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NA 세계
RNA World hypothesis / RNA 세계 가설
1. 개요
최초의 유전물질은 RNA이라는 가설.
현재 발견된 유전물질들의 정황상 가장 사실에 가까울 것이라 여겨지는 이론이다. 기존의 '단백질 세계', 'DNA 세계' 보다 훨씬 더 합리적이기 때문에 많은 생화학자들에게 지지를 받았으며, 지금에 이르러서는 '생명'이라고 부를 만한 최초의 자기 복제계의 기원을 가장 가능성 있게 설명해내는 각본으로 인정받고 있다.
2. 상세
1968년에 DNA 공동 발견자였던 프랜시스 크릭은 가장 이른 형태의 원세포는 RNA라는 생각을 처음으로 제시했다. 이후 1980년 대에 토마스 체크를 비롯한 과학자들이 리보자임이라고 하는 유형의 RNA를 발견했다. 이 분자들은 유전 부호로도 활동하고 반응을 촉매하기도 하고 단백질들을 서로 엮는 일도 한다. 세포에는 RNA를 단백질로 번역하는 리보솜이 있는데, 사실 리보솜에서 기능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리보자임이다. 즉, 리보자임은 복제자의 역할을 하면서도 단백질의 역할까지 하고 있는 사실이 발견되었기 때문에 더더욱 이러한 가설이 힘을 얻게 되었다.
이 연구가 더 진행되면서, 자기 복제하는 생체계의 기원을 가장 단순하게 설명하는 각본이 바로 'RNA 세계'일 것이라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그들은 최초의 자기 복제하는 생명은 한 가닥의 RNA 였을 것이고, 이를 지질이중층으로 이루어진 막이 감쌌을 것이며, 그 속의 단순한 탄수화물을 이용하여 스스로를 복제하고 단백질을 합성하였을 것이라고 추측하였다.
특히, 특정 바이러스들은 RNA를 유전물질로 사용하며, 이를 역전사하여 DNA로 만들어내는 경우가 확인되었기 때문에, RNA로부터 DNA를 전사해낸다는 말이 완전 생뚱맞은 말이 아니게 되었다.
이를 뒷받침해주는 연구결과들이 해마다 이어지고 있다. 생명 이전의 평범한 조건에서 아미노산 서열을 작은 RNA 주형 위에 부호화하는 일은 쉽게 해낼 수 있다(Lehmann et al.2009). RNA 세계에서 최초의 리보자임들은 훨씬 길고 안정적이었음을 보여준 실험도 있다.(Santos et al.2004;Kun et al. 2005) 또 어떤 실험들은 물속에서 뉴클레오티드들이 쉽사리 뭉쳐서 뉴클레오티드 100개가 넘는 길이의 RNA가 형성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Costanza et al. 2009) 지구의 정상적인 조건에서 RNA 분자들이 쉽사리 긴 사슬로 엮일 수 있음을 입증한 실험도 있다.(Pino et al. 2008) 그리고 마지막으로, 진화에 의해서 새로운 유전자들이 거듭해서 만들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 실험도 많다.(Long 2001; Long et al. 2003; Patthy 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