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라섬혼검법
1. 개요
풍종호의 무협소설 『호접몽(胡蝶夢)』에 등장하는 육대세가(六大勢家) 중 모용세가(慕容勢家)에 비전(秘傳)으로 전해지는 절기(絶技)가 '''수라섬혼검법(修羅閃魂劍法)'''이다. 제대로 받아내는 이가 극히 드문 매우 뛰어난, 절대경(絶對經)에 근접한 검법이다. 하지만 대단히 무섭고 잔혹한 그 위력만큼이나 마성(魔性)이 서려 있어서 그동안 모용세가에 후손이 쌍둥이만 태어나게 한 원흉이기도 하다. 수라섬혼검법을 포기하면 그러한 저주에서 벗어날 수 있었으나, 그러면 후계자가 적에게 죽는 불상사가 일어나 모용세가에서는 결코 포기할 수 없었던 마물(魔物)과 같은 검법이다.
그래서 그 마성을 극복하기 위해 세가에서는 수라섬혼검법에 양대현문(兩大玄門)에 전해지는 태극혜광검(太極慧光劍)과 수미혜광검(須彌慧光劍)을 취합하는 노력을 기울인다. 그러나 500여 년이 넘도록 성과를 얻지는 못한다. 그러던 차에 세쌍둥이가 태어나고, 이 중 한 아이는 묵린영(墨燐影)조차 되지 못하여 가문으로부터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 그 아이는 가문을 벗어나 세상으로 뛰쳐나가 기연을 얻어 나중에 유아독존(唯我獨尊)의 천잔영(天殘影)이라 불리는 절대고수(絶對高手)가 된다. 천잔영은 나중에 신강으로 돌아와 자신이 익혔으며 수라섬혼검법을 능가해 저주를 없앨 수 있는 일수일보(一手一步)의 비결을 전해주는데, 불행히도 그는 가문을 용서할 수 없었는지 심법만은 완전하게 전해주지 않는다. 그래도 모용세가는 그 불완전한 비결을 통해 600여 년 만에 양대현문의 혜광검에서 드디어 '''혜광섬혼검(慧光閃魂劍)'''을 완성할 수 있었다.
혜광섬혼검은 부처의 자비로 이루어진 불살(不殺)의 검이라는 혜광검의 장점을 가져와 방어력이 실로 막강하여 거의 모든 공격을 흘려버릴 수 있다. 그러므로 한 발자국도 움직일 필요가 없어서 '''부동(不動)의 검'''이라고 일컬어지기도 한다. 그리고 여기에 보는 사람들이 요술(妖術)이나 환술(幻術)로 여길 정도로 여린 달빛과 같은 매섭고 빠른 섬혼검의 장점이 더해진 것이다. 즉, 혜광섬혼검은 수라섬혼검의 공격성을 약화하고 방어를 강화한 열두 번째 수라섬혼검과 같은 것으로, 대성(大成)한다면 당연히 수라섬혼검의 열한 가지 초식도 발휘할 수 있다. 세상에는 혜광섬혼검이 오래전부터 모용세가에 전해진 것처럼 알려진다. 실상은 100여 년밖에 안 되었으며, 오로지 가주에게만 전해져 그동안 육대세가의 논검회(論劍會)에서 무적을 자랑하여 '''불패검(不敗劍)'''이라 불린다. 그렇지만 모용세가를 뒤덮고 있는 저주를 해소하지는 못한다.
2. 초식
- 건곤수리장(乾坤袖裏掌): 혜광섬혼검의 일부임에도 불구하고 단순한 검의 파지법(把持法)을 뛰어넘어 독자적인 방식으로 아예 일가(一家)를 이룰 수 있다고 인정받는 절기이다. 전개하면 격렬한 무음(無音)의 경풍(勁風)이 쏟아져 상대를 뒤덮는다.
- 일섬살(一閃殺): 혜광섬혼 속에 깊이 숨겨진 수라섬혼의 발검술(拔劍術)이다. 검기(劍氣)만으로도 적을 쉬이 벨 수 있는 매서울 만치 날카로운 위력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