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야(소설)
1. 개요
작가는 한국무협계의 거장 설봉. 북검문 최정예의 부대인 혈귀대(血鬼隊)가 남무림의 함정에 빠져 괴멸되는 것에서부터 소설이 시작된다. 혈귀대주의 죽음, 그리고 그에 얽힌 수많은 음모와 그의 죽음의 비밀을 파헤치며 무림의 암류에 파고들게 되는 이야기다.
2. 등장인물
혈귀대주
북쪽 무림의 전설로 불리는 혈귀대의 수장, 사승관계가 명확하지 않아 쓰고 버려질 말이 될뻔할 운명이었지만 본인의 실력으로 대주에 올라 수하들을 훈련시켰다 무공외의 지식도 많아 개개인의 무공을 점검해주고 대원들에게 진법도 훈련시켜 최고의 무력단체로 만든다. 사망후에는 기밀 엄수 탓에 묘비도 없이 일반 무인들이 뭍히는 공동묘지에 묻혔으나 묘지기로 변장한 마야에 의해 몰래 비석이 만들어 진다.
자하일봉 금연화
자하부의 금지옥엽이자 혈귀대주의 연인으로 혈귀대주의 죽음과 관련된 비밀을 파헤치고 복수하기 위해 남무림으로 향하는 당찬 아가씨. 남무림으로 향하기 위해 절혼마녀를 데리고 연인역으로 묘지기로 변장해있던 소립파를 고용한다. 주무기는 쌍검 나름 청년부중에서는 상위권의 무공을 지녔지만 같이 다니는 이들이 워낙 고수들이라 초반에는 주로 짐역할을 하지만 마야의 조언을 들으며 점차 강해져 한사람 몫을 한다. 체질이 발작한 마야를 살리기 위해 마야의 품에 있던 목함에 적힌대로 침을 놓아 경맥이 돌긴하지만 자시와 오시에 엄청난 고통을 겪게한 장본인[1]
일령
자하령중 첫째 낙화루에 남은 자매들을 제외한 다른 자하령들이 몰살당한 시점에서 금연화의 수족을 드는 유일한 자하령이며 일행에서는 최연소자 포지션. 자하부에서 어려서부터 금연화의 수족이 되기 위해 수련한 터라 은신술과 신법이 뛰어나다. 주로 양손을 무기로 싸운다. 처음에는 일행의 짐이었지만 마야의 무공지도와 마령음을 통한 내공연마를 통해 한사람 몫을 하는 고수로 키워지며 8대귀문을 준비하고 자신들을 습격해오던 전설적인 살수 적안사태를 혼자 무찌른다.
절혼마녀
금연화가 도움을 청한 고수 금연화에게는 언니로 불린다. 낙화루의 퇴기들을 돌보는 역할을 하다 금연화의 부탁으로 여정을 떠나게 된다. 기녀 출신[2] 이라 남자들을 경계하고 때로는 경멸하지만 점점 마야에게 호감을 느낀다. 주무기는 실로 상대를 묶는 것만이 아니라 내공을 불어넣어 채찍이나 연검같이 휘두르는 수법을 사용하다 남도맹을 탈출하며 마야가 구해다 준 연검을 사용한다. 맘만 먹으면 사람을 미치게도 할 섭혼술을 익혔지만 부작용으로 미칠수도 있다는 마야의 말[3] 에 섭혼술을 개량해서 익히게 된다. 귀루의 무공을 익혔으며 마야를 통해 귀루와 같은 뿌리를 두었던 사루의 무공을 접해 더욱 강해진다. 미모가 뛰어나다 못해 요력이 느껴질 정도라고 묘사되며 그녀자체가 섭혼술 같다고 묘사된다. 마야가 본 관상으로는 자신은 마상이고 절혼은 귀상이라 너무 궁합이 좋다못해 오히려 해가될 정도의 상이라고 한다. 후에는 다담과 번갈아 가며 마야의 기혈을 돌려준다.
소립파(魔爺)
시마(屍魔)
녹혈마공을 익힌 마공의 고수. 녹혈마공은 본디 시체에서 시기를 흡수하고 그 시기를 중화하기 위해 어린 아이들의 정기를 흡수해야 하지만 아이들 대신 원숭이의 피를 사용했기에 주화입마에 빠진다. 마야를 만나고 나서는 3년주기로 발작한다고 한다. 나름 엄청난 고수로 녹혈마공 덕분에 상당한 방어력을 가진 것으로 묘사된다[4] . 독공에 속하는 기술을 익혔기 때문에 나름 광범위 공격이 가능하다.
마도(魔刀)
도법을 쓰는 이들중 나름 최상급에 속하는 고수로 알려져 있다. 감각을 날카롭게 갈아야하는 무공 혈염도법의 특성상 매일 사람을 베어야 무공을 유지할 수 있는데 생사람을 죽일 수 없는터라 자해를 많이 했기 때문에 실력과는 별개로 온몸에 칼로 낸 상처가 가득하다[5] . 수검과의 대결에서 그의 한쪽 눈을 날려버린 장본인
수검(獸劍)
마도와의 싸움에서 한쪽 눈을 잃었다. 검을 한번 휘두르고 다시 칼집에 넣었다 빼는 버릇이 있는데 이는 검을 처음부터 다시잡아 여러가지 유형의 검을 휘두르기 위한 사흡검법의 무공특성 탓이다 그만큼 빈틈도 생기겠지만 수검 본인도 상당한 고수인데다 쾌검은 그의 전문분야라 그 빈틈이 매우적어 어지간한 고수가 아니면 대처하기 힘들엇을 것이다. 마도에 준하는 수준인 듯하다.
혈유(血流)
키작은 난쟁이 일행중 경공이 뛰어나다고 묘사된다. 무기는 수전 사루의 무학을 잇게된 절혼에게 전대 사루의 전승자의 복수를 부탁한다.
다담선자
마야의 연인으로 선창가를 운영하지만 본인은 그저 다담만 할 뿐이다. 초반에서 금연화는 그녀가 무공을 익힌줄 몰랐지만 사실 추명반이라는 악명높은 무기의 고수이다. 마야의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관계를 가져 그의 기혈을 억지로 돌리는 역할을 하다 그와 심령이 통하게 되었고 이는 남도맹의 뇌옥을 탈출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이후 마야에게 마도의 제일가는 신법중 하나인 천와류를 배워 기동력을 살린 전법으로 싸운다.
천멸도주
본명은 유염추 나환자들이 모여 만든 살수집단 천멸도의 수장이다. 본래는 마야의 첫 여인이었으나 그녀는 나병에 걸리고 마야는 온몸의 경맥이 굳어지기 시작하면서 헤어졌다. 나환자인 탓에 항상 백포를 뒤집어 쓰고 다니며 입이 매우 걸다. 마야가 사랑했던 여자인만큼 나병에 걸리기 전에는 상당한 미녀였을 것이라 묘사된다.[6] 나환자의 병을 고칠 수 있는 영약을 얻기위해 북검맹과 남도문 모두에 동료들을 파견하고 그 약을 재배할 방법을 알수 있을 유일한 희망인 마야를 지키기 위해 동료들을 세갈래로 나눠 상잔하게 된다[7] .
흑조편복
강호 살수들의 전설 천멸도 살수들이 이름을 날리기 전부터 최고의 살수로 군림했다고 한다. 평소에는 중으로 위장해서 살고있다. 자오법신을 고치려 남만에 가는 마야에게 편의를 봐주는 대신 암살시도를 3회할 동안 반격하지 않는다는 약조를 한다.
고루쌍마
해골같이 피골이 상접한 남녀이다. 남자쪽이 고루양공을 익히고 여자쪽이 고루음공을 익혀 서로 조화를 이루는 합격술이 주특기이며 주무기는 사슬낫. 고루공은 남녀가 같이 익히고 그중에서도 오누이가 좋고 그 오누이 중에서도 쌍둥이 오누이가 최상의 조건을 갖춘 인재인데 서로의 심령을 통하게 하는 특성이 있어 두사람은 마음이 통하게 되고 결국에는 사랑하는 사이가 되고 마는 패륜적인 무공으로 마공으로 분류된다. 즉 두사람은 연인이자 쌍둥이 오누이이다. 독조림과의 싸움에서 독침을 맞고 죽는순간까지 함께한다.
철탑거추
큰 덩치에 거대한 망치를 쓰는 거한, 독조림과의 싸움에서 독에 중독되어 죽는다.
언장은마
은신술과 추적술을 전문으로 하는 꼽추노인 마야의 명으로 혈귀대주를 주시하다가 그의 사망소식을 마야에게 전해준다. 땅을 파는데에는 따라올자가 없는 고수로 땅굴속에 숨어 적을 감시하거나 도주로를 확보하는 역할을 하지만 그 외의 무공은 약한편이라 전투에서 활약하진 않는다. 시마와 함께 일행중 최 연장자로 시마와는 죽이 잘맞는다.
하오문주
도둑, 소매치기, 도박사, 기녀 등등의 하류인생들이 모여 만든 단체 하오문의 수장으로 그 정체나 소재는 같은 하오문 소속인 절혼마녀 조차 몰랐을정도로 베일에 싸여 있었다[8] . 남쪽으로 넘어온 마야에게 도주로를 만들어 주는 대신 하오문이 지금껏 모아온 무공을 요약하고 정리하는 것을 부탁한다[9] .
궁왕 강창도
답평
만뇌무불통지 도숭부
3. 관련 설정
3.1. 마야의 초능력
소설의 주인공인 소립파(마야)가 사용하는 기이한 능력. 하나하나가 전설 속의 능력들인데, 이것들은 사실 전설 속 능력들과 효과가 '''비슷한''' 일종의 무공이라고 한다. 그러나 작중에서는 전설 속 능력들의 명칭으로 불리고 있다. 그러나 이 능력들 모두 초절정의 고수들한테는 거의 무용지물이 되어버린다. 내공을 이용해 몸 주변을 외부와 차단시킬 수 있기에 통하지 못한다고. 그래도 마야가 무공이 강해질수록 이 능력들의 위력도 커진다.
- 환희마소(歡喜魔笑)
본질은 '''섭혼술의 정점.'''이는 무공이 아니다. 한 여인의 웃음이다.
은은하게 살짝 지어낸 웃음은 삶과 죽음을 가장 확실하게 절감할 수 있는 곳, 전장(戰場)에서만 피어났다.
죽음이 안타까웠음인가. 이름도 용모도 알려지지 않은 여인은 전장을 찾아 떠돌았고, 죽음이 임박한 자들을 찾았다. 그리고 그들을 살며시 보듬어 안으며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환희마소다.
환희마소를 접한 병사는 세상에 대한 미련을 훌훌 떨쳐 버리고 안락한 죽음을 맞이했다. 고향에 두고 온 부모형제도 잊었다. 처자식도 떠올리지 않았다.죽음에 대한 공포도 망각했다.
환희마소는 이름 없는 병사를 순식간에 득도한 고승처럼 만들었고, 편안한 영면으로 이끌었다.
인위적으로 죽음을 앞당긴 건 아니다. 독을 사용한 것도, 무공을 사용하지도 않았다. 어미가 자식을 껴안듯이 보듬어 안으며 웃음을 지어 보였을 뿐이다.
웃음의 종류는 한마디로 설명할 수 없다. 측은함도 아니고, 자랑스러움도 아니고, 인자함도 아니다. 꼭 꼬집어 말할 수 없는.... 굳이 말한다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신비스러운 웃음이다.
수십, 수백에 이르는 병사들이 목도했다. 그리고 그들의 입을 통해 '환희마소' 라는 이름이 결정지어졌다.
죽은 자들이 기쁨을 느끼며 편안하게 떠나갔으니 ''''환희'''' 다. 죽음으로 이끄는 미소이니 ''''마소'''' 다.
그저 한 여인의 웃음.
까마득하게 먼 옛날, 춘추전국시대(春秋戰國時代)의 미소.
현 시대에 사는 사람들은 환희마소라는 말조차도 아는 사람이 드물다. '''잠깐 피어났다가 사라져 버린 미소였기에. '''
대상에게 일시적이나마 세상에서 가져 볼 수 있는 안락함의 극치를 맛보게 한다고 한다. 환희마소에 잡힌 순간부터 대상은 넋이 나가버리며 무방비 상태가 된다. 그야말로 섭혼술이라는 의미에 가장 부합되는 능력. 1권에서 처음 나왔다.
- 마령음(魔靈音)
위의 내용만 놓고 보면 소리만으로 대상을 제압하는 무공인 듯 싶지만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소리에 미친 사람이 있었다.
그는 사자후(獅子吼)나 청룡음(靑龍音) 같은 음공(音功)에 관심을 가졌고, 기왕이면 소리 하나로 인간의 혼백을 제어할 수 있게 되기를 원했다.
기이한 소리가 존재하는 곳은 험산절벽도 아랑곳하지 않고 들렀다. 인간의 소리뿐만이 아니라 짐승의 소리, 새들의 소리까지 온 신경을 곤두세워 들었다.
그는 진정으로 인간 역사상 가장 많은 소리를 들은 사람이었다.
많은 소리를 분류해 냈다.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소리,공포를 깃들게 하는 소리, 동정을 자아내는 소리....
그러나 그가 원하는 소리는 좀처럼 이끌어내지 못했다.
일갈을 내뱉어 절정무인의 혼백을 떨게 만들 수 있다면....
이름 대신 미친놈이라고 불렸던 그는 죽는 순간까지도 소리를 찾아내지 못했다.
"귀에 들리는 소리만이 전부가 아니다. 동물들 중에는 인간의 귀에 들리지 않는 극저음이나 극고음을 내는 것이 있다. 코끼리의 울음소리는 인간의 귀에 들리지 않지만 코끼리들 간에는 오십 리나 떨어져 있어도 알아듣는다. 극고음이나 극저음을 낼 수만 있다면.... 거기에다가 짐승들이 죽음이 임박했을 때, 고통이 극에 달했을 때 내뱉는 통음(桶音)만 실을 수 있다면.... 낄낄낄! 귀로 듣지는 못하지만 소름이 오싹 끼치겠지. 신음 소리만 내도 듣는 놈은 천둥소리처럼 느껴질 거야. 악마가 내는 소리, 마령음처럼. 낄낄! '''평생을 바친 것이 인간의 성대가 감당할 수 없는 소리였다니.'''"
그가 유언 삼아 내뱉은 말은 황당하기 짝이 없으나 무인들에게는 좋은 호재(好材)였다.
사자후나 청룡음은 진기를 응축시켜 일거에 터뜨리는 공부이니극저음이나 극고음도 진기만 조절하면 가능하지 않을까?
많은 무인들이 도전했지만 결과는 수포였다.
결국 '미친놈' 이 말한 마령음은 코끼리 같은 몇몇 동물들만이 낼 수 있는 특이한 능력일 뿐이라 비하되었고, 잊혀졌다.
'''그리고 그것은 사실이었다.'''
이 능력은 소리를 통해 진기를 일시적으로 증폭시키거나, 아니면 약하게 만들고, 심지어 진기의 흐름마저 끊어버린다. 내력으로 귀를 막는다면 어떻게든 막을 수는 있으나 이 역시도 초절정고수가 아니면 불가능하다.
잘 사용하면 전력을 순식간에 늘릴 수 있기에 남무림에서 많이 눈독을 들인 능력이기도 하다.
- 만공심안(滿空心眼)
내력의 흐름을 볼 수 있게 하는 능력.도가의 도덕(道德)은 인위조작(人僞造作)을 배제하고 무위자연(無爲自然)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욕심을 버리고 자연의 순행을 따르다 보면 자연대도(自然大道)를 깨닫게 된다.
만물의 생성소멸과 우주의 순리를 깨달은 사람에게 지극히 작은 부분에 지나지 않는 한낱 기(氣)가 눈에 들어오기나 할까.
자연을 볼 줄 아니 만 기(萬氣)를 제압한다.
순응하여 어울려 주기도 하고, 짓눌러 억제하기도 한다.
만통(萬通)의 도인이 자연을 보는 눈, 바로 만공심안이다.
마야가 '일견후즉파' 라고 불리게 만든 일등공신이기도 하다. 내력의 흐름을 볼 수 있으니 그 어떤 내공심법이나 무공의 구결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사실상 마야가 아니면 그렇게까지 쓸모있는 능력은 아닐 듯 싶다.
- 적멸주(寂滅呪)
단순히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 상대를 죽이는 희대의 '''저주'''.세상 사람치고 저주의 말뜻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미운 사람에게 재앙이나 불행이 닥치기를 빌려 악심(惡心)을 토해내는 것을 저주라고 한다.
한마디로, 저주란 힘없는 자들의 넋두리다.
힘으로 어찌할 수는 없고, 울분은 치솟고.... 그러니 잔심(殘心)이나 달래주기 위해 불행을 빌고 비는 것이다. 혹여 저주의 대상이 급사라도 하는 날에는 저주 때문에 죽었다고 위안하면서.
그러나 저주를 힘없는 자의 넋두리로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세인들은 각기 나름대로 정령(精靈)을 숭배하며 주술을 행한다. 도가나 불가도 의미는 다르지만 저주를 주목한다.
마도 역시 저주를 연구했다.
특히 방문좌도(榜門左道)로 치부되던 사법(邪法) 전수자들 사이에서 은밀하게 번져 갔다.
그들 역시 힘없는 자들이다.
무공으로는 삼초지적도 안 된다. 정도인이든 마도인이든 마음 내킬 때마다 걷어차는 존재들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원한을 저주나 주술에 담았고, 발전시켜 왔다.
그래도 그들은 여전히 주목받지 못한다. 효험이 있는지 없는지 모를 주술로 혹세무민을 일삼는 자, 주술이나 부적으로 몇 푼 안 되는 용채나 뜯어 쓰는 볼품없는 자들에 불과했다.
하나 그들 사이에도 한 가지 전설은 있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오욕칠정(五慾七情)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다. 인간이 드러내는 약점들 중 거의 모든 것이 오욕칠정 속에 포함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로 이 점이다.
벗어날 수 없으며, 허점이 있는 곳.
오욕칠정만 건드릴 수 있다면 누구든 쉽게 무너뜨릴 수 있지 않겠나. 손으로 만질 수 없고, 눈으로 볼 수 없는 허상, 오욕칠정을 건드릴 수 있는 방법으로는 인간의 영혼을 자극하는 주술이 가장 합당하지 않은가.
사법 전수자들조차 말이 안 된다며 고개를 돌려 버렷지만, 한 가지 가설은 세워졌다.
저주를 타인의 마음에 심을 수만 있다면 세상에 존재했던 그 어떤 초절정 기학보다도 무서운 죽음의 절학이 된다. 천리만리 떨어져 있어도 주문을 읊으면 죽을 수밖에 없으니 누가 피할 수 있을 것인가. 누가 죽이는지, 어떻게, 왜 죽는지도 모르고 죽게 된다.
사법 전수자들은 있지도 않은 저주에 이름까지 붙여왔다.
'''옆에 있는 사람도 모를 만큼 고요하게''', '''적(寂)'''.
'''모래성을 무너뜨리듯 산산이 짓밟아 죽이는''', '''멸(滅)'''.
'''저주의 최고봉''', '''주(呪)'''.
'''적멸주(寂滅呪).'''
소리를 듣는 사람들은 희노애락 중 어느 감정이든 그 감정을 최고조로 끌어올린다. 그리고 결국에는 스스로 통제하지 못하는 감정이 무서워지게 되며, 무서움이 한계에 도달하면 자기 자신에게 겁을 먹고 심장마비로 죽게 된다는 것.
남도맹에서 탈출할 때 요긴하게 써먹었다.
그 밖에도 소림에서 '혜광심어(慧光心語)'라고 불리는 영파(靈派)와 오귀궁의 잡귀가 사용했다는 영매술까지 사용한다고 한다. 이쯤 되면 주인공은 무공 없이도 행복하게 살 수 있을 듯 하지만 안타깝게도 주인공은 혈도가 계속해서 차갑게 굳어가는 기이한 병을 가지고 있기에 무리. 다행히 소설 중반부에서 어떻게든 고치는 데에는 성공했다.
4. 기타
- 이 소설은 기존의 양산형 무협 소설과는 다르게 무림맹이니, 마교니 하는 것은 없다. 단, 상술한 것처럼 장강을 경계로 북무림과 남무림이 서로 뭉쳐서 박터지게 싸우고 있는 것이 소설 내 시대적 배경이다. 거의 정파나 사파 비스무리(...)한 이들이 주류인 것 같은데, 마도의 무인들도 사실 숨어다닐 뿐이지 상당히 많다고.
- 소설 내 주인공이 무학을 배울 수 없는 몸이라는 꽤나 특이한 경우다. 그나마 중반부에서 이독제독의 방법을 써서 어떻게든 굳고 막혀버린 혈도를 뚫어버리는 걸 성공하지만, 애초에 이런 방법을 쓸 수 있는 게 주인공이 가진 능력이 워낙 특이했기에 가능했던 것이기도 하다.
- 정도무림이 공고해져 있기에 마도의 무인들은 창살 없는 감옥에 갇힌 꼴이 되어 살아가고 있다. 대부분은 무공을 숨긴 채 세간에 묻혀져 살아가고 있는데, 현 정도무림, 즉 북검문과 남도문에서는 이미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을 파악해내고 있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주인공인 마야가 마인들을 불러모아 문파를 만들려고 할 때, 마야를 믿고 뭉쳐들려던 마인들은 한 명도 남김없이 모조리 각개격파당하고 말았다. 그나마 유계(幽界)의 마인들은 남아있지만 사실상 마도의 고수들이 떼죽음을 당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 소설에서 등장하는 마인들 대부분은 사실 마인이라 부르기 어려운 이들이다. 유계의 마인들은 대부분 인간말종이라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는 성격이지만 적어도 작중 내에 자주 등장하는 마인들(마야를 비롯한 주연들)은 사실 세상에 피해를 끼치지 않기 위해 자기 자신을 마공을 익히는 대가로 써먹어왔다. 시마의 경우에는 동남동녀 100명분의 정혈을 먹는 대신 원숭이의 정혈을 먹으며 녹혈마공을 수련했다가 주화입마에 빠졌고, 마도는 혈염도의 수련을 위해 자신의 몸을 칼로 베며 칼과 손에 베는 감촉을 잊지 않게 하고 있었다. 마공을 마공이라 부르는 이유는 마공을 수련하는 과정이 너무 극악무도하고 반인륜적이기에 마공이라 규정짓지만, 이런 경우를 돌아보면 이들을 과연 마인이라 불러야 할지에 대한 의문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소설 내 최대 화두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