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라병음
Tâi-uân Bân-lâm-gí Lô-má-jī Phing-im Hong-àn (Tâi-lô·TL) / 臺灣閩南語羅馬字拼音方案 / 台湾闽南语罗马字拼音方案 / Taiwanese Romanization Sys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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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중국어의 방언인 민남어, 특히 대만어를 적는 데 사용되는 로마자 표기법(병음)이다. 정식 명칭은 '''대만민남어라마자(로마자)병음방안'''이다. 현재 중화민국(대만) 교육부의 공식 민남어 로마자 표기법이다.
민남어의 전통적인 로마자 표기법인 백화자(POJ)의 몇 가지 단점들을 보완했다. o͘ , ⁿ 등 컴퓨터 입력이 매우 불편한 표기들을 oo, nn 등으로 교체하고, 백화자에서 표기하지 못했던 일부 방언 발음과 특수한 성조 등을 표기할 방법을 마련하였으며, 복합 운모(複合韻母)의 몇 가지 불규칙한 철자 등을 규칙적으로 고치는 등 개선을 했다. 오랫동안 민남어를 로마자로 적던 사람들 중 일부는 이 대라병음이 백화자와 큰 차이가 없으면서 백화자의 단점을 보완했기 때문에 대라병음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대만에서 민남어 로마자 표기를 백화자로 적어 오던 관행이 너무 강고하여 대만 민남어 교과서 외에는 대라병음보다 백화자의 사용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실정이다.
2. 표기법
2.1. 표기 문자
아래 표에서는 방언용 문자까지 포함하고 있다. 비교를 위해 아래 표의 맨 아랫줄에 대응되는 백화자 소문자 표기를 제시하였다.
[1] 유니코드에서는 이 문자를 위한 단독 코드가 할당돼 있지 않아서 점이 있는 소문자 i(U+0069) 다음에 COMBINING VERTICAL LINE ABOVE(U+030D)를 입력하여 나타내야 한다. 이게 정석적인 구현 방법이지만 일부 폰트에서는 비정상적으로 렌더링될 수 있다. 소문자 i나 j에 문자 위에 붙이는 보조 부호가 결합할 경우 i나 j의 점을 지우는 게 정석인데 일부 폰트는 이 원칙을 지키지 않는다. 이런 폰트는 다음 글자를 사용할 것.[2] 유니코드에서 소문자 i의 점을 지운 글자 ı(U+0131) 다음에 COMBINING VERTICAL LINE ABOVE(U+030D)를 입력한 문자. 사실 이건 정석대로 입력한 게 아니다. 하지만 일부 폰트에서는 유니코드의 정석대로 i(U+0069)에 보조 부호를 결합하면 비정상적으로 렌더링될 수 있다. 소문자 i나 j에 문자 위에 붙이는 보조 부호가 결합할 경우 i나 j의 점을 지우는 게 정석인데 일부 폰트는 이 원칙을 지키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폰트를 사용할 경우를 대비하여 i 대신 ı를 사용였다. 참고로 원래 ı라는 문자는 터키어 문자 등에서 사용되는 글자이다.[6,9성] A B 오늘날 민남어의 많은 하위 방언에서 사라진 6성(양상)을 표기하기 위해 ˇ(caron)을 덧붙이기도 한다. 그리고 외래어 등 특수한 상황에서만 쓰는 추가적인 성조인 9성을 나타내기 위해 ˝(double acute accent)를 덧붙이기도 한다.[3] 이 표에서는 편의상 첫 글자만 대문자로 적었다. 물론 두 번째 이후의 문자들도 전부 대문자로 적으려면 적을 수는 있다.
대라병음이나 민남어 백화자에서는 무성 무기 파열음/파찰음을 유럽 언어에서 주로 무성 파열음/파찰음 기호로 사용되는 문자들을 할당하고, 무성 유기 파열음/파찰음을 무성 무기음 기호 뒤에 h를 이어 쓰는 것으로 표현하고 있다.[4]
2.2. 성모(聲母, initials)
아래 표에서 \[ \] 안에 있는 문자는 국제음성기호(IPA)이고, 주음부호는 대어방음부호이다. 한자는 해당 성모를 사용하는 문자의 예로 든 글자이고 편의상 오른쪽에 ( ) 안에 그 글자의 민남어 발음을 대라병음으로 표기하였다.
[4] 한국어의 로마자 표기법 중 한국어의 예일식 로마자 표기법이 이와 비슷하다. 한국어의 예일식 표기에서 한국어의 예삿소리(평음)를 유럽 언어에서 주로 무성 파열음/파찰음 기호로 사용되는 문자들을 할당하고, 거센소리(격음)을 예삿소리에 할당된 문자 뒤에 h를 더하는 형태로 표기한다. 다만 한국어의 예일식 표기에서 예삿소리 /ㅈ/을 (이질감을 감수하고) c로 적어 여기에 대응되는 거센소리 /ㅊ/는 ch로 적게 되었기에 대라병음의 ts, tsh나 민남어 백화자의 chh 같은 표기는 없다.
그리고 치경 마찰음과 치경구개 마찰음은 현대 민남어에서 한 기저 음운의 변이음이라 대라병음에서는 둘을 구분하지 않고 있다(전자와 후자 모두 ts, tsh, j로 표기). 뒤에 오는 문자가 i가 아니면 전자, i이면 후자이다. ts, tsh는 본래 백화자에서 ch, chh로 적었으나 chh가 너무 기괴한 철자여서인지 결국 대라병음에서 ts와 tsh로 바꾸었다. 다만 h를 두 번 쓴 chh보다는 tsh가 덜 기괴하다고 할 수는 있겠으나 tsh라는 표기도 chh 못지 않게 유럽 언어에서 잘 쓰이지 않는 생소한 표기라는 건 매한가지이긴 하다.
2.3. 운모(韻母, finals)
아래 표에서 \[ \] 안에 있는 문자는 국제음성기호(IPA)이고, 주음부호는 대어방음부호이다. 한자는 해당 성모를 사용하는 문자의 예로 든 글자이고 편의상 오른쪽에 ( ) 안에 그 글자의 민남어 발음을 백화자로 표기하였다.
민남어의 비모음을 백화자에서 모음 뒤에 nn[5] 을 붙여 나타낸다.
한어병음 등 표준중국어의 로마자 표기법과 달리 i, u로 시작하는 음절 앞에 y, w로 바꾸거나 y, w를 덧붙이지 않음에 주의할 것. 이 점은 백화자와 같다.
2.3.1. 단(單)모음(monophthongs)
[5] 대어방음부호에서는 마지막 모음 글자의 마지막 획 끝에 고리를 추가하여 나타내고, 백화자에서는 ⁿ으로 기재한다.[6] 본래 주음부호에 있는 ㄝ는 대어방음부호에서 대만 이란현 편장 방언(偏漳腔)의 \[ɛ\]를 나타내는 별개의 문자로 쓰인다. 대라병음에서는 이 음소를 ee로 표기하고 확장 백화자에서는 편장 방언의 \[ɛ\]를 ɛ 또는 e͘ 로 표기한다.[7] 참고로 백화자에서는 o͘ 로 표기한다.[8] 원래의 주음부호 ㄛ의 두 번째 획을 각지게 바꿔 쓴 글자이다.[9] 폰트에 따라 주음부호 ㄛ 끝에 고리를 추가한 형태로 렌더링하지만, 사실 규격에 어긋난 글자이다. ㆦ(두 번째 획을 각지게 씀)의 끝에 고리를 추가한 형태가 옳다.
위 표를 방언 발음과 과거 발음까지 고려하여 자세하게 다시 그리면 다음과 같이 된다.
[ə] A B 대만 이란현 편장 방언(偏漳腔)에 속하는 일부 방언(예를 들면 해구 방언·海口腔)에서는 o가 ㄛ \[o\] 발음으로 유지된 상태에서 이와 어원상 무관하게 ㄜ \[ə\] 음소가 별개로 추가 존재하는 경우도 존재한다고 한다(다른 방언에서는 이 음소가 ㆤ e \[e\]로 병합됐다). 대라병음에서는 이 음소를 er로 적는다. 그리고 이들 방언에서는 ㄜㆤ \[əe\]라는 이중모음도 존재하는데 대라병음에서 ere로 적는다. 단, 대만 언어학자 응오시우레(우서우리·오수례·吳守禮)는 이 음운을 단모음인 \[ø\]로 분석하여 그가 수정한 대라병음에서 oe로 표기하고 대어방음부호에서 이렇게 생긴 문자(ㄜ의 밑 부분을 각지게 쓴 것이다)를 만들어서 표기했다. 백화자에서는 oe가 이중모음으로 이미 쓰이고 있지만, 대라병음에서는 해당 발음의 표기를 ue로 바꿨기 때문에 oe라고 써도 표기상 충돌하진 않는다.[10] 백화자에서는 \[ɔ\]를 o͘ 로 적고, 비음화를 나타내는 부호를 ⁿ으로 표기한다. \[ɔ̃\] 발음을 표기할 때 대라병음에서 oonn이 아닌 onn으로 쓰는 것과 비슷하게 백화자에서도 이 발음을 o͘ ⁿ이 아니라 oⁿ으로 표기한다.[11] 대만 이란현 편장 방언(偏漳腔)에 있는 발음인데 백화자에서는 해당 발음을 표기할 방법이 없다. 다른 방언에서는 이 음소가 소멸하여 전설인 i \[i\]나 후설인 u \[u\]로 나뉘어 병합됐다.[12] 편장 방언(偏漳腔)의 하위 방언인 해구 방언(海口腔)의 발음.[13] 백화자에는 이 음소를 나타낼 기호가 없다.[14] 해구 방언(海口腔)의 발음.
2.3.2. 복(複)모음(diphthongs and triphthongs)
표준중국어의 표기법인 한어병음, 웨이드-자일스 표기법이나 화어통용병음 등과 달리 ㄠ를 ao가 아닌 au로 적는다. 이 점은 오히려 관화의 예일식 로마자 표기법, 국어라마자, 국어 주음부호 제2식 등과 일치하는 부분이다.
민남어 백화자는 특이하게 \[u\] '''뒤'''에 모음이 a, e가 뒤따라 올 경우 u나 w가 아닌 o로 표기했었는데, 체계성이 떨어지는 표기라 결국 대라병음에서는 u로 변경해 oa가 ua로, oe가 ue로 바뀌었다.
복모음에도 비모음이 쓰이는 경우가 있다. ainn \[ãĩ\], aunn \[ãũ\], iainn \[ɪ̃ãĩ\] 등이 가능하다. 단모음이든 복모음이든 비모음으로 발음될 경우 해당 음절의 끝에 다른 자음이 붙지 않는다. 애초에 역사적으로 민남어의 비모음은 본래 비음 계열의 자음이 운미로 있던 것이 발음이 변한 것이기 때문이다.[15] 단 입성 운미 h는 예외로 nn 뒤에 붙을 수 있다.
그리고 이중모음 ia에 후술할 운미 n이 붙을 경우(ian) 표준중국어와 비슷하게 a 부분의 발음이 \[ɛ\]로 변하여 \[ɪɛn\]으로 발음되거나, 발음의 편의를 위해 i 부분의 탈락까지 일어나 \[ɛn\]으로 발음된다. 대라병음에서는 발음의 변화를 반영하지 않고 원래의 음소들을 보존하여 ian이라는 철자를 유지한다.
2.3.3. 운미(韻尾)로 쓰이는 자음(coda endings)
[15] 뿐만 아니라 현재도 표준적인 민남어 발음에서 운미 \[ŋ\]이 유지되고 있는 한자 일부도 다른 민남어 방언에서 \[ŋ\]이 탈락하고 모음이 비모음으로 변하는 경우가 있다. 중국 대륙 푸젠성 장저우 방언(漳州話)이나 대만 북동부 해안 지대(특히 이란현 이란시 인근)에서는 표준적인 민남어의 ng \[ŋ\] 운미가 탈락하고 전체 운모가 uinn으로 변한다고 한다.[16] 대어방음부호에는 ㄍ(한어병음: g, 웨이드-자일스 표기법: k)를 작은 글씨로 쓴 문자가 쓰이는데 아직 유니코드에는 들어가지 않아 이 표에서는 부득이 ㄍ를 작은 글씨로 축소하여 적었다. 대어방음부호와 별개로 윤음부호(閏音符號)라는 확장 주음부호 체계가 존재하는데, 여기서는 해당 발음을 ㄎ(한어병음: k, 웨이드-자일스 표기법: kʻ)를 작게 쓴 ㆶ를 사용한다. 다른 윤음부호들은 현재 유니코드에 수록되지 않았고 대어방음부호는 수록됐는데 유독 이 \[k̚\] 발음만 대어방음부호인 작은 ㄍ 대신 윤음부호인 ㆶ로 수록되었다. 유니코드 콘소시엄 실무진들의 실수로 보인다. 앞으로 유니코드 후속 버전에서 기존에 누락됐던 대어방음부호인 작은 ㄍ와, 윤음부호나 다른 확장 주음부호 체계의 문자들이 추가로 수록되어야 할 것이다.
현행 민남어 백화자 표기에서 무성 성문 파열음 \[ʔ\]의 문자를 성모에서 무성 성문 마찰음 문자로 할당한 h를 사용하였다. 어차피 대부분의 현대 중국어 방언의 음운 체계상 성문음은 성모에서 성문 마찰음만 존재하고,[17] 운미에서 무성 성문 파열음만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중국어의 많은 로마자 표기법에서 h를 성모로는 무성 성문 마찰음, 운미로는 무성 성문 파열음을 나타내는 문자로 쓰는 경우가 많으며 민남어 백화자도 그 중 하나이다.[18][19][20]
모음이 비모음인 경우 자음인 운미가 올 수 없다. 단 입성 운미인 무성 성문 파열음만은 올 수 있다.[21] 이 경우 비모음을 나타내는 nn을 먼저 기재하고 그 다음에 무성 성문 파열음을 나타내는 h를 기재한다.[22]
2.3.4. 성절(成節) 자음(syllabic consonants)
민남어에서는 일부 음절에서 모음이 없이 성절 자음(드물게 자음이 음절 핵이 되는 케이스) 하나만 발음되는 케이스가 존재한다.[23] 기본적으로 성절 자음이 운모일 경우 성모는 추가될 수 있으나 운모에서는 m이나 ng 외에 다른 음이 들어가지는 않는다. 하지만 예외적으로[24] 입성(4, 8성)일 때 뒤에 무성 성문 파열음 \[ʔ\]가 부가되기 때문에 뒤에 이를 나타내는 h를 추가할 수는 있다. 즉 백화자에서 mh, ngh 같은 철자로 끝나는 음절이 존재한다.
[17] 단 이 부분은 음운론에 한정된다. 음성학적으로 분석했을 때, 현대 중국어 대부분의 방언이 성모가 없는 경우(영성모·零聲母) 모음 앞에 무성 성문 파열음이 덧붙는 경우가 많다. 중국어에서는 대개 음운론적으로 앞 음절 끝 자음+뒤 음절 모음으로 이어지는 연쇄 상황에서 다른 언어들과 달리 음절 끝 자음과 모음 사이에 음절 경계가 유지되는데, 이것은 음성학적으로 이렇게 발음하기는 매우 어렵다. 그래서 중국어 사용자들은 무의식적으로 모음 앞에 음성학적으로 무성 성문 파열음을 끼워 넣어서 이런 상황에서도 원래의 음절 구분이 유지되게 발음할 수 있다. 단 관화(표준중국어 포함) 등 일부 방언에 있는 약화된 성조인 경성(輕聲)은 예외적으로 영성모일 때 모음 앞에 무성 성문 파열음이 부가되지 않는다. 그래서 경성으로 발음되는 일부 허사(虛辭)들이 앞 음절의 운미 부분에 따라 발음이 바뀌게 되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표준중국어에서는 이런 경우 실제 허사의 한자도 변한 음에 맞춰 다른 글자들로 적게 하고 있다.[18] 다른 예로는 우정식 병음의 관행적 표기들을 들 수 있다.[19] 같은 원리에서 대어방음부호에서 성모 \[h\]를 ㄏ로 쓰고, 운미 \[ʔ\]는 ㄏ를 작은 글씨로 줄인 ㆷ를 쓴다. 참고로 표준중국어에서 ㄏ는 무성 연구개 마찰음 \[x\]이지만 역사적으로 원래는 후음(喉音: 성문음)이었던 게 변한 것이고 변이음으로도 무성 성문 마찰음 \[h\]가 허용되기 때문에 양자가 통용된다(그래서 한어병음 등에서 ㄏ를 h로 기재한다). 민남어에서는 해당 음소가 무성 성문 마찰음으로 발음되기에 대어방음부호에서 이 음을 ㄏ로 표기했다. [20] 여담으로 중화민국 초창기에 쓰였던 인위적인 관화 표준어인 노국음(老國音) 체계에서도 민남어와 비슷하게 무성 성문 파열음 운미가 수반되는 입성이 있었는데(다만 노국음은 민남어와 관계 없이 난징 관화의 발음을 따른 것이다), 원래의 주음부호(원래 노국음을 표기하기 위한 문자였다)에서는 입성 운미를 따로 기재하지 않았다. k, t, p로 끝나는 입성 음절이 존재하는 민남어와 달리 노국음에서는 무성 성문 파열음 운미가 수반되는 입성 한 가지만 존재하기 때문에, 노국음의 주음부호 표기에서는 그냥 개음절(開音節)을 입성으로 발음한 것으로 취급하여 주음부호에서는 무성 성문 파열음 운미를 나타내는 기호를 따로 정해 놓지 않았다. 단지 성조를 나타내는 점의 위치만 음절 끝 글자 우측 하단에 찍어서 나타냈다. 중국어 음운론자들 중에는 이런 식의 입성 발음이 존재하는 중국어 방언(노국음과 난징 방언 등 관화 내에서 보수적인 성조 체계를 유지한 일부 하위 방언, 민남어, 객가어 등)에서는 무성 성문 파열음 자체가 성모가 됐든 운모가 됐든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취급하고, 단지 모음으로 끝나는 개음절에 입성이라는 성질이 더해진 것으로 정리해야 한다는 견해를 제시하는 경우가 존재한다. 노국음의 주음부호 표기법도 이 관점을 채택하였는데 반해 대어방음부호에서는 입성 운미가 음운적으로 존재하는 것으로 보는 관점을 채택했다. 한편 한국의 조선시대에 명·청대 베이징 관화 발음을 한글로 표기한 문헌들을 보면 북방 관화의 무성 성문 파열음이 수반되는 음절 끝에 종성 ㆆ을 덧붙여서 후자의 관점을 따랐음을 확인할 수 있다. 단, 세종 때 《홍무정운(洪武正韻)》(인위적인 중국어 발음을 반절법에 따라 한자 두 글자로 음역)을 옮긴 《홍무정운역훈(洪武正韻譯訓)》(《홍무정운》의 반절 표기 유지 + 반절 표기에 대응되는 훈민정음을 추가 표기 + 당대 실제 베이징 관화 발음도 훈민정음으로 추가 표기)의 당대 베이징 관화 발음에서 -u 운미로 끝나는 음절이 입성으로 발음될 때 종성을 ㅸ으로 적고, 이 경우가 아닌 입성 음절만 종성 ㆆ을 썼다. 이상적인 조선 한자음을 제시한 《동국정운(東國正韻)》과 중국 한자음을 제시한 《홍무정운역훈》에서는 -u 운미를 모음이 아닌 자음으로 취급하여 종성 ㅱ을 추가하여 표기했는데, 여기에 대응되는 촉급한 입성음을 같은 계열의 마찰음인 ㅸ으로 기재한 것이다.[21] 앞 주석에서 설명했듯이 입성 상황에서 수반되는 무성 성문 파열음을 음성학 뿐만 아니라 음운론적으로도 존재하는 하나의 음소로 보는 견해와, 그건 음운론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 음소이고 단지 개음절 상황에서 입성으로 발음될 때 단지 음성적으로 수반될 뿐이라고 보는 견해가 나뉘어져 있다. 그런데 민남어에서 전자의 관점을 따를 경우, 비모음 뒤에 다른 자음 운미가 뒤따를 수가 없는데 유독 무성 성문 파열음이라는 음소만은 예외적으로 뒤따를 수 있는 이유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반면 후자의 관점을 따를 경우, 비모음 뒤에는 어떤 자음 운미도 뒤따를 수 없다고 예외 없이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생긴다. 비모음이 사용된 입성 음절은 그냥 자음 운미가 없는데 성조가 입성일 뿐이라는 것으로 정리하면 그만이다. 비록 백화자와 대어방음부호 등 민남어의 대다수 표음 문자 표기법들이 전자의 관점을 취해서 문자로 일일이 무성 성문 파열음에 해당하는 기호(로마자 표기법의 경우 주로 h)를 표기하도록 하고는 있으나, 학술적으로 접근하자면 후자의 관점을 취하는 게 전체적인 음운을 체계적으로 논의하기에 용이한 면이 있다고 보면 될 듯하다.[22] 반대로 백화자에서는 무성 성문 파열음을 나타내는 h를 먼저 기재한 뒤 비모음을 나타내는 ⁿ을 기재한다. 사실 이런 음절에서는 모음 부분만 비음으로 발음되고 그 다음에 비음과 무관한 무성 성문 파열음이 수반되기 때문에 대라병음의 철자가 실제 발음을 잘 반영한 표기라고 볼 수 있다.[23] 참고로 표준중국어 등 관화에서는 일반적인 음절에 성절 자음이 있는 경우는 없고, 감탄사로만 존재한다. 광동어에서는 민남어와 마찬가지로 일반적인 음절 중에도 성절 자음이 운모로 쓰이는 경우가 있지만, 민남어와 달리 성절 자음 앞에 성모가 붙을 수가 없다. 광동어가 모어인 화자들도 굳이 콧소리가 부가된 감탄사 hm 같은 소리를 내려면 낼 수야 있겠지만 정식 한자들의 음절에는 이런 음이 없다.[24] 앞 단락에서 주석 여러 개에 걸쳐 길게 설명했듯이, 입성에 추가되는 무성 성문 파열음을 음운론적인 음소로 간주하는 관점(거듭 말하지만 백화자나 대라병음의 표기 방식은 이 관점을 따르고 있다)을 취할 경우 자꾸 다른 음소에는 적용되지 않고 오로지 이 음소에만 적용되는 예외를 인정해 줘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차라리 민남어에서는 음운론적으로 무성 성문 폐쇄음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는 관점을 따르면 '운모가 성절 자음일 경우 성절 자음 뒤에는 어떤 추가적인 자음이 올 수 없다'고 전제를 해도 반례가 생기지 않아 음운 체계가 깔끔해지는 장점이 있다.
2.3.5. 실제 존재하는 운모 일람
아래 표는 표준적인 민남어 운모만 다뤘다.
백화자와 달라진 것들이 몇 가지 있으니 주의. 특히 백화자에서 eng, ek으로 적던 운모가 대라병음에서 ing, ik으로 바뀌었으니 더더욱 주의할 것.
2.4. 성조(聲調, tones)
성조 부호는 성절음(음절 핵) 위에 보조 부호를 쓴다. 물론 소문자 i 위에 성조 부호를 적을 경우 i의 점을 지우고 그 자리에 부호를 덧붙인다. 아래 표에서 입성(入聲) 계열인 4성과 8성은 운미에 무성 무기 파열음 문자 중 하나(k, t, p, h)가 추가돼야 하며, 나머지 성조는 무성 무기 파열음 문자가 운미로 쓰이지 않아야 한다.
현대 표준 대만 민남어와 샤먼(아모이·廈門/厦门) 민남어에서는 성조가 7개 존재한다. 위 표에서는 6성(양상·陽上)이 누락되었는데, 현대 대만·샤먼 민남어에서 옛 6성이 2성으로 통합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도 취안저우 방언에서 2성과 6성의 구분이 존재하고, 반대로 취안저우 방언과 말레이시아 화교들이 사용하는 현지 민남어 하위 방언에서 3성(음거)과 7성(양거)이 통합됐다. 6성을 구분해서 표기하고자 할 때는 ˇ(caron)을 사용하여 나타낸다. 그리고 외래어나 감탄사 등에서 사용되는 9성이라는 특수한 성조가 있는데 이것은 ˝(double acute accent)로 나타낸다. 그리고 원래의 성조가 약화된 0성(경성·輕聲)이 쓰일 때도 있는데 이 경우 해당 음절 앞에 들어가는 음절 구분 기호인 이음줄(hyphen)을 한 번이 아닌 두 번 긋고(-\-) 뒤에 원래의 성조대로 보조 부호를 표기한다. 예를 들어 驚死라는 단어가 원래 발음대로 읽힐 때는 kiann-sí라고 쓰고, 두 번째 음절이 0성으로 읽힐 때는 kiann-\-sí라고 쓴다.[25]
운모가 두 글자 이상으로 이루어졌을 경우 성조 부호를 어느 문자 위에 찍어야 하는지 문제가 되는데, 대라병음에서는 다음 규칙이 사용된다.
- 우선 순위: a > oo > e = o > i = u (저모음 > 고모음 > 마찰성이 없는 구강음 > 마찰음 > 파열음 순)
- iu와 ui는 둘 다 두 번째 글자 위에 보조 부호를 쓴다. 앞 글자가 운두(韻頭)이기 때문.
- m이 성절 자음으로 쓰일 경우 m 위에 보조 부호를 쓴다.
- 두 글자가 쓰인 oo, ng 등은 앞 글자 위에 보조 부호를 쓴다.
- 세 글자가 쓰인 ere는 마지막 e 위에 보조 부호를 쓴다.
성조가 인접한 성조로 인해 발음이 변화하는 경우 변화한 성조를 무시하고 원래의 성조 그대로 표기하는 게 원칙이다. 단 0성으로 발음될 경우 앞에서 설명했듯이 음절 앞의 이음줄을 한 번이 아닌 두 번 긋고 음절 자체는 본래의 성조를 표기하는 방식으로 표현한다. 그리고 필요할 경우 다른 경우에도 변한 성조대로 적어서 음의 변화를 제시하는 것도 가능하긴 하다. 이 점은 중국어의 다른 많은 표기법들과 같다.
참고로 각 성조의 소릿값은 지역에 따라 미묘하게 다른데 이해를 돕기 위해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출처). 민남어의 여러 방언에서 아래 표에 정리한 성조 외에도 추가적인 성조인 9성[26] 과 0성(경성·輕聲)[27] 이 존재하는 경우가 있는데 일반적인 음절에 사용되지 않고 몇몇 특수한 상황이나 외래어에서만 쓰인다고 한다. 대만 민남어는 지역에 따라 샤먼 방언에 가까운 곳도 있고 취안저우 방언에 가까운 곳도 있다.
[25] 전산상의 편의를 위한 조치이겠지만 단점도 있는 표기 방식이다. 상황에 따라서 이음줄을 한 번 썼는지 두 번 썼는지 눈으로 잘 알아 보기 어려울 수 있다. 그리고 폰트에 따라서는 이음줄이 여러 개 들어갈 경우 이음줄을 길게 이어서 렌더링하는 경우도 있어서, 이런 폰트를 썼을 경우 역시 이음줄이 한 개인지 두 개인지 눈으로 구분하기 힘들다. 그리고 손 글씨로 적을 때도 이음줄 두 개를 끊어서 쓰기에 불편함이 있다.[26] 주로 외래어 등에서 사용되며 방언에 따라 55조(調)나 45조로 발음한다. 전자로 발음할 경우 실제 9성의 발음 자체는 (유래는 상관 없지만) 표준중국어의 1성(음평)과 거의 동일하다. 반면 민남어의 1성(음평)은 유래가 표준중국어의 1성과 거의 동일하지만(고어에서 평성이었고 성모가 무성음이었던 게 현대 표준중국어와 민남어에서 1성이 되었다) 현재 두 방언의 1성 발음은 완전히 다르다.[27] 표준중국어의 경성(0성 또는 5성)과 거의 비슷하다. 민남어에서는 원래 1~9성의 성조가 있던 것이 특수한 조건에서 본래 성조가 어정쩡하게 사라져 버려 0성이 된다.
2.5. 띄어쓰기와 음절 구분(격음·隔音)
표준중국어의 한어병음 정사법 기본 규칙에서와 마찬가지로 단어 단위로 띄어쓰기를 한다. 그러나 한어병음과 달리 한 단어 내의 음절 경계에 '''항상''' 이음줄(-)을 기재한다. 이 점은 통용병음이나 웨이드-자일스 표기법과 동일하다.
그리고 앞서 설명했듯이 본래의 성조가 약화돼 0성(경성)으로 발음될 경우 음절 앞에 이음줄을 한 개가 아니라 두 개 쓴다.
3. 한자와의 혼용 표기
주로 손 글씨보다는 전산화된 비공식 문서에서 자주 볼 수 있는데, 나머지 문자는 한자로 적지만 민남어 전용 한자는 부득이 로마자 표기법 중에 하나(종종 보조 부호 등 입력하기 힘든 글자들을 생략하는 경우도 많다)로 돌려 적는 경우가 많이 있다. 결과적으로 일본어의 표기 방식(한자와 가나 혼용)과 유사하게 된다. 이런 한자·로마자 혼용 표기를 한로(漢羅, Hàn-lô)라고 한다. 漢은 한자, 羅는 로마자(羅馬字)라는 뜻이다. 물론 한로 표기에서 로마자 부분은 백화자가 압도적으로 많이 쓰이는 편이지만 요즘에는 대라병음의 사용 빈도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4. 전산화
4.1. 입력기(IME)
Taiwanese Pack, FHL Taigi-Hakka IME 등의 IME도 존재한다.
4.2. 폰트
대라병음에 사용되는 문자들을 완전하게 렌더링하는 유니코드 폰트가 제한돼 있다. 대라병음 문자들을 완전하게 렌더링하는 무료 폰트로 Charis SIL, DejaVu 폰트, Doulos SIL, Linux Libertine, Taigi Unicode(파일 직접 다운로드 링크) 등이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