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다

 


1. 개요
2. 의미
3. 형식
4. 보조용언 '- 버리다'
4.1. 유사 구성
4.2. 외국어
5. 한자 및 외국어
6. 관련 어휘
7. 기타
8. 관련 문서


1. 개요


'버리다'는 필요가 없는 물건(쓰레기)을 어딘가에 의도적으로 두고 가는 것을 가리키는 한국어 동사이다.

2. 의미


버리는 물건은 주로 '쓰레기'라고 한다. '쓰레기'와 '버리다'는 거의 항상 같이 쓰일 정도로 의미 연관성이 높은 단어 쌍이지만 희한하게도 파생 관계는 없다. '쓰레기'는 아마 아마 '쓸다'에서 왔을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음식물 쓰레기, 재활용 쓰레기, 일반 쓰레기 등 쓰레기의 유형에 따라 버리는 행위의 양상도 다르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에 관해서는 각 쓰레기 문서를 참고하는 것이 좋겠다.
대개 쓰레기통 같은 '쓰레기를 두는 전용 장소'에 놔두고 가는 것을 지칭하지만, 좀 더 일반적으로 그냥 아무 데나 두고 가는 것을 지칭하기도 한다. '개를 버리고 가다' 등의 예는 그러한 용법이다.
의미가 확장되어 "못 쓰게 되다"라는 의미로도 쓰인다. 그때는 '--'과 결합하여 '버렸다'로 자주 쓰이며, 방언에서는 역행 전설모음화가 일어나 '베렸다'[1]로 나타나곤 한다.

3. 형식


고형은 아래아로 'ᄇᆞ리다'였다.
피동형은 '-어지다'가 결합한 '버려지다'이다. 중세 한국어 시기에는 피동 접사가 결합한 'ᄇᆞ리이다'가 쓰였으나 오늘날에는 소멸하였다.

4. 보조용언 '- 버리다'


'버리다'라는 행위는 모든 것이 끝나고 마무리되는 동작이기에 이러한 뉘앙스를 가져와 [(주로 부정적인) 마무리], [결과]적 용법을 가리키기 위해 보조용언 구성 '-어 버리다'가 쓰인다. 의미가 완전히 별도로 분화했기 때문에 본래 용법으로 쓰이는 '버리다'와 함께 '버려 버리다' 같은 말도 쓰인다.[2]
'-어' 연결어미를 쓰는 보조용언들이 다 그렇듯 붙여 쓰는 것이 허용되며, 보조용언이 대개 그렇듯 일상적으로는 붙여 쓰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다.
서남방언에서는 '-어 부리다(브리다)'로 자주 나타난다. [j] 탈락도 함께 나타나 '-어 부러'가 자주 쓰인다. 사람에 따라 '-어 브리다'라고 표기하기도 한다. 중앙어에 비해서 용법이 상당히 더 넓어졌는지 '춥다' 같은 형용사에도 '추워부러' 같은 표현이 쓰인다. 중앙어 형식 '버리다'에서 변화했다기보다는 고형 'ᄇᆞ리다'에서 '브리다'>'부리다'(원순성 동화) 식으로 갔을 가능성이 더 높아보인다.[3]
[결과]라는 의미 특성상 본 동사의 어휘상 제약을 좀 받는다. 대개 한 번만 일어나고 [결과]의 파급이 큰 '죽다' 같은 단어가 '죽어버리다' 식으로 자주 쓰인다.

4.1. 유사 구성


본 용언 '버리다'도 동작성이 있는 동사로서 행위를 나타내는 동사와 함께 '던져 버리다'(던져서 버리다), '발로 차 버리다'(발로 차서 버리다) 등이 가능하기 때문에 간혹 혼동되는 경우가 있기는 하다. 그러한 경우에는 붙여 쓸 수 없게 되어있다.
비슷한 뉘앙스로 '- 말다'가 있다. '-어 버리다'가 약간 '이미 그렇게 돼버렸군, 씁 어쩔 수 없지' 같은 체념의 이미지도 조금 있다면 '-고 말다'는 그것보다 더 부정적으로 일이 터졌다는 느낌을 준다. 반대로 '-어 내다'는 긍정적인 [결과] 의미가 강하다.
결과적인 의미에서는 '-어 갖고'와도 통하는 면이 있다. '-어 갖고'는 그 자체만으로 문장을 끝내지는 못하고 연결어미로만 쓰인다는 차이가 있다. 두 개가 함께 쓰인 '-어 버려 갖고'가 꽤 자주 쓰인다.

4.2. 외국어


일본어에서 '-어 버리다' 구성은 '-・しまう'와 자주 맞대응된다. 한국에서도 흔히 '시마이'의 형식으로 쓰는 "끝나다"라는 의미의 しまう에서 파생한 구성이다. '-ちまう', '-ちゃう'로 축약되곤 한다. 다만 '버리다'와는 달리 본 동사도 그냥 평범한 [완료]의 의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한국어 '-어 버리다'보다는 약간 더 폭넓게 쓰이는 듯하다. 이 때문에 일본어 '-て・しまう'를 모조리 '-어 버리다'로 번역해버리면 왠지 모르게 '-어 버리다'가 자주 나오는 느낌을 주게 된다. 박용일(2015)[4]을 참고하면 '-て・しまう'는 \]과 [양태]의 의미를 모두 가지고 있는 데 비해 '-어 버리다'는 [상]의 의미밖에 없고 '-て・しまう'의 [양태]의 의미는 '-고 말다'와 대응되는 경우가 많다. 한 마디로 '-て・しまう'는 '-어 버리다'와 '-고 말다'를 포괄하는 의미를 지니고 있는 셈이다. 가령 '松本は由美のことが気になってしまった'(박용일 2015:14)와 같은 것은 '신경 쓰여 버렸다'로 번역하면 이상하고 '신경 쓰이고 말았다'가 더 자연스럽다.[5]
한국어나 일본어의 이러한 구성을 영어로 직역하는 경우 'end up with'(결국 ~하게 되다)가 간혹 쓰이기는 하나, 한국어나 일본어에서처럼 일상적으로 쓰이는 구성은 아니다.

5. 한자 및 외국어


한자로는 '棄'에 해당한다. '-기' 형식의 한자어 중 '~해서 버리다' 류의 단어들이 많다. '투기'(投棄, 던져서 버리다), '파기'(破棄, 부숴서 버리다), '유기(遺棄, 내다 버리다), 그밖에 '포기'(抛棄), '폐기'(廢棄) 등의 '버리다' 관련 단어들이 있다.
일본어로는 대개 捨てる(すてる)와 대응된다. 합성어도 몇 개 있다. 使い捨て(쓰고 버림; 일회용) 같이 잘 와닿는 것도 있지만 呼び捨て, 切り捨て처럼 왜 '捨て'를 썼는지 (한국인 입장에서는) 선뜻 와닿지 않는 것들도 있다.
영어로는 "내던지다"라는 행위를 강조한 것으로 'throw away, throw out' 등이 있고, 'dump', 'junk'는 주로 쓰레기를 버리는 데에만 쓰는 쓰레기 전용(?) 단어이다. "놔두고 가다"라는 의미로는 'desert, leave, abandon' 등을, "못 쓰게 하다"의 의미로는 'spoil, mar, impair, ruin, destroy' 등 다른 단어를 쓴다.

6. 관련 어휘


소수점을 처리하는 방법(round-off) 중 하나로 '올림'과 '버림'이라는 말을 쓴다. '올림'에 대응되는 말로 '내림'이 아니라 '버림'을 썼다는 것이 특이한 점이다. 중간값을 기준으로 올림/버림을 달리 처리하는 것을 반올림이라고 한다. 일본어로는 각각 '切り上げ'(잘라 올림), '切り捨て'(잘라 버림)에 해당한다.
의미 면에서는 전혀 무관하지만 형식이 비슷한 동사로 '벼리다'가 있다. 금속을 두들겨 모양을 잡는 것을 말한다. 오늘날에는 잘 쓰지 않는 동사라서 '버리다'와 혼동하는 경우가 간혹 있다.
의도적으로 두고 간 것이 아니라 깜빡하고 두고 간 경우에는 '두고 갔다', '놓고 갔다' 식으로 말한다. '실수로 버렸다' 같은 상황도 있기는 한데, 그것도 '버리는 행위'가 실수인 것은 아니고 '버리는 물건'에 대한 판단을 실수했다는 (필요한 물건인데 필요 없는 줄 알고 버리는 등) 의미이다.

7. 기타


2015년 무한도전 추석 특집 당시 캐리비안의 해적 대사 "두 번씩이나 이 거지 같은 섬에 버려지다니"를 황광희가 더빙하는 이벤트를 했었는데 희대의 발연기를 보여 화제가 됐었다.

8. 관련 문서


[1] '배렸다'로 쓰는 경우도 많다.[2] '봐 보다'도 이와 양상이 비슷하다.[3] 앞서 언급한 "못 쓰게 되다"의 의미의 '버리다'는 이 지역에서 '베리다'로 나타나 음상의 차이를 보인다는 점이 특이하다. 보조용언처럼 문법화된 요소가 음상의 변화를 더 크게 입는 언어 일반적인 현상으로 바라볼 수도 있을 듯하다.[4] 박용일(2015), 대응하는 한국어 표현과 일본어 「Vてしまう」문의 내부구조와 의미, 일본근대학연구, 49(0), 7-22. #[5] 단, 해당 논문에서는 吉野、メールを書いてしまって下さい(요시노, 메일을 써 버려 주세요)처럼 한국어에서 다소 뉘앙스가 묘한 문장도 일단 적법한 것으로 처리하고 있다. '-어 버리다'의 부정적인 뉘앙스에 대해서는 좀 더 찾아보아야 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