료카이

 

了解(りょうかい)
'이해했음'이란 뜻으로 말하는 일본어. 한국식 한자음으로 읽으면 요해(료해). ROGER와 뜻이 통하지만, 제대로 된 번역은 아니다.
순 우리말로 번역하기 애매한 일본어인데, '이해했음', '알아들었음' 등으로 번역할 수도 있지만 위의 roger로 번역하는 것보다는 약간 강렬함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많은 듯하다.[1]
우리말로는 '수신양호'나 '확인했다'로 번역해야 맞을 것이다. ROGER는 ROMEO로 통일되기 전에 R을 나타내는 음성기호였다. 즉 무전을 날릴 때 RECEIVED 대신 쓴 말. 그러니까 ROGER의 뜻은 그냥 '수신 양호' 혹은 '알아들었다.'는 뜻이다. 왠지 있어보이니까 ROGER로 번역을 하는 듯하다. 군대를 다녀온 사람은 알겠지만 훈련하다 무전 날릴 때 폼 잡는답시고 라져라고 했다간 맞는다(...).
그리고 저 단어를 번역하기가 애매한 데에는 료카이가 군대 등에서만 쓰이는 특수용어가 아니라 일상에서도 종종 쓰이는 말임도 한 가지 이유이다. 우리나라에서 일상적으로 쓰는 단어 중에 저런 뉘앙스를 띈 대체어가 마땅히 없다. 사실 일본도 1880년대부터 1945년도까지 징병제였기 때문에 이 나라도 한국 못지않게 군대용어가 많다.[2]
북한에서는 김정은이 현지지도하듯이 끗발이 딸리는 박봉주나 최룡해 등 관료들의 현지지도를 '현지료해'라 한다.
군대에서 쓴다면 roger 같은 번역으로도 충분하지만 일상인 상황에서 번역하기엔 좀 애매한 단어다. 물론, 대충 '알았음', '알았다' 정도로 번역을 할 수 있긴 하다.
일본 애니메이션을 한국어로 번역하는 사람들은 보통 '라져'로 번역하곤 하는데, 가끔 군필인 자막 제작자들이 '양호'라고 써놓기도 한다. 게임으로 예시를 하나 더 들자면 스트리트 파이터 4에 등장하는 C.바이퍼의 등장 대사가 있는데 한국어 자막과 영어 음성이 뒷부분의 료카이를 다르게 번역했다. 한국어 자막은 '라져'로 번역했고 영어 음성은 역으로 라져를 쓰지 않고 '이해하다', '알아듣다' 등을 의미하는 'Understand'로 번역했다.

[1] 무협물 등에서 종종 쓰는 '존명'이란 단어가 짧고 강렬하긴 한데 시대적으론 맞지 않은 경우가 많고, 하급자가 상급자의 명령을 듣고 복종한다는 의미가 강한 존명과 달리 료카이는 더 사용범위가 넓은 편이라 같은 의미로 쓸 수 없다. 존명으로 번역하기 적합한 일본어로 교이(御意)라는 말이 있다. 고어라는 점이나 자신보다 윗사람에게 쓰는 말이라는 점 등이 거의 일치한다.[2] 정확히 말하자면 한국은 일본군/민간에서 쓰던 용례 중 해방 후에 그대로 남아 정착한 케이스가 상당히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