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비기
종합격투기계 은어.
유리한 포지션을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결정타를 먹일 생각 없이 시간만 끄는 경기운영을 가리키는 멸칭.
그래플링 과정에서 유리한 포지션을 잡고 우위를 보이면 포인트를 얻게 마련이다. 그리고 기껏 유리한 포지션을 잡았는데 뒤집히면 불리해지니깐 유리한 포지션을 굳히려 하는 것까지는 정상적인 경기운영인데, 보통은 그렇게 굳힌 포지션을 기반으로 때리든 서브미션이든 결정타를 먹이던가, 최소한 적당히 때리거나 체력을 빼먹어서 다음 공격을 이어나간다. 즉, 유리한 포지션을 굳힌 다음에 뭔가 할 생각이 있다.
그러나 일부 파이터들은 유리한 포지션을 굳힌 다음 더이상 아무것도 할 생각이 없는 경우가 있다. 포인트는 땄고, 그럼 시간만 보내면 판정으로 이기는데 굳이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물론 어쩌다 이런 식으로 행동하는 파이터는 꽤 있지만, 이런 짓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거듭하는 선수가 나타날 경우 노잼이라는 욕을 한가득 얻어먹게 된다.
당장은 안전하게 승리를 챙긴 셈이니 이득이고 선수의 건강 측면에서도 덜 맞고 지내는 게 낫긴 하지만, 이런 경기가 계속 나오게 되면 흥행에 악영향이 가게 되고, 급기야는 단체 차원에서 판정 논란을 감수하면서라도 개비기 전문 선수가 주인공이 되는 것만은 막으려 드는 사태가 벌어진다.
이런 전략을 즐겨쓰는 선수로는 히카르도 아로나와 티토 오티즈가 있는데, 이 두 사람은 개비기 특화 대회인 아부다비 컴뱃 레슬링에서 대결했던 적이 있다. 물론 히카르도 아로나가 승리하며 자신의 위엄을 만천하에 드러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