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호쿠벤

 


1. 개요
2. 종류
2.1. 츠가루벤(津軽弁)/난부벤(南部弁)
2.2. 이외의 도호쿠벤
3. 가공 매체에서의 도호쿠벤 사용자


1. 개요


東北弁
도호쿠 지방에서 쓰이는 방언. 옛 번국명에서 따와서 '오우 방언(奥羽方言)'이라고도 불린다. 역사적으로 홋카이도보다는 도호쿠 지방과 연이 많았던 홋카이도 최남단 지방의 방언도 도호쿠 본토 방언과 유사성이 많아서 같이 묶이기도 한다.
일본어 방언 중에서도 유독 알아듣기 힘들고 기본적인 표현도 굉장히 이질적인데, 실제로 일본 현지인들도 도호쿠 지방 토박이들의 사투리는 도통 못 알아먹는 경우가 많고 도호쿠 지방 안에서도 사투리를 고수하는 나이든 세대와 각종 미디어의 영향으로 표준어를 받아들이는 어린 세대 간에 소통이 힘든 경우도 적지 않다. 아예 시골 쪽으로 가면 같은 집안 안에서도 할아버지와 손자가 말이 안 통하는 정도라고(...).
역사적으로 일본의 전통적인 수도는 교토였고, 교토를 위시한 칸사이 지방에서 일본어가 지방으로 동심원 형태로 퍼져가면서 발전해왔다는 이론이 있는데, 여기에 따르면 칸사이벤이 일본어의 제일 최근 형태이고 칸사이 지방에서 가장 먼 거리인 큐슈 남단이나 도호쿠 북단 지방의 일본어가 가장 오래되고 옛 일본어의 형태를 가장 잘 간직한 방언이 된다.[1] 실제로 일부 지방 방언에선 현재 일본어의 50음도로 표기할 수 없는 괴악한 발음들이 남아있어서 글로 받아적는 거부터가 굉장히 난해하다. 또한 아이누어와 음운이나 지명, 일부 어휘에서 유사한 부분이 있는데 언어학자들은 혼슈지역에서 쓰였던 아이누어의 흔적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 도호쿠 지역은 헤이안 시대까지는 에조 및 에미시라고 불러지며 일본과는 별개의 세력을 형성하고 있었으며 당연히 이 당시에 일본어는 도호쿠에서 쓰이지 않았고, 도호쿠 에미시와 의사소통이 안되어서 통역을 동원했다는 당대의 기록이 존재하기에 아이누어가 도호쿠에서 쓰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9세기부터 11세기에 걸쳐 아이누 계통의 군장국가들이 일본에게 복속된 이후로도 17세기까지도 아이누어가 도호쿠 일부지역에서 쓰였을 정도였다. 그래서 논문을 보면 도호쿠 지역의 지명이나 도호쿠 방언의 일부 어휘의 경우에는 아이누어로부터 왔다고 되어 있다. 즉, 고대 일본어를 기본으로 하고, 거기에 기존의 도호쿠 원주민들이 쓰던 혼슈 아이누어가 섞인 것이 도호쿠 방언이니 타 지방에 사는 일본인들이 잘 알아먹지 못하는 것도 당연하다 하겠다.
도호쿠 방언이라는 하나의 카테고리로 묶여있지만, 지방에 따라 '''방언의 차이가 큰 편이다.''' 보통 북오우방언(北奥羽方言)과 남오우방언(南奥羽方言) 두 분류로 나뉘는데, 북오우방언은 도호쿠 지방 중에서도 동해 연안과 아오모리현, 아키타현,[2] 이와테, 야마가타 등 북쪽 지방의 방언이고 남오우방언은 태평양 연안과 미야기, 후쿠시마 등 남쪽 지방 방언이다. 물론 어느 정도 언어학적 유사성에 따라 묶여있지만 이 카테고리 안에서도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특히 혼슈 최북단인 츠가루 지방 방언은 표준 일본어와 매우 이질적이라 일본 내에서도 알아듣기 힘든 방언으로 악명이 높다.
도호쿠 방언의 일반적인 특성은 요츠가나와도 관련이 있는데, じ, ず, ぢ, づ 네 개의 발음이 전부 무너져서 같은 발음으로 발음된다.[3] 남오우방언에서는 이 발음이 [d͡zɯ], 한국어의 '즈'에 가까운 발음이고 북오우방언에서는 [d͡ʑi], 한국어의 '지'에 가까운 발음이다. 이 덕분에 일본 내에서는 도호쿠 방언은 저 네 발음이 구분 안되고 즈즈거리기만 한다고 아예 '즈즈벤(ズーズー弁)'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다만 이쪽은 약간 멸칭 뉘앙스가 있으므로 사용상 주의가 필요하다.

2. 종류



2.1. 츠가루벤(津軽弁)/난부벤(南部弁)



도호쿠벤 중 가장 유명한 종류이며, 화자가 제일 많기도 해서 유명하다.
혼슈 최북단인 아오모리 현에서 사용되는 방언. 도호쿠 방언 중에서 가장 알아먹기 힘들기로 정평이 나 있는(...) 방언이다. 아오모리현 중앙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오우 산맥을 기준으로, 츠가루벤은 아오모리시와 히로사키시 등 서부 지역에서 사용되는 방언이고, 난부벤은 하치노헤 시 등 동부 지역에서 사용되는 방언이다.
흔히 그냥 아오모리 지역에서 사용되는 방언이 전부 츠가루벤이고 현지인들도 그렇게 알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지만, 이 두 방언은 기본적인 회화조차도 서로 잘 안 통할 정도로 매우 차이가 크다. 실제로 한국인과 결혼한 아오모리현 출신 일본 유튜버가 자기도 츠가루벤을 못알아듣는다고 실토할 정도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츠가루벤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 し와 す, ち와 じ와 づ의 발음이 구분되지 않는다. 화자에 따라서는 이 발음이 전부 하나의 발음으로 뭉개지는 경우도 있다.
  • 단어의 중간이나 끝에 오는 か행, た행 발음은 높은 확률로 탁음화해서 が행, だ행 발음이 된다.
  • 표준 일본어에서는 비교적 정확히 지켜지는 장음, 탁음 모라가 약화되거나 아예 무시되어서 발음된다.
츠가루 지역을 포함한 북오우 방언은 타 지역 방언에 비해 두드러지는 특징이 몇가지 있는데, 첫번째는 위에서 말했듯이 옛 일본어의 형태를 비교적 잘 간직하고 있는 점이다. 타 지역에서는 다른 표현으로 대체되거나 사멸한 고전 일본어 시기 어휘들이 비교적 원형을 간직한 채로 남아있는 경우가 다수 있다.
츠가루벤 어휘
대응하는 고전 일본어 어휘
의미

我(われ)


汝(なれ)

まいね, まね
まな
안된다(だめ)
いとまが
暇(いとま, いつま)
잠깐
ほいど
陪堂(ほいと)
거지, 깍쟁이
うだで
うたてし
기분나쁘다, 굉장하다
かでる
糅てる(かてる)
섞다, (다른 집단에) 섞이다
또 다른 특징으로는 일본 역사상 비교적 개척 시기가 늦고 아이누인들이 비교적 최근까지 남아있던 지역이기 때문에, 아이누어에서 차용하거나 영향을 받은 어휘가 일부 존재한다. 또한 홋카이도만큼은 아니어도 아이누어에서 유래한 지명도 어느 정도 남아있는 편.
츠가루벤 어휘
대응하는 아이누어 어휘
의미
ちゃぺ
cape
고양이

프랑스어(...)로 들리는 츠가루벤. 일본어가 어느 정도 된다면 어디까지 알아들을 수 있나 확인해보자.

츠가루벤을 제1언어로서 구사하는 할머니들의 대화. 표준 일본어로 공교육을 받고 자란 세대인 위의 영상의 화자들과 다르게 이쪽은 아예 츠가루벤을 모어로 써오며 자란 세대라 알아듣기 더더욱 힘들다. 다행히도 일본어 자막이 있으니 참고할 것.

아오모리출신 요시 이쿠조의 신곡 「츠가루」.


2.2. 이외의 도호쿠벤


  • 키타오우방언(北奥羽方言)
    • 위의 츠가루벤과 난부벤이 키타오우 방언에 속한다.
    • 아키타벤 - 아키타현 전역
    • 쇼나이벤 - 야마가타현 해안 지방
  • 미나미오우방언(南奥羽方言)

3. 가공 매체에서의 도호쿠벤 사용자



[1] 의외로 홋카이도에서 쓰이는 일본어는 실제 일본령으로 편입돼서 본격적으로 개발된 역사가 19세기 중반으로 짧은 편이라 오히려 표준어에 상당히 가깝고, 오키나와 방언은 역사적으로도 그렇고 아예 방언이 아니라 다른 언어로 분류되는 경우도 많으므로 제외.[2] 크레용 신짱에서 신노스케의 친할머니인 노하라 츠루가 아키타벤을 찰지게 써주신다. 특히 남편을 갈굴 때.[3] 표준 일본어에서는 じ와ぢ의 발음이 동일하고, ず와 づ의 발음이 동일하지만 두 쌍의 발음은 다르다. 실제로 이게 일본 방언학에서 방언을 구분하는 척도로 사용된 적이 있다.[4] 도쿄로 상경한 후에는 표준어로 말하지만 본래는 아키타현의 농가 출신이라 아키타벤이 튀어나올 때가 있다.[5] 철없는 남편 긴노스케에게 잔소리를 쏟아낼 때 구사한다.[6] 말할 때 츠가루벤을 심하게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