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
1. 개요
발음은 /며/. 동음이의어가 되는 받침은 없고, ㅕ의 발음도 튼실하며(ㅚ는 ㅙ나 ㅞ와 혼동된다) ㅁ 역시 발음이 변하는 일이 없으니(ㄹ은 이따금 ㄴ으로 변화) '며' 소리를 내는 한글 글자는 '며'뿐이다.
'며'가 들어가는 단어로는 '며느리', 며루, 며칠, 하물며, 살며시 등이 있다.
2. 문법적 쓰임
주로 '~면서'의 준말로 앞말과 뒷말이 동시에 이루어진다는 뜻으로 쓰인다. '신문을 보면서 밥을 먹는다 → 신문을 보며 밥을 먹는다'. 단, '-면서'로밖에 쓸 수 없는 경우도 있기는 하다. '모르면서 아는 척'과 같은 경우.
2.1. 역사
역사적으로는 '-(으)ㅁ' + '이(이다)' + '-어/아'가 합쳐져 '-으며'가 됐다고 보는 듯하다. 한편 모양이 비슷한 '-(으)매'는 '-(으)ㅁ'+ '-에'였다는 듯.
이두로는 주로 彌를 썼고, 특히나 이 용법으로 쓰일 땐 㢱로 줄여썼다. 이 글자는 거의 이두/구결 전용 글자로 '며'라고만 읽는 편. 간혹 米로 쓰기도 하고, 㢱가 변한 旀도 쓰였다는 듯. 특히 '하다'의 뜻을 지닌 爲와 같이 쓰여 爲㢱(하며)로 자주 쓰였다. 구결로는 厼의 밑부분만 쓴 걸 주로 '며'로 읽었다(근데 입력이 좀 어렵다). 厼는 강세 접미사 '곰'에 주로 쓰인 편.
[image]
迴向丷尸入灬 故刂'''厼'''
회향ᄒᆞᆯᄃᆞ로이며
회향하기 때문이며
'''화엄경소경'''
(한문) 謂殺 一家非死罪三人及支解人若採生造蓄蠱毒魘魅
(이두) 一家內死罪不喩在三人乙殺害'''爲旀'''他人矣四支乙截割'''爲旀'''他人矣生氣乙採取'''爲旀'''害人毒蟲等物乙蓄養'''爲旀'''魘魅咀呪爲行臥乎事
(현대) 일가 내 죽을 죄 아닌 세 명을 살해'''하며''' 타인의 사지를 절단'''하며''' 타인의 생기를 채취'''하며''' 유해 독충 등을 배양'''하며''' 염매주술하는 일
2.2. 다른 부사형 연결어미와의 차이
비슷하게 앞말과 뒷말을 이어주는 어미로는 '-니'와 '-고', -자가 있다. 의미상으로 '-고'는 'A 다음 B', '-자'는 'A 바로 다음 B', '-며'는 'A와 B가 동시에', '-니'는 'A 때문에 B'로, 각각 선후관계(하고), 빠른 선후관계(하자), 동시상황(하며), 인과관계(하니)를 의미한다.
그러나 '-며'는 나열의 의미로도 쓰이기 때문에(이 경우엔 '면서'로 쓸 수 없다) '-고'와 '-며'는 의외로 혼동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가톨릭 미사의 참회 기도에서 "형제들에게 고백하오니, 생각과 말과 행위로 죄를 많이 지었으'''며''' 자주 의무를 소홀히 하였나이다."라는 구절이 나오는데 '죄를 많이 지었고...'라고 해도 의미상 큰 차이는 없다. 특히나 앞말이 '었으며' 식으로 식으로 과거형 + 며인 경우에는 동시에 일어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더더욱 '-고'로 써도 무방할 때가 많다.
요즈음에는 '-면서'로 쓸 수 있는 '-며'는 주로 '면서'로 쓰고 (공부도 잘하며 운동도 잘 한다 → 공부도 잘하면서 운동도 잘 한다), '-고'로 쓸 수 있는 '-며'는 '-고'로 쓰는 경우가 많아서(난 뭘 잘못했으며 잘못한 이유는 뭘까 → 난 뭘 잘못했고 잘못한 이유는 뭘까) '-며'의 입지가 많이 줄어들었다. 구어에서 '-며'를 쓰는 사람은 상당히 줄어든 상태.
한편, '-고'는 '-고 싶다', '고 있다' 등 보조 용언과 붙어 다른 동사를 만든다는 점이 '-며', '-니'와는 다르다.
성경에서는 '-매'라는 표현도 자주 나오는데(하나님이 가라사대 빛이 있으라 하시'''매''' 빛이 있었고) 옛 문장 형태가 자주 나오는 성경 특성상 '-며'의 옛 형태가 아닐까 싶지만 '-며'와는 전혀 다른 표현이다. 윗문장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이 '-매'는 원인과 결과를 나타내는 표현으로, -니와 더 유사하다. 실제로 개신교 새번역에서는 '-니'를 쓴다(하나님이 말씀하시기를 "빛이 생겨라" 하시'''니''', 빛이 생겼다). 공동번역처럼(하느님께서 "빛이 생겨라!" 하시'''자''' 빛이 생겨났다)처럼 '-자'를 쓰는 경우도 있다. 최근 번역에서는 쓰이지 않는 걸로 봐서 현재 '-매'는 자주 쓰이지 않는 표현으로 여겨지는 듯하다. 사전에는 일단 '옛말'로까지 분류되어있지는 않다.
상기한 연결어미들은 명사 뒤의 서술격 조사 이다와도 붙을 수 있다. '이고', '이자', '이며', '이매', '이자' 등. '이고'의 경우 받침이 없을 때는 '이다'와 유사하게 '이'가 생략되기도 하지만(이것은 의자고 저것은 책상) 다른 것들은 받침이 없더라도 '이'가 생략되는 경우가 별로 없다.
앞말과 뒷말을 병렬적으로 이어주진 않지만 제한적으로 쓰이는 연결어미에는 -러와 -려가 있다. '사러 간다', '하려 한다' 등 일부 동사에만 제한적으로 쓰인다.
동사 어간에 바로 붙지 않고 중간에 연결어미가 더 붙어서 생긴 연결어미로는 -어서와 -는데가 있다. 앞서 설명한 연결어미가 부사화되면 각각 '그러고(그리고), 그러자, [1] , 그러니까, 그래서, 그런데'가 된다.
2.3. 받침 뒤에서 붙을 때
세 연결어미는 붙는 위치가 거의 유사하지만 받침이 있을 때의 형태가 조금씩 다르다.
받침이 없는 경우, ㄹ 받침인 경우, (ㄹ외의) 받침이 있는 경우가 다르다. 이 'ㄹ을 제외한'이라는 조건은 변화하기 전을 기준으로 한 거라서, '걸으며'처럼 원래 '걷다'인 것은 해당되지 않는다. '(전화를) 걸다→걸며'처럼 어간이 원래 ㄹ인 것만 해당. 발음상의 이유로 변화하는 것 같은데 꽤 의아한 부분이기도 하다.
'-고'는 해당 문서에서도 써져있지만 어떤 경우에도 모양이 변하지 않는다. 한국어 문법 요소가 받침이 있냐 없냐에 따라 바뀌는 일이 많다는 것을 보면(는/은, 로/으로, 가/이, 를/을, 을/ㄹ 등등) 이쪽이 꽤 드문 사례.
'-니'는 대체로 '-며'와 유사하지만 ㄹ받침일 때는 ㄹ이 탈락한다. 아마 ㄹ과 ㄴ이 붙는 자음동화를 피하기 위해서 그렇게 되는 것 같다. 다른 ㄴ꼴 어미인 는에서도 그렇다(날다→나는).
2.4. 일본어에서
일본어에서는 보통 '동시'를 강조할 때는 ながら, つつ를 사용하며(話しながら;이야기하면서) 나열해나갈 때는 て 형을 쓴다. '~하자'의 의미로 と를 쓰는 경우도 많다.
[1] 개별 단어는 아니고 '그렇다'와 '-면서'가 합쳐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