에서는 효소와 반응하게 되는 분자를 말한다.
2. 발달심리학
'''Temperament'''
발달심리학에 나오는 기질의 정의는 '''생애 초기부터 관찰되는 정서, 운동, 반응성 및 자기 통제에 대한 안정적인 개인차''' 이다. [1]
기질은 상당히 안정적이며 대체로 이후의 적응과 관련성을 보인다. 경험적 연구를 종합하면 기질적으로 까다로운 아이일수록 쉬운 아이에 비해 적응 정도가 떨어지는 편으로, 이는 기질이 인간 적응을 예측하는 데 중요한 변인임을 함의한다. 하지만 기질은 아동의 양육 과정이나 문화권, 경험 등에 의해 다양한 형태로 표현되기 때문에 그 영향을 단순하게 볼 수 없다. 또한 기질적 차이는 아이들의 경험이나 그들이 접하는 문화적 가치에도 작용하여 발달에 궁극적인 영향을 준다.[2]
기질의 차원에 대한 분류는 뉴욕 장기 종단 연구 이래 다양한 연구자들이 제안했으며, 그에 따라 유아를 유형론적으로 나누기도 했다.
해당 개념에 대해 주로 연구한 학자로는 알렉산더 토머스(Alexander Thomas)와 스텔라 체스(Stella Chess) 등이 있다.
2.1. 유아기 기질
발달심리학에서 다루는 것은 주로 유아기 시절의 기질이다. 아래 문단들은 모두 유아기 시절의 기질과 관련된 내용을 다룬다.
2.1.1. 기질 구분용 차원들
- Thomas & Chess의 기질 구분(9차원)
- 활동 수준(activity level): 아이가 잠을 잘 때 얼마나 많이 움직이는지, 그리고 적극적인 놀이 활동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여부
- 리듬성(rhythmicity): 먹고 자는 시간이나 양이 얼마나 규칙적인지 여부
- 주의분산도(distractibility): 한 자극에 얼마나 집중할 수 있는지, 혹은 다른 자극에 의해 주의가 얼마나 잘 분산되는지 여부
- 접근과 철회(approach/withdrawal): 새로운 장소나 음식, 이방인, 새로운 활동 등에 얼마나 쉽게 접근하고 관심을 가지는지 여부
- 적응성(adaptability): 새로운 환경이나 활동에 얼마나 빠르게 잘 적응하는지 여부
- 주의력과 끈기(attention span and persistence): 과제나 특정 활동, 놀이 등을 끝까지 하려고 하는지 아니면 금세 포기하려고 하는지 여부
- 반응 강도(intensity of reaction): 마음에 들지 않은 상황(예: 젖은 기저귀)에 접했을 때 얼마나 강한 반응을 보이는지 여부
- 반응의 역치(threshold of responsiveness): 큰 소리에 얼마나 반응하는지, 혼자서 얼마나 잘 잠자리에 드는지, 음식은 얼마나 잘 먹는지 등
- 정서의 질(quality of mood): 긍정 혹은 부정 정서를 얼마나 많이, 강하게 표현하는지 여부
- Rothbart & Derryberry의 기질 구분(6차원)
- 공포(fear)
- 좌절에 대한 분노 반응(distress to limitations)
- 활동 수준(activity level)
- 긍정 정서(positive affect)
- 진정 능력(soothability)
- 주의 집중력(duration of orienting)
- Buss & Plomin의 기질 구분
- 활동 수준(activity level)
- 정서성(emotionality)
- 사회성(sociability)
사실 인지도가 높고 아래에 나올 유아의 세 가지 유형의 기질과 연관있는 것은 Thomas & Chess의 기질 구분이다.
2.1.2. 유아기 기질의 세 유형
해당 유형 구분은 Thomas & Chess의 기질 구분과 관련이 있다. 저 세 유형 중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아이들은 '평균적인 아이' 라고 부르며, 보통 세 기질의 혼합형이다.[5][6]
2.1.2.1. 쉬운 아이
easy baby
순한 아이, 순한 기질이라고 번역한 책들도 있다.
이 아이들은 새로운 환경에 쉽게 적응하는 편이며, 금방 익숙해진다. 이들은 대체로 긍정적이고 행복한 편이며 달래기도 쉽다. 대체로 이들의 행동은 규칙적이고 예측 가능하다.
- 부모들에게 있어선 가장 편한 유형이자 가장 바라는 유형의 아이일 것이다. 행동패턴이 예측 가능한데다가 달래기도 쉽고 말도 잘 들어서 부모의 손이 상당히 덜 가기 때문이다.
- 부모가 기르기 편한 유형이긴 하지만 마냥 좋은 유형은 아니다. 순한 아이들은 보통 성격이 순하기에 상대가 공격적으로 대해도 쉬이 반격하지 못하고 당하거나, 스트레스를 받고 있어도 이를 쉽게 표출하지 못해 마음에 쌓아두다가 상태가 많이 악화된 후에 드러나는 경우가 있다.[7]
- 사회나 대인관계에선 보통 순응/순종하는 경향을 보이며[8] 성격적으로 무난한 편이어서 사람들과는 제법 잘 어울리는 편. 그러나 위에도 나왔듯이 스트레스 상황을 조성하는 주변 대인관계에 취약해 뒤에서 고생하는 경우가 있다.
- 형제자매가 많은 집에서 손윗세대[9]로 태어나면 고통스러운 유형. 부모의 손이 덜 간다는 특성과 나이 많은 아이라는 점이 겹쳐져서 부모가 책임에 대해선 많이 요구를 하나 정작 관심은 잘 안 주는 경우가 많다. 순하기 때문에 눈에 띌 짓도 덜하고 부모 말을 잘 따르기 때문. 그래서 이 유형의 사람들이 형제자매 많은 집의 손윗세대인 경우, 맏이들이 흔히 가지는 맏이 콤플랙스를 가지거나 초기엔 문제를 일으키지 않아도 부모의 관심에서 소외되기 쉬워서[10] 쌓였던 스트레스 상황들이 누적돼서 한계치에 다다르면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11]
- 집에 까다로운 아이가 형제자매로 있을 경우 반드시 불이익을 볼 것 같지만, 오히려 다루기 쉬운 특성 탓에 얘만 예쁨받는 경우도 있다.
2.1.2.2. 까다로운 아이
difficult baby
어려운 아이, 까탈스러운 아이, 까탈스러운 기질이라 변역한 책들도 있다.
이 아이들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이다. 보통 새로운 환경에 접하면 부정적이거나 강한 반항을 보이며,[12] 행동이나 반응이 불규칙한 편이다.
- 부모들이 가장 곤란해하는 유형의 아이들. 보통 성격이나 행동이 부정적인 의미로 눈에 띄기 쉬워서 부모들이 자주 문제호소를 하는 유형이다. 그래서 주 양육자와의 갈등이 심하다.[13]
- 이유 없이 짜증을 내거나, 자주 울거나, 땡깡을 피우거나, 신경질을 부리는 등 이해하지 못하는 행동을 하는 경우가 제법 있다. 이런 행동이 고착화되기 쉬운 반면 원인을 알기는 어렵기에 부모들이 이 유형의 아이들을 다룰 때 고충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 순한 아이와 대비되게 부모의 말을 잘 안 듣고 고집이 강하다. 성격적으로도 예민하고 감정적이며 순한 아이와 달리 자기의 불만사항이나 불편감 등 부정적 감정들을 잘 표출한다. 때로는 공격적인 면모를 보일 때도 있다.[14]
- 부모가 자기의 반응[15]을 보고 자기의 욕구를 들어주면 이를 노리고 보상을 위해 까탈스러운 행동을 하는 패턴이 고착화되기도 한다. 까탈스러운 기질을 가진 아이들을 둔 부모들은 이런 아이들을 다룰 때 무조건 허용적으로 굴지 말고 적정선을 지켜야한다.[16]
- 까다로운 아이를 위한 육아법 참고. 부모들에겐 다루기 힘든 아이이기도 하고 사회성적 측면을 길러줄 필요가 있는 유형이기에 해당 기질의 유아들의 특성에 맞춰서 교육하는 법을 잘 숙지하는 편이 좋다. 또 부모의 감정이나 애착관계에 민감한 편이기에 부모가 아이에게 즉각적으로 반응하고 깊은 애착관계를 형성해주는 것이 좋다.
- 단점이 많아보이는 유형이긴 하지만 까다로운 기질의 아이는 모험과 도전을 좋아하고 정보나 감각을 빠르게 받아들이며, 상대의 감정선에 민감한 편이기에 이를 발달시키면 장점으로 삼을 수 있다고도 한다. 또 까다로운 아동들이 문제행동을 보이는건 주로 자기와 양육환경이 잘 맞지 않는다 여겨셔 이에 대한 불만, 불안, 스트레스, 불만족감 등을 호소하는 것이기에[17] 부모와 아이가 절충점을 찾아가며 양육환경을 잘 조성하면 문제행동 빈도수가 줄어든다고.
2.1.2.3. 더딘 아이
slow-to-warm-up baby
느린 아이, 둔한 아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 아이들은 대체로 새로운 환경에 느리게 적응하지만, 시간에 따라 서서히 안정을 획득하는 편이다. 새로운 환경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다는 측면은 어려운 아이와 유사하다. 하지만 이들은 새로운 환경에 강하게 반발한다기보다는 보통 수동적인 방식으로 저항한다.[18]
- 안정을 획득하거나 환경에 적응하는 속도가 느리기에 성급한 부모들과는 정말 안 맞는 유형이다.[19] 까다로운 아이와는 다른 의미로 부모들에게 인내심을 요구하는 유형이기도 하다.
- 까다로운 아동과의 공통점으로 수면, 음식섭취가 까다롭고 새로운 환경에 대해 부적응적 양상을 먼저 드러내며 짜증을 부리거나 보채는 일이 많다. 그러나 까다로운 아동이 좀 더 공격적이고 과격한 행동양상을 보유한다면 이쪽은 수동적 저항의 행동양상을 드러내기에 이 때 차이가 확연히 드러난다.
- 욕구 호소에 대해선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편이며 안정된 상황에선 욕구 호소를 잘 하지 않으며, 새로운 환경에 대해서도 반발하긴 해도 상대적으로 조용하게 반발하는 편이기에 종종 순한 기질과 햇갈려하는 사람도 있다.
- 적응력이 느린 편이어서 반복훈련이 필요하며, 뭔가를 줄 경우 바로 받아들이기보단 의도를 탐색한 후에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으므로 충분한 설명/해명을 해주는게 좋다.
- 성취의욕이 낮거나 없는 건 결코 아니고 상황에 적응하고 나면 그럭저럭 일을 잘 수행하지만, 부모가 조바심을 내며 아이를 다그치거나 혼내는 식으로 압박감을 조성할 경우 더딘 아동은 위축되거나 신경질적인 성향이 된다.
- 적응력이 낮은 편이고 소극적인 측면이 있어서 성격적으로도 둔하고 손이 많이 가는 사람으로 비쳐지기도 한다. 빠른 눈치와 높은 적응력을 요구하는 환경에선 힘들어질 타입. 그러나 소극적이고 수동-저항적 특성 탓에 까다로운 아동보단 성격적으로 덜 예민해보인다.
2.2. 기타
기질은 성격 형성에 영향을 강하게 미치는 요인이지만 기질만이 사람의 성격과 성향을 다 좌우하는 것은 아니다. 또 아이들의 특성을 고려한 양육환경에서 잘 자란 아이들의 경우 본인의 기질이 지니는 단점이 어느정도 완화 · 보완된 채로 성장하기도 한다.
[1] 성격 형성에 기질의 영향이 크다고 보는 사람들도 꽤 있다. 가령 까다로운 기질을 가진 아이들은 예민하고 신경질적이며 고집센 성격을 가지지만 순한 기질의 아이들은 온화하고 무난한 성격을 가진다는 것.[2] 즉, 기질에 관여하는 요인은 생각보다 다양하다. 대부분의 학자들은 유전적 요인이 기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보지만 유전적 요인 뿐만이 아니라 여러 환경적 요소들과의 상호작용도 기질 표현에 영향을 준다는 의견도 있다.[3] 해당 연구의 기질 구분은 특히 유아의 기질이 연령에 따라 얼마나 안정적이고 또 어떻게 바뀌는지에 관심을 가지고 기질의 차원을 개념화했다는 점에서 보다 발달 심리학적 관점에 입각한 기질 구분이라 평해진다.[4] 해당 연구는 행동유전학적 관점(behavioral genetics)에 근거한 기질의 차원을 제시했다(Buss & Plomin, 1984). 해당 연구에 참가한 연구자들은 기질을 성격의 초기 형태라고 보았으며, 다른 연구자와 다르게 기질이 순전히 생물학적인 속성이라고 보았다.[5] 본인이 보유한 세 기질 중 어느 기질이 조금 더 강하냐에 따라 같은 '평균적인 아이' 라 해도 행동양상이 좀 달라진다.[6] 참고로 이 유형이 가장 많은 유형이라고 한다.[7] 스트레스성 틱장애, 불안장애, 우울장애 등.[8] 즉 남에게 토달거나 시비걸기보단 남의 뜻을 상대적으로 잘 따라준다는 것.[9] 특히 장남, 장녀[10] 물론 부모 입장에선 상대적으로 더 어리고, 더 까다롭게 구는 아이들에게 손이 더 많이 갈 수밖에 없는지라 이런 아이들을 자기들도 모르게 외면하는 경우가 있다. 부모도 사람인지라 더 어리고 까다로운 자녀들을 돌보는데 이미 진이 빠져서, 상대적으로 순한 아이들에겐 자신들이 관심을 덜 줘도 알아서 잘 할 것을 기대하고 요구하게 되기 때문. [11] 순한 기질의 아이들이 부모가 다루기 쉽다고 해도 이 아이들 역시 부모가 주는 사랑과 관심에 대한 갈망이 분명히 있다. 그런데 이게 제대로 충족되지 못하는 가정환경 속에서 자라면 당연히 스트레스가 누적되는데 (이 사람들도 사람인지라 리미터가 무한대가 아니고 엄연히 한계선이 있다) 해소할 길을 못 찾아서 정신적인 문제가 되거나 이게 행동으로 표출되는 수준까지 가는 것. 실제 사례 중에서도 초기엔 4남매의 맏이로써 마냥 착하고 성실했던 아이가 고학년이 되자 갑작스럽게 문제행동을 보이고 학업성취도 떨어져서 부모가 이 아이에게 상담을 받게 했더니, 다루기 쉬운 순한 기질의 아이 + 맏이 + 동생 많은 가정환경 + 이런 가정환경 탓에 '알아서 잘 하는 아이' 로 취급되며 부모의 관심에서 소외됨 이라는 상황들이 합쳐져서 받은 스트레스들이 문제행동을 일으킨 원인으로 지목되었다고...[12] 즉 환경 변화에 민감한데 그 반응이 부정적인 경우가 많다는 거다.[13] 역으로 맘에 드는 사람에겐 또 순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지라 부모 입장에서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고.[14] 덕분에 소위 말하는 드센 성격, 혹은 깡다구 있는 성격 등으로 취급될 가능성이 높으나 지나칠 경우 사람들에게 부정적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있다. 또 이런 기질들은 성격이 잘못 고착화될 경우 자기에게 세상이 맞춰져서 돌아가지 않으면 그 꼴을 인정 못하는, 지나친 자기중심적 성향 + 인내심이 부족한 성향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 (보통 이렇게 자라나는 성격의 사람들은 본인이 까다로운 기질 × 마냥 허용적인 부모라는 배경이 숨어있다. 까다로운 기질의 부정적인 측면을 부모의 허용적이기만 한 태도가 강화시킨 것.[15] 울기, 때쓰고 징징거리기, 화내기, 짜증내기, 부모를 곤란하게 만드는 이상행동, 신경질 등[16] 가령 막무가내식으로 모든 상황에서 때쓰고 울고 화내거나 짜증내는 것 등은 좋지 않으며, 이런 행동들이 지나칠 경우 벌을 받을 수 있다는 걸 부모가 아이에게 확실히 인지시켜야한다. 또 부정적인 행동을 덜 하거나 좋은 행동을 할 경우 이에 대해 보상을 줌으로써 부정적 행동은 감소시키고(부적 강화) 긍정적 행동을 증가시키는(정적 강화) 강화훈련을 병행하는게 좋다. 체벌도 물론 필요하긴 하지만 보상 없이 체벌만 있으면 아이들은 쉽게 지치고 체벌에 내성이 생겨버려 체벌의 효과가 시간이 가면 갈수록 줄어든다...[17] 저 위의 보상을 바라고 때쓰기를 하는 행위와도 연관되는 부분이다.[18] 예를 들어 어려운 아이가 마음에 안 드는 상황에서 소리를 지르는 반응을 보인다면, 이들은 부모가 안아 주려고 할 때 다른 쪽을 바라본다든지 하는 방식으로 불만족을 표현한다.[19] 성급한 부모들이 요구하는 목표치에 둔한 아이들이 다가가는 속도는 느린 편이기 때문에, 조바심이 난 부모들이 자기 성격을 못 참고 아이들을 갈구거나 속을 썩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