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어미)
1. 개요
'-네', '-네요'는 '자기가 새로 알게 된 사실이나 약한 놀라움, 감탄의 의미를 나타내는 말'이다. 자기가 느낀 점, 자기가 아닌 다른 사람이나 사물이 한 일을 말할 때 쓰는 것이다. 대개 '-군요'로 써도 의미는 비슷하다.
이러한 개념을 '의외성'(mirativity, MIR.)이라고 하는데, 이 개념이 문법화된 언어는 한국어를 포함해 별로 많지 않다. 한국어랑 그렇게 비슷하다는 일본어에서도 이 개념만을 나타나는 어미는 두드러지지 않는다.#
용언이나 ‘이다’의 어간 또는 선어말 어미 ‘-으시-’, ‘-었-’, ‘-겠-’이 결합할 수 있다.
2. 부드러운 말투에서의 남용
새롭게 알게 된 사실에 쓰이기 때문에 자기가 의도적으로 한 행동에는 잘 쓰이지 않는다. 의도하고 한 행동을 발화 직전까지 모르고 있었을 리는 없기 때문이다. 다만 실수로 한 행동에 대해서는 자기가 행동했고 자기가 주어여도 사용된다. "아, 실수로 컴퓨터를 꺼버렸네.", "아, 지갑을 집에 두고 왔네." 같은 문장에선 발화 직전까지 자기가 꺼버렸으면서도(지갑을 두고 왔으면서도) 그런 줄 모르고 있다가 알고 보니까 컴퓨터를 꺼버렸다는 뜻이 된다.
한편 한국 인터넷상에서는 자기가 의도적으로 한 행동에 대해도 '-네요'를 쓴다. 이러면 마치 다른 사람의 행동이나 느낌을 말하는 꼴이 되어 유체이탈 화법이 된다. 이럴 때에는 '-네'로 써보면 '-네'에서는 이러한 남용이 나타나지 않으므로 바로 어색함을 느낄 수 있다. 유사한 문장 '-군요'로 써보는 것도 좋다. 대개 이런 문장은 '-어요'를 쓰는 게 일반적이다.
- 진열대에 그 물건이 보이길래 집어왔네요. / 보이길래 집어왔네.(?)
- 요청하면 즉시 새로 만들어주니 좋았네요. / 만들어주니 좋았네.(?)
- 수동 업데이트를 했다면 업데이트를 자기가 시킨 것이니 '-네요'가 어색하다.[1]
- 자동 업데이트 설정이었다면 '-네요'가 자연스럽다.
3. '-군'과의 차이
'-네요'와 '-군요'는 모두 새롭게 알게 된 사실에 대해서 감탄할 때 쓰이나, '-군요'는 과거 사실에 대해서 현재 시점에 새로이 깨닫게 되었을 때도 쓰이지만 '-네요'는 그렇지 못하다(이희자·이종희 2001).
단, 이는 남에게 들어서 새롭게 안 사실일 때에 해당하고, 스스로 알아내거나 느껴서 새롭게 안 사실에 대해서는 과거의 사실이라 할지라도 '-네'를 쓸 수 있다.유미: 지난 주에 여기는 비가 많이 왔어요.
대성: 아, 그랬군요. (○) / 그랬네요. (X)
또한, '대상' 쪽에서 잠시 잊고 있다가 말을 듣고서야 생각난 경우에는 "아, (그러고 보니) 그랬네"로 '-었네'를 쓸 수는 있다.유미: 어? 이제 보니 지난 주에 여기는 비가 많이 왔네요. (○)
유미: 지난 주에 여기는 비가 많이 왔어요.
대성: 아, 그러고 보니 그랬네요.
4. 관련 문서
[1] '완료했어요'가 어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