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셔 가의 몰락

 

1. 개요
2. 줄거리
3. 스포일러
4. 여담
5. 2차 창작물
6. 기타

The Fall of the House of Usher

1. 개요


'''언어별 제목'''
스페인어
La Caída de la Casa Usher
일본어
アッシャー家の崩壊[1]
에드거 앨런 포의 대표작중 하나.

2. 줄거리


귀족 친구인 로드릭 어셔의 집을 방문한 화자는 우울하고 어두운 분위기의 어셔와 함께 지내게 된다. 어셔는 화자를 위해 기타에 맞춰 '유령의 집'이라는 자작곡을 불러주고는, 자신이 살고 있는 집과 그 주위의 숲의 배치가 이 집에 생명을 불어넣는 것 같다는 말을 하며, 감각이 병적으로 과민해져 '''결국 죽을 것이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화자가 방문한 날 어셔의 여동생인 매들라인이 특수한 병을 앓고 있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세상을 떠나게 되자 어셔와 화자가 같이 시신을 매장한다. 그 이후 어셔는 더더욱 초췌한 사람처럼 보이게 되었고, 영문을 알수없는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어느날 밤 태풍이 몰아친다. 왠지 잠이 오지 않던 화자의 방에 어셔가 들어오고 창문을 열어젖히는데, 불빛 하나 없는 밤인데도 집 주변의 연못이 알 수 없는 빛을 내뿜어 저택을 감싸는것을 목격한다. 화자는 공포도 떨칠겸 어셔를 진정시키고 함께 밤을 보내기 위해 랜슬롯 캐닝의 《광기의 회합》을 읽기 시작한다.
광기의 회합은 소위 말하는 과장되고 음침하고 유치하고 비현실적인 고딕, 기사도 소설이다. 화자 자신은 이런 류의 소설을 경멸하는 바이지만 어셔의 날카로운 정신을 달래기에는 이런 바보 같은 소설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헌데 이 소설, 중세 기사들의 과장된 감정이 덩어리져 뚝뚝 흘러내리는, 갖가지 황당무계로 가득한 소설이 낭송됨에 따라, 마치 소설의 낭송이 귀신이라도 불러내는 듯 현실에서도 소설과 닮은 기괴한 현상이 발생하며 심장을 옥죈다. 기괴한 주인공인 이설레드가 은자의 문을 부수고 조각내는 소리, 이설레드가 철퇴로 용을 죽일때의 용의 단말마의 비명, 놋쇠 방패가 은으로 포장된 바닥에 떨어지는 둔탁한 소리 등의 구절을 읽을 때마다 '''그 소리들과 매우 흡사한 알 수 없는 소리들이 어느곳에서 들려오고,''' 화자는 점점 공포에 빠진다. 그러나 어셔는 오히려 화자가 소설을 읽는 와중에 서서히 등을 돌려 머리를 가슴까지 숙인 뒤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고 있어 가까이 다가간 화자는 어셔가 중얼거리는 끔찍한 진실을 듣게되는데...

3. 스포일러



사실 어셔의 여동생은 생존해 있었으며 병마에 시달리다 가사상태에 빠진 것을 '''어셔가 사망했다고 착각한것.''' 그러나 화자와 함께 시신을 가매장 할 때 어셔는 여동생이 죽지 않았다는 것을 알아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셔는 그것을 화자에게 말하지 못했으며 결국 생매장을 해버렸다.[2] 화자가 소설을 읽을 때 들렸던 이상한 소리들은 모두 어셔의 여동생의 관이 쪼개지고 지하실을 빠져나오려는 소리였던 것.
모든 진실을 말한이후 어셔가 갑자기 일어나 방문앞에 여동생이 서있다는 말을 외치자 문이 열리는데 '''진짜로 여동생인 매들라인이 서있었고''' 이후 병마의 고통에다가 매장당한 지하실에서 빠져나오는데 모든 기력을 쓴 여동생은 어셔를 끌어안은 채 마룻바닥에 쓰러져 숨을 거뒀고, 어셔도 그 충격에 의해 심장마비로 쇼크사한다. '''어셔가 예언한대로 어셔 자신이 공포의 희생자가 된 셈.''' 이에 공포에 질린 화자가 어셔 저택을 빠져나오자마자 어셔 가는 무너져 늪 속으로 사라지게 되고 어셔 가의 대는 끊기게 된다.
즉 제목만 보면 그냥 가문이 몰락하는 이야기이겠거니 싶지만, 어셔 가문의 대가 끊기는 동시에 글자 그대로 어셔 저택(house)이 무너진다(fall)는 중의적 의미를 담은 제목.

4. 여담


정확히는 로드릭 어셔의 즉흥시이다. 위에서 언급한 화자가 읽은 소설은 랜슬롯 캐닝의 "광기의 회합"[3]으로 여기서 말하는 시와 다른 작품이다. 아직 여동생이 죽기 전, 로드릭 어셔가 읊었던 시를 화자가 기억해내어 기술 한 시이다. 실제로 이 시는 포의 시 "유령이 사는 궁전(The Haunted Palace)"으로 본 작품에 전문이 그대로 나온다. 그 시는 다음과 같다.
The Haunted Palace
In the greenest of our valleys
By good angels tenanted,
Once a fair and stately palace--
Radiant palace- -reared its head.
In the monarch Thought's dominion--
It stood there!
Never seraph spread a pinion
Over fabric half so fair!
Banners yellow, glorious, golden,
On its roof did float and flow,
(This-all this-was in the olden
Time long ago,)
And every gentle air that dallied,
In that sweet day,
Along the ramparts plumed and pallid,
A winged odor went away.
Wanderers in that happy valley,
Through two luminous windows, saw
Spirits moving musically,
To a lute's well-tun? law,
Round about a throne where, sitting
(Porphyrogene!)
In state his glory well befitting,
The ruler of the realm was seen.
And all with pearl and ruby glowing
Was the fair palace-door,
Through which came flowing, flowing, flowing,
And sparkling evermore,
A troop of Echoes, whose sweet duty
Was but to sing,
In voices of surpassing beauty,
The wit and wisdom of their king.
But evil things, in robes of sorrow,
Assailed the monarch's high estate.
(Ah, let us mourn!--for never morrow
Shall dawn upon him desolate!)
And round about his home, the glory
That blushed and bloomed
Is but dim-remembered story
Of the old time entombed.
And travellers now, within that valley,
Through the red-litten windows see
Vast forms, that move fantastically
To a discordant melody,
While, like a ghastly rapid river,
Through the pale door
A hideous throng rush out forever
And laugh--but smile no more.
푸른빛 짙은 골짜기에
천사들 깃들여 살던
아름답고 웅장한 궁정,
빛나는 궁전 우뚝 솟아 있도다.
'사상'의 제국에
거기 궁전은 솟아 있노라!
천사도 이같이 아름다운 궁전에는
내려온 적 없으리라!
노랗게 빛나는 황금빛 깃발들
지붕 위에 휘날렸도다.
'이는 모두 아주 먼 옛적'
그리운 그날
엄숙하고 창백한 보루를 스쳐
솔솔 부는 부드러운 바람
향기로운 깃을 달고 살며시 스쳤노라.
행복의 골짜기를 헤매는 방랑의 무리들
빛나는 두 개의 창으로부터
은은히 들리는 비파 소리에 따라
춤추며 옥좌를 돌고 도는
신들을 보네.
옥좌에는 남빛 옷 입은 하늘나라 임금!
그럴 듯한 위엄을 띠고
하늘나라 임금, 내려오심이 보이도다.
아름다운 궁전의 문은
진주와 루비 빛으로 비치고
그 문으로 흐르고 흘러
또 영원히 번쩍이는
산울림의 무리 뛰어들어오도다.
세상에도 드문 아름다운 소리로
임의 크신 공덕을
친미함을 오직 하나의 의무로 삼고.
악마들은 슬픔의 옷을 입고
하늘나라 임금의 옥좌를 부수었도다.
'아, 슬프도다,
하늘나라 임금을 다시는 보지 못하리.'
궁터에 떠도는
빨갛게 피어오른 영광도
이제는 다만 묻힌
남은 옛추억의 한 줄기.
골짜기를 지나는 여행자 무리들
이제는 다만
빨강빛 비치는 창으로부터
미친 듯 터져나오는
음악 소리에 맞춰
희미하게 흔들리는 커다란 그림자를 볼 뿐
무서운 급류와도 같이
파리한 문을 지나
괴물의 무리 영원히 터져나와
큰 소리로 웃는다.
미소는 벌써 볼 수도 없구나.

5. 2차 창작물


  •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1960년작으로 로저 코먼이 감독하고 빈센트 프라이스가 주연한 영화가 가장 유명하다. 로저 코먼은 포우의 소설로 7편이나 영화로 만들었는데, 엄청난 저예산임에도 프라이스의 명연기 및 여러가지로 상당한 호평과 같이 흥행도 꽤 성공했다. 한국에선 1985년 2월 3일에 명화극장에서 더빙 방영된 1979년판 티브이 영화 어셔가의 몰락을 기억하는 분들도 계실 듯 한데[4], 이 영화에선 주인공 조나단과 약혼녀가 어셔 저택으로 와서 겪는 줄거리로 각색되었고, 어셔의 여동생이 정신이상으로 설정되어 흉기를 들고 사람을 죽이려 하는 으스스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여기선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받은 바 있던 마틴 랜도(1928~2017)가 로드릭 어셔로 나왔었다.
  • 클로드 드뷔시펠레아스와 멜리장드 외에 이 소설도 오페라로 작곡하고자 했으나, 안타깝게도 미완성인 채로 사망했다. 몽롱한 드뷔시의 음악 스타일은 음산하기 짝이 없는 이 소설과 궁합이 잘 맞을 것이기 때문이다.
  • 드뷔시가 못한 일을, 미국의 현대음악 작곡가 필립 글래스가 해냈다. '어셔 가의 몰락'이란 오페라를 작곡한 것이다. 이 오페라에선 어셔 가의 남매에 더 크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들이 근친혼했다는 해석을[5] 취하고 있다.
  • 한국에서는 1975년 무렵 어린이용 만화잡지인 새소년에 만화가 방학기씨가 '나그네'라는 이름으로 각색하여 연재하기도했다.

6. 기타


  • 교육방송 영미문학관에서 무료 오디오북을 제공하고 있다. 관심 있는 사람은 한 번 들어보자. (1) (2)

[1] 어셔 가의 붕괴.[2] 여동생이 병마에 시달리며 고통스러워하는걸 더이상 볼 수 없었고 어셔 자신도 심적으로 지쳐서 쓰러지기 일보직전이었기 때문. 또는 여동생은 죽음을 상징 하는데 죽음을 피하고 싶은 어셔의 심리.[3] 참고로 이 소설 내에는 다양한 소설이 나오는데, 이 소설만은 가공의 작품이다. 작중에서 혹평을 하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실재하는 작품을 혹평하는 것을 피하고자 하였을 것으로 여겨지기도 한다.[4] 당시 살아있던 영화 평론가 정영일이 이 영화 예고에 나와 간략한 소개를 하기도 했었다.[5] 작중 어셔 가는 대대로 다른 분가가 없이 오직 아버지와 아들의 직계로만 이어져 내려왔다고 설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