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중수소
1. 개요
三重水素, 트리튬(Tritium). 기호는 $${}_{1}^{3}\mathrm{H}$$ 또는 $$\mathrm{T}$$
수소의 방사성 동위원소다.
2. 특징
1개의 양성자와 2개의 중성자로 원자핵이 구성되어 있으며, 추가적인 중성자의 질량 때문에 보통의 수소보다 3배 가량의 질량을 가진다.
1934년 원자핵을 발견한 어니스트 러더퍼드에 의해 처음 발견되었다. 전자를 내놓으며 붕괴하는 베타 붕괴를 하여 헬륨-3으로 변한다. 반감기는 12.32년이다.
3. 생성
우주 방사선에 의해 자연적으로 생성되기도 하지만, 많은 양이 생성되는 것이 아니면서 반감기도 길지는 않기 때문에 (오래 지나지 않아 없어지기 때문에) 자연 상태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산업적으로 쓰이는 것은 주로 인공적으로 생성한다.
현재 이용 중인 대부분의 삼중수소는 첫번째 방식(리튬-6에 중성자를 쏘아 생산)으로 대부분이 생산되어 이용되고 있다. 특수한 방법으로 만들다 보니 가격은 1g에 30,000달러 정도 한다.
전세계의 연간 생산량은 2.5 kg 정도이고 대부분은 캐나다의 CANDO 형 원자로에서 감속재인 중수가 중성자를 흡수해 삼중수소를 생성된 것을 분리해서 산업적으로 이용한다. 전세계의 원자로나 핵탄두 등 현재 생성되었거나 보관된 전세계 총량은 21.1 kg 정도에 불과하다. 야광물질로는 연간 400 그램 정도가 소비된다. 열핵폭탄(수소탄)을 만드는데도 쓰일 수 있기 때문에 일정량 이상은 허가를 받아야 한다.
3.1. 리튬을 이용하는 경우
리튬-6에 중성자를 쏘아 삼중수소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리튬-6가 중성자를 잘 흡수하므로 효율적으로 삼중수소를 많이 생산할 수 있다.
3.2. 중수를 이용하는 경우
중수로에 있는 중수가 중성자를 먹어 삼중수소로 변환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 방식은 중수의 중성자 흡수율이 낮아 많이 생산되지 않아 효율이 낮지만 적은 양이라도 건져서 사용하고 있다.
이 방식을 이용할 경우 삼중수소를 포함한 수증기가 약간이나마 새어나오게 되는데, 원자력 발전소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중수로를 이용하는 원자력 발전소에서 관계자들이 마스크가 큰 통에 연결되어 있는 형태의 장비를 사용하는 사진을 한 번쯤 보았을 것이다. 이것이 중수로에서 발생하는 삼중수소를 방호하기 위한 장비로, 마스크에 연결된 통 안에는 필터와 냉각재가 들어있어서 삼중수소를 포함한 수증기를 냉각시켜 물로 바꿔서 호흡기로의 침투를 막는 방식이다.
4. 용도
실생활에서는 야광체를 만드는데 사용된다. 삼중수소를 인으로 둘러싸면 빛이 나는데, 삼중수소가 붕괴하면서 나오는 베타선이 형광 물질인 인에 충돌하여 빛이 나는 것이다. 권총이나 K2 소총에 들어간 트리튬 야광체가 바로 이것이다. 옛날에는 비슷한 용도로 라듐과 프로메튬이 사용되었지만 이것은 위험성이 커서 사용이 금지되었다. 다만 반감기가 12년 정도 밖에 되지않아 시간이 지나면 빛이 흐려지는 것이 단점. 전세계 야광용 삼중수소 소비량은 연간 400 그램 정도로 많지 않다.
[image]
야광 시계에 사용된 예.
<원저자:Prometheus Watch>
[image]
M1911 권총의 가늠쇠에 적용된 예.
<원저자:Autopilot> <원저자:Wiki Phantoms>
핵무기 분야에서는 원자폭탄에 섞어서 약간의 핵융합 반응을 유도하여 폭발력을 늘리는데 쓰인다. boosted fission weapon, 더 정확히는 fusion-boosted fission weapons 이라고 하는데, 약간의 핵융합에 의해 핵분열이 강화되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핵물질의 중심에 중수소와 섞어 넣어서 핵분열에서 나오는 고온고압을 통해 중수소-삼중수소의 핵융합 반응을 유도하고, 이 핵융합을 이용해 핵분열 폭발력이 높아지도록 하는 것이다. 핵융합 자체에 의한 폭발력 증가는 별 게 없지만 (핵분열의 1% 정도), 중성자가 많이 발생하는 것이 폭발력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원자폭탄이 폭발할 때 준비된 핵물질이 모두 폭발하는 것이 아니라, 대개 일부만의 핵물질이 폭발하고 만다. 전체 핵물질의 일부가 폭발했을 때의 열과 압력으로 인해 나머지 핵물질이 흩어져 날아가버리기 때문이다.[1] 이런 상황에서 중성자가 많으면 짧은 시간에 최대한 핵분열이 일어나게 되어, 흩어지기 전에 더 많은 핵물질이 분열하게 된다. 이런 중성자를 추가 공급하는 역할을 삼중수소의 핵융합이 하는 것이다. 삼중수소는 평상시 외부 용기에 저장했다가, 발사 준비과정에서 코어 중심으로 주입한다. 리튬 화합물로 코어 중심에 내장시키려는 시도도 있었으나, 트리튬은 반감기 12.3년으로 비교적 짧아 빈번한 교체가 필요하므로, 현재는 교체가 용이한 가스 형태로만 사용된다.
그 밖에 현재 연구가 진행 중인 핵융합의 연료로 쓰이는데, 현재 건설 중인 ITER에선 DT반응, 즉 중수소-삼중수소 반응을 이용한다. 또한, 핵실험으로 인해 생긴 삼중수소의 흐름을 추적해서 바다 생태계의 이동 경로라든가 조류 흐름을 추정하는데 사용되기도 한다.
5. 위험성
삼중수소가 내놓는 방사선은 전하를 가진 베타 입자를 방출하는데, 이건 약해서 피부의 각질층을 못 뚫는다. 각질층은 커녕 공기를 겨우 6mm 뚫을 수 있을 뿐이다. 물론 먹거나 들이마시게 되면 몸 내부에서 직접 방사선을 맞게 되므로 위험성이 있다.[2] 다만 삼중수소는 화학적으로 수소와 완전히 같고, 수소는 탄수화물 등 대부분의 유기화합물에 포함되어 활발히 대사되는 원소이다. 따라서 섭취될 경우 7~14일의 짧은 생물학적 반감기를 지니므로 몸에서 금방 빠져나간다. 삼중수소가 실제로 몸에 큰 해를 입힐 가능성은 대부분의 방사성 물질에 비해 매우 낮다. 그러나 유럽방사성위원회에서는 삼중수소가 DNA 구성에 사용된 후 헬륨으로 붕괴하면 DNA 이상이 생길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했다.[3]
중수를 이용하는 원자력 발전소 등에서 삼중수소가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원자력 발전소 근처의 식수에서 검출되는 삼중수소의 농도에 대한 규제는 공중 보건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무리 그 양이 미약하더라도 섭취시 방사선의 피폭가능성이 있으며, 국제방사선방어위원회(ICRP)에서도 극미량의 방사선 역시 암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하는 LNT(Linear Non-threshold)를 기준으로 방사선 방호 규제를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각 국가와 WHO에서는 식수 내 트리튬 농도를 제한하고 있다. WHO는 리터당 10,000 Bq을 기준으로 삼고 있으며, 비교적 엄격한 미국의 경우 리터당 약 700 Bq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 WHO 기준에 아슬아슬하게 걸리는 식수를 지속적으로 마시는 사람의 경우, 연당 0.5 mSv의 방사선에 피폭당하며, 이는 자연 방사선량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이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월성 원자력 발전소 근린 주민들의 트리튬 피폭의 경우, 평균 17 Bq/L의 트리튬이 체내에서 검출되었다. 원자력 발전소에서 멀리 떨어진 사람들의 경우 평균 1 Bq/L 정도가 검출되는 편이니, 발전소에서 방류하는 트리튬이 체내에 많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17 Bq/L에 대응되는 연간 피폭량은 엑스선 촬영 두세번을 받는 수준에 가깝기 때문에, 방사선에 의한 암의 위험성 인자 편차가 흡연이나 식습관, 정기적인 운동 여부 등의 개개인의 평소 생활 습관이나 근로 환경 등에 의해서 차이나는 암 위험성 편차에 비해서 작은 편이라 사실상 의미가 없는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다르게 보면 원전 주변 사람에게 발견되는 체내 검출량 17Bq/l 는 평균적인 농도에 비해 17배이므로 작은 차이가 아니다. 원전의 영향이라는 것은 확실하다. 여객기가 북극항로를 운항할 때 가슴 엑스선 촬영 한 번 정도의 방사선에 노출되기에 조종사들의 연간 북극항로의 비행시간을 제한하는 것을 고려하면 위험성을 무시할 수 없다.[4] 그리고 연간 총량 개념으로 17 Bq/L가 2-3회 엑스선 촬영에 불과(?) 하다는 것도 원전 주변에 거주하는 사람의 체내는 삼중수소의 농도가 지속적으로 유지되므로 피폭량을 특정 순간의 그것과 같이 보면 곤란하다. 지속적인 삼중수소에 대한 체내 노출의 영향에 대해선 장기적 관찰과 역학조사가 필요하다.
몇몇 환경 단체들은 삼중수소가 일반 수소와 화학적 성질이 동일하여 체내에 더욱 오래 머무를 수 있다고 지적하였다. 실제로 관련 논문들에서는 축적이 가능한 조건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고 보고되었으나, 체내에 미치는 영향의 수준은 결론적으로 보았을 때 물에 존재하는 삼중수소에 비해 높다고 볼 수 없다는 점 역시 보고되었다. 게다가 일반 수소와 화학적 성질이 동일하기 때문에, 미약한 농도일 시는 발생하는 방사선에 의한 효과가 있다고 해도 부가적인 화학적 독성은 발생하지 않는다.
다른 방사성 동위원소와 마찬가지로, 대학 연구실에서 이화학 실험에 이용된다. 특히 생명과학분야. 수소가 들어가지 않는 영양물질이나 단백질은 없기 때문에, 트리튬이 방사성이 약하지만 표지로 사용할 수 있다. 점점 용도가 늘어서, 요즘은 치료와 진단 등 의료용도도 개발되었는데, 트리튬을 포함해 의료용 방사성 물질은 국내의 원자로에서 생산하거나 외국의 원자로에서 생산한 것을 수입한다. 이런 용도로 가동하는 원자로는 전세계에 많지 않기 때문에, 특정 물질을 시장에 많이 공급하는 원자로가 정비에 들어가면 수급에 문제가 생겨 병원에서 검사를 연기하는 경우도 있었다.
6. 고체형 증식재
리튬 티타늄 산화물인 Li2TiO3를 이용해 직경 1㎜ 크기 볼 형태인 고체형 삼중수소 증식재를 제작하는 기술이며, 중소기업인 IVT와 함께 연간 50㎏ 이상 대량 생산이 가능한 제조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삼중수소 증식재 생산에 대한 연구는 EU, 일본, 중국 등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개발 사업에 참여한 국가를 중심으로 수행되고 있고, 균일한 특성을 가지는 고체형 증식재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대한민국이 세계 최초로 개발을 했다.
7. 관련 문서
[1] 히로시마 원폭의 경우 핵물질의 1.3%만이 폭발했다.[2] 때문에 총기의 기계식 조준기에 삼중수소를 불려놓은 것을 사용할 경우 절대로 조준기 가까이서 숨을 쉬지 말라고 교육한다. 방사성 물질은 강도가 어떻든 기체가 고체보다 훨씬 위험하다.[3] 다만 유럽방사성위원회는 이름과 달리 EU와는 무관한 비공식 기구로 공신력있는 단체로 보기 어렵다.[4]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북극항로를 비행할 때 노출되는 방사선은 대략 0.08mSv 정도이다. X레이 촬영 시 노출되는 방사선량은 0.2~0.34mSv이다. 참고하자. 아울러 대한항공 노조에서 사측에 요구한 비행횟수 제한은 월 1회이다. 다만 북극항로 1회 운항 시 노출되는 방사선량과 해외 장거리 운항 시 노출되는 방사선량의 크기는 크게 차이가 없다. 마지막으로 국제 방사선 방호 위원회에서 권고하는 항공승무원의 연간 방사선 피폭량은 연간 총량 20mSv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