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천문학
古天文學
Archaeoastronomy
1. 개요
고천문학이란 사료나 이야기, 그림, 유적 등을 분석하여 어떤 시기에 어떤 천문 현상이 일어났는지, 어떤 문화를 가졌는지 등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간단하게 얘기하면 고고학이나 인류학을 천문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연구하는 학문.
천문학의 범위에 들어있기는 하지만 고고학이나 사학 등과의 융합학문이라고 할 수 있으며 실제 서로 교류도 잦다. 그래서 영문 명칭은 고고학(Archaeology)+천문학(Astronomy). 연구 분야가 사료나 유적, 역법 등이다보니 주로 천문학보다는 고고학이나 사학 쪽에 기여하는 바가 상대적으로 크다.
아무래도 문과 학문과 이과 학문의 결합이다보니 천문학 분야에서도 굉장히 존재감이 떨어지는 분과로 이 분과의 존재를 모르고 졸업하는 천문학 전공자도 흔하다. 반대로 고고학 쪽에서도 고천문학의 존재를 모르는 경우도 많은 모양. 게다가 일반적인 천문학에서 요구하는 지식이 아닌 문과 쪽에서, 특히 고고학이나 사학 등에서 요구하는 한문 독해 능력을 요구하기 때문에[1] 함부로 접근하기도 힘든 분야이다보니 이쪽을 전공으로 하는 사람의 수는 극소수이다. 아예 고고학 전공자가 천문학이나 천문학사를 배워가는 경우도 적지 않아 보인다.
2. 고천문학 연구
천문학의 오랜 역사는 물론이고 역사 이전부터 인류의 하늘에 대한 관심은 지대하여 지구 곳곳 인류의 손이 닿은 곳에는 어김없이 천문 관련 유적이나 기록 등이 발견되고는 한다. 문명이 발달하면서 농경을 위한 천문학이 발달했고, 그와 동시에 하늘을 신성시하는 문화의 발생으로 고대 유적들의 곳곳에 천문학의 흔적들이 남아있는데, 이것은 고고학자들만이 독자적으로 연구하기는 힘들었고 그에 따라 천문학자들과의 동업을 시작하게 된 것이 이 분야의 등장 계기. 이 학문의 발달로 미묘했던 각종 유적들의 용도나 의미를 올바른 형태로 규명하기도 했다.(물론 여전히 다소 억지스럽거나 애매한 것들이 많다.)
기록을 바탕으로 연구할 때 가장 유용한 것은 동서양, 혹은 인접한 각 국가의 기록을 교차검증을 통하여 해당 기록이 작성 된 시기를 알아낼 수도 있고, 서로 다른 역법을 사용하는 문명, 국가들을 하나의 역법으로 통일시킨다거나 하는 것을 하기도 한다. 물론 굉장히 제한적인 것은 어쩔 수가 없지만.
주로 각 국가의 고천문학자들은 자국의 기록을 바탕으로 연구를 하는 경우가 많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고, 로마사를 유럽에서 연구하고 중국사를 중국에서 연구하는 것과 같은 이치.
2.1. 대한민국에서의 고천문학 연구
한국은 천체 관측의 기록이 상당히 상세하고 풍부한 국가로, 주로 역관들이 기록해둔 사료를 바탕으로 연구하는 경우가 많다. 과거 우리 역관들은 "XXX성 주변에 OO만한 별이 나타났다."(OO는 주로 과일을 집어넣었고, 이는 별의 크기, 즉 밝기를 기록한 것. 가령 모과라거나 대추라거나...)는 식으로 특별한 별의 관측 결과를 기록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어떤 천문현상이 일어났는지에 대해서 추측하고 실제 관측이나 계산을 통해 이를 검증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를 통해 변광성의 기록이나 유성우, 혜성 등의 현상을 추리해낸다. 이런 연구를 타인에게 일일이 해석해달라고 할 수는 없기에 상당한 수준의 한문 독해 능력을 필요로 한다.
역관들의 기록 외에도 삼국유사에 등장하는 전설 수준의 이야기도 연구의 대상이 되고, 삼국유사에 비해 훨씬 현실적인 삼국사기 역시 훌륭한 연구 대상이다.
사료 외에도 특이한 천문학 현상이 나타나는 자료는 모조리 연구 대상이 되는데, 조선시대의 화가 신윤복의 '월하정인'에는 손톱달이 정확히 위를 향하여 뜬 초승달도 그믐달도 아닌 이상한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 이는 정조 당시 일어났던 부분 월식의 형태와 일치하며, 일부에서는 신윤복이 당시의 달의 모습에서 영감을 받아 이 그림을 그린 것이 아닌가 추측하기도 했다.
3. 관련 문서
[1] 좀 더 범위를 넓히거나 지역을 바꾼다면 라틴어나 타 문명의 고대 문자에 대한 지식까지도 요구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