셈여림
Dynamics, Expression
1. 피아노와 포르테
음악에서 음정이나 음량의 크기를 지시하는 용어.
바로크 시대 이전까지만 해도 그렇게 중요하게 취급되던 개념은 아니었으나[1] 현대로 올수록 점점 더 중요해졌다. 초기에 안토니오 비발디가 바로 이 셈여림에 있어서 선구자적인 지위를 인정받고 있다. 한편 하프시코드가 피아노에 밀려 도태된 원인이 바로 이 셈여림을 표현할 방법이 제한되어 있다는 점 때문이었으며, 애초에 바르톨로메오 크리스토포리에 의해 피아노라는 악기가 처음 나왔을 때 이 점을 어필하기 위해서 이름도 '피아노포르테'(pianoforte)였었다.
흔히들 '상대적 크기'를 지시한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이게 대개는 옳은 설명이기도 하지만, 적어도 MIDI 쪽의 각종 사보 프로그램 분야에서 이는 사실과 다르다. 그쪽에서는 각 지시어마다 일련의 velocity를 수치로 할당해서 얼마나 큰 소리를 만들지에 대해 미리 정해놓았기 때문.
이하는 피아노와 포르테 등 셈여림 용어들을 큰 것부터 작은 것까지의 순서로 정리한 것이다.
1.1. 특이한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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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 제5번의 2악장에서, 그리고 《1812년 서곡》에서 이 기호가 등장한다.
- 구스타브 홀스트의 《행성》에서, 〈화성〉과 〈천왕성〉에서 각각 한 번씩 나왔다.
- 이고르 스트라빈스키의 《불새》 마지막 부분에서도 등장한다.
- 파울 힌데미트의 비올라 소나타 Op. 11 No. 4 3악장 맨 끝에서 이 기호가 등장한다.
- 라흐마니노프의 악흥의 한때 4번과 6번, 그리고 전주곡 op.3 no.2에서 등장한다. 4번에서는 sffff도 등장한다.
- 아믈랭의 에튀드 3번과 9번, 12번에서 등장한다. 셋 다 마지막 부분에서 나오는데, 세 곡 모두 강렬하게 끝내기 위함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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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제4번에 나타난다.
- 말러 교향곡 제7번 3악장에서 현악 저음역에게 이 기호대로 연주하라고 요구했다. 거기에다 말러는 "현이 나무 몸체에 닿을 만큼 강하고 거칠게 연주할 것"이라고 적었다.
- 5.18 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윤이상의 관현악곡 '광주여 영원히!'에서도 항쟁 진압의 아비규환을 묘사하는 1부 후반에서 등장한다.
- 이삭 알베니스의 이베리아 모음곡 제3번 '세비야의 성체제'에서는 ffff, fffff가 등장하며 pppp, ppppp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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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죄르지 리게티(György Ligeti)가 자신의 연습곡 13번 《악마의 계단》(L'escalier du diable)에서 이 기호를 포함시켰다. 그 뒷부분에는 이 기호 뒤에 f 표시가 두 개가 더 붙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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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율리우스 푸치크(Julius Fučík)[6] 의 《플로렌스의 행진》(Florentine march)에 등장한다. 이 곡은 영화 《브래스드 오프》(Brassed Off)에서도 나온다.
- 상술했듯이, 위의 리게티의 같은 작품과 연습곡 14번 《무한의 기둥》(Columna infinită)에서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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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정의 아리아와 죽음의 왈츠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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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를 닐센(Carl Nielsen)의 교향곡 제5번 2악장에서 목관악기 파트에 제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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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술한 윤이상의 '광주여 영원히!'2부에서 등장한다.
- 현대음악가 조지 크럼의 피아노 독주곡 "대우주"(Makrokosmos) 24악장 "Agnus Dei"에서 이 셈여림을 지시하면서, "믿을 수 없을 만큼 작게, 침묵을 간신히 넘길 만큼"이라고 표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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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게티의 연습곡 9번 《현기증》(Vertige)의 마지막 부분에 등장한다.
2. 갑작스러운 변화
린포르찬도.(rinforzando) 특정 음을 갑작스럽게 세게 연주한다. 짧은 악구(phrase)에 적용되기도 한다.
- 또는
스포르찬도.(sforzando) 음표 위/아래에 붙는
>
악센트 기호와 동일한 의미로[7] , 특정 음을 갑작스럽게 세게 연주한다. 가장 유명한 사례는 역시 요제프 하이든의 교향곡 제94번 《놀람 교향곡》일 것이다. 표준은 아니지만, 일부 작곡가들은 특정 음을 보다 더 세게 치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8] 처럼 f의 개수를 늘리기도 한다.포르찬도.(forzando) 스포르찬도와는 표기가 살짝 다르나 뜻의 차이는 없다.[9]
포르테피아노.(fortepiano) 포르테 직후에 곧바로 피아노로 연주한다. 하술될 스포르찬도 피아노와 혼용 가능하다.
- 또는
스포르찬도 피아노.(sforzando piano) 위의 포르테피아노와 동일하다.
3. 점진적인 변화
- 또는
크레셴도.[10] 점점 세게 연주한다. 좌우로 늘려진
<
기호가 오선 하단에 길게 적용되기도 하는데, 이 기호를 따로 헤어핀(hairpin)이라고도 부른다. 처음에 피아니시모부터 시작해서 전 악보에 크레센도를 붙여서 마지막에는 포르티시모로 끌고 나가는 명곡이 바로 볼레로다.- 또는
데크레셴도. 점점 여리게 연주한다. 좌우로 늘려진 헤어핀 기호
>
가 오선 하단에 길게 적용되기도 한다. 위의 악센트 기호와는 달리, 어떤 특정 음표에 붙지 않는다.- 또는
디미누엔도. 점점 여리게 연주한다. 위의 디크레셴도와 혼용 가능하다.
이러한 용어들의 뒤에는 음악 전용 접미사들이 붙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몰토)는 '매우'라는 뜻을 갖고 있으며, (포코 아 포코)는 '조금씩 조금씩'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예를 들어 ''는 급격하게 커질 것을 요구하고, ''는 조금씩 잦아드는 셈여림을 보여줄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1] 초기 바로크 시절에 조반니 가브리엘리(G.Gabrieli; 1554~1612)가 "피아노 포르테 소나타"(Sonata pian e forte)를 작곡한 적이 있기는 하다.[2] 피날레 2005 기준.[3] 로직프로 9 기준.[4] 피아노라는 악기의 이름의 유래는 피아노포르테의 줄임말이다.[5] 읽는 방법도 포르티시시시시모가 맞긴 하지만, 이쪽은 피아노 5대를 동원한 곡이라는 의미로 명명되었다.[6] 대중적으로는 《검투사의 입장》이라는 곡으로 유명하다. 듣기[7] 엄밀하게는 차이를 두는 경우가 많다. 악센트는 음의 바로 처음이 가장 크다면, 스포르잔도는 약간 딜레이가 있는 느낌. 한음 내의 음량 조절이 가능한 관현악에서 이 차이가 두드러진다.[8] 대부분 이상의 셈여림을 깔고 있을 때 나타난다.[9] 차이가 크진 않지만 분명한 차이는 있다. 스포르찬도는 그 한 음을 악센트처럼 갑작스레 강하게 연주하라는 뜻이지만, 포르찬도는 그 악상 전체에서 특히 세게 연주하라는 의미이다.[10] 흔히 영어 발음인 '크레센도'로 알려져 있으나,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크레셴도'만 표준어로 인정하고 있다. 아래의 데크레셴도도 마찬가지. 이는 두 단어가 애초에 이탈리어어이기 때문인데, 이탈리아어에서는 sc가 영어의 sh 발음과 같은
[
ʃ]
로 발음되어 '크레셴도'에 가까운 발음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