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두사
1. 개요
장두사(獐頭蛇)는 조선 중기 김시양(1581 ~ 1643)이 지은 『부계기문』에 등장하는 기이한 뱀이다. 두 길(약 7m) 길이에 노루머리를 한 뱀으로 송인(宋寅, 1517 ~ 1584)의 집에 나타났다고 한다. 원본의 묘사를 보아 뿔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2. 전승
이암(頤菴) 송인은 중종의 셋째 서녀인 정순옹주의 남편으로 문장이 능숙하고 예서에 능하여 모두에게 인정을 받았다. 송인이 일찍이 집을 팔고 이사를 하자 주위 사람들이 이상히 여겨 이유를 물었다. 송인은 매일 밤마다 행랑채에서 노루머리를 한 거대한 뱀이 지나가는 것을 보았는데, 사람소리가 나면 뱀은 달아나더니 남쪽 계단쪽에 가서야 사라졌다고 한다. 송인이 그곳을 조사해보니 돈 구멍 만한 구멍이 나 있었는데, 매끄럽고 평이하여 길이 나 있었다. 구멍을 파보니 깊이를 알 수 없어서 파기를 중단하고 커다란 돌들로 막아놓았다. 그러나 두어날 지나자 그 뱀은 다시 나타났다. 날이 밝은 뒤 구멍을 확인하니 돌들은 제 자리로 가 있고 판 흔적이 없는 것처럼 되어 있었다. 이 일이 매우 기이하여 결국 집을 팔고 말았다고 하였다. 이 일은 판서 서성(徐渻)이 직접 이암에게 들어 저자인 김시양에게 전하였다고 한다.
이후 선조 실록에 정순옹주의 본가가 전소되었다는 기록이 있다. 이를 통해 송인은 장두사에게 원한을 산 일이 있어 이사를 한 후에도 추격을 당해 화를 입은 것으로 추측해 볼 수 있다. 파 놓은 구멍과 커다란 돌들이 원래 상태로 되었음을 볼 때, 염동력을 갖고있는 지신(地神)의 능력을 유추해볼 수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