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국

 


시인 김용택의 시.

1. 내용


산마다 단풍만 저리 고우면 뭐헌다요

뭐헌다요. 산 아래

물빛만 저리 고우면 뭐헌다요

산 너머, 저 산 너머로

산그늘도 다 도망가불고

산 아래 집 뒤안

하얀 억새꽃 하얀 손짓도

당신 안 오는데 뭔 헛짓이다요

저런 것들이 다 뭔 소용이다요

뭔 소용이다요. 어둔 산머리

초생달만 그대 얼굴같이 걸리면 뭐헌다요

마른 지푸라기 같은 내 마음에

허연 서리만 끼어가고

저 달 금방 져불면

세상 길 다 막혀 막막한 어둠 천지일 턴디

병신같이, 바보 천치같이

이 가을 다 가도록

서리 밭에 하얀 들국으로 피어 있으면

뭐헌다요, 뭔 소용이다요.


2. 분석


임이 없는 현실의 부질없음과 임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하고 있는 시로, 임이 없는 상황에서는 의미있는 것이 없다는 사실을 강조함으로써 임에 대한 그리움을 부각하고 있다. 또한 사투리를 시 내부에 사용함으로써 향토성을 넣어 이러한 감정을 더 극대화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