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미인곡

 

續美人曲
1. 개요
2. 전문
2.1. 원문
2.2. 현대어 풀이


1. 개요


정철의 장편가사.
관동별곡, 사미인곡, 속미인곡의 3콤보 장편가사 중 가장 문학성이 높은 가사로 손꼽힌다. 문학성은 높으나 학생 입장에서 해석하고 외우자면 충공깽도 이런 충공깽이 없으며 보는 순간 망했어요. 그래도 한자 무쌍을 찍는 관동별곡, 사미인곡보다는 덜 어려운 편. 구운몽의 저자인 김만중은 그의 저서 서포만필에서 '관동별곡, 사미인곡, 속미인곡이 우리나라 최고지만 그 중에서도 속미인곡이 최고[1]라고 평가하기도 했다[2]. 사미인곡에 비해 어려운 한자어나 미사여구보다 순우리말을 더 많이 사용하여 결과적으로 더 좋은 작품이 되었다고 한다. 또 홍만종은 자신의 저서 순오지에서 속미인곡을 "출사표에 견줄 수 있을 정도의 작품"이라고 극찬하였다.
이름처럼 사미인곡의 속편으로 제작되었는데, 사미인곡과 마찬가지로 '지극한 연군의 정을 임을 이별한 여인의 애달픈 심정에 비하여 표현한 작품이라고 해석한다.'[3]라고 되어있는데, 앞부분만 빼고 보면 사랑타령하는 유행가 가사랑 내용이 비슷한 것을 알 수 있다. 충신연주지사로 분류됨에도 일반 백성들 사이에서 꽤나 인기를 끌었다니, 예나 지금이나 사랑 노래가 인기있는 건 비슷한 듯.
이 가사의 특징은
  • 사미인곡이 독백체인데 반해 속미인곡은 2명의 여인(갑녀(甲女),을녀(乙女))[4]이 등장해서 대화를 주고받는다. 우리나라 최초의 대화체 가사이다. 사실 정철은 최초의 사설 시조도 쓴 사람이라 알려져 있으니...
  • 소박한 순우리말 어휘를 다량 사용했다.
  • 마지막 구절인 '각시님, 달은 커녕 궂은 비나 되십시오'에서 소극적인 사미인곡의 화자[5]와는 달리 궂은 비가 되어 임께 다가가리라는 적극적인 태도가 보인다. 참고로 마지막 궂은 비가 되어 임께 다가간다는 말은 소극적 태도를 지닌 을녀가 한 것이 아니라 이 이야기를 들은 갑녀가 덧붙인 것이다.
화자의 성격으로는
  • 갑녀 : 을녀의 하소연을 유도, 보조적 위치
  • 을녀 : 갑녀의 질문에 응하여 하소연을 하면서 작품의 정서적 분위기 주도, 작가의 처지를 대변하는 중심화자.
2006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출제되었으므로 한동안 안 나올지도 모르지만 고전 문학 이해에 있어 필수적인 코스로 취급되고 있다.
정철의 왕에 대한 사랑을 잘 알 수 있는 가사... 라고는 하지만 그냥 아첨 떠는 것일 뿐이라는 의견도 있다. 간단히 말해서 여기에 담긴 진짜 의미는 '''유배 좀 풀어주세요 잉잉''' 이라는 것. 그런데 사실 관동별곡, 사미인곡을 읽고 나면 이건 양반 수준이다. 그나마 정철의 3대 가사 중 가장 임금에 대해 직접적으로 찬양하는 부분이 적다. 그런데 사미인곡 역시 유배시기에 지은 것이었기 때문에, 속미인곡은 더 세게 나가거나 전략을 바뀌어야 했을 것이다. 그리고 이 2편의 가사가 성공했는지 정철은 조정으로 복귀할 수 있었다[6]. 여하튼 정철이 정치적 행보로는 별로 긍정적 평가를 받는 인물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사실을 알고서 보면 좀 정 떨어지는 글이기도 하다.
천재교육 고등학교 2학년 교과서에 실려있다.
2019년에 변경된 2015년 개정 교육과정 비상교육 고등학교 1학년, 2학년 문학 교과서에 실려있다.
그에 이어 동아출판[7] 문학교과서에도 실리게되었다.
창비 문학 교과서와 좋은책 신사고 문학교과서에도 실려있다.

2. 전문



2.1. 원문


뎨 가ᄂᆞᆫ 뎌 각시 본 듯도 ᄒᆞᆫ뎌이고

天텬上샹 白ᄇᆡᆨ玉옥京경을 엇디ᄒᆞ야 離니別별ᄒᆞ고

ᄒᆡ 다 뎌 져믄 날의 눌을 보러 가시ᄂᆞᆫ고

어와 네여이고 내 ᄉᆞ셜 드러보오

내 얼굴 이 거동이 님 괴얌즉 ᄒᆞᆫ가마ᄂᆞᆫ

엇딘디 날 보시고 네로다 녀기실ᄉᆡ

나도 님을 미더 군ᄠᅳ디 전혀 업서

이ᄅᆡ야 교ᄐᆡ야 어ᄌᆞ러이 ᄒᆞ돗ᄯᅥᆫ디

반기시ᄂᆞᆫ ᄂᆞᆺ비치 녜와 엇디 다ᄅᆞ신고.

누어 ᄉᆡᆼ각ᄒᆞ고 니러 안자 혜여ᄒᆞ니

내 몸의 지은 죄 뫼ᄀᆞ티 ᄡᅡ혀시니

하ᄂᆞᆯ히라 원망ᄒᆞ며 사ᄅᆞᆷ이라 허믈ᄒᆞ랴

셜워 플텨 혜니 造조物믈의 타시로다

글란 ᄉᆡᆼ각 마오. ᄆᆡ친 일이 이셔이다

님을 뫼셔 이셔 님의 일을 내 알거니

믈 ᄀᆞᄐᆞᆫ 얼굴이 편ᄒᆞ실 적 몃 날일고

春츈寒한苦고熱열은 엇디ᄒᆞ야 디내시며

秋츄日일冬동天쳔은 뉘라셔 뫼셧ᄂᆞᆫ고

粥죽早조飯반 朝죠夕석 뫼 녜와 ᄀᆞᆺ티 셰시ᄂᆞᆫ가

기나긴 밤의 ᄌᆞᆷ은 엇디 자시ᄂᆞᆫ고

님다히 消쇼息식을 아므려나 아쟈 ᄒᆞ니

오ᄂᆞᆯ도 거의로다. ᄂᆡ일이나 사ᄅᆞᆷ 올가

내 ᄆᆞᄋᆞᆷ 둘 ᄃᆡ 업다. 어드러로 가쟛 말고

잡거니 밀거니 높은 뫼ᄒᆡ 올라가니

구롬은ᄏᆞ니와 안개ᄂᆞᆫ 므ᄉᆞ 일고

山산川쳔이 어둡거니 日일月월을 엇디 보며

咫지尺쳑을 모ᄅᆞ거든 千쳔里리ᄅᆞᆯ ᄇᆞ라보랴

ᄎᆞᆯ하리 믈ᄀᆞ의 가 ᄇᆡ 길히나 보쟈 ᄒᆞ니

ᄇᆞ람이야 믈결이야 어둥졍 된뎌이고

샤공은 어ᄃᆡ 가고 븬 ᄇᆡ만 걸렷ᄂᆞ니.

江강川텬의 혼자 셔셔 디ᄂᆞᆫ ᄒᆡᄅᆞᆯ 구버보니

님 다히 消쇼息식이 더옥 아득ᄒᆞᆫ뎌이고

茅모簷쳠 ᄎᆞᆫ 자리의 밤듕만 도라오니

半반壁벽靑쳥燈등은 눌 위ᄒᆞ야 ᄇᆞᆯ갓ᄂᆞᆫ고.

오ᄅᆞ며 ᄂᆞ리며 헤ᄯᅳ며 바자니니

져근덧 力녁盡진ᄒᆞ야 픗ᄌᆞᆷ을 잠간 드니

精졍誠셩이 지극ᄒᆞ야 ᄭᅮᆷ의 님을 보니

玉옥 ᄀᆞᄐᆞᆫ 얼구리 半반이 나마 늘거셰라

ᄆᆞᄋᆞᆷ의 머근 말ᄉᆞᆷ 슬ᄏᆞ장 ᄉᆞᆲ쟈 ᄒᆞ니

눈믈이 바라 나니 말ᄉᆞᆷ인들 어이 ᄒᆞ며

情졍을 못다ᄒᆞ야 목이조차 몌여ᄒᆞ니

오뎐된[8]

鷄계聲셩의 ᄌᆞᆷ은 엇디 ᄭᆡ돗던고

어와, 虛허事ᄉᆞ로다. 이 님이 어ᄃᆡ 간고

결의 니러 안자 窓창을 열고 ᄇᆞ라보니

어엿븐 그림재 날 조ᄎᆞᆯ ᄲᅮᆫ이로다

ᄎᆞᆯ하리 싀여디여 落낙月월이나 되야이셔

님 겨신 窓창 안ᄒᆡ 번드시 비최리라

각시님 ᄃᆞᆯ이야ᄏᆞ니와 구ᄌᆞᆫ 비나 되쇼셔


2.2. 현대어 풀이


갑녀 : 저기 가는 저 각시 본 듯도 하구나.

천상 백옥경 (임금이 계시는 대궐)을 어찌하여 이별하고,

해가 다 저문 날에 누구를 만나러 가시는고?

을녀 : 아, 너로구나. 내 사정 이야기를 들어 보오.

내 몸(모습)과 이 나의 태도는 임께서 사랑함직한가마는

어쩐지 (임께서) 나를 보시고 너로구나하고 여기시기에(사랑하시기에)

나도 임을 믿어 딴 생각이 전혀 없어

응석과 아양을 부리며 지나치게 굴었던지

반기시는 얼굴 빛이 옛날과 어찌 다르신고?

누워 생각하고 일어나 앉아 헤아려보니

내 몸이 지은 죄가 산 같이 쌓였으니,

하늘을 원망하며 사람을 탓하랴.

서러워서 여러 가지 일을 풀어 내여 헤아려 보니 조물주의 탓이로다.

갑녀 : 그것을랑(그렇게는) 생각하지 마오.

을녀 :마음 속에 맺힌 일이 있습니다. 예전에 임을 모시어서 임의 일을 내가 알거니,

물같이 연약한 몸이 편하실 때가 몇 날일까?

이른 봄날의 추위와 여름철의 무더위는 어떻게 지내시며,

가을날 겨울날은 누가 모셨는고?

자릿 조반과 아침, 저녁 진지는 예전과 같이 잘 잡수시는가?

기나긴 밤에 잠은 어떻게 주무시는가?

임 계신 곳의 소식을 어떻게 해서라도 알려고 하니,

오늘도 거의 저물었구나. 내일이나 임의 소식 전해 줄 사람이 올까?

내 마음 둘 곳이 없다. 어디로 가자는 말인가?

(나무, 바위 등을) 잡기도 하고 밀기도 하면서 높은 산에 올라가니,

구름은 물론이거니와 안개는 또 무슨 일로 저렇게 끼어 있는고?

산천이 어두운데 해와 달은 어떻게 바라보며,

눈앞의 가까운 곳도 모르는데 천 리나 되는 먼 곳을 바라볼 수 있으랴.

차라리 물가에 가서 뱃길이나 보려고 하니

바람과 물결로 어수선하게 되었구나.

뱃사공은 어디 가고 빈 배만 걸려있는고?

강가에 혼자 서서 지는 해를 굽어보니

임 계신 곳의 소식이 더욱 아득하구나.

초가집 찬 잠자리에 한밤중이 돌아오니,

벽 가운데 걸려있는 등불은 누구를 위하여 밝았는고?

산을 오르내리며 (강가 여기 저기를) 헤매며 시름없이 오락가락하니

잠깐 사이에 힘이 다하여 풋잠을 잠깐 드니,

정성이 지극하여 꿈에 임을 보니

옥과 같이 곱던 모습이 반 넘어 늙었구나.

마음 속에 품은 생각을 실컷 아뢰려고 하였더니

눈물이 쏟아지니 말인들 어찌하며

정회도 다 못 풀어 목마저 메니

방정맞은 닭소리에 잠은 어찌 깨버렸는가?

아 허황한 일이로다. 이 임이 어디 갔는가?

잠결에 일어나 앉아 창문을 열고 (밖을) 바라보니,

가엾은 그림자만이 나를 따르고 있을 뿐이로다.

차라리 사라져서 지는 달이나 되어

임이 계신 창문 안에 환하게 비치리라.

갑녀 : 각시님 달은커녕 궂은 비나 되십시오.

[1] 이유는 관동별곡사미인곡은 한자로 쓰였기 때문. 사실 서포 김만중 역시 자신의 모친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사씨남정기를 한글로 썼던 사람이니 이런 평가는 당연할지도 모른다.[2] 그런데 좀 비뚤게 보자면, 정철서인의 영수로 유명한데 김만중 역시 서인이었다. 물론 같은 시대의 인물은 아니지만... 그리고 사미인곡과 속미인곡은 정철이 동인과 대립하다가 유배가 있던 시기에 쓰여졌는데, 김만중 역시 정쟁 와중에 유배가 있는 상황에서 서포만필을 썼다. 곡학아세라고 까지는 않겠지만, 당시 심정에 아주 필이 딱 꽂혔을 것이란 점은 확실하다[3] 이를 충신연주지사(忠臣戀主之詞) 라고 한다. [4] 갑녀와 을녀는 후세 연구자들이 임의로 붙인 명칭이다.[5] 범나비가 되어 님이 몰라도 따르려 한다[6] 문제는 복귀한 다음에 다시는 유배가기 싫었는지 권력의 화신으로 활동했다는 것이다. 정철 항목에 나오는 정여립 모반 사건 처리에 뛰어드는 것이 이 복귀시기이다.[7] 옛 두산동아[8] 여기서 '오뎐된'은 '오전이 된'과 '방정맞은'의 2가지 뜻으로 해석된다. 이 문서에선 '방정맞은'의 뜻으로 해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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