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본어
- 재일 한국어를 찾는다면 해당 항목으로.
'''韓本語'''[1]
'''한'''국어+일'''본'''어
1. 개요
밈의 일종으로, 한국어와 일본어가 결합한 형태로서, 오타쿠나 중2병을 희화화할 때 자주 쓰이는 표현 중 하나다.
한본어가 가능한 이유는 이웃 언어인 한국어와 일본어의 어순이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동일하기 때문이다.
한본어는 한국어에 서툰 일본인이 한국말을 하려고 할 때나 일본통치시대 등을 거쳐 일본어가 우리말 속에 정착한 경우처럼 자연스럽게 쓰이기도 한다. 현재는 대개 재미를 주거나 딱딱한 문장 혹은 대화를 완화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현재 사용되는 한본어는 주로 영상물 따위에서 유머를 위해 사용된 것이 시초이다. 가령 예능 프로그램에서 일본인이 등장하는 꽁트를 진행할 때 제대로 된 일본어가 아닌 이 한본어를 사용해서 웃음을 유발하는 식.
위의 소설의 일부처럼, 밈과 상관없이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는 경우도 많다. 이는 일본통치시대의 잔재로 보는 관점이 지배적이다. 자세한 내용은 일본어 잔재설을 참고하자.
한본어를 사용할 때의 주의점은 문장 부호이다. 일본어는 《,》대신 《、》을, 《.》대신 《。》을 쓰고, 《、》뒤에 띄어쓰기가 없으니 주의.
한국어에서는 받침에 따라 '이/가'처럼 조사가 달라지지만, 일본어에서는 그렇지 않다. 따라서 한본어에서는 '사람가' 같은 어색한 표현이 있게 된다. 이것이 한본어의 묘미이다.
거꾸로 일본어에 한국어를 섞어 말하는 것은 재일 한국인들이 쓰는 경우가 많다. 일본어에 서툰 1세대 재일 한국인들이 일본어를 사용하는 경우 그런 역한본어가 되는 경우가 많다. 그외에도 혐한들이 한국인을 흉내낼때 이런 역한본어를 쓰기도 한다. 2020년에 들어 여고생층 위주로 やばいンデ(やばい+ㄴ데)와 チンチャそれな(진짜+それな) 와 같은 한본어를 은어처럼 사용하는 예시가 등장했다.
2. 사용법
- 문장을 하나 준비한다. (예시: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 단어 몇 개를 일본어로 바꾼다. 명사보다는 동사를, 한자어보다는 순우리말 쪽을 일본어로 바꿔주는 쪽이 훨씬 훌륭한 한본어가 나온다. 너무 어려운 단어를 일본어로 바꾸면 순수 일어에 가까워지고 해석이 어려워지니, 해당하는 일본어 표현이 적당히 알려져 있는, 쉬운 단어를 바꿔 주는 게 좋다. 발음도 그럴듯하게 일부러 엉성하게 써주면 더욱 좋다.
- -씨 혹은 -님 - -상(さん), -짱(ちゃん)[2]
- -다 - 다+데스(です), 그냥 데스로 쓰일 수도 있다.
- -는 - -와(は)
- -해서 - -노데(ので), -까라(から) [3]
- -의 - -노(の)
- -나, -또는 -야(や)
- 일본 - 니혼(にほん,日本), 닛폰(닙뽄)(にっぽん,日本)[4]
- 인간 - 닝겐(人間,にんげん), 히토(人,ひと)
- 선배 - 센빠이(先輩,せんぱい)
- 기분 - 기모찌(気持ち,きもち)[5]
- 오빠, 형 - (오)니((お)兄) (상이 붙으면 좋다. ex: 오니상, 니상)
- 행복 - 시아와세(幸せ,しあわせ)
- 전혀 - 젠젠(全然,ぜんぜん)
- 안 돼 - 다메(駄目,だめ)
- 그만둬 - 야메로(止めろ)
- 하지 마 - 야메떼(止めて)
- 잠시만 - 좃또[6] (ちょっと)
- 예. 혹은 네. - 하이(はい)[7]
- 좋다, 좋음 - 이이(良い,いい), 요이(良い,よい)[8]
- 맛있다 - 우마이[9] (美味い,うまい), 오이시이(美味しい,おいしい)[10]
- 귀엽다 - 카와이이(可愛い,かわいい)
- 있다 - 아루(有る,ある), 이루(居る,いる)[11]
- 재미있다 - 오모시로이(面白い,おもしろい), 타노시이(楽しい,たのしい)[12]
- -잖아 - -쟝(じゃん)
- -입니다, 합니다 - -데스(です), -시마스(します)
- -되었습니다. - 시마시타(しました), 사레타(された),
- -하네요 - 데스네(ですね)
- -주세요, -해주세요 - -쿠다사이(下さい)
- ~부터 - ~카라(から)
- ~까지 - ~마데(まで)
3. 일제강점기 직후의 한본어 사용
신조어 문체로 알려져 있지만, 일제강점기라는 35년의 세월이 지난 직후, 한국인의 언어생활에는 상당 부분 일본어가 흡수되어 있었다. 따라서 정말 자연스럽게 한본어가 흘러나오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한본어는 의무교육의 보편화와 언어순화 운동, 세대의 교체를 거치며 많이 사라졌지만 건설업계 등 일부직종에서 쓰이는 현장 용어로 그 흔적이 남아있다. 즉, 유머러스한 문체 변형으로 재조명받은 2010년대 이후의 '한본어'와는 달리 이 시기의 한본어는 식민시절의 잔재이자 역사의 아픔인 셈이니 이 두 개념을 구분지어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자네처럼 '''마케오시미 츠요이'''(負け惜しみ強い, 억지 부리는 성질이 강한; 지기 싫어하는) 한 사람두 없을 걸세, 못추면 그냥 못 춘대지."
이태준, 《패강랭》 中
위의 문장들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에 등장하는 한본어의 사례다.'''사이상'''(崔さん, 최 씨), 오늘은 웬일이슈? 그러지 말구, 우리, '''쟌쟝 사왕이[13]
마쇼오요'''(じゃんじゃん騷ぎましょうよ, 걸지게 한번 놀아봅시다)
박태원, 《천변풍경》 中
광복 직후의 소설에서도 등장한다.대석 언니는 그러나 무서워하지 않고 한다는 소리가
"선생님, '''덴노 헤이까'''(天皇陛下, 천황 폐하)가 '''고오상'''(降参, 항복)했대죠?
위 문장은 역으로 한국어를 어설프게 배운 일본인이 구사하는 한본어의 사례이다. 깅가메는 김구, 사시이래는 교도소의 차입을 뜻하며 '오브소'는 '없'을 뜻한다.조석 때면 내 아내가 내게 들리라고 큰 소리로, "김구 밥 가져 왔어요." 하고 소리치는 것이 들리나 그때마다 왜놈이,
"'''깅가메''' 나쁜 말이 했소'''데'''. '''사시이래'''(差入, 차입) 일이 '''오브소'''다."[번역]
하고 물리치는 소리가 들렸다. '깅가메'라는 것은 왜놈들이 부르는 내 별명이다.
위 내용은 1948년 엄흥섭이 거리에서 학생들이 나눈 대화 내용을 채록한 것이다. #1 #2 #3 76년 남짓 지났을 뿐인데 대부분의 현대 한국인 화자들은 알아듣는 것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한국어가 '한본어화'된 것을 볼 수 있다. 번역하자면 다음과 같다.이 글에서 엄흥섭이 먼저 문제 삼고 있는 것은 해방 3년이 되었어도 "朝鮮(조선)말, 日本(일본)말, 英語(영어)가 한데석겨 뒤범벅이되여 나오"는 현실이다. 그는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하기 위해 거리에서 직접 자신이 들었던 말을 적어 보인다.
말한마듸 서로 주고바들때보면 朝鮮말, 日本말, 英語가 한데석겨 뒤범벅이되여 나온다. 그甚한例를 몇가지參考로 引用한다.
1. "얘, 정숙인 이번 '''니찌요비 겟곤''' 한다는데 아주 '''스바라시이''' 헌옷감이만트라"
1. "정숙이가 '''아바다(곰보)'''인데도 신랑이 오·케 햇다지?"
1. "신랑이 '''호레루''' 한게 아니라 정숙이가 '''호레루''' 햇대"
1. "'''나루호도''' 새로운 뉴ー슨데"
이것은 筆者가 最近에 어떤 女子生들이 假頭에서서 주고받든會話에 一節을 寫生한것이다 또 一例를 引用한다.
1. "어이 '''기미기미''' 가께우동 한턱 내라"
1. "이자식아 해부노다"
1. "나두, 쨍기네ー트다"
1. "얘, 너 '''곤사이스 에이와지덴 후루혼야'''에가 파러서 '''젠사이''' 사먹자!"
이것은 十七, 八歲의中學生들이 下宿房에서 하는 對話의 一節을 따온것이다.
김윤진, <해방기 엄흥섭의 언어의식과 공동체의 구상> 中
말 한마디 서로 주고받을 때 보면 한국말, 일본말, 영어가 한데 섞여 뒤범벅이 되어 나온다. 그 심한 예시를 몇 가지 참고하여 인용한다.
1. "얘, 정숙인 이번 일요일 결혼 한다는데 아주 괜찮은[14]
옷감이 많더라"1. "정숙이가 얼간이인데도 신랑이 OK했다지?"
1. "신랑이 반한 게 아니라 정숙이가 반했대"
1. "과연 새로운 뉴스인데"
이것은 어떤 여학생들이 가두에 서서 주고받았던 회화의 한마디를 사생[15]
한 것이다. 또 한가지 예시를 인용한다.1. "어이 너 너 가케우동 한턱 내라"
1. "이 자식아 '해브 노(Have No)'다"
1. "나도, '졘기 녜트(деньги нет)'[16]
다"1. "얘, 너 콘사이스 영일사전 헌책방에다 팔아서 단팥죽(ぜんざい) 사먹자!"
이것은 17, 8세의 중학생들이 하숙방에서 하는 대화의 한마디를 따온것이다.
4. 기타
일본에 오래 살면서 평소에 한국어를 거의 사용하지 않던 한국인이 오랜만에 한국어를 얘기하게 되면 한본어가 되는 경우가 있다. 또한 한국어를 공부하는 일본인이 한국어 학습이 부족할 경우에도 한본어가 되는 경우가 있다. 일본 거주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재일 한국어와 혼동하기 쉬운데, 재일 한국어는 어디까지나 '일본 지역에서 일본어의 영향을 받아 변형된 일종의 방언'이며, 한국어가 안 떠올라서 or 일본어가 습관이 되어서 말 중에 섞이게 되는 경우는 한본어다.
국제연애를 하는 한일커플도 거의 수시로 한본어를 구사한다. 유튜브에 올려진 국제커플 영상을 보면 재밌는 한본어 장면이 꽤 있다. 또 이들의 자식들도 한국어와 일본어를 동시에 구사하는걸 볼 수 있다.예시
일본에서는 이러한 한본어를 일본 최대의 코리아타운인 신오쿠보에 빗대어 '신오쿠보어'라고 부르기도 한다. 물론 한국문화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나 한류 팬들 사이에서만 쓰는 표현이므로 한국에 별로 관심이 없는 일본인들에게는 통하지 않는 표현이니 주의하자.
변형판으로, 가나만으로 한국어를 구성하는 경우도 보인다. キアジャドンチャ라든지.
그 외에도 건축현장이나 디자인 업계에서도 많이 쓰인다. 이에 대해서는 현장 용어 문서 참조.
아종으로 한중어라는 것이 있다. 이쪽은 말그대로 한국어를 중국 한자음으로 표기하고, 한자어는 그대로 차용하여 중국식으로 읽는 것. 예를들어 不喜洒基曜(bù xǐ sǎ jī yào)라든지...
5. 관련 문서
- 예시
- 재일 한국어
- ~스무니다체
- 중2병체
- 한국어의 외래어/일본어
- 콩글리쉬
- 현장 용어
- 실장석, 실장석/설정: 본래 일본에서는 실장석들이 단순히 '변형된 일본어'를 사용하는 형태였다면, 국내에서의 '실장석 말투'는 한본어에 가까운 형태이다.
- 대한제국 연대기: 김경록의 대체역사소설로, 인공어이지만 한국어와 일본어의 크레올인 규슈 지방에서 쓰이는 진서어가 등장한다.
- 자막테러
- 크로스게이트
- 그치만 드립
- 우효 드립
- 브로큰 잉글리시
- 강유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