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
1.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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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는 I Spit on Your Grave(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 메이어 자키 감독, 카밀 키튼 주연의 1978년작 영화.
1978년 개봉 당시에는 'Day of the Woman'라는 제목이었으나 흥행이 부진하였고, 1981년에 배급업자가 프랑스 영화 너희들 무덤에 침을 뱉으마(1959)의 영문 제목 'I Spit on Your Grave'를 카피, 제목을 바꿔 재개봉하여 영화가 주목을 받았다.
1980년대 후반 백록 비디오란 업체에서 '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라는 제목으로 비디오를 출시하면서 국내에서는 이 제목으로 굳어졌다. 참고로 비디오로 여러 업체에서 내놓았다. 80년대 비짜비디오 도시괴담으로 당시 누구나 한 번 쯤은 보거나 줄거리를 들어본 경험이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장르는 보통 스릴러나 서스펜스로 봐야겠지만, 폭력 묘사가 너무 심한 영화라 한때 어둠의 세계에서는 익스트림한 컨텐츠를 즐기던 공포영화 팬들이 주로 찾아봤던 관계로 왠지 공포와도 연관이 있어 보인다.
소설가인 여자 주인공이 여름 휴가를 보내기 위해 시골 마을에 왔다가 동네 깡패들에게 집단 강간과 폭행을 당한 후, 복수를 결심하고 동네 깡패들을 하나하나 납치하여 잔인하게 죽인다는 간단한 줄거리에 강도 높은 볼거리로 만든 영화.
강간 피해자가 강간범들에게 잔혹하게 복수한다는 센세이셔널한 내용이 화제가 되었고 비슷한 제목의 아류작도 많이 나왔다. 영화는 정확히 절반으로 나누어져서 절반은 여자가 강간과 폭행을 당하는 것으로 채우고, 나머지 절반을 여자의 복수로 채운다. 70년대 말에 나온 영화치고는 꽤 과격하며, 이 영화의 단순한 스토리라인과 과격함은 이후 비슷한 장르의 B급 영화들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
2010년 타임지가 선정한 ''''어이없게 폭력적인 영화'''' TOP 10에 드는 영광을 안았다. 참고로 다른 TOP 10 작품들은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300, 카니발 홀로코스트, 킬빌, 와일드 번치, 호스텔, 배틀로얄, 시계태엽 오렌지, 엑스텐션이다.
한국판 제목의 번역이 완전히 오역이다. 원제는 정확하게 해석하자면 '나는 너의 무덤에 침을 뱉는다'라는 의미가 되므로 번역된 제목과는 정반대의 뜻이다. 되려 '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 쪽이 의미상 더 올바른 번역이다. 그런데 이 오역은 이전에 이미 유사한 사례가 더 있었다.
1959년 프랑스 작가 보리스 비앙의 느와르 소설 너희들 무덤에 침을 뱉으마가 영화로 만들어져 우리나라에서도 개봉되는데, 당시 언론에서 이 영화가 무척 화제가 됐다. 신문에도 여러차례 크게 소개되고 영화음악도 사랑을 받았으며 흥행에도 성공하였다.[1] 문제는 제목이었다. 일본에서 이 영화가 '무덤에 침을 뱉어라(墓に唾をかけろ)'로 개봉되었고, 이것을 어설프게 베꼈는지 우리나라에서도 그 무덤에 침을 뱉어라가 되어버렸다.
즉, 60년대 히트해서 사람들 뇌리에 남아 있던 프랑스 영화 제목의 영향 때문에 다시 오역이 재생산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감독은 이 영화 이후 7년 뒤에 한 편의 영화를 더 만들고는 다시는 영화를 만들지 않았다.
이 영화를 계기로 이듬해 감독 메이어 자키와 여배우 카밀 키튼이 결혼했다. 3년 후 이혼하긴 했지만... 카밀 키튼은 미국의 전설적인 코미디언 버스터 키튼의 친척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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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리메이크 되었고, 9월에 미국에서 개봉 및 DVD 출시했다. 200만 달러로 만들어져 120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흥행은 했다. 감독은 스티븐 R. 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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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뒤에 같은 감독이 리메이크의 속편을 만들었으나 망했다. 300만 달러로 만들어 고작 7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그런데 이러고도 3편이 2016년 개봉했고, 더 망했다. 150만 달러로 만들어져 14만 달러를 벌어들였으니.
그런데도 심지어 2019년에 4편이 나왔다. 부제는 데자부. 정확하게는 리메이크가 아니라 원작 1편의 속편으로, 1편에서 40년 후를 다루고 있다. 감독 역시 1편을 맡은 메어 자르치가 담당. 제니퍼(카밀 키튼)은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고 유명 모델인 딸과 함께 살고 있었는데, 제니퍼에게 살해당한 가해자의 유족들이 복수하러 온다는 내용. 당연히 평점은 매우 좋지 않다. 일단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 스토리에 안드로메다로 날아간 개연성, 싸구려 분장에다 배우들이 단 한명도 빠짐없이 발연기를 시전한다. '''심지어 원작 여주인공인 카밀 키튼까지.''' 말 그대로 원작 제작진이 시리즈를 셀프 부관참시한 셈.
리메이크 판부터는 '''네 무덤에 침을 뱉어라'''라고 번역되어 들어오고 있다.
한국영화 중에서도 이 영화 줄거리를 표절한게 쏟아졌는데 가장 원전 번안이 잘 된, 작품이 김성수 감독[2] 에 마흥식, 나연희 주연의 '야누스의 불꽃여자'다. 카메라 구도에 심지어 팬티 색깔까지 닮았다. 다만 이 작품은 알고보니 강간 사건의 배후가 있었고 그것은 바로 약혼자였다는 반전과 약혼자에게 복수하는 내용도 다루고 있다.
스크림에서 차고에 깔려 죽는 장면 전에 여자가 "내 차고에 침을 뱉아라"라는 패러디 제목을 이야기 한다.
여담인데 한국 비디오로만 있는 엉터리 속편 비디오 출시 제목은 "내 무덤에 침을 뱉'''아'''라"[3] 이다. 정확히는 내 무덤에 침을 뱉아라 2. 표지는 상관도 없는 영화 장면을 섞어 내놓은 이 영화는 호러랑 거리가 먼 멕시코 저예산 막가파 액션영화로 원제는 Yako, Cazador De Malditos인 1986년작이다!
2. 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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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갑제가 90년대 말 조선일보와 월간조선에 연재해 조선일보사에서 출간한 박정희의 일생을 다룬 전기. 8권으로 펴낸 전기와 연재기사의 제목이 '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이고, 2010년대에 '조갑제닷컴' 출판사에서 13권으로 출간한 개정판의 제목은 그냥 '박정희'이다. 제목은 박정희가 유신 말기에 청와대 출입기자들에게 했다는 발언에서 인용했다고 한다.
현재는 저자인 조갑제가 극우논객으로 알려져서 이 책도 박정희 미화 일변도의 극우적으로 왜곡된 책이 아니냐고 생각하기 쉽다. [4] 이 책은 기본적으로 박정희를 '근대화 혁명가'라는 틀로 다루고 있으나, 내용 면에 있어서는 기자 출신답게 직접 취재한 사실에 기반해서 박정희에 대해서 비교적 정확하게 서술하고 있다고 평가된다.
박정희의 첫사랑이나 김호남 관련 부분, 10.1 사건과 박상희 부분, 10.26 사건 당일 상황 등은 한국에서는 거의 최초로 발굴 취재한 것으로 이름이 높았다.
시리즈의 변화과정과 시대별 차이가 서술되어 있는 관련기사
이 책에 자극을 받은 진중권은 제목을 패러디하여 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라는 수구꼴통 인사들을 비판하는 책을 출판하였으며, 딴지일보에서도 이 제목을 패러디하여 '네 이불에 오줌을 누마'라는 괴 시리즈를 만들었다. 사실 해당 책의 모티브가 된 영화의 원제목이 사실 정반대 의미의 오역이란 점을 생각해보면 서로 묘한 대조를 이룬다.(...)
[1] 1960년 10월 개봉하여 1961년 5월을 넘겨 상영됨.[2] 1938년생 에로영화 전문 감독이다. 이 감독 필모 중에서는 아마 애마부인 9이 가장 유명할 것이다.[3] 한글 맞춤법 제16항에 어간의 끝 음절 모음이 'ㅏ, ㅗ'일 때에는 어미를 '-아'로 적고 그 밖의 모음일 때에는 '-어'로 적도록 되어 있으므로 '뱉어라'가 맞는 표기이다.[4] 과거 조갑제는 5.18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에 직접 취재하러 뛰어드는 등 상당히 존경받는 언론인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