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포건호
1. 개요
백포건호(白布巾虎)는 『용재총화』,『임하필기』등에 등장하는 늙은 호랑이다.
2. 전승
고려시대, 강감찬이 한양부 판관이 됐을 무렵 고을에 호랑이들이 출몰하여 백성들을 괴롭혔다. 이에 부윤(府尹)이 걱정하자 강감찬은 걱정하지 말하며 아전을 불렀다. 강감찬을 종이에 글을 써 부첩(府貼)를 만들고 아전을 시켜 내일 새벽 북동(北洞)의 바위에 앉아있는 늙은 중을 데려 오라고 명하였다. 아전은 일러준 대로 북동에 가니 흰 두건을 쓴 늙은 중이 바위 위에 앉아있었다. 중은 부첩을 보고 순순히 아전을 따라 강감찬을 찾아가 머리를 조아렸다.
강감찬은 중을 보고 5일 안에 무리를 이끌고 떠나지 않으면 모두 활을 쏘아 죽이겠다고 호통쳤다. 이를 본 부윤은 크게 웃으며 비웃자, 강감찬은 중에게 본 모습으로 변할 것을 명했다. 중이 크게 소리지르고 곧 거대한 호랑이로 변하더니 기둥과 난간으로 기어오르니, 울음소리가 수 리 밖으로 퍼져나가 부윤은 넋을 잃고 주저 앉았다. 강감찬이 그만두라고 말하자, 호랑이는 다시 중의 모습으로 변하고 절한 뒤 돌아갔다.
다음 날, 늙은 호랑이가 십 여마리 호랑이들을 이끌고 강을 건너갔고 이후 한양에서 호환을 당하는 일이 없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