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공허의 상자와 제로의 마리아)
1. 개요
소원을 들어주는 상자를 건네주고 다니는 인물. 직접 만날 수 있는건 꿈 속 뿐이다. 하지만 꿈 속에서 직접 만나도 여성 같기도, 남성 같기도, 알고 있는 듯 한 얼굴이기도, 전혀 모르는 것 같은 얼굴로 보여 누군지는 알 수 없다. 인간에게 흥미가 있지만 인간을 관찰하는 것은 멀리 떨어진 우주에서 천체망원경으로 보는 것 같이 꽤 어려운 일이라고 한다. 좋아하는 것은 인간의 마음이 삐걱대는 소리.
인간이 마치 벌레를 보고 암컷, 수컷을 따로 구분하면서 보지 않는 것 처럼 개개인에게는 관심이 없으나 호시노 카즈키에게는 특별한 관심을 보인다. 호시노 카즈키는 상자를 완벽하게 사용할 수 있는 재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또한 제로의 말에 의하면 카즈키는 자신과 닮았다고 한다.
제로의 말에 따르면 작중의 다른 소유자들은 원래는 상자를 줄만큼 흥미있는 인물들은 아니었다. 그러나 흥미있는 관찰 대상인 호시노 카즈키가 상자를 거부했기 때문에 대신 주변 사람들을 소유자로 만든 것이라 한다. 주변의 소유자들의 상자에 카즈키가 휘말리게 해 간접적으로나마 카즈키를 관찰하기 위해서. 대단한 악취미이다.
사실상 이 작품 내의 만악의 근원.
상자의 소유자를 밝혀내는 것이 각 권의 목적이라면 제로의 정체를 밝혀내는 것이 이 시리즈의 목적이다.
2. 정체
제로의 진짜 존재를 알려면, 먼저 '''오토나시 마리아의 과거사'''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그러니 혹시 모르는 사람은 읽고 오자.
마리아는 모두의 소원을 이루어주고 싶다고 바랬기에 '''불완전한 행복'''을 만들어내게 된다. 그러나, '''상자'''는 소원뿐만 아니라, 소원을 하는 사람이 가지는 체념과 같은 생각까지도 모두 이루어지게 만들어 준다. 마리아가 가졌던, 누군가가 자신을 말려주기를 바라는 마음까지도 상자가 이루어주게 되면서, 마리아의 상반된 소원은 두 가지의 존재를 만들어냈다. 바로, '''소원을 이어주는 존재인 제로'''와 '''소원을 부수는 존재인 호시노 카즈키이다.[1][2] ''' 앞서 1권에서 '''제로가 카즈키에게 동족이라고 말한 것''' 또한 이 때문이다.
제로는 오토나시 마리아 안에 있던 오토나시 아야의 이미지를 실체화한 존재로서 나타난 것이다. 이렇게까지 초연한 인물로서 존재하는 것은, 과거 아야의 예언과 죽음을 계기로 마리아의 마음 속에서 신성화되었기 때문이다.
공허의 상자(소원을 부수는 존재)에 힘에 의한 제로의 파괴는 '''불완전한 행복''' 자체의 강제적인 파괴를 의미한다.
7권에서 카즈키를 불완전한 행복 속에 가두었으나 무한의 시간을 견딘 마리아에게 제로의 마리아를 찾으라고 설득하는데 성공하면서, 제로라는 존재는 사라지게 된다.
소원을 이루어주는 힘은 제로의 존재와는 별개로 존재하는 것이다. 이 세계관에서 인간에게는 본래부터 소원을 이루어내는 힘이 있다. 제로가 자기 자신을 소개할 때 소원을 이루어주는 힘을 수영장이라고 한다면 자신은 제로라는 그릇에 담긴 물, 소원을 이루어주는 힘 중에서 제로라는 방향이라고 하는건 이런 연유이다. 마리아의 소원은 타인의 소원을 이루어주는 소원이었으며, 그에 따라 소원을 이루어주는 시스템인 상자가 탄생하고 그 상자의 인격이라 할 수 있는 제로가 태어난 것이다.3. 여담
시리즈 동안 제로의 행적을 생각해보면 상당히 무섭다. 사실상 1권부터 6권까지의 사건이, 제로가 호시노 카즈키를 발견하고는 주변인물과 함께 데리고 놀던 것이었으니...
이 시리즈를 관통하는 대립이 '소원을 들어주는 존재'인 제로와 '소원을 깨부수는 존재'인 공허의 상자 (카즈키)의 대결이다. 둘 다 마리아가 지닌 '불완전한 행복'에서 태어난것. 카즈키에게 흥미를 가진것도 적이기 때문에 흥미를 가졌다고한다. 한마디로 처음부터 제로는 카즈키의 적이였다.
[1] 호시노 카즈키가 일상에 집착하면서, 무의식중에 다른 사람들의 소원을 모두 깨부수려는 원인이다[2] 근데 사실 '''소원을 부수는 존재'''의 자리는 마리아가 카즈키에 주목하기 전까지 공석이었다. 마땅히 대응될 만한 인물이 없었기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