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끌레어(테이스티 사가)
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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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스티 사가의 등장 식신. 모티브는 에클레어.중2병 소년. 가끔 이상한 짓을 하여 사람들의 주의를 끈다. 푼수처럼 보이지만 나름의 원칙이 있으며, 평소에는 자의식이 지나쳐 사람들과 제대로 소통하지 못한다.
2. 초기 정보
3. 스킬[2]
4. 평가
5. 대사
6. 배경 이야기
6.1. 1장. 만남
「이봐, 뭐 하는 거야? 연약한 여인을 괴롭히다니 부끄럽지도 않아!」
축축한 공기를 타고 뻗어 나간 번개가 여인을 향해 주먹을 날리려는 건달들 사이에 콰지직 하는 소리를 내며 내리꽂혔다.
「이 번개는?!」
「쳇, 네 놈이구나, 에끌레어...」
험상궂은 표정과 달리 건달들은 번개에 맞을까 싶어 슬슬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다. 그렇게 하면 내가 무서워할 줄 알고?
난 혀를 뜻뜻 차며 오른손을 높이 치켜들었다. 그러자 손바닥 한가운데서 생겨난 번개가 놈들의 발밑에 내리꽂혔다.
「난 불의를 보면 손이 근질근질하단 말이야. 연약한 여인을 괴롭히는 놈들을 곱게 보내줄 만큼 썩진 않았거든...」
「저 계집애가 누군지 알고 이러는 거냐? 네가 보호하려는 저 계집애는--아아악!」
「아아, 쫑알쫑알... 정말 시끄러워 죽겠네!」
번개가 다시 한번 내리꽂히자, 놈들은 얼굴이 새하양게 질린 채로 꽁지 빠지게 도망쳤다.
코웃음 한 번 날려주고 여인 앞으로 걸어가자. 옷이 찢긴 게 보였다. 내가 도와주지 않았다면 정말이지 큰일 날 뻔했다.
「이봐, 무사하면 얼른 집으로 돌아가. 밖에 함부로 돌아다니다가는 나쁜 놈들한테 해코지당할 수도 있으니까.」
사실 여인에게 관심이 가서 도와주려던 것은 아니었다. 그냥 내 구역이 시끄러워지는 게 싫어서 도와준 것뿐이었다.
설사 내가 호의를 베풀었다고 해도, 다른 사람들처럼 내 번개를 무서워할 게 뻔했다.
여인에게 다가가자 경쾌한 웃음소리가 들렸다. 날 비웃었다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몸을 홱 하고 돌려 입을 열었다.
「왜 웃는 건데?」
「위로의 말치곤 좀 이상해서...」
「하, 내가 언제 위로했다는 거야. 난 네게 경고한 거라고!」
미묘한 표정을 짓던 여인이 뜻밖의 말을 던졌다.
「도와줘서 고마워요. 감사의 뜻으로 초대하고 싶은데...」
여인의 진심 어린 표정을 보니 마음이 흔들렸다.
이곳에서는 내가 무슨 일을 하든지 아무도 내게 접근하지 않았다. --물론 나도 사람들의 반응 따위 아무런 관심도 없다.
번개를 이용해서 여러 번 사람을 구했지만, 그들은 자신을 구해준 번개처럼 잽싸게 내 곁에서 도망치곤 했다. 그 모습을 볼 때마다 짜증이 절로 나곤 했기 때문이다.
그런 나를 인간이 초대한 것은 난생처음이었다. 뭐 나도 기분이 나쁘진 않았다.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기꺼이 가주지.」
발치의 돌멩이를 툭 차던 난 뒷짐을 진 채 몇 걸음 걷다가 멈춰 섰다.
「이봐, 집이 어느 쪽이야?」
내 물음에 여인이 또다시 웃음을 터뜨리며 불쾌한 듯한 표정으로 날 쳐다봤다. 하지만 이와 달리 따뜻한 눈빛으로 반대쪽을 가리켰다.
「이쪽이에요, 절 따라오세요.」
「...어.」
6.2. 2장. 오르골
「식사를 준비할 테니까 잠시 여기에 앉아 계세요.」
「내가 좀 바빠서 그러니 서둘러 줘. 계속 마을을 순찰해야 하거든.」
「네, 최선을 다해보죠.」
사실 아까 건달들을 쫓아낸 터라 오늘의 순찰 임무는 끝났다. 하지만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다. 일단 한 구역을 돌보는 게-\-물론 촌장이 그 구역은 내 것이라고 인정하지 않았지만--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여인의 집으로 들어가다가 그녀의 대문 앞에 뒤집혀 있는 목패를 보게 됐다. 이곳 사람들이 문에 화환을 걸어두는 걸 종종 본 적 있는데 이런 건 처음이다.
혹시 저 여인이 살고 있는 곳이 어떤 조직의 비밀기지는 아닐까? 이따가 돌아오면 자세히 물어봐야겠다.
여인은 시간이 한참 지나고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심심할 때면 쉽게 초조해지는 타입이라 나도 모르게 번개가 내 주변을 감싸고 있었다.
방안을 왔다 갔다 하면서 동정을 살폈지만, 어디에서도 이곳이 비밀기지라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 단출해 보이는 모습과 달리 방안 곳곳에 다양한 꽃이 놓여 있었다. 번개가 꽃잎을 태우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해야 했다.
찬장에는 바닥이 나무로 된 타원형의 오르골이 놓여 있었다. 어디서 본 적 있다는 생각에 오르골의 태엽을 감자, 오르골 뚜껑이 열리면서 그 안에 숨겨진 비밀이 모습을 드러냈다.
다가가서 오르골의 비밀을 찾고 싶었지만 내가 미처 손을 뻗기도 전에, 공중에 드리워져 있던 번갯불이 금속으로 된 뚜껑을 타고 오르골로 내리꽂혔다.
오르골을 감싼 번갯불을 거두기 위해 재빨리 손을 내밀었다. 그 순간, 쟁반을 든 여인이 방안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미안, 미안해요... 집에 손님을 초대한 적이 없어서 대접할 만한 게 없네요. 그래서 간단하게 준비했... 뭘 보고 있던 거죠?」
쟁반을 식탁에 올려놓은 여인이 다가와서 내가 서 있는 곳을 살폈다. 아무래도 내가 자신의 오르골을 들여다보고 있었다고 생각하는 듯했다.
「이걸 보고 있었던 건가요? 예전에 친구가 준 건데 열어봐도 좋아요.」
여인은 오르골을 받으려고 두 손을 내밀었다. 오르골의 태엽이 나무로 둘러싸여 있던 터라 전기가 통하지 않는 줄 알고 그녀를 막지 않았다.
하지만 금속으로 만들어진 태엽이 그 아래 숨겨져 있었을 줄 누가 알았으랴? 전류가 오르골 케이스를 타고 내부에 연결된 부품을 통해 바닥까지 전해졌다. 그리고 여인이 손으로 오르골을 이어받던 순간, '찌릿' 하는 소리와 함께 그녀의 손에 전기가 흐르고 말았다.
쾅!
여인의 손에서 떨어진 오르골이 바닥에 부딪히며 부서졌다.
오르골 케이스는 바닥에 떨어지는 순간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튕겨 나갔고, 오르골 안에서 춤추던 인형이 데구루루 굴러 나왔다.
「그러니까 그건...이런, 부서졌네.」
당황한 표정의 여인을 보며 할 말을 잃었다.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사과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의도야 어떻든 결과적으로 실수를 했으니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생각했다. 이게 나만의 원칙이다.
다만 내가 실수를 하는 경우가 원체 드문 편이라 그럴 일은 거의 없었지만...
「미안! 전기가 통한다는 걸 생각 못 하고 그만...」
「괜찮아요.」
여인은 당황한 표정을 거두며 날 위로했다.
「망가진 건 망가진 거죠. 일부러 망가뜨린 것도 아니니 신경 쓸 것 없어요. 게다가 이걸 준 친구는 오래전에 떠나서 지금은 연락도 안하거든요. 어쩌면 절 벌써 잊었을지도 몰라요. 그러니까-- 그만 자리에 앉아 식사하죠.」
고민하는 걸 허락하지 않겠다는 듯, 여인은 자리에 앉으라고 한 뒤 내게 음식을 덜어주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한 식사 시간은 여인의 주도로 흘러갔다. 그녀와의 시간이 무척 즐거웠다는 것만 기억난다. 내가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시간이 한참 흐른 뒤였다.
그녀가 닫은 나무문을 보자, 산산이 조각난 오르골이 문뜩 머릿속을 스쳤다.
...아무래도 오르골을 돌려줘야 할 것 같다.
6.3. 3장. 소문
여인의 오르골은 흔한 디자인이 아니었다. 상점을 몇 군데나 돌아다니며 물어봤지만 아무도 이런 모양의 오르골을 본 적 없다고 했다. 그러던 중 어떤 상점을 찾았다가 여인의 오르골과 비슷하게 보이는 오르골을 발견했다. 기쁜 마음에 나도 모르게 가게 안으로 성큼성큼 들어갔다.
가게 주인과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에 가게 안에서 누군가 소리가 들렸다. 소리가 난 곳을 찾아가 보니, 익숙한 얼굴들이 보였다.
「할 일도 없으면서 날마다 거리를 헤집고 다니는 식신 아냐? 가게 주인한테 돈이라도 뜯으러 온 것 같지는 않은데...」
「누가 알겠어? 그날도 말이야 그 녀석이...」
「헐, 그런 곳에 갔단 말이야? 역시 그 녀석도 뻔하구먼.」
그들의 이야기가 뭔지 알아듣기도 전에 왠지 모르게 짜증이 났다.
대체 무슨 이야기길래 내 앞에서 정정당당히 이야기하지 못하고 뒷말을 한단 말인가?
손안에서 번갯불이 찌릿하며 피어나자, 난 이를 악문 채 녀석들 뒤에 서서 입을 열었다.
「내가 들으면 안 되는 이야기라도 하는 건가?」
「에끌레어?!」
「후후, 내가 이곳에 들릴 거라는 걸 아는 걸 보니 내가 뒷말 하는 걸 얼마나 싫.어.하.는. 지도 잘 알겠지. 대체 무슨 이야기 하고 있었던 건지 당장 말해.」
「우, 우리는... 일단 버, 번개부터 치워! 위험하잖아!!」
「걱정하지 마. 내 말만 잘 들으면 전기 통구이가 되는 일은 없을 테니까.」
「저번에 내가 구해 준 계집 말이야... 화류계 출신이라고! 너 거기서 꽤 오래 머물렀지? 그 때문에 네 명성이 땅이 떨어진 걸 알기나 해!」
「?!」
상대의 이야기를 듣는 동안, 여인의 대문에 걸려있던 목패가 생각났다. 남자의 말이 무슨 뜻인지 이제야 이해가 갔다.
마을 사람들은 대문에 화환을 걸어둔다. 하지만 혼자 사는 여인이 문에 목패를 걸어뒀다는 건 그런 의미였던 거다.
「물론 그쪽도 나름대로 사정이 있어. 아버지가 거액의 빚을 지고 죽는 바람에 빚을 갚기 위해 화류계로 빠졌다고 하더군.」
「마을 사람들도 딱한 사정은 알지만 그렇다고 해서 친하게 지내려는 사람은 없어.」
펑! 펑!
더 이상 듣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앞의 녀석들을 향해 번개를 날렸다. 감전된 것처럼 몸을 부르르 떨며 쓰러지는 녀석들의 모습에 나는 시원하다는 듯 손을 톡톡 털었다.
「난 뒷말하는 녀석들이 제일 싫거든. 상대를 이해하려 하지도 않으면서 누가 누굴 평가하겠다는 거야? 아무것도 모르면서 나불나불 떠들어대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내 눈길을 피하는 가게 주인을 향해 골드를 건넨 뒤, 난 오르골을 품에 안은 채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게 문을 나섰다.
그때만 해도 난 녀석들을 손봐준 게 그저 험담하는 게 짜증 났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을 뿐 여인과는 아무런 관련도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중에서야 깨달았다. 내가 그녀를 보호한 건 우리가 같은 타입-\-그러니까 아무도 좋아해 주지 않아, 누구에게도 받아들여 질 수 없는--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는 걸...
6.4. 4장. 친구
난 오르골을 품에 안고 여인을 찾아갔지만, 대문에 걸려 있는 목패를 보곤 어떻게 해야 할지 망설이고 말았다. 여인이 외출한 건지 아니면 "손님"을 상대하는 중인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 망설임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대문이 열리면서 웬 남자가 모습을 드러내더니 날 향해 비릿한 웃음을 날렸다.
「훗, 너 같은 식신도 결국은 사내라 이거지 ? 인간도 다를 것도 없군. 그나저나 저 계집도 대단한걸. 식신한테마저 사랑받는... 커헉!!」
아무 말이나 쏟아내는 더러운 사내를 번개로 처단하자, 여인이 소리를 듣고 문밖으로 나왔다. 나와 바닥에 쓰러진 남자를 보곤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의식을 잃고 바닥에 쓰러진 남자의 모습에 어떻게 된 일인지 단박에 눈치찬 것 같았다. 여인을 마주한 채 난 굳게 입을 다물었다. 잠시의 침묵이 흐르고 그녀가 먼저 입을 열었다.
「무슨…」
「오르골 돌려주러 왔어.」
「...에?」
난 품 안의 오르골을 꺼내 그녀의 쥐여줬다. 놀란 표정도 잠시, 안으로 들어와서 손에 차를 마시지 않겠냐는 여인의 초대에 나는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일을 아직 신경 쓰고 있을 줄은 몰랐어요. 고마워요... 사실 그 오르골은 더 이상 아무런 의미도 없지만요.」
내 맞은편에 앉은 여인이 차를 따라주더니, 아련한 표정으로 오르골에 얽힌 사연을 들려주기 시작했다. 오르골은 과거 자신이 짝사랑 하던 소년이 선물로 준 것인데, 부모님을 따라 마을을 떠난 후 지금껏 아무런 소식도 없다고 했다.
「이제 돌아온다고 해도... 저랑은 어울리지 않아요. 저에 대한 이야기를 이미 들으셨겠죠?」
「응, 하지만 그게 뭐 어때서?」
「상관없어요? 저랑 있는 모습을 사람들이 보게 되면 안 좋은 소문이 퍼질지도 몰라요. 감사의 뜻으로 제가 당신을 초대한 게 전부지만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거예요. 분명 당신을...」
「그게 무슨 상관이야? 난 수많은 사람을 도와줬지만, 그들은 내가 식신이라는 이유 하나 만으로 꽁지 빠지게 도망치기 바쁘지. 고맙다는 말만 해줘도 다행이랄까...」
「하지만...」
「하지만은 무슨 하지만... 불만 있으면 내 번개 맛부터 보라고 해. 쓸데없이 오지랖 떨지 말고 제 일이나 잘하라고 해!」
「어쨌든… 고마워요.」
그 일 이후, 우리는 친구가 됐다.
내 구역에서 그녀의 집 앞으로 이어진 길이 생겨났다. 그녀를 무시하거나 우리를 보고 쑥덕거리는 사람을 발견하면 가차 없이 내 번개맛을 보여주곤 했다.
자신을 이해해 줄 친구가 생긴 뒤로 나 역시 마음이 한결 든든해졌다. 날 향한 친구의 응원에 힘입어 내가 하고 싶었던 일에도 거침없이 도전할 수 있었다.
때론 그녀를 화나게 할 때도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른 사람처럼 나를 멀리하지는 않았다.
지금까지 그녀는 나를 받아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아무렇지도 않게 그녀와 친구가 된 게 나뿐이어서 그렇겠지만...
6.5. 5장. 에끌레어
7. 코스튬
8. 기타
- 에클레어가 프랑스어로 번개를 뜻한다는 것을 모티브로 디자인된 식신이다.
- 지파이와 중2병 페어로 같이 출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