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회로

 

겁스 실피에나에 등장하는 고대문명에서 유래한 장치. 마력으로[1] 실피에나에 있는 존재들의 운명에 인위적인 개입을 한다.
운명회로가 그런 실험을 하는 이유는 커녕 이 장치의 존재자체도 실피에나의 절대다수의 사람들은 모른다. 등장인물들이 격한 운명에 휘말리게 하고 가치판단의 갈등을 겪게 한뒤 그가 결정을 내리고 운명을 개척하면 그 대답에 만족하여 실험을 끝낸다. 운명개입의 잔존마력에 의해서 시련과 연관이 있는 마법아이템이 자연발생하기도 한다.
운명회로의 존재자체와 운명회로가 모든 실험으로 결론을 낸 이후 그 해답을 통해서 만들어갈 새로운 시대에 관한 이야기는 실피에나 최대의 떡밥이다.
실제로는 TRPG 플레이 외적으로 캠패인 진행에 대한 마스터의 의도라든가 참가자 모두가 스토리에 대한 합의를 하는 것을 플레이에 실제 등장하는 설정으로 만든 것에 가깝다. 실제로 룰의 저작권자 김성일이 합의에 의한 플레이에 관심이 많기도 하고. 그러한 합의가 운명회로라는 설정으로 구체화되어 시나리오를 좀더 '주제 지향적' 혹은 '극적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의무내지는 조정할 수 있다는 권리를 명시화하는 듯.
작은 이야기로도 전체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도 좋은 특징.
예를 들어 시골의 외딴 마을에서 촌장이 죽고 새로운 촌장 후보생 두 명(촌장의 딸, 나뭇꾼 청년)이 나섰으며, 플레이어들은 두 후보자들 중 하나를 촌장으로 만드는 작은 캠페인를 한다고 하자. 이는 매우 작은 수준의 플레이지만, 마스터는 이것에 '운명회로가 하는 실험'이라는 설정을 부여할 수 있다. 촌장의 딸은 백작 루피나 실피엔으로, 나뭇꾼 청년은 사령관 에르메스의 상징인 것이다. 플레이어들은 촌장을 선택하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실피에나의 지도자를 좌지우지 하는 것이다. 이것은 정치적인 예제(너무 뻔하기도 하고)이지만 문화, 사회, 도덕적 관점에 의한 다툼 어느거나 마스터는 운명회로의 실험이라고 할 수 있으며, 작은 사건이라도 실피에나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기에 작고 사소한 에피소드에도 무게감과 주제의식을 부여하는 것이 가능하다.

[1] 정확히 말하면 이전 시대를 살아간 영혼들을 축적해서 그 영혼의 힘으로. 실피에나 사람들은 이 '마력'이 겁스 마법 표준 시스템의 마력과 다르다는 것 정도만 알지 진정한 실체는 그 누구도 모른다.

분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