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하입수거인
1. 개요
요하입수거인(腰下入水巨人-'허리 아래가 물에 잠긴 거인')은 『어우야담』에 등장하는 초대형 거인이다. 향간에는 100미터나 되는 대형 거인이라 알려져 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한 길은 보통 사람 한 명의 키를 나타낸다. 당시(16세기) 조선 남성의 평균 신장이 약 160cm임을 감안할 때 160 × 20=3200, 약 30여 미터 정도 되는 거인임을 알 수 있다.
2. 전승
이수광(李睟光, 1563∼1628)이 안변(安邊-함경남도 안변) 부사로 있을 때 였다. 당시 그 지역의 한 백성이 바다를 표류하다가 가까스로 살아 돌아온 일이 있었다.
백성이 말하기를, 일찍이 세 사람이 작은 배를 타고 바다로 고기를 잡으러 나갔다고 한다. 그런데 갑자기 심한 강풍(狀風)을 만나 곧장 서쪽으로 밀려 갔는데, 7일 밤낮으로 배가 멈추지 않았다. 문득 한 곳에 이르러 언덕에 배를 대고 잠들었는데, 파도 소리가 세차게 들려 눈을 떠보니 거인이 허리 아래는 바다에 있고 위는 드러나 있었다. 그 키는 20길이나 되고 머리와 눈, 몸통이 웅장하여 비할 바가 없었다.
세 어부가 배를 더어 피하려 했으나 이미 뱃전이 들려 뒤집히려 하여 황급히 도끼를 들어 거인의 팔을 내리찍었다. 그러나 거인은 배를 버리고 산으로 올라갔다. 세 사람은 배를 끌고 도망쳤는데 돌아보니 거인이 산 위에 서있어서 마치 산맥과 같았고, 그곳이 어느 지역인지는 알 수 없었다. 다시 서풍을 만난 세 사람은 가까스로 남해안에 배를 대어 돌아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저자(유몽인)는 동국통감에 이르길, 한 여인이 죽어 바다에 떠 있었는데, 그 음호(陰戶, 여성의 성기)가 7척이라 하였다. 대체로 바다 밖에는 거인국이 있는가 싶은데 방풍씨[1] , 장적[2] , 교여[3] 의 후예일 것이라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