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의 대가

 


1. 줄거리
2. 상세
3. 기타

알라트리스테와 뒤마 클럽을 쓴 아르투로 페레스 레베르테의 소설.

1. 줄거리


1868년. 검의 시대는 가고 낭만도 영웅도 없는 총의 시대에 검술을 붙잡고 살고 있는 스페인의 늙은 검술 교사 돈 하이메 아스타를로아.
남자들도 검술을 외면하는 판인데, 아델라 데 오테로란 여인이 돈 하이메에게 오더니 돈 하이메가 창안한 검법을 가르쳐 달라고 요청한다. 하이메는 여자를 제자로 들일 수는 없다며 처음에는 거절했지만 그녀가 실은 뛰어난 검객이란 걸 알게 되고 그녀에게 검법을 전수하게 된다. 아델라를 가르치며 돈 하이메는 점점 그녀에게 끌리게 되는데. 자신도 모르게 연쇄살인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2. 상세


19세기 스페인의 역사와 펜싱으로 대표되는 서양 검술, 변해가는 시대 속에 옛 가치를 추종하는 인물을 엮어서 써내려간 소설. 갈등의 해소가 절정의 쾌감을 선사하는 보통의 경우와 사건전개와 그 결론으로 저술자의 사상을 표출하는 일반적 사례와 다르게 흔히 현대도 아니고 근대문학에서 자주 보듯 주인공의 행적 및 주인공이 받는 평가에 내재된 교훈을 둔 서술방식이 이 소설의 돋보이는 점이다.
주인공의 시선만을 빌린 3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전개되기에 작중 내용은 전부 주인공의 체험과 주변부 공간으로 국한될 뿐이다. 이것은 독자들이 작내 갈등에 전지적으로 접근할 여지를 차단하며 내용 전반을 전체적으로 조망하지 못하도록 한다. 이렇게 주인공이 인지한 사실만 독자는 전달받게 되고 고로 주인공 돈 하이메의 작중행적이 협소하거나 빈약하면 독자들이 사건이 아무리 전개된들 서술로부터 제공받는 정보도 거기까지로 제한당하게 된다. 왜, 주인공이 보고 느끼고 생각하는 것만이 드러나므로.
예컨대 시대적 배경이 지구를 뒤흔드는 동란의 와중이라도 작가가 주인공과 공간적 배경을 심산유곡에서 밭 일구는 화전민으로 삼는다 가정하자, 그로서 독자가 전달받는건 화전에 자라는 작물의 종류이지 심산유곡 바깥 지구의 존망이 아니게 될 것이다. 여기서 포착가능한 한가지 사실은 이런 서술법을 사용해 작가가 독자들의 감상행위에 안배한 의도가 옅보인단 점으로서 작가는 이 소설에서 독자의 감상을 특정방향으로 유도하려고 하며[1] 정보 자체를 주지않는 작내 갈등이 아니라 심리 및 행동으로 드러나는 주인공의 행보에 감상행위가 집중되도록 만든다.
이는 작가가 독자에게 전달하거나 작중에 내포하고자 한 메시지는 사건의 전개로서 표현되는게 아니라 그 전개상 행보를 이어가는 돈 하이메의 인간상에 있음을 드러낸다. 작가가 보여주고자 한 것은 전개의 중심과 갈등의 해소가 아니라 그 변두리를 맴도는 주인공인 것이다. 그리고 돈 하이메는 변혁 속에서 구시대적 가치를 추종한다는 설명처럼 수구적인 인물이고 매우 피동적이다. 주동적이고 능동적인 적극성을 드러내는 순간도 있고 그것을 자신의 의지라고 착각하나 다른 파급으로 인한 것이다. 주인공 돈 하이메는 극도로 수구적인 인물이 맞으며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사는, 그조차도 확고한 이념이나 사상에 기초한 맹목성의 결과가 아니라 그저 아둔함 때문에 그리 사는 인간인데, 미치지 않았다면야 저술자는 이 돈 하이메를 전형적인 안티히어로로써 반면교사로 삼을 부정적 주인공으로 조형된 것이다.
여담으로 작중에 서양 검술에 대한 설명과 묘사가 상당부분 있으나 검술의 초식이나 품세는 주요한 내용이 아니다, 19세기 중후반의 시대적 배경에서 어떤 상황에 유럽 검법이 놓여있었는지에 묘사는 대부분 할애되고, 이조차도 검법의 설명에 저의가 있음이 아니라 돈 하이메의 경력을 묘사해 그를 표현하고자 한 도구적 기능에 중점을 두었다.

3. 기타


대체역사소설인 천룡전기가 검의 대가의 한 부분을 그대로 베끼다시피 한 일이 밝혀지면서 파문을 일으킨 일이 있다.
1992년에 스페인에서 영화화되었다. #
[1] 설정된 주인공 특징 자체가 공간적 활동이 협소하고 심리적인 사고행위가 단편적이며 사회적인 교류가 박약하다. 범위가 좁으므로 좌지우지하기 편리하게 조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