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멸망
1. 개요
國家 滅亡. 말 그대로 한 국가가 멸망하는 것을 뜻한다.
망국(亡國. 이미 망하여 없어진 나라. 혹은, 나라를 망침.)이라고도 하며, "나라가 망할 징조" = "망국의 징조"로 자주 사용된다
2. 상세
인류의 오랜 역사 동안, 수없이 많은 나라가 일어나고 또한 멸망해 왔다. 화무십일홍이나 영고성쇠라는 말이 있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하지만 어떤 게 정확히 국가 멸망이라고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기준은 사실 애매하다. 고대 이스라엘, 카르타고, 서하 같은 경우처럼 학살이나 강제이주로 인해 문자 그대로 멸망하는 사례도 없지는 않지만 보통 역성혁명, 시민혁명, 내전 등으로 인해 나라가 망하는 경우 그 지역에 살고 있는 민족 구성원들은 그대로 남아있는 채로 왕조나 지배층만 바뀌는 식으로 진행된다. 타민족에 의한 정복으로 멸망하는 경우라도 중국의 원나라, 청나라나 영국의 노르만 왕조와 같은 사례처럼 오히려 정복자 지배층들이 피지배 민족에 동화되어 정복왕조가 토착화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것들을 단순한 왕조나 정권의 교체로 보느냐 아니면 국가의 멸망으로 보느냐에 따라 어떤 국가가 멸망했는지 존속했는지 또는 얼마나 오랫동안 존속했는지 등의 여부에 대한 논란이 생기기도 한다. 또 분리주의 운동에 의해 한 국가가 여러 개로 쪼개지는 경우도 있는데 쪼개지기 전에 해당 국가에서 주도권을 잡고 있었던 민족 또는 지역의 입장에서는 이것을 단순히 영토의 상실로 봐야 할지 아니면 국가 자체가 해체되어 멸망한 것으로 봐야 하는지에 대한 논란이 생기기도 한다.
3. 원인
4. 결과
모든 국가에겐 냉정하게 볼 경우 한 두개 쯤의 소소한 불안의 씨앗을 품고 있다. 다만 자국의 국력을 사용해서 어떻게든 무마하거나 지정학적&외교학적 역학관계 때문에 이런 불길한 징조들이 표출되지 못할 뿐이다. 하지만 국력이 고갈되는 등으로 이 균형이 꺠지는 순간, 해당 징조는 진짜로 나라를 막장으로 이끌거나 멸망으로 향하게 할 치명적인 사태로 발전하게 된다.
아래에 언급되는 심화과정들이 바로 위에서 언급한 국가 멸망의 징조가 실제로 나라의 위상을 나락으로 떨어뜨리거나 멸망으로 이끈 경우들을 분류한 것이다.
4.1. 국치
외부세력이 쇠퇴한 국가와 그 구성원의 주도권을 장악하거나 멸망시키는 경우이다.
작게는 강제 합병과 망국과 같은 국가의 실질적인 존립 위협부터, 크게 보자면 국가 경제가 장악 당하거나 문화적·종교적 영향으로 국가의 정체성이 사라지는 등 간접적인 것도 있다. 이렇게 침입한 제 3세력은 국가 내부의 혼란으로 정신을 못 차리던 해당 국가로서는 예상치 못한 돌발변수이기에 매우 큰 위협이 된다. 물론 외부인이라는 입장 때문에 오히려 구성원들이 일치단결해서 국난까지 극복해낼 가능성도 있지만, 이 항목까지 넘어왔다는 건 이미 그런 수준을 넘어섰다는 의미일 것이다.
4.1.1. 병합
외부세력에 의해 해당 국가의 구성원들이 다른 공동체에 억지로 합류당하게 된다.
아래의 한비자의 망장편에서 나오듯, 한 국가에게 있어서 망국의 전조는 다른 이에게 있어선 그들을 노릴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결국 이렇게 위기에 처한 해당국가의 지도층은 외부세력에 굴복한 나머지 주권이나 국토를 양도하는 대가로 구성원의 생존을 보장받거나, 외부세력에 의해 지도층을 포함한 자국 내 유력 정치세력이 모두 무력화 된 뒤 새로운 괴뢰정부가 수립되게 된다.
이렇게 되면 대체적으로 해당 국가와 그 구성원들에겐 매우 괴로운 시기가 계속된다. 하지만 국내의 혼란상이 너무 심각한 경우, 외부세력까지 거기에 덩달아 휩쓸린 결과 사이좋게 길동무가 되는 경우도 있다. 만일 자신이 다른 국가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면, 해당 국가도 자국에게 어느정도 영향은 가고 있다는 소리이기 때문이다.
4.1.2. 유린
해당 공동체를 차지할 생각이 없는 외부세력에 의해 꾸준히 약탈 및 착취당하며 고통받는다.
망국의 전조를 노려서 해당 공동체를 흡수하는 건 매력적인 선택지이긴 하지만, 이런 외부세력 입장에서도 행정력의 한계나 다른 집단과의 외교적 갈등과 같은 현실적인 문제는 무시할 수 없다. 이렇게 되면 그 외부세력은 해당 국가를 억지로 흡수하는 대신, 지속적인 외부개입이나 제3자를 통해 단물만 빼먹는 선택지를 고르게 된다. 정상적인 국가였으면 이러한 상황에 처하면 군사 및 외교적 행동을 통해 과감히 보복하거나 방어수단을 갖출 수 있겠지만- 이제 이러한 힘 조차 없는 해당 국가는 하염없이 자원과 구성원을 약탈당하는 처지에 처한다.
그 결과 빨대가 꼽혀버린 해당 국가와 구성원들에겐 상당히 괴로운 시기를 보내게 된다. 국가 내부의 혼란에 따른 부작용과 외부세력의 유린까지 홀로 껴안은 해당 국가는 서서히 유명무실해지며, 이러한 시기가 오래 지속된다면 국민성까지 변질되게 된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서진이 있다.
4.1.3. 흡수
해당 국가의 구성원 대부분이 외부세력의 강요가 없었음에도 자국에 대한 소속감이 낮아진 나머지 다른 공동체에 합류한다.
사실 국가 멸망 징조를 지닌 상황은 타국이 무력점거하기 가장 좋은 시기이며, 구성원들도 자신과 무관한 세력에 투항해 봐야 대체적으로 좋은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걸 잘 알기에 역사적으로 이런 사례는 흔하지 않다. 그러나 단편적으로 봐서 그렇다는 거지, 국가를 구성하는 국민 대부분과 극소수의 기득권 사이에 심각한 정체성 차이가 일어나 있을 경우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 경우엔 해당 국가 구성원은들은 자국을 더 이상 자국으로 여기지 않으며, 자신들의 진정한 소속이라 생각하는 제3국으로 전향하는 일도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제3국이 역사적으로 뿌리가 같거나, 과거에 연합을 한적이 있는 경우가 많다.
이때 해당 제3세력이 회유를 통해 이들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인다면, 해당 국가는 국민 대다수의 동의하에 주권과 국토를 양보한 뒤 제3국에 흡수되게 된다. 이렇게 되면 대체적으로 본래 국가와 그 구성원들은 제3국의 지방세력으로 남게 되며, 이들이 시달리던 국가 멸망 징조를 수습하는 건 온전히 이들을 흡수한 공동체의 몪으로 넘어간다.
4.2. 분리독립
'''내란이 성공한 경우.''' 내란을 주도한 집단이 기존 국가의 수뇌부나 정권을 갈아 엎는 대신 독자적인 영토와 주권을 가진 공동체로 분열된다. 분열된 공동체는 당연히 유혈사태와 내전에 가까운 갈등 끝에 나왔기에 기존 소속에 대해선 잠재적인 적성세력으로 남게 된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중화민국, 신성 로마 제국, 원나라 등이 있다.
이에따라 기존 공동체는 안 그래도 망국의 징조로 고통받고 있었는데 독자적으로 국가를 유지 가능한 수준의 역량을 또 뜯긴 터라, 한동안 해당 분리독립 세력에게 코가 꿰일 수 밖에 없게 된다. 만일 분리독립된 세력이 다시 세를 모아서 기존 공동체를 무력점거할 경우 위 항목의 국치로 이어진다.
4.3. 쇠퇴
'''외부 개입 없는 상태에서 개혁 포기가 장기화 될 경우. 북한이 대표적이며 에리트레아, 아이티가 이에 해당한다.''' 무기력을 학습당한 피지배층과 타성에 젖어버린 고위층에 의해 해당 공동체가 정상적인 나라라고 부를 수 없을 정도로 망가진다.
그 결과 해당 국가의 구성원들이 국가 몰락의 징조를 적극적으로 극복하거나 반발하는 대신, 오히려 이렇게 뒤틀려가는 자국환경에 적응해 버린다. 물론 한 나라가 불리해진 주변환경에 적응한 것을 뭐라 할 수 있겠냐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이 항목에 올라올 정도라면 그 나라의 문화가 왠만한 짐승무리조차 하지 않을 짓을 당연시 할 정도로 망가진 상태이다. 한 나라의 사회적 유전자가 뒤틀린 사회구조에 의해 변질된 결과 해당 국가 내에선 비상식이 당연한 상식처럼 여겨지고 심지어 명백히 생물학적으로도 잘못된 폭정과 인습마저 전통이라는 미명하에 고착화 된다.
쇠퇴한 국가는 곁 보기에만 안정적일 뿐 실제로는 나라가 제 기능을 못하기에, 만일 이 상황에서 내분이 일어나면 즉각 분리독립으로, 외부세력이 개입할 경우 곧장 국치로 이어질 가능성이 지극히 높다.
4.4. 공동체 소멸
위의 심화 단계가 극에 달했을 때 나오는 완전한 의미의 국가멸망. 망국의 길을 걸으며 한 나라가 완전히 무너져 내렸을 때, 나라가 멸망하는 것을 넘어 그 나라를 구성했던 구성원들이 유의미한 공동체를 유지할 수 없을 수준으로 분열되고 잊혀진다.아무것도 없었다네, 둘러싼 부식과
거대한 균열 사이 경계모를 헐벗음이
외로운 모래의 지평선이 끝없이 뻗었을 뿐이었네
해당 국가가 감당할 수도 없는 거대한 위협에 아무런 대비없이 노출된 상태에서 주변 공동체들에게 적대적이거나 아예 그런 이웃조차 전무할 경우 이런 사태에 처하게 된다. 주권이나 국토를 양도하는 것으로도 생존을 보장받을 수 없게 된 기존 구성원들은 생존을 위해 주변의 다른 공동체에 숨어들게 된다. 그러나 그 곳에서도 환영받거나 인정받지 못해, 적응하기 위해 자국의 전통과 문화까지 망각하게 되어 국민성이 완전히 사라진다. 이 때문에 어떻게든 다시 새로운 국가로 재탄생하거나, 다른 국가의 일부라도 되는 다른 사례와는 달리 더 이상 해당 정체성을 이어 갈 사람도, 이를 안정적으로 간직할 국토나 기록도 없어 그대로 국가로서의 명맥이 끊기고 만다.
사람 개개인의 생존본능과 그들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 유전자는 생각 이상으로 질기다. 여기에 인류의 문화와 기술 또한 발전해 왔기에 역사적으로 이런 사례는 흔하지 않지만,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특별한 사건[1] 을 계기로 다시 공동체가 구성되어 나라의 재건을 조금이나마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한번 사라진 국가 및 구성원들은 대체적으로 조상시절의 정체성을 완전히 상실하고 해당 지역에 적응한 지 오래거나, 조상의 정체성을 흑역사로 취급하고 타 공동체의 일원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몰살당했거나 시간이 너무 오래 지나 그 국가의 정체성을 가진 이가 없을 수도 있다.[2] 때문에 이들에 대한 사료도 대체적으로 고고학이나 사료를 통해 재발견 하지 않는 이상 찾아내는 것 자체가 힘들다.[3]
5. 사례
6. 창작물에서
7. 관련 문서
[1] 유대인과 이스라엘이 흩어진 공동체들이 제한적으로 옛 문화적 유산 지역문화 형태로 계승해 오다가 '너희라면 다 죽이겠다'라는 나치 독일이라는 충격적인 사태로 인해 국가 정체성을 각성한 사례를 들 수 있다.[2] 그나마 좋게좋게 끝난 경우 국가의 정체성은 생각보다 끈질기게 남는다. 유대인이 대표적이고, 고구려, 백제도 고려시대 중기 이전까지만 해도 정체성이 남아 있었고, 멸망한지 2700년이 지난 아시리아 민족(아시리아인)도 아직까지 남아있다.[3] 수수께끼의 문명인 인더스 문명이 대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