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사사
1. 개요
대선사사(大禪師蛇) 용재총화 권5에 기록된 뱀이다.
2. 전승
나의 장인 안공(安公)이 임천(林川) 군수가 되었을 때, 보광사(普光寺) 중 가운데 대선사(大禪師) 아무개가 있어 자주 와서 만났다. 그 사람됨이 더불어 이야기할 만하므로 서로 친숙하였다. 그 중은 일찍이 시골 여자를 데려다 아내로 삼고 몰래 왕래하였다. 어느 날 그 중이 죽어서 뱀으로 변해 아내의 방에 들어와서, 낮에는 항아리에 들어가 있고 밤이면 아내의 품에 들어가 그녀의 허리를 감고 머리는 가슴에 기대었는데, 꼬리 사이에 음경과 같은 혹이 있어서 그 곡진하고 정다움이 마치 전날과 같았다. 나의 장인이 이 얘기를 듣고 그 여인에게 뱀이 든 항아리를 가져 오게 하여 중의 이름을 부르니 뱀이 머리를 내밀었다. 장인이 꾸짖기를, “아내를 그리워하여 뱀이 되었으니 중의 도(道)가 과연 이와 같으냐.” 하니, 뱀이 머리를 움츠리고 들어갔다. 나의 장인은 몰래 사람을 시켜 조그만 함을 만들게 하고 그 아내에게 뱀을 꾀어 말하게 하기를, “군수님이 그대에게 새 함을 주어 몸을 편안하게 하여 줄 것이니 빨리 나와요.” 하며, 치마를 함 속에 펴주니 뱀이 항아리에서 나와 함 속에 옮겨 누우므로, 건강한 아전 두어 명이 뚜껑을 덮고 못을 박으니, 뱀이 날뛰고 뒹굴며 나오려 했으나 나오지 못하였다. 또 명정(名旌)에 중의 이름을 써서 앞을 인도하고, 중의 무리 수십 명이 북과 바리때를 울리고 불경을 외며 따라가서 강물에 띄워 보냈는데, 그 후 그 아내는 아무 탈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