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하려

 


1. 개요
2. 행적


1. 개요


"그, 그건 내 거야!"

"이건 네 것이 아니야. 내 것이야. 알아들었어? 이 칼은 내 거야. 네가 날 갖지 않으면 칼도 못 갖는 거야."

"무슨 소리야! 네가 무슨 물건이야? 널 어떻게 가져!"

"바보! 아직 애구나!"

"내 거라니까!"

"이 칼은 내 것이고, 칼을 가지려면 나를 가져야 되는 거야."

"대체 왜!"

"아빠가 그랬으니까."

- 처음 만난 금모하와 팽하려의 대화 중에서 발췌.

풍종호 무협소설 『투검지(鬪劍誌)』에 나오는 귀문삼가(鬼門三家) 중 팽가(彭家)의 가주인 팽주선의 딸이다. 금모하와 비슷한 연령으로, 몸을 움직일 수 있게 된 것이 얼마 되지 않아 몸이 가늘며 연약하다. 반면에 성격은 강단이 있어 독선적이고 폭력적이면서도[1] 어린애답게 변덕스러운 면도 있다.

2. 행적


"빨리빨리 커서 얼른얼른 날 가지러 와. 이렇게 아빠 몰래 와서 도와주기까지 했는데, 커서 안 오면 쫓아와서 오장육부(五臟六腑)를 전부 파낼 거야. 알았지?"

어릴 때부터 무슨 이유[2]에선가 침상에서 목조차 돌리기 힘들 정도로 병이 깊었다. 그런 딸을 위해 지옥에 굴러 떨어질 것을 각오한 팽주선은 가문에서 오래전 봉인한 역귀도(役鬼刀)를 꺼내 그 힘으로 딸을 일으켜 세우려 한다. 그래서 사람을 제물로 바쳐 간장(干將)과 막야(莫邪)의 고사를 재현하려는 미친 대장장이 장영을 이용하는 계획을 실천한다. 그 결과 가문의 하인 역위랑이 어린 금모하를 속여 역귀도를 꺼내게 한 다음, 빼앗아 가져온다.
역귀도의 강력한 귀력(鬼力)으로 팽하려는 침상에서 벗어나 적어도 밤에는 마음껏 움직일 수 있어진다. 보다 건강해진 것에 대한 고마움일까? 아니면 역귀도로 인연이 엮였기 때문일까? 그녀는 금모하를 처음 만난 날부터 '낭군'이라 부른다. 어린 낭군이 성장하는 동안 그녀도 아버지로부터 역귀도와 영귀도(靈鬼刀)를 다루는 방법을 배운다. 그러다 환귀(幻鬼)를 다룰 수 있게 된 뒤부터는 만월(滿月)이 뜨는 밤, 종종 낭군을 찾아가 도움(?)을 준다.[3] 그리하여 첫 등장에서는 금모하에게 해코지 하려는 구귀(九鬼)를 혼내줬으며, 두 번째 그가 원무산에 머무를 때에는 수라음혼공(修羅陰魂功)을 얻어야 한다고 알려준다. 그리고 세 번째 장강비원(長江飛猿) 안연후의 수채에서는 나타나 여우를 경계하라는 귀띔을 한다.
낮에는 움직일 수 없는 약점을 해결하려면 강한 양귀(陽鬼)를 흡수시켜야 했다. 그 방법으로 팽주선은 구음현공(九陰玄功)을 익힌 영호가(令狐家)의 적자, 영호복를 노린다. 계획대로 주가 상단에서 그를 죽여 피로 양귀를 피어오르게 하는 것은 성공하는데, 팽하려는 이를 취하지 않고 오히려 아버지까지 공격해 작게 응축시켜 백귀(魄鬼)로 전변(轉變)시키는··· 얼토당토않은 짓을 벌인다.[4] 그러고는 낭군과 공평해지고 싶다며 홍랑(紅狼)의 대부분은 떼어내 가져가고, 촉루(髑髏)가 된 아버지를 기절한 금모하의 팔죽지에 매달아버린다.
이제 팽하려는 낭군과 오래도록 행복해지기 위하여 영귀도의 본래 모습을 되찾아주려고 한다. 그 때문에 귀문(鬼門)이 열리는 날, 흘러나오는 특별한 저승의 음기(陰氣)를 영귀도가 꼭 흡수케 해야 했다. 그것을 영호인이 가르쳐주어 미리 알게 된 금모하는 귀문이 열릴 장소에서 먼저 기다리고 있었다. 다행히 선견의 맹점으로 인해 위치가 바뀌어 귀문을 등 뒤에 둔 팽하려는 우위를 가질 수 있었다. 그러나 영귀도가 음기를 계속 흡수하는 과욕을 부려 억지로 제어하려다가 빈틈을 노출하였으며, 금모하의 귀화창(鬼火創)에 당하고 만다. 다행히 두 귀도를 품에 안는 행위에 차마 한꺼번에 벨 수 없어 낭군이 잠깐 주저하는 사이, 금방 회복한 그녀는 위기를 벗어나 영귀도를 마도(魔刀)로 진화시키고자 모습을 감춘다.

3. 귀둔


역귀도는 백귀(百鬼)를 부릴 수 있는 칼이므로, 다룰 수만 있다면 다양한 귀둔(鬼遁)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그만큼 막강한 귀력(鬼力)을 갖출 수 있어서 어지간한 귀문의 술사들은 그냥 가지고 놀 수 있다.[5]
  • 섭물법(攝物法): 허공섭물(虛空攝物)처럼 거리가 떨어진 사물을 조종하는 상승(上乘)의 비술이다. 팽하려가 그저 손짓으로 떨어져 있는 구귀들을 두들겨 팬다.
  • 환귀(幻鬼): 안귀(眼鬼)와 이귀(耳鬼)를 다스려야 겨우 부릴 수 있는 환귀를 이용하여 그녀는 환상으로 금모하에게 모습을 드러낸다. 처음에는 완전한 모습을 구현할 수 없었지만, 그가 본의 아니게 환술(幻術)로 도와줘 가능해진다. 심지어 영귀(影鬼)와 암귀(暗鬼)가 환귀를 도와주면, 다른 사람의 그림자를 통해 그 마음에 담긴 형상을 꺼내 환상으로 구현할 수도 있다.
[1] 그녀는 낭군이라 부르는 금모하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마다 얼굴을 사뿐히 짓밟는다.[2] 영호복은 팽주선이 당연히 치러야 하는 대가이자 업보라고 한다.[3] 선견으로 본 것을 알려주는 행위는 금모하에게 선택을 강요하는 것이다. 그냥 모르면 한 길을 계속 가면 되는 것을, 여기에 선견이 끼어들어 선택지가 새로 생겨나게 되니 꼭 좋은 일만은 아니다.[4] 역귀도에 양귀까지 갖춰져 백귀가 완전하게 깃들 경우, 어떤 일이 일어난다고만 본 편에 나온다. 그 어떤 일이 아마도 역귀도에 깃든 금모하 부모의 혼에게는 좋지 못한 것 같다. 이 사실을 영귀가 알려줘 그녀는 양귀를 취하지 않는다.[5] 영호복과 영호란은 그녀가 나타나자 몸을 움직일 수조차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