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네시아: 어 머신 포 피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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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짐승같이 되어야만 사람이 겪게 되는 삶의 고통을 이겨낼 수 있는 법이다."
- Dr. Samuel Johnson
2010년 발매된 서바이벌 호러 게임인 암네시아 : 더 다크 디센트의 후속작. Dear Esther의 개발사인 The Chinese Room이 개발했고 프릭셔널 게임즈는 퍼블리싱을 맡았다.'''이 세계는 기계야! 돼지를 위한 기계! 오직 돼지를 도살하는 것에만 적합한!'''[1]
2편의 무대는 1899년 빅토리아 시대의 런던이며 주인공은 부유한 기업가인 오스왈드 맨더스. 페넘브라 시리즈와 달리 같은 주인공이 등장하지는 않지만,[2] 1편과 같은 세계관으로 구슬이라든가 비태라는 물질 등[3] 1편과 관련된 내용이 많이 나온다. 또한 주인공인 맨더스는 전편에 다니엘이 갇혀있던 성인 브레넨부르크(Brennenburg)를 알고 있으며, 자기 종조부의 성이라고 한다.
포탈 2처럼 암네시아도 ARG 이벤트를 한 적이 있었는데, 공식 홈페이지 곳곳에 후속작의 배경을 암시하는 암호나 프로그래밍 떡밥을 숨겨놓아 해외의 암네시아덕들을 꾸준히 낚은 바 있다.
2. 게임 플레이 및 평가
2013년 9월부터 웹진들의 리뷰가 공개되었는데, 대체적으로 스토리는 훌륭하나 전작인 더 다크 디센트의 공포 요소 중 많은 부분이 잘려나가 전작보다는 평이 조금 낮은 편이다. 유저들의 평들도 마찬가지. 스토리의 경우는 호평 일색이었으나 공포가 줄었다는 의견이 많다. 그리고 짧은 플레이 시간에 불만을 가진 플레이어도 있었다. 정리하면 범작에서 살짝 밑도는 정도. 전작이 워낙 엄청난 물건이었기 때문에 반사적으로 피해를 본 면도 있다.[4]
게임 플레이도 전작보다 대단히 간소화되었는데, 패드를 정식으로 지원하면서 많은 부분을 생략한 것으로 보인다. 랜턴의 기름이나 부싯깃, 회복약 등의 소지 아이템이 삭제되었고 인벤토리도 존재하지 않으며, 여러 가지 물건을 집을 수도 없게 되었다. 아예 인벤토리와 상태창이 없어졌으며 정신력(sanity) 수치는 사라졌고 체력 역시 표시되지 않는다. 다만 빈사 상태일 경우 화면이 붉어지고 이동이 현격히 느려져서 표시된다.
전작의 특징 중 하나가 게임상의 거의 모든 아이템과 상호작용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인데, 그러한 면은 상당히 사라졌으며 인벤토리도 삭제됐다. 따라서 전작처럼 인벤토리 안에서 이리저리 조합하기 위해 머리를 싸매는 퍼즐은 없어지고, 오로지 화면 내에서 아이템으로 조작하는 직관적인 퍼즐들만 남았다. 주로 레버를 돌리는 식. 이렇다 보니 게임 진행이 매우 단순해졌고 레벨 디자인이 거의 직선에 가깝게 변화했다.
공포 또한 대단한 평가를 듣지 못하는데, 전작에서는 정신력 체력 및 랜턴 등이 모두 한계치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언제 어디에서 나올지 모르는 채집가에 항시 대비하기 위해서는 이를 관리해야 되는 압박감이 상당했지만 후속작에선 정신력 스테이터스가 아예 삭제되었고 당연히 플레이어들을 심리적으로 매우 괴롭히던 낮은 정신력 상태에서의 주인공이 이 가는 행동 또한 없어졌다. 덤으로 체력은 조금 쉬다보면 자연회복, 랜턴 내구도는 무제한이 되었는데, 이렇게 많은 플레이 수혜로 게임이 쉬워진 반면 정작 이번 작품의 적인 인간돼지들은 전작의 채집자처럼 등장빈도조차 높지 않은 마당에 떨쳐내기 힘들거나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나온다는 점도 상당히 사라졌고,[5] 기괴함, 고어도 및 이를 받쳐주는 시각 및 사운드적 연출력 또한 미치지 못한다 평가받고 있으며,[스포일러] 공략 방법도 후반의 몇몇 시츄에이션을 제외하면 전작에 비해 매우 단조롭기에 전작과 같은 미칠듯한 압박감을 기대하기란 어렵다. 크리쳐 디자인 자체는 나름대로의 개성이 있다고 평가받지만 공포 면에서 전작에 비하면 많이 떨어진다고 평가받는 편, 여담이지만 전편의 재미이자 공포였던 커스텀 스토리도 삭제되었다.
그나마 위안인 것은 Dear Esther의 개발사답게, 스토리를 나타내는 연출력과 대사는 매우 좋은 평을 받고 있다. 암네시아 원작의 경우 스토리도 스토리지만 퍼즐, 잠입, 추격 등 게임플레이적인 요소도 상당한 양을 차지했다. 반면 머신 포 피그즈의 경우 스토리적 요소가 한층 강조되어 제작되어 있기에 영문 압박이 전작보다 심하다. 때문에 지문 해석이 안되거나 한글 패치가 없다면 재미도가 급감할 수 있다.
게임 플레이에서 은근히 많이 지적이 나오는 부분은 엄청나게 느린 이동 속도이다. 기억 상실이라는 주인공의 컨셉답게 특정한 곳에 가면 시야가 흐려지면서 이벤트로 과거에 다른 이들과 나눈 대화가 나오는데, 이럴 때 얄짤 없이 달리기(shift키)는 막혀버리고 걷는 속도 역시 평소보다 현저히 느려진다. 전작의 경우 이런 이벤트를 극도의 공포감 속에 잘 녹여내어 게임의 일부로 부드럽게 받아들여졌는데, 이 게임의 경우 이 '기억상실증' 장면 자체가 엄청나게 많아서 주인공의 이동 속도를 엄청나게 떨어트린다. 잘 진행하다가 별 맥락도 없이 긴 복도를 한참 이어지는 대화를 들으며 느릿느릿 기어가야 하는 것. 공장의 중심부까지 내려간 이후 펼쳐지는 게임의 종반부에서는 큰 이유도 없이 (아마도 주인공의 비틀거림을 표현한 듯 하지만) 달리기가 금지되며 주인공이 거북이처럼 기어가는 구간이 전체의 반 정도를 차지할 정도. 심지어 마지막 장면에서는 이 느릿느릿한 이동속도로 아주 높은 피라미드를 걸어올라가야 하며 플레이어는 그저 W키를 누르고 기다리는 것 이외에 할 것이 없다.
전편이 한글 패치가 존재했듯 후속작인 머신 포 피그 또한 2013-10-13일에 아마추어 팀의 한글 패치가 공개되었다. 전편의 한글 패치에 비해 오역도 적으며, 폰트 출력 또한 제대로 나오는 건 물론 글씨 폰트도 분위기에 맞게 멋들어진 글씨체가 사용되어 있다. 게임 중 시작 부분에서 랜턴 아이템을 얻을 때 "주웠다 랜턴"이라고 나오는데, 랜턴을 얻는 곳이 사실상 게임 전체에서 아이템을 소지하는 유일한 구간이기 때문에 한글 패치 제작자가 1편 특유의 한글 번역을 패러디한 것인지, 기술 문제로 야기된 문제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다만, 게임 플레이 전 구간을 통틀어 저러한 번역이 존재하지 않는 것을 토대로 유추할 때 이유는 역시 전자일 가능성이 높다.
언제부턴가 스팀에 도전 과제가 생겼다.
3. 트레일러
[7]'''This little piggy went to market,'''
이 꼬마 돼지는 장보러 갔고
'''this little piggy stayed at home,'''
이 꼬마 돼지는 집에 있었고,
'''this little piggy had roast beef,'''
이 꼬마 돼지는 쇠고기 구이를 먹었고,
'''and this little piggy had none.'''
이 꼬마 돼지는 굶었어요.
'''And this little piggy went wee, wee, wee, all the way home.'''
그리고 이 꼬마 돼지는 집에 가는 내내 꿀, 꿀, 꿀, 소리치네요.[6]
'''"My dear Mr. Mandus, I admire your vision, I truly do! But there are surely not enough pigs in the whole of London to feed the appetite of such a machine."'''
"친애하는 맨더스 씨, 나는 당신의 비전이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참말로요! 하지만 그런 기계의 식욕을 채울 돼지는 런던 전체를 통틀어도 충분하지 않을 겁니다."
'''"That all rather depends, Professor, on what one considers to be a 'pig'."'''
"그건 말이죠, 교수님, '''무엇을 '돼지'로 보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4. 줄거리
1899년 런던의 어느 저택에서, 열병으로 괴로워하며 끔찍한 엔진에 대한 꿈에 시달리던 부유한 기업가 오스왈드 맨더스(Oswald Mandus)가 깨어난다. 비참했던 멕시코 원정의 환영들(visions), 실패한 산업 유토피아의 꿈, 죄책감과 열대성 질병으로 고통받던 그는 악몽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집은 고요하고 그의 발 아래의 땅은 어떤 지옥 같은 기계의 의지로 동요하고 있다. 그가 아는 건 그의 두 아들, 에드윈과 에녹이 중대한 위험에 처해 있고 그만이 그들을 구할 수 있다는 것뿐이었다.
5. 등장인물
- 오스왈드 맨더스(Oswald Mandus)
- A 교수
- 엔지니어
- 설비 파괴자(Saboteur)
- 에드윈과 에녹
- 릴리베스 맨더스
6. 적
- 인간돼지 (The Manpigs)
- 레치(Wretch) : 가장 일반적인 형태. 인간과 돼지의 신체 부위들을 덕지덕지 꿰메 놓은 듯한 생김새다. 초반부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며, 그다지 어려운 적은 아니다.
- 엔지니어(Engineer) : 강화된 형태. 레치보다 덩치가 크며, 인간의 신체에 돼지의 피부를 덧대 기워 놓은 듯한 생김새다. 채집자 브루트처럼 몸 여기저기에 철근이 박혀 있다.
- 테슬라(Tesla) : 게임 최후반부에 등장하며 몸 여기저기에 전류가 흐른다. 순간이동을 하기 때문에 무척 까다로운 상대. 플레이어가 이놈과 조우시 맵의 조명이 시도때도 없이 깜빡대기 때문에 눈이 쉬이 피로해진다. 거의 포켓몬 쇼크를 유발할 정도. 위의 두 놈과 비교하지 못할 정도로 생김새가 기괴하다. 온몸에는 기계들이 박혔으며 왼팔은 아예 기계로 되었으며, 입에도 기계가 박혀있다. 그러다 보니 위의 두 놈들과 달리 약간은 그로테스크한 느낌을 준다.
- 케른크 : 전작의 케른크랑 똑같으나, 물에서 움직일 때 스파크가 튀고, 돼지 소리가 난다. 저널 중에 이 케른크는 실패한 실험체라고 언급되어 있다.
7. 엔딩에 관한 여담
전작인 더 다크 디센트가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3개의 엔딩을 보였던 것과 달리, 어 머신 포 피그스의 엔딩은 오스왈드의 속죄 엔딩 하나라 상당히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그렇지만 초기 버전에서는 엔딩이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두 가지로 나누어질 예정이었으며, 사용되지 않은 게임 파일들을 통해 그것을 확인할 수 있다. 더차이니즈룸의 제작진들도 포럼에서 공언했다.
초기에는 기계를 멈추기로 결심한 오스왈드가 파편으로 기계의 심장을 부숴 정지시키는 엔딩,[8] 제한 시간 동안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음으로써 기계가 예정대로 런던을 파멸시키는(상기의 대사) 엔딩 두 가지가 있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이 멀티엔딩은 세계관이나 캐릭터들의 작중 행동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에서 삭제되었고, 그 대신 오스왈드가 자신을 희생하여 런던을 구하는 단일 엔딩만 남게 되었다고 한다.Yes, yes Mandus. I knew you understood. Just a few seconds more and the egg will hatch.
그래, 그래 맨더스. 나는 당신이 이해할 줄 알았어. 몇 초만 더 기다려 봐 그러면 알이 부화할 거야.
I am created. My layers peel and the air begins to vibrate around me! Soon, we will be a flame!
나는 만들어졌어. 나의 껍질이 벗겨지고, 공기가 내 주변에서 떨고 있어! 곧 우리는 불꽃이 될 거야!
It is done, thank you Mandus. Let there be light!
이제 끝났어, 고마워 맨더스. 빛이 있으리라!
게임이 처음 시작할 때 나오는 목소리인 '아빠, 아빠 절 죽이지 마세요'라는 대사는 기계가 말한 것으로 보인다. 성인 남자(아마도 맨더스의 성우)가 아이 목소리를 흉내내서 말하는 다소 소름끼치는 컨셉이고 맨더스의 세 번째 아이라 할 수 있는 기계와 잘 들어맞는 컨셉. 예전 엔딩의 스크립트가 남아있는데, 거기서 마지막에 위의 대사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