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스 던전 판타지

 

TRPG 시스템 겁스의 서플리먼트.
기존의 겁스가 제공하는 '''판타지 세계에서 벌이는 모험'''과는 차별화된 '''던전 크롤링''' 을 구현하는 보조자료이다. 서문에 의하면 "문화 같지 않은 문화 출신의 평면적 주인공들이 역사와 판타지 소설에서 대충 빌어온 분위기 속에서 보물을 약탈하기 위한 지침서" 라고 대놓고 소개하고 있다.
그런 걸 하고 싶으면 D&D를 하면 되잖아? 라고 생각하는 게 당연하지만 던전 앤 드래곤즈 시리즈와는 또 다른 맛이 있다. 서플리먼트 자체가 파워플레이를 지향하더라도 여전히 칼 한 대만 제대로 맞으면 사지병신이 되어 바닥을 굴러야 하는 겁스 특유의 유혈낭자함이라거나... 평소 오크의 눈을 뽑거나 불알을 차고 싶었던 플레이어라면 만족할 것이다.
캐릭터의 입체성과 게임 진행의 내적 정밀함을 추구하는 것이 원래 겁스의 방향성이지만 장르의 특성을 위해 많은 부분을 간략화한 것이 특징. 대표적으로 겁스는 클래스가 없는 룰이라는 것이 캐치프레이즈인데 여기에서는 던전 판타지의 전통과 캐릭터간의 역할 분담을 위해 주어진 캐릭터 탬플릿인 "클래스" 를 쓸 것을 권하고 있다. 1cp 1cp를 따져 가는 겁스식 캐릭터 빌딩에 익숙한 플레이어라면 일단 클래스를 고른 다음 장점과 단점, 종합 기능과 기타 잡다한 기능 몇 개를 넣고 빠르게 던전으로 떠나는 일에 전율을 느낄 것이다. 물론 이런 빠른 캐릭터 메이킹은 첫 번째 전투에서 고블린이 쏜 화살에 맞아죽은 플레이어가 마스터 욕을 하고 빠르게 새 캐릭터를 만드는 던전 판타지의 전통에도 잘 맞는다.
이쪽 바닥에 대해 알 거 다 아는 사람이 알 거 다 아는 플레이어들을 위해 쓴 책이고 그 자체로 D&D로 대표되는 장르를 패러디하는 면이 있기 때문에[1][2] "저 던전에서 +3 짜리 성스러운 검을 지키고 있는 오크들은 대체 평소에 뭘 먹고 살지?" 따위의 농담을 즐기던 사람이라면 그냥 읽어도 웃을 수 있다.
11개의 클래스 탬플릿과[3] 두 개의 "상급" 클래스 템플릿[4], 18개의 종족 탬플릿이 소개되어 있다. 오랜 모험을 거쳐 숙련된 캐릭터를 위한 파워업 렌즈와 멀티클래스로 최강의 자리를 노리는 플레이어를 위한 직업 섞기 렌즈도 있다.
물론 탬플릿 같은 건 생까고 자기만의 최강 캐릭터를 만들겠다는 플레이어, 예컨대 시작 재산을 얻어야 할 cp를 캐릭터 능력에 쏟아부은 다음 장비 같은 건 훔쳐서 얻겠다는 플레이어나 아예 시작할 때 주어진 돈을 위조해서 비싼 갑옷을 사겠다는 흉악한 먼치킨들을 위한 룰도 마련되어 있다.
겁스 규칙의 최고 권위자인 편집자 숀 M. 펀치가 집필했다. 판매량이나 팬들 사이에서의 반응도 모두 좋은 편. 국내판은 얇은 소책자로 나온 책의 1~4권 분량을 합쳐서 번역출간한 것이다. 이후 추가적인 번역이 있다면 몬스터나 아이템 관련의 세부 데이터의 내용추가가 있을 수 있다고 한다.

[1] 던전의 자물쇠 항목은 "원래 중세에는 쓸 만한 자물쇠가 드물거나 매우 비쌌지만 왠지 던전에서 나오는 상자는 전부 자물쇠가 채워져 있습니다. 어딘가의 노움 기술자가 바보 고블린에게 자물쇠를 팔며 부자가 되고 있을 것입니다." 같은 서술로 시작한다.[2] 다만 초여명의 번역본은 좀 심심하게 번역이 되어 있는 편. 그래도 초여명 특유의 인용구 센스로 재미있게 읽을 수는 있다.[3] d20 SRD의 11개 클래스에서 소서러가 빠지고 스워시버클러 클래스인 검객이 들어갔다. 겁스 마법 시스템에서 벤스식 마법의 소서러와 위저드를 구분하기는 어려웠겠지만... [4] 임의소품 장점으로 신기한 발명품을 꺼내는 기술자 클래스인 기공사와 알 수 없는 고대의 비석 앞에서 책을 읽어 가변형 cp 장점으로 고대 문자를 해독하는 학자 클래스다. 강해서 상급 클래스가 아니라 문 까고 들어가 파이어볼 던지고 오크 써는 것보다 플레이하기 까다롭다는 의미의 상급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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