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Z*ONE remember Z/IZ*ONE과의 추억/조유리

 




1. 개요
2. #1 방과 후는 언제나 시끌시끌 [1]
3. #2 비밀의 연습[2]
4. #3 불안한 마음[3]
5. #4 마법의 젤리[4]
6. #5 유리의 도전[5]
7. #6 약속을 어기면[6]
8. #7 사라진 마법[7]
9. 카드 스토리
9.1. 약속엄수
9.1.1. #1 자기소개
9.2. 생일'19
9.2.1. #2 생일은 누구의 것? & 축하해, 유리!


1. 개요


IZ*ONE remember Z의 컨텐츠 중 조유리에 대한 개인스토리 문서이다.

> IZ*ONE의 메인보컬, 조유리입니다!
> -
> 도와줘, (프로듀서)! 다른 멤버가
> 자꾸 나한테 장난친단
> 말이야...!
> -
>조유리

2. #1 방과 후는 언제나 시끌시끌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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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ALL/플레이어''',<독백>,'''-엑스트라-'''
''' {{{#BBB0DC 은비}}} {{{#F1D2E7 사쿠라}}} {{{#DB706C 혜원}}} {{{#FCF695 예나}}} {{{#A7E0E1 채연}}} {{{#CEE5D5 채원}}}[br]{{{#B2B2B2 민주}}} {{{#B7D3E9 나코}}} {{{#F1C3AA 히토미}}} {{{#F3AA51 유리}}} {{{#567ACE 유진}}} {{{#D9598C 원영}}}'''
#1-1
'''선생님''' …이 부분은 확실히 복습해 두도록. 시험에 나올 거다.
<선생님의 말이 머릿속으로 잠시 들어왔다가 반대쪽 귀로 그냥 나가 버린다. 목소리는 잘 들렸지만 내용이 하나도 머리에 들어오지 않았다.>
(…안 되겠어. '약속'이 마음에 걸려서 집중이 안 돼)
<IZ*ONE의 매니저가 되어 2학년 때로 시간을 거슬러 왔다. 그 이유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약속은 내 미래를 바꿀 열쇠다.>
(생각이 안 나. 과거 아니, 미래의 내가 무슨 약속을 했던 거지?)
'''꺄아 악!!'''
'''?!'''
<수업이 끝난 뒤에도 멍 때리고 있는데 갑자기 유리의 비명이 들려왔다.>
(뭐, 뭐야. 무슨 일이지?!)
<고개를 들자마자 유리가 달려드…는 게 아니라 거세게 태클을 걸어왔다.>
'''야야야! 갑자기 왜 그래?!'''
'''미, 미안해. 하지만, 하지만…'''
<그 순간 '뭔가'가 내 얼굴에 닿았다.>
'''응? 이게 뭐야? …으악!'''
<책상 위에 툭 하고 떨어진 걸 본 순간 나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아주 한 순간이었지만….>
'''벌레! 벌레! 원영이가 벌레를 내 손에…!!'''
<벌레였다. … 고무로 만든 싸구려 장난감 벌레였다.>
'''야, 이거 장난감이잖아?'''
'''엥?'''
<책상 위에 있던 장난감을 조심스레 살피는 유리. 그 모습을 보고 원영이와 유진이가 감쪽같이 속인 게 뿌듯했는지 크게 웃어댔다.>
'''와아, 유리 언니. 건려들었다~!'''
'''야호! 몰래 카메라 대성공! 유리 언니, 진짜 벌레 싫어하는구나~!'''
'''너네 둘 다 너무 해~!'''
(유리 저 녀석은 참 놀리기 좋단 말이야…)
'''너희들도 그만 좀…'''
<내가 야단을 치려던 그 때 예나가 끼어들었다.>
'''너희들! 우리 유리한테 뭐 하는 짓이야!'''
<예나는 두 사람에게 불호령을 내리더니 두 팔로 유리를 꼭 안았다.>
'''유리야, 내가 있으니까 걱정 마~'''
<예나의 힘이 너무 셌는지 팔 안에서 유리가 버둥거렸다.>
'''자, 잠깐만 예나 언니! 수, 숨막혀…!'''
<버둥거리는 유리와 내 눈이 마주쳤다.>
'''(플레이어), 도와줘~'''
(…하는 수 없군)
#1-2
<나는 손뼉을 치며 멤버들이게 큰 소리로 말했다.>
'''자자, 장난은 거기까지! 레슨 받으러 가자~!'''
'''네~'''
'''아아, 재미있었어!'''
'''한창 재미있었는데~'''
'''예나 언니, 너무 즐기는 거 아냐? 유진이랑 원영이, 거기 서! 가만 안 둔다~!'''
<유리가 웃으며 교실을 나가는 두 사람의 뒤를 쫓는다.>
'''완전 아수라장이었지'''
<상황을 모두 지켜 보고 있던 나코는 기가 막힌다는 듯 한숨을 쉬었다.>
'''유리도 참 힘들겠다…'''
'''자, 그럼 우리도 레슨실로 가 볼까!'''
(그래. 지금 멤버들에게 제일 중요한건 레슨이야)
<나도 마찬가지다. 난 멤버들의 매니저니까.>
<먼저 갔던 유리가 나코와 민주에 이어 교실을 나오는 날 기다리고 있었다.>
'''아, (플레이어)! …그게… 아까는 놀래켜서 미안해'''
'''아냐, 유리가 더 놀랐잖아. 유리가 잘못한 것도 없는데 뭘 그러니까 신경 쓰지 마, 알았지?'''
'''응… 고마워. (플레이어)!'''
'''어? 아, 아냐. 난 그냥…'''
<갑자기 유리가 날 보고 눈부시게 웃어 나도 모르게 고개를 돌리고 말았다.>
'''그럼 먼저 가 있을게!'''
<빨리 달려 나가는 유리의 뒷모습이 멀어져 간다.>
(유리가 IZ*ONE 멤버들에게 왜 사랑을 받는지 알 것 같다…)
#1-3
<그 날 레슨 때 가장 눈에 띄는 멤버는 누가 뭐래도 유리였다. 보컬 트레이닝을 할 때도 춤을 출 때도 유리는 너무나 빛이 났다.>
'''선생님''' 좋아, 잠시 휴식시간. 유리야, 아주 좋았어. 계속 그렇게 열심히 하면 돼.
'''감사합니다. 그런데 아직 불안한 부분이 있어서요…'''
'''선생님''' 더 잘하려는 마음가짐은 좋은 거지. 어디 보자, 굳이 꼽자면 고음부를 더 안정되게 부르는 게…
<유리는 진지한 표정으로 피터 선생님의 조언에 귀를 기울인다.>
(나였다면 바로 우쭐해했을 텐데. 참 성실하다니까~)
<이윽고 다른 멤버들이 유리 주변에 몰려들었다.>
'''오늘 유리 너, 진짜 대단하더라.'''
'''목소리가 깔끔하게 나오던걸. 듣고 반해 버렸잖아.'''
<다들 입을 모아 유리를 칭찬한다.>
'''노래만이 아냐. 춤도 엄청났어!'''
'''응응. 유리는 춤선이 너무 예뻐~.'''
'''옆에서 춤추는데 시선이 자꾸만 가더라니까.'''
'''그만 해. 사쿠라 언니까지! 난 그냥 필사적으로 한 것뿐이라고…'''
<유리는 얼굴이 붉어지며 몇 번이나 고개를 가로저었다.>
'''선생님''' 맞다, (플레이어).
<멤버들을 지켜보던 선생님이 갑자기 내게 말했다.>
'''선생님''' 레슨할 때 구경만 하지 말고 너도 조언할 게 있으면 말해. 그것도 매니저가 할 일이니까.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일단 알았다고 대답은 했지만 난 연예인도 아닌데 조언 할 게 있을까?)
<특히 오늘 유리를 보면 내 도움이 필요 없을 것 같았다. 유리는 이유없이 '사랑받는 캐릭터'가 아니다. 노래도 춤도 충분히 실력을 갖췄고 IZ*ONE을 이끌어갈 존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 실력이 있으니까 사랑받는 거지)
#1-4
<그 날의 레슨을 마치고 멤버들은 집에 갈 준비를 시작했다. 그 와중에 유리는 무슨유이인지 혼자만 옷을 갈아입지 않고 우두커니 서 있었다.>
''''''
'''유리야, 집에 안 가?'''
'''응. 남아서 연습좀 하고 집에 갈지 말지 생각 중이야.'''
'''남아서 연습한다고? 오늘 과제를 완벽하게 해냈는데 굳이 그럴 필요가 있어?'''
'''으~음, 하지만…'''
<유리가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아주 멋지게 잘 해냈으면서 대체 뭐가 불만인 거지?)
'''고생 많았어, 유리야! 빨리 가서 게임하자!'''
'''응? 으, 응…'''
<유리는 우물쭈물거리다가 예나에게 끌려서 레슨실을 나갔다.>
(…유리 쟤 괜찮을까?)
<홀로 남겨진 나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며칠 후 밤.>
<나는 IZ*ONE 멤버들과 기숙사 트레이닝 룸에 모여 있었다.>>
'''어, 다들 모여 있네. 마침 잘 됐다!'''
<제일 늦게 거실로 내려온 예나는 멤버들을 보자마자 말했다.>
'''예나 언니, 마침 잘 됐다니 뭐가?'''
'''피터 선생님이 뭐라고 하셨어?'''
'''그래, 선생님이 할 말 있다고 불렀지?'''
'''응, 이번에 말야, 반 대항 노래 대회를 연대!'''
#1-5
'''노래 대회?'''
'''반 대항이라면 학교 행사네.'''
'''우승하면 뭘 주는데?'''
'''아니, 특별히 순위를 매기는 건 아니고 그냥 레크리에이션 기획이래!'''
'''뭐야…'''
'''오늘 밤 중으로 대표를 한 사람 뽑아 두래.'''
'''그럼 한 사람밖에 없잖아?'''
'''응, 나코도 같은 생각이야!'''
<사쿠라와 나코가 거의 동시에 유리를 쳐다 봤다.>
'''어? 설마… 나?'''
'''찬성!'''
'''유리 노래할 때 목소리는 완전 최고지!'''
'''나도 유리가 좋을 것 같은데. (플레이어) 네 생각은 어때?'''
'''나도 찬성. 그럼 만장일치네. 유리 너도 괜찮지?'''
'''으~음…'''
<유리는 잠시 망설이는 듯했지만 이내 멤버들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너희들이 그렇게 말해 주니까 나도 열심히 해 볼게.'''
'''좋~아. IZ*ONE 대표는 유리로 결정!'''
'''유리 언니, 파이팅! 응원용 부채에 이름 적어서 가져 가야지~!'''
'''자, 잠깐만! 거기다 이상한 별명은 적지 마!'''
<유리의 말이 마치 무슨 신호라도 된 듯 멤버 전원이 웃음을 터뜨렸다. 유리는 좀 쑥스러웠는지 고개를 살짝 숙이며 환하게 웃었다. 물론 나도 크게 웃고 있었다.>
(노래 대회라. 뭐, 유리라면 걱정할 필요 없겠지)
<이 때 나는 그렇게 안심하고 있었다.>


3. #2 비밀의 연습[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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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ALL/플레이어''',<독백>,'''-엑스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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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그 날 방과 후에 피터 선생님이 불러 교무실을 찾아갔다. 선생님의 얼굴을 살펴 보니 심기가 불편해 보였다.>
(어째 예감이 안 좋은데…)
'''선생님''' (플레이어), 요즘 어떠냐? 얼마 전 내가 당부한 대로 멤버들에게 조언을 해 주고 있는 거니?
'''그, 그거 말인데요. 제가 특별히 해 줄 말이 없더라고요'''
'''선생님''' …
'''다들 수업도 레슨도 성실하게 잘 받고 있고. 연예인도 아닌 사람이 조언을 하는 건 주제넘은 짓 같아서…'''
'''선생님''' 이 멍청한 놈!
(히익…!!)
'''선생님''' 넌 매니저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전혀 모르고 있어! 잘 들어라. 매니저란 멤버들에게…
(망했다. 잔소리가 길어질 것 같아…)
<긴 잔소리에 해방되고 나니 이미 밖은 어두컴컴했다.>
'''어? (플레이어)?'''
<교문을 나서려는 내게 유리가 말을 걸었다.>
'''선생님 호출? 설마 지금까지 잔소리를 들은 거야?'''
'''그렇지 뭐. 야단맞는 건 익숙해.'''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네가 대단하다…'''
'''레슨은 끝났어? 집에 가자.'''
'''미안. 나 들를 곳이 있어.'''
'''들를 곳?'''
'''요 앞에 있는 공원. 사람들이 잘 안와서 노래 연습 하기에 딱 좋거든.'''
#2-2
'''연습은 레슨실에서 하면 되잖아.'''
'''학교 레슨이 아냐. 노래 대회가 얼마 안 남았잖아? 그래서 연습을 해 두려고…'''
'''유리는 IZ*ONE에서 노래와 춤 쪽으로는 에이스잖아. 레크리에이션 대회 때문에 일부러 연습할 필요가 있나?'''
'''별 거 아닌 레크리에이션일지 몰라도 대표로 나가게 된 이상 최선을 다 해야지. 그 때 그렇게 했더라면 좋았을 걸 그러면서 후회하고 싶지 않거든.'''
(으~음… 왜 그렇게까지 열심히 하려는 거지?)
'''그럼 난 먼저 갈게!'''
'''아, 잠깐 기다려!'''
<나는 뛰어가는 유리를 쳐다 보다가 서둘러 뒤를 쫓아갔다. 희미한 조명과 달빛이 두 개의 그림자를 비추고 있다. 그네에 걸터앉아 눈앞에서 노래하는 유리의 모습을 멍하니 바라봤다.>
(… 유리는 정말 목소리가 좋구나)
<이 공원에 도착하고 나서 지금까지 유리는 거의 쉬지 않고 계속 노래하고 있다. 그 허스키하면서 호소력 짙은 목소리를 듣다 보니 시간이 눈 깜짝할 새에 지나가 버렸다.>
'''후우~.'''
<긴 발라드를 부른 후 유리는 문득 뭔가 떠올랐는지 크게 숨을 내쉬었다.>
'''오늘은 이 정도로 해야겠다.'''
<허공에 대고 중얼거리더니 유리는 내게 미소를 지었다.>
'''대단하다. 진짜… 감동했다.'''
<머릿속에 떠오른 말이 그냥 입 밖으로 튀어나와 버렸다.>
'''정말?'''
<순수하게 일반인으로서 저도 모르게 튀어나온 내 감상을 유리가 들은 모양이었다.>
(혹시 기뻐해 주는 건가?)
'''기술적인 건 잘 모르겠지만 뭐라고 해야 할까… 그래! 마음에 와닿는 것 같아. 유리의 목소리가 마음 깊은 곳까지 스며든 것 같았어… 응, 최고였어!'''
<더 세련된 비평을 하는 방법도 있을 텐데 말로 표현이 잘 되지 않는다.>
'''어쨌든 난 유리의 노래가 좋아!'''
'''고마워. 음정이나 프레이징에 대한 얘기는 레슨 때 선생님께 들을 수 있지만 이렇게 솔직한 감상을 들을 기회가 많지 않거든.'''
<유리의 얼굴을 보니 뺨이 붉게 물들어 있었다.>
'''그래서… 기뻐. 아주 많이!'''
#2-3
<유리의 미소를 보니 문득 뭔가가 떠올랐다. 과거의, 아니 미래의 기억이다.>
(맞아, 이번 노래 대회에서 유리의 노래는 완벽했어)
<그러니까 걱정할 필요가 하나도 없다는 말이다.>
'''있잖아, 유리야. 넘칠 정도로 잘 하고 있으니까 그렇게 긴장할 필요 없어. 긴장을 좀 풀어도 되지 않을까?'''
'''아니, 안돼!'''
<내 말을 듣자마자 유리가 세차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난 더 더 잘하고 싶어. 노래도 춤도 완벽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그러려면 더 연습해야 해.'''
<유리의 표정에는 일말의 망성임도 없었다. 그 이유가 마음 속에 둥실 떠올랐다.>
'''유리는… 노래랑 춤을 정말 좋아하는구나'''
'''응, 완전 좋아! 다른 어떤 것보다. 정말 좋아하기 때문에 잘 하고 싶어. 그게 내 소원이야…'''
<한없이 순수하고 오로지 한결같은 정열이 마치 손에 잡힐 정도로 전해진다.>
(그 마음이 있는 한 분명 더 더 훨씬 더 실력이 늘거야!)
<노래 전문가가 아닌 나도 그것만은 확신할 수 있었다. 노래 대회가 열리는 날이다. 공연장은 체육관 특설 무대. 객석이 전교생이 모였고 각 반의 대표가 순서대로 노래를 선보였다.>
'''이제 유리 차례야.'''
'''으, 응…'''
<유리의 목소리는 긴장해서인지 조금 딱딱하게 들렸다.>
(이럴 때 긴장을 풀어주는 것도 매니저의 역할이겠지)
#2-4
'''그렇게 굳어 있을 필요 없어. 연습 많이 했으니까 잘 할 수 있을 거야!'''
<레슨과 수업 막간을 이용해 유리는 매일같이 공원에서 연습을 해 왔다. 틀림없이 좋은 성과를 낼 것이다.>
'''그래… (플레이어)도 계속 함께 해 줬고… 내 노래를 좋아한다고 말해 줘서 기뻤어. 고마워.'''
'''그런 말 하지 마. 진짜 좋았어.'''
<달빛 속에서 들었던 유리의 노랫소리를 떠올렸을 뿐인데 벌써부터 마음이 떨린다.>
'''나 열심히 할게…'''
<유리는 뭔가를 꾹 참는 듯 입을 꽉 다물었다. 그리고 젤리 봉지를 꺼내더니 젤리를 하나 입에 넣었다.>
''''''
<눈을 감은 유리가 젤리를 오물오물 씹는 모습을 나는 말 없이 지켜봤다. 드디어 유리의 순서를 알리는 안내 멘트가 공연장 안에 울려 퍼졌다.>
'''유리야…'''
<젤리를 다 먹은 유리가 눈을 떴다.>
'''…(플레이어), 다녀올게!'''
<마이크를 쥔 유리가 스포트라이트 아래에 섰다. 나는 무대 구석에서 그 모습을 지켜봤다.>
(유리야! 파이팅!)
'''IZ*ONE의 조유리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노래를 시작한 순간, 유리의 목소리가 살짝 떨리는 게 느껴졌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타고난 풍부한 성량이 무대를 울리며 객석으로 퍼져 나간다.>
'''좋았어…!'''
(좋아, 이제 됐어!)
<내가 성공을 확신한 건 바로 이 순간이었는 지도 모른다.>
#2-5
'''얘들아~ 잔 들었지?'''
'''ALL: 네~!'''
<그 날 밤에 기숙사 식당에서 나와 멤버들은 노래 대회 쫑파티를 열었다. 주스잔을 든 멤버들이 치킨과 떡볶이로 가득한 테이블을 둘러 쌌다.>
'''유리야, 고생 많았어!'''
'''최고의 무대였어'''
'''채점을 했다면 십중팔구 유리가 우승했을 텐데.'''
'''우승 상품도 받았을 텐데.'''
'''무슨 그런! 난 아직…'''
'''오늘은 겸손할 필요 없어.'''
'''겨, 겸손하려고 그러는 게…'''
'''아무튼 건배하자!'''
'''찬성! 배고파 죽겠어'''
'''다들 한창 성장기니까.'''
<은비 말에 다들 웃음을 터뜨렸다.>
'''그럼 유리야, 고생 많았어! …건배~!'''
'''ALL: 건배~!!'''
<쫑파티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평소에 레슨을 하며 쌓인 피로와 스트레스를 푼다는 점에서 좋은 기회일지도 모른다.>
'''유리 언니, 이 떡볶이 맛있다! 얼른 먹어 봐!'''
<치킨을 입에 가득 넣은 유리에게 유진이가 떡볶이 접시를 들이민다.>
'''고, 고마워. 하지만 난 매운건 잘 못 먹어서… 예나 언니 소스 좀 따로 빼줄래?'''[조2]
'''정말~ 유리는 어쩔 수 없는 어리광쟁이라니까'''
<떡볶이 소스를 따로 덜어내서 떡만 먹는 유리를 보고 멤버들은 모두 해맑게 웃음을 터뜨렸다.>
(다행이다. 다른 애들도, 또 유리도 기분 좋아 보여)
<문득 대회 직전 무대 뒤에서 굳어 있던 유리의 모습이 떠올랐다.>
(긴장해서 굳은 얼굴로 주문을 외듯 젤리를 먹었겠지…)
'''…'''
<그 때 유리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어떤 마음이었을까. 멤버들의 웃음소리를 들으며 나는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4. #3 불안한 마음[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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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ALL/플레이어''',<독백>,'''-엑스트라-'''
''' {{{#BBB0DC 은비}}} {{{#F1D2E7 사쿠라}}} {{{#DB706C 혜원}}} {{{#FCF695 예나}}} {{{#A7E0E1 채연}}} {{{#CEE5D5 채원}}}[br]{{{#B2B2B2 민주}}} {{{#B7D3E9 나코}}} {{{#F1C3AA 히토미}}} {{{#F3AA51 유리}}} {{{#567ACE 유진}}} {{{#D9598C 원영}}}'''
#3-1
<노래 대회가 있고 한 달 쯤 지났을 무렵, 나는 이사장실에 불려갔다.>
'''이사장''' (플레이어) 자넬 부른 건 다른 게 아니라 내가 직접 전달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네. 자네 담당인 IZ*ONE의 첫 라이브가 정해졌다네!
'''네?!'''
'''첫 라이브?!'''
'''놀리는 거지?'''
'''진짜라니까! 이사장님한테 직접 들은 거야!'''
'''우리가 라이브를 하다니…!'''
'''꿈만 같아…'''
'''꿈이라면 깨지 말아줘!'''
<환성을 내지르는 멤버들을 보니 자연스레 웃음이 나온다.>
'''올 스탠딩 라이브 하우스니까 그렇게 규모가 크진 않지만 진짜 IZ*ONE 단독 공연이야!'''
'''우리를 보러 관객들이 와 주는 거야?'''
'''레슨 더 열심히 해야 겠다!'''
'''노래도 춤도 더 실력을 닦아야 해!'''
'''다 같이 열심히 해서 꼭 성공시키자!'''
<나는 신이 난 멤버들의 모습을 보면서 아주 조금 우울해졌다.>
(공연장 측이랑 얘기도 해야 하고 진행에 필요한 것도 섭외해야 하고 해야 할 일이 산더미구나…)
<이번 라이브의 준비는 내가 전담하게 되었다.>
'''좋~아. 라이브를 위해 힘내자! 유리, 구호 부탁해!'''
'''알았어. 그런 간다? …아이, 아이, IZ*ONE!'''
'''ALL: 아이, 아이, IZ*ONE!!'''
#3-2
<그 날 레슨에서는 더욱 열정이 느껴졌다. 새로운 곡의 지도를 하던 선생님이 레슨을 멈추고 멤버들을 불러 모았다.>
'''선생님''' 이 곡은 첫 라이브 때 부를 예정이다. 지금부터 센터를 뽑기 위해 한 사람씩 테스트를 하겠다. 예나부터 해 볼까?
'''네, 넷!'''
<지명을 받은 예나가 일어났다. 평소와 달리 긴장한 듯했다. 옆을 보니 다음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유리가 눈을 꼭 감고 입을 오물거리고 있었다. 손에 쥐고 있는 건 젤리 봉지.>
(노래 대회 때랑 똑같아… 혹시 긴장을 푸는 주문 같은 건가?)
'''선생님''' 다음은 유리!
'''네!'''
<젤리를 삼키고 눈을 뜬 유리가 힘차게 대답했다. 이전보다 훨씬 잘 다듬어진 보컬을 선보인 유리가 천천히 내 쪽을 돌아본다. 테스트를 끝내고 긴장이 풀렸는지 얼굴에서 여유가 엿보였다.>
<바로 그 때, 채원이가 유리의 가방에서 젤리 봉지가 빠져 나와 있는 걸 발견했다.>
'''어! 젤리 발견~! 하나 먹어도 돼?'''
<옆에 있던 예나도 흉내를 대듯 입을 크게 벌렸다.>
'''나도!'''
'''알았어. 자, 아아~…'''
<유리는 젤리를 집어서 채원이와 예나의 입 속에 넣어 주었다.>
(저렇게 막 주는 걸 보니 젤리 자체가 중요한 건 아닌가 보네)
<테스트가 끝난 후 선생님이 다시 멤버들을 집합시켰다.>
'''선생님''' 너희들의 노래는 잘 들었다. 이번 센터는 유리가 좋을 것 같다.
'''네?!'''
#3-3
'''난 찬성. 유리 발성이 제일 좋잖아.'''
'''나도 유리가 좋을 것 같아. 내가 아니라서 좀 아쉽긴 하지만.'''
<멤버들은 선생님의 결정에 찬성했다.>
'''선생님''' 유리는 어때?
'''아, 네. 알았습니다…'''
<그 날 레슨이 끝나고 귀가 준비를 마친 멤버들은 기숙사로 돌아갔다. 유리는 학교에 남아 거울 앞에 서서 혼자 연습을 계속했다. 그 뒷모습에서 왠지 자신감이 없어 보이는 건 기분 탓일까?>
(테스트 후의 연습에도 집중하지 못하는 것 같던데 왜 그러지?)
<고개를 갸웃하며 나는 '미래의 기억'을 떠올렸다.>
(어? 잠깐만. 저 곡의 센터는 유리가 아니라 원영이 아니었나? 이유가 뭐였더라? …으음, 안 되겠어. 중요한 부분이 생각나지 않아)
<그 기억과 유리의 모습이 마음에 걸려 직접 본인에게 물어 보기로 했다.>
'''유리야. 너 혹시 센터를 맡고 싶지 않은 거야?'''
<유리의 등이 움찔하더니 떨린다.>
'''맡고 싶지 않은 건 아닌데… 상담 좀 해 줄래?'''
'''물론. 이래 봬도 나 IZ*ONE의 매니저야.'''
'''…저기. 내가 센터를 맡지 않는 게 IZ*ONE으로서는 좋을 것 같아.'''
'''왜? 다들 찬성했잖아? 센터는 유리밖에 없다고.'''
'''과대평가야. 나한테 센터는 버거워… 못할 것 같아.'''
<유리의 말은 상담이 아니라 선언하는 듯 들렸다.>
(으~음. 이렇게까지 싫어하는데 강제로 시킬 수는 없지)
'''알았어. 내일 내가 멤버들한테 말해 볼게.'''
'''(플레이어), 고마워.'''
<안도인지 낙담인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유리가 작게 중얼거렸다. 그리고 그 곡의 센터는 유리가 아니라 원영이가 맡게 될 것이다. 내 '미래의 기억'대로.
#3-4
<첫 라이브 날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라이브를 할 예정이었던 공연장에서 예약 확인 연락이 왔다.>
'''네, 그 일정이 맞습니다. 그럼 그 날 잘 부탁드립니다.'''
<전화를 끊고 일정 수첩을 덮었다.>
'''팬들 앞에 서면 머릿속이 새하얘질 것 같아!'''
'''학교 발표회는 익숙한데 이번엔 사람들이 더 많겠지?'''
'''Z City Club이랬나? 나중에 보러 가 보자.'''
'''근처에 포장마차가 있을까?'''
'''(플레이어), Z City Club엔 몇 명이 들어가지?'''
'''Z City Club…?'''
<나코의 질문에 나는 위화감을 느꼈다.>
(잠깐만. 아까 그 전화… 뭐라고 했었지?)
「 '''담당자''' _월 _일, Z Town Hall 예약 말인데요… 」
'''으악! 큰일났다~!!'''
(공연장을 잘못 예약했어…!)
<교실에 있던 멤버들의 시선이 돌처럼 굳어 버린 날 향해 집중됐다.>
'''(플레이어)? 왜 그래?'''
'''아, 아니! 아무것도 아냐!'''
'''Z City Club 이지? 300명이 들어갈 수 있고 티켓도 순조롭게 팔리고 있대.'''
'''정말? 잘 됐다~!'''
'''야무지게 준비 잘 해 줘! 매니저!'''
'''으, 으응! 아무 문제 없을 테니까 걱정 마!'''
<평정을 가장해 대답하자 다들 다시 신나게 떠들기 시작했다.>
(생각났다. 과거에 나는 이 실수로 학교에 있을 수 없게 됐지… 하지만 아직 늦지 않았어… 안 늦었어!)
<나는 원래 공연장을 확보하기 위해 황급히 교실을 나갔다.>
'''…(플레이어)?'''
#3-5
'''살았다~!'''
<무사히 Z City Club을 예약하고 Z Town Hall은 취소했다. 콘크리트 위에 드러눕자 주머니 안에서 Seta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Seta''' 미래가 수정되었습니다.
<Seta를 확인하자 첫 라이브의 단체 사진이 추가되어 있었다. 거기에는 멤버들과 내가 밝게 웃고 있었다.>
'''좋았어, 이제 안심이야.'''
<그나저나 나란 인간도 참. 어떻게 이렇게 중요한 걸 잊을 수 있지? 간발의 차로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게 되었다.>
(떠올리고 싶지 않아서 생각 안 하려고 해서 그런가 전학을 간 이유조차 까먹고 있었네)
'''아슬아슬하게 예약을 할 수 있었다니 기적이야… 마침 취소 나올 줄이야.'''
<혹시 나처럼 잘못 예약한 사람이 있었나? 난 엄청 행운안가봐. 석양으로 붉게 물든 하늘을 바라보며 크게 기지개를 켜는데…>
'''(플레이어).'''
<돌아보니 유리가 날 보고 있었다.>
'''유, 유리?! 설마… 방금 얘기 들었어?'''
'''공연장을 잘못 예약했었어?'''
(뭐야, 다 들었잖아…!)
'''아, 그런데! 걱정마, 다시 예약했어! 그러니까 그… 선생님이랑 다른 애들한테는 비밀로 해주라.'''
'''만약 들키면 (플레이어) 넌 이 학교에 더이상 있을 수 없겠지?'''
(윽, 바로 그거라고…)
'''알았어, 아무한테도 말 안 할게.'''
<생긋하고 미소짓는 유리가 마치 여신으로 보였다.>
'''유리야! 고마워!'''
'''이제 괜찮은 거지?'''
'''응, 완벽해! 안심해도 돼. 이제부턴 평안한 미래가 보장된다고.'''
<자신만만하게 엄지손가락을 치켜드는 날 보고 유리는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있짢아. (플레이어) 넌 안 무서워?'''
'''무서워? 뭐가?'''
'''그러니까… 실패하면 어쩌나 하면서 자기자신을 의심한 적 없어?'''
'''음~ 없어'''
(지금의 내겐 Seta랑 미래의 기억이 있거든. 그러니까 미래 같은 건 두렵지 않아!)
'''그렇구나… (플레이어) 넌 정말 대단해.'''
<유리는 자조하는 듯 말했다.>
'''왜 그렇게 말해? 유리는 무서워?'''
''''''
<대답 대신 유리는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아, 설마… 유리가 센터를 맡기 싫어했던 건…)
'''잘못 알았다면 미안. 저기… 센터를 맡고 싶지 않다고 한 게 그래서야?'''
<이번에는 확고하게 고개를 저었다.>
'''맡고 싶지 않아서가 아냐. 하지만… 아무리 애써도 자신감이 생기질 않아. 센터에 섰다가 혹시 실수하면 우리 멤버들에게 폐를 끼치게 될 테니까…'''
<고개를 숙이며 마음을 털어놓은 유리는 그 이상의 말은 하려고 하지 않았다.>
(유리는 노래도 잘 하고 춤도 잘 추는데… 그래도 자신감이 안 생긴다?)
<그건 내가 처음으로 본 유리의 '불안' 이었다.>


5. #4 마법의 젤리[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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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ALL/플레이어''',<독백>,'''-엑스트라-'''
''' {{{#BBB0DC 은비}}} {{{#F1D2E7 사쿠라}}} {{{#DB706C 혜원}}} {{{#FCF695 예나}}} {{{#A7E0E1 채연}}} {{{#CEE5D5 채원}}}[br]{{{#B2B2B2 민주}}} {{{#B7D3E9 나코}}} {{{#F1C3AA 히토미}}} {{{#F3AA51 유리}}} {{{#567ACE 유진}}} {{{#D9598C 원영}}}'''
#4-1
<날이 갈 수록 혹독해지는 레슨을 받는 멤버들. 드디어 라이브 날을 맞았다.>
'''드디어 시작이네…!'''
'''두근거려서 밤에 몇 번이나 깼어.'''
'''예나 언니도? 나도 그랬는데!'''
'''난 전혀 못 잤어…'''
'''아~ 너무 긴장되는데 어쩌지.'''
<멤버들도 첫 단독 라이브에 긴장을 하고 있는 듯했다.>
(그래. 이럴 때야말로 매니저인 내가 멤버들의 긴장을 풀어 줘야지!)
'''이 날을 위해 매일 열심히 레슨 받았잖아! 노래도 춤도 완벽할 거야. 안무와 가사는 다 외웠지? 만에 하나 실수하면 지금까지 해온 노력이 물거품이 될 거야.'''
'''…!'''
'''자, 잠깐만!'''
'''긴장을 풀어주고 싶다며, 근데 오히려 역 효과야.'''
'''맞아, 실수하면 물거품이라니!'''
'''더 스트레스 주고 있잖아!'''
'''왜 쓸데없이 긴장하게 만들고 그래.'''
'''(플레이어) 오빠/언니, 옐로 카드!'''
'''미, 미안.'''
(그러고 보니 그렇네… 매니저 일은 너무 어려워. Seta가 이번 라이브는 대성공이라고 했으니까 안심해도 되겠지… 아무튼 이제부턴 내 흑역사를 지우고야 말겠어!)
<그 때 공연장의 BGM이 멈췄다.>
'''스태프''' IZ*ONE 여러분, 스탠바이하세요!
'''좋아. 얘들아, 가자! …아이, 아이, IZ*ONE!'''
'''ALL: 아이, 아이, IZ*ONE!!'''
<멤버는 구호를 외치며 기합을 넣은 뒤 대기 장소인 무대로 향했다.>
'''…어?'''
<유리가 홀로 남아 있었다. 자기 짐을 뒤적이며 뭔가를 필사적으로 찾고 있었다.>
(아, 설마…)
#4-2
<나는 유리에게 젤리 봉지를 내밀었다.>
'''이거 찾아?'''
'''아…!'''
<그걸 받아들더니 유리는 안심한 듯 작게 한숨을 쉬었다.>
'''고마워! 근데 어떻게 (플레이어) 네가 이걸…?'''
'''기숙사를 나올 때 거실에서 봤어. 필요할 것 같길래 챙겨뒀지.'''
'''그러고 보니 깜빡하고 가방에 안 넣은 것 같아… 어떻게 이런 날 실수를 할 수가 있지?'''
(중요한 물건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어)
'''맞다. …감사 표시로 (플레이어) 너한테도 하나 줄게.'''
<유리가 젤리를 하나 꺼내더니 내게 줬다. 젤리를 입에 넣자 촉촉하면서도 달콤했다. 내 옆에서 유리는 늘 하던대로 눈을 감고 입을 오물거리고 있었다.>
'''있잖아, 젤리에 무슨 특별한 의미라도 있어?'''
'''응, 그게… 이게 없으면 실수할 것 같더라고. 그래서 중요한 일이 있을 때는 꼭 젤리를 먹어.'''
(역시 젤리는 부적같은 거였구나)
'''머리로는 상관없다는 걸 알거든? …그런데 뭐라고 할까. 그래, 징크스 같은 거야. 애 같지?'''
<유리는 부끄러운 듯 말했다.>
'''전혀. 믿을 수 있다는 게 있는 건 좋은거 아닌가?'''
'''정말?'''
'''게다가 오늘은 효과도 2배가 될 거야. 나도 같이 먹었으니까.'''
'''(플레이어), 고마워! 그럼 다녀올게!'''
<유리는 마지막으로 최고의 미소를 보여주며 무대로 달려나갔다.>
(…왠지 매니저다운 일을 한 것 같은데? 유리, 그리고 얘들아… 힘 내)
#4-3
<첫 라이브는 대성공이었다. 학교에서는 멤버들 이상으로 기뻐하며 특별 휴가를 포상으로 줬다. 생각지 못한 휴가에 나와 멤버들. 우리들은 다 같이 바다로 놀러왔다.>
(과거에서 라이브에 실패하여 선물은 커녕 잔소리만 잔뜩 들었었지… 두 번째 매니저 일은 징조가 좋은데?!)
'''와아… 태양이 눈부시다!'''
'''설마 바다에 올 수 있을 줄은 몰랐어…!'''
'''(플레이어) 오빠/언니가 애써 준 덕분이야!'''
'''실수하지는 않을까 걱정했는데…'''
'''할 때는 하는데, 매니저!!'''
<채연과 사쿠라의 칭찬에 나는 우쭐해졌다.>
'''내가 매니저라 다행이지? 다들 감사하라고.'''
'''하여튼 금방 저렇게 잘난 척이라니까!'''
'''얘들아, 비치발리볼 안 할래?'''
'''와아, 하고 싶어!'''
'''나도 끼워 줘~!'''
'''나는 배고파… 휴게소에서 볶음면 먹어야지!'''
'''떡볶이랑 닭튀김이랑 타코야키랑 감자튀김 먹고 싶다.'''
'''잠깐만, 나도 갈래~!'''
<흩어져 가는 멤버들을 파라솔 그늘 아래에서 지켜보기로 했다.>
(나는 아직 피곤한데 다들 팔팔하구만~ 움직이기 귀찮으니까 짐이나 지키고 있어야지)
<한동안 멍 때리고 있는데 비치발리볼을 하던 채원이 내게 달려왔다.>
'''(플레이어)! 있잖아, 나 목 말라서 그런데. 뭐 시원한 거 좀 사다주면 안돼?'''
'''어~ 내가?'''
'''아니면 나 대신 은비 언니를 상대해 줘도 되고.'''
<흘낏 시선을 돌리니 민주를 향해 호쾌하게 공격하는 은비가 보였다.>
'''아파.. 은비 언니, 너무 강해….'''
'''민주야, 빨리 공 가져와~!'''
(시합이 보통 격렬한 게 아닌데…)
'''…알았어. 내가 사올게'''
'''잘 부탁해~!'''
<난 부탁받은 주스를 양손에 들고 해변을 걷고 있었다. 햇볕으로 뜨거워진 모래의 열기가 발바닥을 통해 전해진다.>
'''어…?'''
<다른 멤버들과 떨어진 곳에 유리가 혼자 쭈그리고 앉아 있었다.>
#4-4
''''''
(뭐 하고 있는 거지?)
'''아, (플레이어)… 뭐 사러 갔다오는 길?'''
<날 알아본 유리가 햇볕에 눈을 찡그리며 웃었다.>
'''응. 넌 뭐 하고 있어?'''
'''난… 아, 저거 좀 봐!'''
<유리는 아주 잠시 머뭇거리다가 갑자기 모래사장을 가리켰다.>
'''봐. 씨 글라스[조4-1]가 너무 예쁘지!'''
<모래 안에서 유리가 주운 것은 씨 글라스 였다. 모서리가 깎여서 동그란 모양이었다.>
'''음… 오랜지색 젤리 같다'''
'''진짜네…'''
<젤리 같이 생긴 씨 글라스를 보니 유리가 말했던 그 징크스가 떠올랐다.>
'''그러고 보니 얼마 전에 말한 징크스 있잖아. 왜 하필 젤리인 거야?'''
'''으~음. 어렸을 때 피아노 발표회[조4-2]에서 무대에 나가기 전에 젤리를 먹어서 그런가봐…그 때 처음으로 사람들 앞에서 뭔가를 보여주고 칭찬을 받았거든. 진짜 기분 좋더라고. 그 날 이후로 젤리는 실수하지 않기 위한 징크스가 됐어.'''
'''실수하지 않기 위한 징크스라…'''
'''…실은 1학년 때 중요한 시험을 치르다 실수한 적이 있는데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해서 겨우 지금 반에 들어가 IZ*ONE 멤버가 된거야.[조4-3] 그 일이 있고나서는 젤리에 더 집착하게 되더라.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또 똑같은 실수를 저지를 것 같아서….'''
<라이브 전에 옥상에서 들은 말이 떠올랐다.>
「'''아무리 애써도 자신감이 생기질 않아서…'''」
<눈 앞의 유리는 그 때와 똑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이런 내가 정말 싫지만…'''
<늘 몸에 지니고 다니는 젤리야 말로 유리가 말하는 불안의 상징일지도 모른다.>
(더 이상 실수를 하면 안 되는건 나랑 같네… 그래, 결정했어!)
'''저기, 유리야. 이제부터 그 징크스를 나랑 같이 하지 않을래?'''
#4-5
'''어? (플레이어) 너랑?'''
'''응. 나도 실수하기 싫거든. 나도 젤리 징크스에 끼워 줘.'''
<조금 놀란 표정을 짓던 유리가 생긋하고 웃었다.>
'''…그래, 좋아. 사실 얼마 전 라이브 때도 (플레이어) 네가 같이 먹어준 덕에 평소보다 훨씬 더 잘 할 수 있었거든!'''
(아니, 그건 유리의 실력인데…)
'''그래, 그러자! 앞으로는 둘이서 같이 젤리 먹자!'''
<그렇게 말한 유리가, 내 앞으로 새끼 손가락을 내밀었다.>
'''약속!'''
'''?!'''
<약속이라는 말에 '뭔가'가 떠올랐다.>
(뭐지? 뭔가 굉장히 중요한 거 같은데…?!)
<바로 그 때>
'''(플레이어)! 주스 아직 멀었어?!'''
<기다리다 지친 채원이의 목소리가 멀리서 들려왔다. 그 목소리에 더 이상 생각을 할 수 없게 되었다.>
'''아, 깜빡했다! …미안 유리야. 짐 드는 것 좀 도와줄래?'''
'''뭐가 이렇게 많아?!'''
<나와 유리는 사람 수만큼 산 주스를 안고 멤버들이 기다리는 곳까지 종종걸음으로 달려갔다.>
(그나저나… 아까 생각난 뻔 한 게 뭐였지…?)


6. #5 유리의 도전[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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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ALL/플레이어''',<독백>,'''-엑스트라-'''
''' {{{#BBB0DC 은비}}} {{{#F1D2E7 사쿠라}}} {{{#DB706C 혜원}}} {{{#FCF695 예나}}} {{{#A7E0E1 채연}}} {{{#CEE5D5 채원}}}[br]{{{#B2B2B2 민주}}} {{{#B7D3E9 나코}}} {{{#F1C3AA 히토미}}} {{{#F3AA51 유리}}} {{{#567ACE 유진}}} {{{#D9598C 원영}}}'''
#5-1
'''오, 이 댓글 좀 봐!'''
'''와아, ‘유리가 제일 좋아’래!'''
(다들 신났구만)
<얼마 전 첫 라이브를 성공적으로 끝낸 후 SNS에는 라이브에 대한 댓글이 엄청 올라오고 있었다.>
'''믿을 수 없어! 그냥… 눈물이 날 것 같아.'''
<그 말대로 유리의 눈은 당장이라도 울어버릴 것 같이 글썽이고 있었다.>
(유리도 기분이 좋아보이네…)
<나는 그런 유리를 바라보며 얼마 전 바다에서 한 약속을 떠올렸다.>
'''이제부터 둘이서 같이 젤리를 먹자!'''
'''약속!'''
'''…'''
'''…(플레이어), 내 말 안 들려?'''
<사쿠라의 목소리에 퍼뜩 정신을 차렸다.>
'''어? 어, 왜?'''
'''전화! 아까부터 계속 울리잖아.'''
<책상 위에 있는 스마트폰이 진동하고 있었다.
<난 황급히 스마트폰을 귀에 댔다.>
'''네, (플레이어)입니다! …앗, 안녕하세요!'''
<전화를 건 것은 잡지 편집자였다. IZ*ONE을 취재하고 싶다며 연락을 해 온 것이었다.>
'''네, 감사합니다. 기꺼이 해야죠. 그럼…'''
<조금이지만 이런 식의 의뢰가 늘고 있다.
(이건 분명 첫 라이브의 효과겠지)
'''(플레이어) 오빠/언니, 무슨 전화야?'''
<아까까지 SNS에 푹 빠져있던 멤버들이 내 주변으로 몰려 들었다.>
'''원영이랑 사쿠라한테 잡지의 사진 촬영이랑 인터뷰 의뢰가 왔어~!'''
<내가 그렇게 말하자 멤버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와아, 대단하다!'''
'''유명인 같아…'''
'''사쿠라, 원영아 잘 됐다!'''
'''고마워! 잡지에 실린다니… 꿈만 같아!'''
'''인터뷰에선 무슨 질문을 할까? 대답을 잘 생각해 둬야지.'''
(좋아. IZ*ONE의 미래가 점점 더 밝아지고 있어…)
'''선생님''' 언제까지 떠들고 있을 거냐?'
'''아, 선생님 오셨다!'''
<수다 삼매경이던 멤버들이 허둥지둥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선생님''' 오늘은 쪽지시험 날이다. 공부는 했겠지?'
(아, 망했다! 깜빡하고 있었어!)
'''저기, (플레이어)…'''
<유리가 손가락 끝으로 내 등을 찔렀다.>
#5-2
'''시험 자신 있어?'''
'''으~음. 이번엔 그닥…'''
'''그럼 같이 먹을래? 어제 보컬 테스트도 이걸로 잘 해냈거든.'''
<유리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내게 젤리를 내밀었다.>
'''젤리 징크스….'''
(중요한 징크스인데 이런 상황에서 써도 되나? 줄어드는게 아니니까 상관 없겠지. …아니, 먹으면 줄어들긴 하지만)
'''고마워. 잘 받을게.'''
<나는 젤리를 받아서 입에 넣었다.>
'''이제 괜찮을거야.'''
<유리도 생긋 웃으며 젤리 하나를 입에 넣었다.>
(얼마 전의 약속 때문인가? 요즘 유리의 표정이 한결 부드러워진것 같아)
<그 날의 수업과 레슨을 마치고 나와 멤버들은 기숙사로 이어지는 길을 걷고 있었다.>
'''휴우~, 오늘도 힘들었다~.'''
'''레슨 과제도 점점 더 어려워졌어.'''
'''지금도 느낌이 괜찮으니까 더 열심히 하자구!'''
'''아, 열심히 한다니까 생각난 건데… 저기 (플레이어)? 오늘 저녁에는 방송국 프로듀서랑 회의 있다고 하지 않았어?'''
(으악! 까맣게 잊고 있었다!)
#5-3
<내심 크게 초조했지만 안 그런 척 은비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으, 응. 지금 막 그 말을 하려고 했어.'''
'''안 가도 돼?'''
'''가야지! 갈 거야. 지금 당장 갈게!'''
(그러고 보니 멤버들을 만나 보고 싶다고 그랬었지…)
'''…저기~ 두 사람 정도 같이 가 줬으면 하는데.'''
'''내가 갈까? 오늘 당번 맡은 것도 없거든.'''
'''그럼 나도!'''
'''고마워. 그럼 유리랑 히토미는 나랑 같이 가자!'''
(약속 시간까지 얼마 안 남았네! 서둘러야 해…!!)
<우리는 겨우 지각을 면했고 회의는 예정대로 진행됐다.>
<그 내용은 IZ*ONE의 음악 방송 출연에 관한 것이었다.>
'''프로듀서''' 준비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며칠 후에 나올 거야. 기대하지. 그럼 잘 부탁하네!
<사람 좋아 보이는 미소와 함께 이 말을 남기고 프로듀서는 방을 나갔다.>
<프로듀서가 나가고 나서 우리 셋은 서로의 얼굴을 쳐다 봤다.>
'''우리가 음악 방송에 나간다고?!'''
'''너무 좋아! 어떡해?!'''
'''어떡하다니. 그럼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잖아!'''
'''그렇지!'''
<유리의 이 한 마디가 신호탄이 되어 우리는 그 자리에서 하이파이브를 했다.>
#5-4
<기숙사에 돌아가자마자 나는 멤버들에게 음악 방송 출연 소식을 전했다.>
'''첫 라이브 평판이 방송국까지 전달된 모양이야.'''
'''IZ*ONE에 대한 문의가 잔뜩 들어왔대!'''
'''노력한 보람이 있었어!'''
'''진짜 음악 방송? 혹시 그런 척 하고 몰래 카메라… 뭐 이런 거 아냐?'''
'''그런 거 아냐. 안심해.'''
'''단, 조건이 있는데….'''
'''조건이라니?'''
'''이번 방송 테마는 ‘선배의 곡을 커버’하는 거래.'''
'''그래서 멤버들이 다 출연하지는 못해. 스튜디오에서 노래할 수 있는 건 5명뿐이야.'''
'''5명이라도 대단한 거잖아. 전국으로 나가는 방송인걸!'''
(조금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싶었는데 기뻐해 줘서 다행이다)
'''노래할 곡은 이미 정해졌어. 자, 여기.'''
<악보 복사본을 멤버들에게 나눠줬다.>
'''어? 이거 엄청 멋진 곡이잖아!'''
'''상큼한 댄스곡으로 엄청 인기가 많았어.'''
'''하지만 어려운 곡이야. 프레이징도 춤도 난이도가 꽤 높아.'''
(회의할 때 프로듀서 분도 좀 걱정했었지)
'''응. 이 곡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사람으로 뽑아야 해.'''
'''내일 밤에 다시 여기로 모여 줘. 누구로 할지 다 같이 정하자.'''
'''그럼 오늘 밤은 이걸로 해산!'''
<멤버들이 각자 방으로 돌아갈 때 유리의 중얼거리는 목소리가 들렸다.>
'''…부르고 싶다. 이 곡 정말 좋아하는데.'''
(흐~음. 유리가 이 곡을 좋아했구나…)
'''…'''
<그러고보니 유리의 개성과 잘 어울리는 곡일지도 모르겠다.>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5-5
<다음 날 밤.>
<연습실에는 IZ*ONE 멤버들이 모두 모여 있었다.>
'''이제부터 한 사람씩 개인기를 하는 거다, 알았지?'''
'''개인기라니?'''
'''노래든 춤이든 MC든 뭐든 좋으니까 해 봐.'''
'''그 결과를 보고 다 같이 결정하자.'''
'''으~ 긴장돼~.'''
'''다들 힘내!'''
'''우리 몫까지 잘 해야 해!'''
<방송 녹화와 잡지 취재일이 겹친 탓에 사쿠라와 원영이는 이번 후보에서 제외되었다.>
'''그럼 나부터 할게!'''
<은비를 시작으로 10명의 멤버들이 각각 개인기를 선보였다.>
<다들 기합이 잔뜩 들어간 건 말할 것도 없다.>
<본인을 어필하는 개인기 시간이 끝나고 다 같이 검토한 결과, 방송에 출연할 멤버가 결정되었다.>
<예나, 민주, 채원이, 히토미, 그리고 유리까지 5명이다.>
'''이 5명으로 결정. 다들 이의 없지?'''
'''응. 곡의 이미지에 제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
'''맞아. 이번엔 5명한테 맡길게! IZ*ONE을 멋지게 알리고 와!'''
<불만을 가지는 멤버는 없었다.>
(이 멋진 팀워크도 IZ*ONE의 강점 중 하나지)
'''그럼 그 날 센터를 누구로 할지 정해야 하는데….'''
'''유리가 좋지 않을까?'''
'''나도 유리 언니가 좋다고 봐!'''
'''맞아. 유리는 이 곡에 담긴 ‘마음’을 잘 표현할 것 같아.'''
<멤버들이 만장일치로 유리를 센터로 추천했다.>
'''어, 내가…?!'''
<당황한 듯 머뭇거리는 유리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내 생각에도 유리가 좋다고 봐.'''
'''(플레이어)….'''
'''…응! 나 센터 해 보고 싶어!'''
'''오~, 의욕이 넘치는데!'''
'''우리도 서포트할 테니까 같이 열심히 해 보자!'''
<다른 4명의 격려에 유리는 환하게 미소를 띄우며 대답했다.>
<그 웃는 얼굴을 보기만 해도 왠지 안심이 되었다.>
(이번 일로 유리가 조금씩 자신감을 가질 수 있으면 좋을 텐데…)


7. #6 약속을 어기면[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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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ALL/플레이어''',<독백>,'''-엑스트라-'''
''' {{{#BBB0DC 은비}}} {{{#F1D2E7 사쿠라}}} {{{#DB706C 혜원}}} {{{#FCF695 예나}}} {{{#A7E0E1 채연}}} {{{#CEE5D5 채원}}}[br]{{{#B2B2B2 민주}}} {{{#B7D3E9 나코}}} {{{#F1C3AA 히토미}}} {{{#F3AA51 유리}}} {{{#567ACE 유진}}} {{{#D9598C 원영}}}'''
#6-1
<방송에 출연할 5명이 결정되고 며칠이 지났다.>
<오늘 레슨에서는 전체 연습을 한 후 방송에서 부를 곡을 선생님이 봐 주기로 하셨다.>
'''(플레이어), 이거….'''
<유리가 불안한 얼굴로 다가오더니 젤리 하나를 내게 내밀었다.>
'''OK, 같이 먹자.'''
<약속을 지켜 유리에게서 받은 젤리를 입에 넣었다.>
<탱글탱글한 감촉과 함께 달콤한 맛이 입안에 확 퍼졌다.>
''''''
'''그 날 이후로 매일 5명이서 같이 연습했잖아. 잘 될 거야.'''
'''으, 응….'''
'''이렇게 젤리까지 먹었고!'''
그렇지? 성공을 위한 징크스니까.
<굳어 있던 유리의 얼굴에 미소가 희미하게 비쳤을 때 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렸다.>
'''선생님''' 예나, 민주, 채원이, 히토미, 그리고 유리. 앞으로 나와라.
'''네! …다녀올게.'''
'''그래, 힘 내!'''
<유리와 나머지 넷은 선생님 앞에서 커버 곡의 노래와 댄스를 선보였다.>
(연습을 계속 한 보람이 있었네. 느낌이 꽤 괜찮은데…)
<하지만 선생님의 평가는 비전문가인 나와는 좀 달랐다.>
'''선생님''' 으~음….
<5명의 공연을 본 선생님은 성에 차지 않은 듯한 표정을 지으며 팔짱을 꼈다.>
'''선생님''' 나쁘지는 않은데… 제일 중요한 센터가 돋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걸리네.
'''선생님''' 유리야. 첫 솔로 파트부터 청중을 단숨에 휘어 잡아야 해!
'''네, …죄송합니다.'''
'''선생님''' 넌 센터잖아. 더 자신감을 가져. 알았지?
'''네.'''
<선생님이 콕 집어서 지적을 하자 유리는 풀이 죽었다.>
'''선생님''' 그럼 한 번 더!
<선생님의 호령에 5명이 다시 각자의 위치에 섰다.>
(그렇구나. 센터는 돋보여야 하는 구나…)
<커버곡 연습은 도중에 몇 번이나 선생님의 지시를 받으며 몇 번이고 반복되었다.>
<횟수를 거듭할수록 5명의 움직임이 좋아지는 것 같긴 했지만….>
'''…'''
#6-2
'''휴우~ 피곤하다~!'''
<레슨이 끝나자마자 예나가 큰 소리로 말했다.>
'''오늘 선생님 엄하시더라~.'''
'''온몸이 ‘나 피곤해~’라고해!'''
'''할 수 없지. 방송 녹화도 얼마 안 남았고….'''
<예나와 다른 멤버들은 힘들어서 얼굴이 발갛게 상기되어 있지만 즐겁게 웃고 있었다.>
<알차게 연습을 한 증거일지도 모른다.>
''''''
<그러나 유리 혼자 표정이 어두웠다.>
(선생님 말이 아직도 신경이 쓰이나)
'''유리야, 저기.'''
<어깨를 떨군 유리를 보며 최대한 밝은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
'''(플레이어)…?'''
'''아까 선생님 지적은 너무 마음에 두지 마. 후반에는 굉장히 좋아졌으니까.'''
'''응, 괜찮아. 내게는 (플레이어)와의 징크스가 있잖아!'''
<유리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난 남아서 연습을 하고 갈게.'''
'''잠깐만!'''
'''응?'''
'''오늘은 무리하지 마. 연습 너무 많이 했어.'''
'''하지만….'''
'''유리야, (플레이어) 말이 맞아.'''
<다른 멤버들도 어느새 유리 옆에 서 있었다.>
'''평소보다 레슨이 힘들었으니까 잠깐 숨 좀 돌리고 가지 않을래?'''
'''찬성! 크레이프 먹으러 가자!'''
'''크레이프라….'''
'''크레이프가 싫으면 고기는 어때?'''
'''고기는 안돼. 저녁을 못 먹게 되잖아!'''
'''크레이프 좋네! 유리야, 갈 거지?'''
'''으, 응.'''
<크레이프를 먹으러 가기로 결정하고 다들 신나게 수다를 떨며 레슨실을 나갔다.>
'''우리도 가자!'''
'''응, 그래!'''
<유리는 웃으며 대답을 하긴 했지만>
<레슨실을 몇 번이고 돌아 봤다.>
#6-3
<방송 녹화 당일. 나는 사쿠라와 원영이와 함께 촬영 스튜디오에 있었다.>
<잡지 취재를 받는 둘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카메라맨''' 사쿠라, 좀 더 웃는 얼굴로. 으~음. 그게 아닌데.
<깐깐한 카메라맨이라서 요구하는 사항이 상당히 세심하다.>
<그래서 처음 예상보다 촬영 시간이 더 길어졌다.>
(큰일이네. 유리네랑 방송국에서 합류해 같이 스튜디오로 가려고 했는데…)
<설상가상 곧 리허설이 시작될 시각이다.>
(으~음. 일단 연락은 해 두자)
<나는 구석으로 가서 유리의 스마트폰으로 전화를 걸었다.>
'''(플레이어), 뭐 하고 있어? 곧 리허설이 시작된단 말이야!'''
<발신음이 끊기자마자 유리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미안해. 실은….'''
<나는 유리에게 사정을 설명했다.>
'''뭐? 촬영이 지연돼?!'''
'''그렇게 됐어. 언제 끝날지 모르겠어.'''
''''''
<대답은 없지만 희미하게 들리는 숨결을 통해 동요하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정말 미안해. 그래도 녹화 때까지는 늦지 않게 갈게!'''
'''…응.'''
<짧은 대답에서 유리의 불안감이 묻어 나왔다.>
(이를 어쩐다. 어떻게든 기분을 좋게 만들어야 해!)
'''유리는 잘 할 수 있어!'''
<난 전화 너머로 밝게 말했다.>
'''어제 연습도 엄청 잘 했잖아!'''
'''만에 하나 내가 못 가더라도 분명 잘 할 수 있을 거야!'''
'''하지만… (플레이어) 네가 없으면… 징크스가….'''
'''!'''
<가장 중요한 순간에 둘이서 같이 젤리를 먹는다.>
<그 징크스가 지금 유리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나도 잘 알고 있다.>
'''유리야….'''
(어떻게든 돕고 싶지만…)
'''카메라맨''' 이봐, 매니저!!
'''앗, 네! 바로 갈게요! …유리야, 미안해. 가 봐야 하거든.'''
'''응…'''
'''반드시 괜찮을 거야! …그럼 나중에 보자!'''
<나는 그 말을 마지막으로 전화를 끊을 수 밖에 없었다.>
#6-4
'''디렉터''' 그럼 IZ*ONE 5명, 방송 들어간다!
'''네, 잘 부탁드립니다!'''
'''자, 가자!'''
'''아이, 아이…'''
'''4명''' IZ*ONE!
''''''
<평소 외치던 구호로 기합을 넣는 4명과는 대조적으로, 유리는 불안에 떨고 있었다.>
<불안한 상태로 리허설을 마치고 드디어 방송이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유리는 하는 수 없이 중요한 징크스인 젤리를 혼자 먹어야 했다.>
''''''
'''열심히 연습했잖아! 유리야, 자신감을 가지고 해 보자!'''
<예나의 격려가 유리의 귀에 들어오지 않고 마음에도 담기지 않고 그냥 스쳐지나갔다.>
'''응….'''
<드디어…무대 위에 선 5명에게 눈부신 조명이 비췄다.>
'''플로어 디렉터''' 자, 방송 5초 전. 3, 2…
<유리의 불안이 정점에 달했을 때, 짧은 인트로가 무대에 울려 퍼졌다.>
'''!!'''
<결국 촬영이 너무 연장되는 바람에 나는 방송국으로 가지도 못했다.>
<촬영 스튜디오에서 그대로 기숙사로 돌아가자…>
'''아. (플레이어), 얘들아…!'''
<방송국에 갔던 멤버들도 이제 막 돌아온 모양이었다.>
'''미안해. 설마 이렇게 길어질 줄은… 어?'''
<나는 곧바로 위화감을 느꼈다.>
<멤버 중에 예나와 유리의 모습이 안 보였다.>
'''예나랑 유리는?'''
'''유리가 그만 실수를 하는 바람에….'''
<민주가 어두운 얼굴로 대답했다.>
#6-5
'''그 후에는 잘 했어. 근데 완전히 풀이 죽어서 스튜디오에서 계속 울었어….'''
'''괜찮다고 몇 번이나 말했는데….'''
'''기숙사로 가는 도중에 어디로 가 버렸어…. 일단 짐을 놔 두고 찾으러 가자고 얘기하던 중이었어.'''
'''뭐라고?!'''
<그 이야기를 들은 나는 바로 기숙사에서 뛰어 나갔다.>
<유리는 기숙사 근처에 있는 공원의 벤치에서 앉아 있었다.>
<아직 울고 있는 건지 가늘게 떨리는 어깨를 예나가 따뜻하게 감싸고 있었다.>
'''아, (플레이어)!'''
<예나가 먼저 나를 알아차렸다.>
'''유리야….'''
<난 두 사람 옆으로 다가가며 유리에게 말을 걸었다.>
''''''
<유리는 나를 힐끔 쳐다 보더니 다시 바로 고개를 숙였다.>
<어슴푸레한 가로등 불빛 아래로 눈물로 범벅이 된 유리의 얼굴이 보였다.>
'''걱정했잖아. 자, 그만 가자.'''
<손을 내민 날 보더니 유리는 힘없이 고개를 저었다.>
''''''
<말은 없었지만 ‘그냥 내버려 둬’라고 내게 말하고 있는 듯했다.>
'''…'''
<젤리의 징크스가 내 머리를 스쳤다.>
<같이 하기로 약속한 징크스, 유리의 소중한 마법.>
(그 중요한 약속을 오늘 내가 깨 버렸어…)
<첫 번째 인생 때는 없었던 전개다.>
<그 사실이 가지고 온 결과의 무게가 내 어깨를 무겁게 짓눌렀다.>


8. #7 사라진 마법[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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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ALL/플레이어''',<독백>,'''-엑스트라-'''
''' {{{#BBB0DC 은비}}} {{{#F1D2E7 사쿠라}}} {{{#DB706C 혜원}}} {{{#FCF695 예나}}} {{{#A7E0E1 채연}}} {{{#CEE5D5 채원}}}[br]{{{#B2B2B2 민주}}} {{{#B7D3E9 나코}}} {{{#F1C3AA 히토미}}} {{{#F3AA51 유리}}} {{{#567ACE 유진}}} {{{#D9598C 원영}}}'''
#7-1
'''IZ*ONE의 신곡이래! 너무 좋다!!'''
'''나도 좋아~! 나코, 하이파이브!'''
'''예~이!'''
'''나코가 깡총깡총 뛰네! 귀엽다~'''
<이사장실에서 교실로 돌아오자마자 멤버들은 다들 기뻐했다. 유리와 다른 멤버들이 방송에서 선보인 커버곡이 호평을 받아 IZ*ONE을 위해 오리지널 신곡을 제작하기로 했다고 한다.>
'''있잖아, 신곡은 어떤 곡일까?'''
'''우리를 위해 만들어 준다고 했으니까….'''
'''분명 최고의 곡일거야!'''
'''빨리 듣고 싶다~!'''
'''유리랑 애들이 열심히 해 준 덕이야.'''
'''….'''
<한껏 들뜬 멤버들 속에서 유리만 기운이 없어 보였다.>
(얼마 전 일을 아직도 마음에 두고 있는 걸까…)
<아무것도 못하고 우두커니 서 있는 내 옆을 은비가 지나갔다. 그리고 유리와 멤버들을 꼭 끌어안았다.>
'''난 너희들이 자랑스러워~!'''
'''은비 언니, 아, 아파…!'''
'''후후, 다들 열심히 하길 잘했지?'''
예나의 말에 유리도 웃으며 끄덕인다.
'''응! 기뻐해 줘서 나도 좋아.'''
(아, 웃는다. 다행이다…)
'''신곡 쇼케이스를 목표로 다들 열심히 하자!'''
'''응! 우리 곡이니까 소중히 해야지!'''
<TV 출연에 신곡 제작… 멤버들의 사기는 최고조에 달한 듯했다.>
'''그럼 기합 넣어 볼까! 간다~. 아이, 아이….'''
'''ALL: IZ*ONE!!'''
<평소에 하던 구호를 외치려고 하는데 수업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가 났다. 다들 아쉬워하며 자리에 앉았다.>
'''저기, 유리야….'''
<난 유리에게 몰래 말을 걸었다.>
#7-2
'''응? 왜?'''
'''저기… 다음엔 약속 꼭 지킬게.'''
<그 때 함께 젤리를 먹지 못했던 게 계속 마음에 걸렸다.>
(내가 약속을 못지켜서 유리가 실수한 거니까…)
'''괜찮아. 신경 쓰지 마.'''
'''나도 그 약속에만 너무 의지했어. 더 열심히 할 거야.'''
'''유리야….'''
'''그럼 신곡이 성공할 수 있도록 지금 같이 먹어 둘까?'''
<유리가 젤리 하나를 꺼내 내게 건넸다. 성공을 위한 마법으로 함께 젤리를 먹는다. 나와 유리만의 약속이었다.>
'''응, 그러자.'''
<나와 유리는 거의 동시에 젤리를 입 안에 넣었다.>
'''이렇게 약속을 지켰으니 다음엔 괜찮겠지?'''
'''그럼, 괜찮을 거야!'''
<이 때 우리는 그렇게 믿고 있었다.>
<며칠 후, 나는 혼자만 교무실에 불려갔다.>
'''네? 프로듀서 특별 시험이요?!'''
'''선생님''' 저번 방송 녹화 때 스튜디오에 못 들어갔지? 매니저로서 말도 안되는 실수였어.
'''아, 아뇨. 그건 앞 촬영이 늦어지는 바람에…. 얼마 전 시험에서는 점수 좋았잖아요.'''
'''선생님''' …너, 그것만으로 프로듀서를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거냐?
'''그런 건 아니지만….'''
'''선생님''' 아무튼 특별 시험에서 합격점을 받지 못 하면 지금처럼 IZ*ONE을 맡을 수 없을 거다.
'''선생님''' 네 선택 코스도 프로듀서 코스에서 진학 코스로 강제 변경된다.
'''그, 그런….'''
'''선생님''' 아무리 공부를 잘 해도 프로듀서 지망생으로서는 실격이라는 말이다.
'''마, 말도 안돼요!'''
'''선생님''' 신곡 쇼케이스를 위해 매니저가 뭘 할 수 있을지 잘 생각해 둬라. 그 결과를 본 후 평가하겠다.
(이런 미래가 있다니… 난 몰랐다고!)
#7-3
<그날 방과 후. 나는 침울한 기분으로 기숙사로 향했다.>
(만약 코스가 변경되면 약속도 못지키게 돼)
(응? 잠깐만… IZ*ONE의 매니저가 아닌 인생도 가능한 거 아닌가?)
<내가 타임슬립을 한 건 내 인생을 바꾸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생각을 바꾸면 오히려 좋은 기회일지도…?)
'''어? (플레이어)다!'''
'''이제 가는 거야?'''
'''같이 기숙사로 돌아가자!'''
<생각에 빠져 걷고 있던 날 보고 민주, 나코 그리고 유리가 말을 걸었다.>
'''어, 너희 셋도 지금 가는 거야?'''
'''응. 좀전까지 연습했어.'''
'''아까 선생님이 부르신 것 같던데 괜찮아?'''
'''또 혼난 거야?'''
'''혼났다고 해야 하나….'''
<난 선생님한테 들은 프로듀서 특별 시험 이야기를 세 사람에게 이야기했다.>
'''뭐! 특별 시험?!'''
'''말도 안 돼?!'''
'''그렇게 놀랄 것까진 없잖아.'''
'''놀랄 일이지! 완전 큰일이잖아!'''
'''맞아. 코스 변경되면 함께 졸업할 수 없잖아.'''
'''그건 그렇지만… 뭐, 내가 매니저를 못 하게 되더라도 다들 열심히 해.'''
<일부러 허세를 부리듯 농담 반 진담 반 대답했다.>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마….'''
'''다 같이 노력해서 이제 신곡까지 받을 수 있게 됐는데….'''
'''….'''
'''아무튼 시험 때까지 열심히 해서 꼭 합격해, 알았지?'''
'''으, 응. 가능한….'''
'''가능한이 아니고! 반드시야!!'''
'''아, 알았다니까. 열심히 할게….'''
(진심으로 날 걱정해 주는구나…)
'''….'''
(응?)
<아무 말도 안 하고 있는 유리와 눈이 마주쳤다.>
'''…(플레이어). 없어지지 마. 절대로.'''
(유리야…)
<유리의 간절한 눈빛을 보자 나는 의문이 생겼다.>
(왜 나 같은 사람한테 이렇게까지 말해 주는 거지…?)
#7-4
<그 일이 있고 며칠 후.>
'''연습 성과를 제대로 보여 주자!'''
<며칠 전에 완성해서 연습에 연습을 거듭한 신곡이었다.>
<이제부터 그걸 선생님 앞에서 처음으로 선보인다.>
'''다들 연습 확실히 했으니까 자신감을 가져!'''
'''….'''
(어, 유리…?)
<기분 탓인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유리의 얼굴이 파랗게 질려있었다.>
'''잠깐, 유리야!'''
'''응?'''
<나는 유리를 불러서 젤리를 하나 건넸다.>
'''성공 마법을 걸어야지?'''
'''그래. (플레이어), 고마워.'''
<유리가 환하게 웃으며 젤리를 입에 넣었다.>
<물론 나도 젤리를 먹었다.>
'''이제 괜찮을 거야. 자신감 가져.'''
'''응, 열심히 할게!'''
(이제 안심이야)
<멤버 전원이 자리를 잡자 신곡의 인트로가 시작됐다. 그런데 그 순간…>
(뭐지?)
<유리에게서 미소가 사라져 있었다. 그 표정은 굳어 있었고 안색도 창백했다.>
(유리가 왜 저러지? 젤리도 먹었는데…)
#7-5
<12명의 멤버들이 제각기 곡에 맞춰 피니시 동작을 취했다.>
'''선생님''' …으~음. 나쁘지는 않은데… 왠지 아쉽단 말이지. 뭔가가 부족해.
<멤버들의 얼굴을 차례로 보며 선생님이 엄한 말투로 말했다. 멤버들도 자각하고 있었는지 심각한 얼굴로 듣고 있었다.>
'''선생님''' …특히 유리.
'''!'''
<선생님의 시선이 유리에게 머물렀다.>
'''선생님''' 마지막까지 표정이 굳어 있었어. 움직임도 어딘가 어색하고. 그런 퍼포먼스로는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없어.
'''죄송합니다….'''
<선생님이 지적하자 딱딱하게 굳어 있던 유리의 얼굴에 슬픈 기색이 번졌다.>
'''선생님''' 유리야. 진심으로 즐기고 있기는 하니? 안 그러면 안 되지.
'''…네.'''
<그 후의 연습 때도 유리는 어딘가 여유가 없어 보였다.>
'''유리야, 물 마셔.'''
'''(플레이어)…!'''
<휴식 시간에 유리에게 다가가자 유리가 휙 돌아섰다.>
'''징크스, 효과가 사라졌어….'''
'''나 어쩌면 좋지?!'''
<유리는 머리를 감싸쥐고 초조해했다.>
'''(플레이어)와(과) 함께 분명 젤리를 먹었는데… 갑자기 불안해져서….'''
'''진정해. 내가 어떻게든 해 볼 테니까….'''
'''응, 도와 줘.'''
(어떻게든 해 본다고 말은 했지만 뭘 하면 되지?!)


9. 카드 스토리



9.1. 약속엄수



9.1.1. #1 자기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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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ALL/플레이어''',<독백>,'''-엑스트라-'''
''' {{{#BBB0DC 은비}}} {{{#F1D2E7 사쿠라}}} {{{#DB706C 혜원}}} {{{#FCF695 예나}}} {{{#A7E0E1 채연}}} {{{#CEE5D5 채원}}}[br]{{{#B2B2B2 민주}}} {{{#B7D3E9 나코}}} {{{#F1C3AA 히토미}}} {{{#F3AA51 유리}}} {{{#567ACE 유진}}} {{{#D9598C 원영}}}'''
#1-1
'''자기소개를 하겠습니다! 전 조유리입니다!'''
'''음… 저는 심지가 굳고 노력파입니다.'''
'''그런데 유리 언니는 우유부단하단 말이지~.'''
'''얼마 전에는 치킨을 하나 더 먹냐 마냐로 고민했잖아.'''
'''그랬어?'''
'''아~ 진짜 그만 해~! 부끄럽게~~~!'''
<유리가 웃으며 손을 젓는다.>
(유리는 놀리기 좋은 타입이구나)
'''유리는 왜 아이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거야?'''
'''음악을 너무 좋아하는 데다가 사람들 앞에서 노래하는 것도 무지 좋아해서.'''
'''어쨌든 많은 사람들에게 내 노래를 들려주고 싶어서 이 학교에 들어왔습니다!'''
'''꿈을 이루기 위해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하려고 해요.'''
'''유리의 노래는 정말 매력적이야~.'''
'''히토미'''
'''내친 김에 노래해 봐~!'''
'''어, 그래도 돼?'''
'''물론이지! 듣고 싶어, 듣고 싶어~♪'''
'''그럼 여러분들의 성원에 힘입어….'''
'''~ ~ ~ ♪ ~ ~ ~ ♪'''
(오오, 역시 잘 한다!)
(이 정도면 많은 사람들에게 노래를 들려 주고 싶다고 생각할 만 하네)
#1-2
'''~ ~ ~ ♪ ~ ~ ~ ♪'''
<다들 유리의 노래에 푹 빠져 있었다.>
'''…이상, 조유리였습니다!'''
유리 언니, 멋져~!'''
'''최고~!'''
<짝짝짝…!>
'''다들 고마워.'''
<멤버들의 박수에 유리가 수줍어한다.>
'''그럼 지금부터 유리 언니의 비밀을 폭로하겠습니다~!'''
'''엥?!'''
'''유리 언니는 정리를 못 해요!'''
'''매운 것도 못 먹어~!'''
'''진짜~, 부끄러우니까 그만 해~!'''
<유리가 웃으며 손을 저었다.>
(왠지 굉장히 즐거워 보이는데…)
'''유진이와 원영이는 항상 유리를 놀리면서 노는구나?'''
'''그만큼 유리를 좋아하는 건가?'''
'''응?'''
'''그, 그런거 아니에요~ (플레이어) 오빠/언니는 이상한 소리를 하고 그래!'''
(말은 그렇게 해도 둘 다 엄청 부끄러워하는구만)
'''라이벌 등장! 유리는 절대 넘겨줄 수 없어!'''
'''잠깐, 예나가 왜 나한테 적대적이야?'''
'''(플레이어)… 오해하지 마.'''
'''괜찮아. 어쨌든 유리가 따뜻한 사람이라는 건 알았으니까.'''
<유리와 마주보고 웃고 있는데 예나가 날 노려본다.>
'''이런! 여기도 라이벌이 있었네.'''
'''그러니까 얘기가 왜 그렇게 되는 거냐고!'''
'''얘들아 제발 좀 그만~~~!'''
<우리의 실랑이를 보며 유리는 재미있다는 듯 웃고 있었다.>


9.2. 생일'19



9.2.1. #2 생일은 누구의 것? & 축하해,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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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ALL/플레이어''',<독백>,'''-엑스트라-'''
''' {{{#BBB0DC 은비}}} {{{#F1D2E7 사쿠라}}} {{{#DB706C 혜원}}} {{{#FCF695 예나}}} {{{#A7E0E1 채연}}} {{{#CEE5D5 채원}}}[br]{{{#B2B2B2 민주}}} {{{#B7D3E9 나코}}} {{{#F1C3AA 히토미}}} {{{#F3AA51 유리}}} {{{#567ACE 유진}}} {{{#D9598C 원영}}}'''
#2-1 생일은 누구의 것?
''' 나''' 응? 유리야, 너 혼자 남아서 연습하는 거야?
'''(플레이어)구나. 고생이 많네.'''
<내가 온 걸 알아챈 유리가 돌아봤다. 유리의 이마에는 땀이 송글송글 맺혀 있었다.>
'''오늘 댄스에서 좀 걸리는 부분이 있어서 한 번 더 동작 확인하고 있었어.'''
'''너무 무리하지 마. 피로가 남으면 안 좋으니까.'''
'''응. 슬슬 끝내려던 참이었어.'''
<그런 유리의 얼굴을 보다가 문득 '무언가'가 떠올랐다.>
'''그러고보니 곧 유리 생일이네?'''
'''기억하고 있었어? 응, 맞아 얼마 안 남았어!'''
<유리는 쑥스러워하면서도 기쁜 듯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유리야, 넌 생일 어떻게 보내고 싶어?'''
'''으~음, 글쎄…?'''
<유리는 천장을 쳐다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멤버들과 함께 보내며 추억을 만들고 싶어!'''
'''그렇군. 유리답다.'''
'''그래? …좋았어, 멋진 생일을 보낼 수 있기를!'''
'''예의 그 '행운의 징크스'?'''
'''정답!'''
<유리는 젤리를 꺼내 입에 넣더니 방긋 웃어 보였다.>
<다음 날 쉬는 시간.>
'''예나 언니, 잠깐 시간 있어?'''
'''유리구나. 왜?'''
<예나의 옆에 선 유리가 손에 쥐고 있던 젤리를 한가득 입에 넣었다.>
'''예나 언니와 함께 생일을 보낼 수 있기를!'''
'''??'''
'''고마워, 그럼 이만!'''
<뜬금 없는 유리의 행동에 예나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그런 예나를 남겨두고 유리는 자리를 떠났다. 아무래도 유리는 생일을 멤버들과 다 함께 보내기 위해 예의 그 징크스로 소원을 빌고 있는 듯 했다.>
(이렇게 보니 참 부지런한 징크스군…)
'''은비언니~.'''
'''응? 유리구나. 왜?'''
'''잠깐 기다려. …냠.'''
<이번에는 은비 옆에 서서 유리가 젤리를 입에 넣었다.>
'''은비 언니와 함께 즐거운 생일을 보낼 수 있게 해주세요~!'''
'''응?'''
<은비 다음은 혜원이었다.>
'''혜원 언니랑 같이 생일을 보낼 수 있기를! …냠.'''
'''뭐? 생일? 나랑?'''
'''에헤헤! 아무것도 아냐~♪'''
<유리는 다른 멤버들에게 잇달아 말을 걸고 젤리를 먹으며 생일 소원을 빌었다.>
(그래, 유리의 징크스는 효과가 있을거야!)
<그 날 저녁 식사 시간. 배가 고픈 멤버들이 차례로 식당에 모였다.>
'''아, (플레이어). 내 말 좀 들어 봐.'''
'''응? 무슨 일이야?'''
<예나는 생글거리며 내게 귓속말을 했다.>
'''유리 있잖아. 귀여운 것 같지 않아?'''
'''응? 무슨 말이야?'''
'''그건 말 못하지~ 후후후. 그런 식으로 어필을 하면… 나도 기분이 너무 좋단 말이지~.'''
'''그러니까 그게 뭔데?'''
'''아냐, 아~무것도 아냐. 그럼~!'''
<예나가 가버리자 이번엔 민주가 내게 귓속말을 했다.>
'''(플레이어)는 어디가 좋을 것 같아?'''
'''어디라니?'''
'''후후후, 유리랑 둘이서 외출한다면 어디가 제일 좋을까~ 싶어서.'''
'''유리랑 외출한다고? 둘이서?'''
'''이런. 자세한 건 비.밀! 후후후후…'''
<민주도 소리 없이 웃으며 가 버렸다.>
'''쟤 왜 저러지?'''
'''(플레이어), 있잖아….'''
'''으악. 이번엔 사쿠라 너야?!'''
'''유리 말인데. 날 제일 좋아하는 걸까?'''
'''엥? 왜 그렇게 생각해?'''
'''나랑 같이 생일을 보내고 싶다잖아! 꺄아~ 어떡해. 다른 애들이 질투하겠다…!'''
<사쿠라가 가 버린 후 다른 멤버들이 교대로 내게 와서는 다들 유리의 '귀여움'에 대해 소근소근 말하고 가벼렸다.>
(뭐야, 뭐야?! 왜 갑자기 다들 '유리는 내 것'이라고 자랑하는 거지…?!)
<그 일이 있고 며칠 후. 두디어 유리의 생일이 찾아왔다.>
(자, 그럼 어떻게 축해해 줄까나…)
<멤버들과 같이 얘기해 보려고 식당에 갔더니 안에서 멤버들끼리 말다툼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니까 말야! 유리는 나랑….'''
'''아니라니까. 나랑 같이라고!'''
'''그건 네 착각이지!'''
'''아니래도! 나랑 보내고 싶다고 말했어!'''
'''거짓말, 거짓말! 나야, 나~!'''
'''뭘 모르네. 유리는 나랑…!'''
'''자, 잠깐. 무슨 밀이야? 왜 싸우고 있어?'''
'''아, (플레이어). 도와 줘~!!'''
<유리가 날 보더니 당황해 하며 도움을 요청했다.>
'''?!'''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거지…?!)
#2-2 축하해, 유리!
'''(플레이어)~!! 도와 줘~!'''
<유리는 절박한 표정으로 내게 매달렸다.>
'''자, 잠깐만!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주위를 둘러보니 11명 멤버들 전원이 약간 화가 난 표정으로 유리를 애워싸고 있었다.>
'''유리야. 나랑 생일을 보내고 싶은 거지?'''
'''아냐! 유리는 나랑 단 둘이 있고 싶다고 그랬어. 유리야, 내 말이 맞지?'''
'''유리는 분명 나랑 생일을 보내고 싶다고 그랬거든!'''
<세 사람만이 아니다. 다른 멤버들도 '유리는 나와 생일을 보내고 싶어한다'며 큰 소리로 앞다투어 주장했다.>
'''잠깐!'''
<자신의 말이 맞다고 주장하는 멤버들을 진정시킨 후 상황을 정리해 보기로 했다.>
'''그러니까 유리가 누구랑 같이 생일을 보내고 싶어하느냐 는 것 때문에 싸우고 있다는 거지?'''
'''바로 그거야!'''
'''싸울 필요도 없어. 이미 나로 정해져 있으니까!'''
'''아니거든~.'''
'''유리가 소원까지 빌었거든, 나랑 같이 보내게 해달라고.'''
'''나도 마찬가지야!'''
'''아니야! 나랑 보내기로 했단 말이야!'''
'''아냐, 아냐!'''
'''아닌 건 너희들이야! 나랑 보내겠다고 소원 빌었어!'''
'''아아, 진짜! 다들 한꺼번에 말하지 마!'''
(일이 왜 이렇게 꼬인 거야?!)
'''예나 언니와 함께 생일을 보낼 수 있기를! '''
'''은비 언니와 함께 즐거운 생일을 보낼 수 있게 해 주세요~!'''
'''혜원 언니랑 같이 생일을 보낼 수 있기를! …냠.'''
<유리는 각각의 멤버들에게 직접 가서 '생일을 함께 보낼 수 있기를' 이라고 그 앞에서 소원을 빌고 다녔던 것이다. 그걸 멤버들이 일방적으로 '나한테만 그런 거다' 라고 착각한 것이다….>
'''알았어. 그렇게 된 거로군.'''
<소동의 원인을 알게 된 나는 어쩔 줄 몰라하는 유리를 쳐다봤다.>
'''어…? 이해했어?'''
'''여긴 나한테 맡기고 넌 일단 방에 가 있어. 나중에 다시 부를 테니까.'''
'''으,응 (플레이어) 네가 그러라면 그럴게….'''
<유리는 의아하다는 듯 고래를 갸웃거리며 식당을 나갔다.>
'''…자, 얘들아. 그만 싸워.'''
<멤버들이 모두 내게 주목했다. 나는 마치 사건을 해결하는 명탐정이 된 기분으로 입을 열었다.>
'''요점만 말하면 다들 착각하고 있다는 거야. 유리의 '징크스' 때문에….'''
'''착각? 그게 무슨 소리야?'''
'''유리는 처음에 이렇게 말했어. '생일을 모두와 함께 보내며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다'고….'''
<내 설명을 들은 멤버들은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서로 쳐다봤다.>
'''…그럼, 유리는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똑같이?'''
'''생일을 함께 보내달라고 부탁한 거라고…?'''
'''나랑 둘이서 라는 뜻이 아니었구나….'''
'''바로 그거야! 하지만 유리가 의미심장한 말투로 행운의 젤리까지 먹으며 말했으니 착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
'''뭐야~ 나코한테만 그런 게 아니었네.'''
'''모두와 함께 추억을… 이라니. 하긴 제일 유리 다운 생일일지도 모르겠다.'''
'''그래. 정말 유리다워.'''
'''그럼 이쯤에서 다 같이 힘을 모아서 유리의 소원을 이뤄줄까?'''
<유리가 예나 손에 이끌려 파티 준비를 마친 식당으로 돌아왔다.>
'''다들 이제 다 싸웠어…?'''
<폭죽 소리와 멤버들의 환성이 오늘의 주인공을 성대하게 맞았다.>
'''ALL:''' 유리야, 생일 축하해!!
'''와앗!'''
<방의 조명을 어둡게 한 후 케이크에 촛불을 켰다. 유리가 촛불을 끄자 멤버들이 생일 축하 노래를 불렀다.>
'''다들 고마워!'''
<멤버들과 환하게 웃으며 유리를 축하해 줬다.>
'''너무 행복해! 나 있지, 멤버들과 함께 생일을 보내고 싶다고 늘 생각하고 있었거든!'''
'''다 같이 축하를 하는 것도 좋지만… 으~음, 역시 유리를 독차지 하고 싶은….'''
'''나도!'''
'''나도 유리랄 둘이서 신나게 놀고 싶었는데'''
'''둘이서? 그게 무슨 소리야?'''
'''응, 뭐. 그냥 못 들은 척 해.'''
'''나 때문에 싸우지 마~! 라니. 유리 진짜 귀여웠어~.'''
'''응, 유리는 귀여움이 철철 넘친다니까….'''
'''에이, 왜 그래~!! 그런 얘기는 그만!'''
<난 얼굴이 빨개진 유리에게 작은 소리로 물었다.>
'''소원 이뤄졌어?'''
'''응, (플레이어) 덕분이야! 내년 생일도 이렇게 멤버들과 함께 보냈으면 좋겠어!'''
'''그러게.'''
'''지금부터 내년치 소원을 빌어야겠어. 자, 이건 (플레이어) 몫.'''
(내년만이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유리의 생일을 함께 맞이할 수 있기를…)
<나는 마음속으로 이렇게 소원을 빌며 유리에게 받은 '행운의 젤리'를 입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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