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된 화장실
아파시 - 학교에서 있었던 무서운 이야기 1995년 특별판에 수록된 에피소드. 호소다 토모하루가 이번 모임을 기대하고 있었냐고 할 때, '기대하고 있었다'고 말하고 그 다음 선택지에서 '빨리 이야기나 해라' 이외를 선택할 경우 들을 수 있다. 호소다는 사카가미에게 친구가 되자며 그런 의미로 이야기를 선물해주겠다고 한다.
나루가미의 어딘가에는 출입금지가 된 화장실이 있다. 원래대로라면 허물어버릴 예정이었는데, 공사를 하려고 하면 공사업자가 사고를 당하거나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등 이변이 생겨 방치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 화장실은 아직도 허물어지지 않은 채 쭉 방치되어 있다. 호소다는 화장실이 어디에 있을 것 같냐고 묻는데...
1. 체육관(단죄의 못)
금지된 화장실은 체육관에 붙어있는 화장실이라고 한다. 보통 체육시간이 아닐 경우엔 체육실에 가지 않고, 막상 체육시간 때에 화장실에 가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그래서 체육실을 자주 쓰는 운동부 이외에 일반 학생들은 체육실의 화장실이 사용 금지된 장소인 것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서 호소다는 왜 그 화장실이 출입금지가 되었는지 알려주겠다고 한다.
나루가미는 워낙 인원이 많기 때문에, 쉬는 시간만 되면 화장실은 금새 만원이 되어버린다. 아무리 기다려도 화장실이 비어있는 경우는 없기 때문에 호소다는 필사적으로 사람이 없는 화장실을 찾고 있었다. 보통이라면 적절히 아무도 없는 장소에서 해결하지만 그 날 호소다는 그런 장소를 찾을 수 없어 비어있는 화장실을 찾고 있었던 것이다. 그때 호소다의 뇌리에, 출입금지가 되어있는 체육실의 화장실이 떠올랐다. 한계가 되자 호소다는 출입금지고 뭐고 쉬는 시간이 끝나기 전에 해결하고 돌아가야 한다는 일념으로 그 화장실을 향해 갔다. 그리고 체육실의 화장실 안에 들어간 호소다는 어렴풋이 그 화장실이 왜 출입금지가 되었는지 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화장실 내부는 검게 불타서 너덜너덜했고, 문 또한 구멍이 여러 개 나 있었다. 무엇보다도 소름끼쳤던 것은 벽에 사람의 그림자 같은 것이 스며들어있고, 그 라인을 따라서 촘촘하게 못이 박혀있는 장면이었다. 그렇지만 어쩔 수 없이 호소다는 그나마 가장 깨끗해 보이는 곳을 골라 들어갔다. 일을 보던 중, 호소다는 갑자기 인기척을 느낀다. 누군가 들어왔는가 라고 생각하고 혹시 자신처럼 일을 보러 왔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그 발소리는 다른 독실에 들어가거나 하는 일이 없이 화장실 안을 빙빙 돌 뿐이었다. 깜짝 놀란 호소다는 방귀를 뀌고, 그러자 그 발소리는 갑자기 멎었다. 그리고 호소다가 있는 독실에 노크를 해대기 시작했다. 호소다는 안에 사람이 있다고 말을 하지만 노크소리는 점점 더 커져갔고, 공포에 휩싸인 호소다는 문을 열고 소리를 지르면서 뛰쳐나왔다. 그러나 화장실에는 아무도 없었고 호소다는 혹시 유령이었는지 하며 불안해진다.
그 때, 호소다의 뒤에서 뭐 하냐는 소리가 들렸고, 뒤를 돌아본 호소다는 이제 정말로 유령인가 하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화장실의 입구에 선 채로 호소다에게 뭐 하냐고 물은 남학생의 두 다리는 전부 땅에 제대로 붙어있었고 남학생은 호소다에게 무언가 있었냐며 상당히 무서운 것을 본 것 같다고 상냥하게 말을 건넨다. 한심한 자신에게 상냥하게 말을 건네주는 남학생에게 조금 긴장이 풀려서 호소다는 방금 있던 일을 이야기해주었다. 그 남학생은 비웃거나 말을 자르지도 않고 묵묵히 잘 들어주었고 호소다는 이 때까지 자신을 소외시킨 적은 있었지만 이렇게 상냥하게 대해주는 사람은 만난 적이 없었다. 호소다는 이 운명을 놓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고 그에게 친구가 되어달라고 하는데, 그 남학생은 의외로 순순히 허락한다. 그 남학생의 이름은 마츠미야 나오키. 호소다가 마츠미야의 승낙을 받은 뒤 그와 악수하려고 했는데 마츠미야의 손에 붕대가 감겨있어서 놀란다. 하지만 그는 괜찮다고 하고, 두 사람은 굳게 악수를 한다.
마츠미야를 만난 후, 호소다는 늘 출입금지의 화장실에 드나들게 되었다. 쉬는 시간마다 늘 그 화장실로 가서 마츠미야를 만나는 호소다는, 사실 자기가 거의 말을 하고 마츠미야는 듣는 역할이었다. 그렇지만 호소다는 마츠미야가 자신의 말을 성실하고 진지하게 들어주기 때문에 그가 좋아졌고, 마츠미야에게 무언가를 실컷 말하고 나면 홀가분해지는 기분을 받곤 했다. 그런데 어느 날을 기점으로 다른 사람들까지 물어볼 정도로 호소다는 안색이 나빠져갔다. 살이 빠져 야위었다기보다는 여위어갔던 호소다는, 어느 날 마츠미야에게 이 이야기를 한다. 평온했던 마츠미야의 얼굴이 갑자기 어두워지더니 마츠미야는 호소다보고 우리는 친구 맞냐고 물어본다. 호소다는 당연히 친구라고 말하고, 마츠미야는 원래의 안색으로 돌아와서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한다. 호소다가 수긍하자 그는 천천히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
옛날, 나루가미에는 굉장히 악명 높은 불량학생이 두 명 있었다고 한다. 두 남학생의 이름은 카토와 스기모토였다. 두 남학생이 악명을 떨치는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두 사람이 벌이는 '인간 표본'이라는 이름의 린치였다. 화장실의 벽에 박아놓고 양 손을 못에 박아 벽에서 떨어질 수 없게 만드는 그 행위는 선생들조차 무서워할 만큼 상식이 통하지 않는 행위였다.
마츠미야는 자신 또한 그 린치를 당한 적이 있다고 고백하고, 호소다는 깜짝 놀란다. 그리고나서 그렇게까지 유명한 사람들이면 입학하기 전의 선배였다고 해도 소문으로 들어봤을 텐데 한 번도 못 들어본 것을 생각하고는 자신이 마츠미야의 학년이나 반조차 모른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위화감은 한 번 생기고 나니 사라지지 않았다. 그러나 마츠미야는 이야기를 계속 했다. 마츠미야에게는 요코타 라는 소꿉친구가 있었다고 한다. 요코타는 마츠미야가 「인간 표본」을 당할 때 도와주기도 했었는데, 마츠미야는 자신이 왜 두 학생의 눈에 띄어서 그런 일을 당했는지 알 수 없었다. 공포에 휩싸인 마츠미야는 쭉 학교를 쉬기로 한다. 그런데 그 날 점심 경에 마츠미야를 걱정한 요코타에게 전화가 오고, 요코타는 혹시 집에 있으면 그들이 집까지 습격할지 모르니 빨리 학교에 오라고 한다. 마츠미야는 카토와 스기모토라면 정말 그럴 것 같았고, 가족들에게 폐를 끼치게 될 것 같아서 무서워진다. 그렇지만 요코타는 자신이 도와주기 때문에 무서워하지 말고 오라고 하고, 마츠미야는 카토와 스기모토가 얼마나 무섭든간에 자신의 옆에는 요코타라는 친구가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뒤늦게 학교에 간다. 그렇지만 그것은 잘못된 믿음이었다. 오후가 되어서야 마츠미야가 오자, 요코타는 기쁘게 마츠미야를 맞으며 마츠미야에게 소개시켜주고 싶은 형이 있다고 제안한다. 힘이 세기 때문에 카토나 스기모토의 일에 대해 상담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하면서, 요코타는 마츠미야를 화장실로 데려간다. 두 사람이 도착한 뒤 마츠미야는 요코타에게 정말 화장실에서 보자고 한 것이냐고 묻고, 비아냥거리면서 카토와 스기모토가 튀어나왔다.
경악한 마츠미야를 카토와 스기모토는 비웃고, 마츠미야는 요코타가 자신을 도와준 것도, 걱정해서 전화해준 것도 전부 자신의 안위때문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카토와 스기모토는 벌게임이라며 마츠미야와 요코타에게 내일까지 50만엔을 가져오라고 요구하고, 가져오지 않으면 「인간 표본」을 행하겠다는 협박을 한다. 두 사람이 떠나고, 요코타는 자신은 피해자였다며 변명을 늘어놓는다. 그러나 마츠미야는 우리는 친구니까 괜찮다고 웃어준다. 다음 날, 마츠미야가 화장실에 갔을 때 요코타와 두 불량학생은 이미 와 있었다. 카토와 스기모토는 네 「친구」는 이미 지불했다며, 빨리 돈을 내라고 하고, 쇠망치와 못을 든 채로 협박한다. 마츠미야는 담담하게 돈을 들고오지 않았다고 말하며 즉각 손에 들고있던 물통의 물을 두 사람에게 뿌렸다. 두 사람은 욕설을 내뱉으며 화를 냈지만, 액체가 물이 아닌 것을 눈치채는데 얼마 걸리지 않았다. 그러나 마츠미야는 두 사람에게 곧바로 성냥을 집어 던지고, 일순간에 두 불량학생들은 불덩어리가 된 채로 마루에서 뒹굴며 고통스러워했다. 그런 광경을 뒤로 한 채 마츠미야는 요코타에게 다가간다. 요코타는 우리는 친구이지 않냐고 애원하지만 마츠미야는 아무 소리 없이 요코타의 양 손을 벽에 박는다. 불량학생 중 한 명의 손이 도움을 요청하듯 마츠미야의 다리를 붙잡고, 그 불이 마츠미야에게 옮겨붙지만 마츠미야는 개의치 않고 계속 해서 요코타를 벽에 박았다.
마츠미야는 그 이후로 계속 여기에 있다고 한다. 호소다가 식은 땀을 흘리면서, 그럼 지금은 유령이냐고 묻는다. 마츠미야는 키득거리며 웃는데 그의 양 손에는 쇠망치와 못이 들려있었다. 호소다는 자신도 이야기 속의 사람들처럼 「인간 표본」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기겁해서 뒤로 물러나지만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었다. 마츠미야가 호소다에게 위험하다고 충고하지만 호소다는 처음에는 그것이 무슨 소리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다가 곧 소리를 지르고 있는 벽을 바라보자 이해할 수 있었다. 벽에 있던 그림자는 필사적으로 호소다에게 옮겨 붙으려고 하며 벽에서 나오려고 몸부림치고 있었는데, 마츠미야는 그것을 다시 붙잡아다 몇 번이고 벽에 못질을 해서 박아버린다. 그리고 마츠미야는 상황을 설명한다. 요코타와 두 불량학생들은 계속 여기서부터 나오려고 하고 있지만 마츠미야는 그들이 빠져나오면 나쁜 짓을 하고 다닐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두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마츠미야는 그들에게 몇 번이고 못을 박고 있다. 호소다는 거의 울 것처럼 되어버리지만 마츠미야는 그런 호소다의 손에 쇠망치와 못을 들려준다. 그리고 마츠미야는 호소다의 컨디션이 나빠지는 것은 요코타 일행이 호소다의 생기를 빨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며, 그렇기 때문에 호소다 본인이 그림자에 못을 쳐서 박아야 한다고 일러준다. 마츠미야가 웃는 얼굴로 호소다를 설득하고, 호소다는 결국 그림자에 대고 못을 박기 시작했다. 마츠미야는 더 이상 너와 친구가 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너의 말이 무척 기뻤다고 말한다. 그리고 계속 해서 그림자를 못에 박는 호소다는, 그림자가 지르는 비명에도 불구하고 점점 생기를 되찾아가는 것을 느꼈다. 어느새 보면 호소다는 웃으면서 벽에 못을 치고 있었다.
호소다는 아직도 마츠미야와 친구로 지내고 있다고 한다. 호소다는 만약 체육실의 화장실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도 그 소리의 장본인은 자신이기 때문에 신경쓰지 말라고 하고, 사카가미에게도 마츠미야를 소개해 주겠다고 말하며 이야기를 마친다.
2. 1층, 2층, 3층(피를 빠는 화장실)
호소다는 사카가미의 대답이 틀렸다며 사용금지된 화장실은 체육관에 있다고 말한다. 여기서부터의 내용은 '체육관'을 골랐을 때의 내용과 동일하며, 마츠미야가 카토와 스기모토의 린치에 대해 언급한 후부터 스토리가 달라진다.
선생들조차도 무서워하는 이 린치에 단 한 명의 선생은 그냥 보고 못 본 척 넘어가지 않았다. 그 선생의 이름은 오노데라. 오노데라는 카토와 스기모토가 한 남학생에게「인간 표본」을 막 행하려 하는 것을 보고 고함을 치고, 두 사람은 두고보자며 흥이 깨졌는지 도망가곤 했다. 그것이 늘 반복되자, 오노데라는 고민하기 시작했다. 카토와 스기모토에게서는 전혀 반성의 기미가 없었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저 녀석들을 갱생시킬까 하고 고민했지만 답이 없고 결국 오노데라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까지는 계속 한다 라고 생각하며 그들을 계속 쫓아다닌다. 그리고 어느 날, 오노데라의 소원이 통한 것인지 체육실의 교관실에서 쉬고 있던 오노데라에게 카토와 스기모토가 다가왔다. 스기모토가 무슨 일일까 하고 궁금해하면, 그 두 사람은 매우 뜻밖에도 오노데라에게 그동안 죄송했다며 사과해온다. 카토와 스기모토는 자신들이 외로웠기 때문에 누군가 봐 줬으면 좋겠다고 한 짓이었지만 아무도 봐 주지 않고 오히려 무서워했는데 오노데라만큼은 달랐다며, 언제까지 이렇게 살 수는 없고 해서 찾아왔다고 말한다. 오노데라는 두 사람의 갱생에 매우 기뻐하며 일단 들어와서 커피라도 마시며 천천히 이야기하자고 하고 냉장고의 과일을 꺼내러 갔다. 그런데 오노데라가 두 사람에게 뒤를 보인 순간 후두부에 강한 충격이 가해지고, 의식을 잃기 전에 오노데라는 쇠망치를 잡은 카토와 스기모토가 무표정하게 자신을 보는 것을 보게 된다.
이후 의식을 되찾은 오노데라가 있는 곳은 체육실의 화장실이었다. 그리고 카토와 스기모토는 오노데라에게 「인간 표본」을 실행할 준비를 마치고 있었다. 두 사람의 사과는 모두 오노데라를 교관실에서 데려오기 위한 연기였던 것이다. 언제나 우리들의 방해를 하기 때문에 죽어 마땅하다며 두 사람은 오노데라의 손에 못을 박고, 고통스러워하는 오노데라를 보며 웃어제꼈다. 못이 박힌 손에서 흘러나오는 피가 흰 타일을 적시고, 갑자기 카토와 스기모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오노데라에게 무언가 액체를 뿌렸다. 오노데라는 순간 액체가 물인 줄 알았으나 곧 등유라는 것을 알아차리고, 고개를 드는 순간 스기모토가 던진 성냥과 마주치게 되었다. 격렬한 비명과 함께 순식간에 타오르는 불기둥을 보며 두 사람은 낄낄거렸다. 죽기 일보 직전이 된 오노데라가 그 웃음소리를 들으며 의식을 잃으려고 하는 순간, 도와줄까 하고 제안하는 목소리를 듣게 된다. 오노데라가 살고 싶다고 간절히 마음 속으로 빌자, 목소리는 도움을 줄테니 계속 해서 자신에게 피를 바치라고 명령한다. 그러자 오노데라를 태우고 있던 불길이 순식간에 오노데라의 손에 뚫린 구멍으로 휩쓸려가듯 빨아당겨져 들어갔다. 카토와 스기모토는 그 자리에서 아연하게 서 있었다. 손에 못을 박고 불태웠음에도 오노데라의 피부는 멀쩡했고 손에도 구멍이 나 있지 않았다. 그리고 어느 새인가, 오노데라의 손에는 못과 쇠망치가 들려있었다.
마츠미야는 오노데라가 이 화장실의 무언가를 깨워버렸고, 최초의 계약자가 된 오노데라에게 그 무언가는 계속 피를 요구했고, 지금도 그 행위는 계속 되고 있다고 말한다. 그 때 호소다는 마츠미야의 왼손에 감긴 붕대를 본다. 정확히 손등에 핏자국이 보이는 마츠미야의 손을 바라보고 호소다는 긴장하게 된다. 마츠미야는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말을 잇는데, 오노데라는 못에 박혔던 그 구멍에서 계속 피를 빨려서 결국 죽었다고 한다. 그리고 죽은 뒤 영혼은 화장실에 흡수되어 버렸다. 화장실에 박힌 못의 수는 이 화장실에서 빨아들여진 제물의 숫자였다. 이야기에 나온 선생도 지금은 이 중 하나가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화장실의 무언가는 아직도 피를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며 아마 호소다가 안색이 나빠져갔던 이유는 그런 영기의 영향이 컸을 것이라고 말한다. 말을 마친 마츠미야는 자신을 위해서 못박혀달라고 하며 호소다에게 달려든다.
기겁한 호소다는 있는 힘껏 마츠미야를 떠밀고, 마츠미야는 화장실 바닥에 엉덩방아를 찢는다. 그 틈을 타서 호소다는 체육실의 화장실에서 도망쳤다. 그 이후로 마츠미야는 보이지 않고, 그 화장실은 가지 않는다고 하며 호소다는 오랜만에 생긴 친구였는데…하고 아쉬워한다. 사카가미는 피를 빨아들이는 화장실이 정말 있을까 하고 생각하는데, 호소다가 갑자기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며 직접 그 화장실에 가보자고 제안한다. 사카가미는 승낙하려고 일어서려다가 호소다의 손을 보고 흠칫한다. 호소다의 왼손에 새로운 붕대가 감겨져 있던 것이다. 그 시선을 눈치챈 호소다는 그 화장실에서 나올 때 못에 긁혀서 감쌌을 뿐 못에 박힌 적은 없다고 하지만 사카가미는 역시 그만 두는 게 좋겠다고 하고, 호소다는 다음에라도 가고 싶으면 말하라고 하면서 이야기를 마친다.
3. 구교사(구제불능의 남자)
호소다는 수긍하면서 자신이 구교사에 들어갔던 것은 비밀로 해달라고 하고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야기는 호소다가 1학년 때 있었던 이야기라고 한다. 호소다와 같은 반에 한 여학생이 있었다. 그 여학생의 이름은 미카미 유카리. 미카미는 정도가 너무 심해서 수업이 시작되는 것도 눈치채지 못하는 책벌레였는데, 호소다는 그녀를 응시하던 중에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어진다. 그리고 미카미의 일과를 스토킹하게 된다. 미카미는 아침 8시 15분에 등교한다. 그리고 2교시가 끝난 뒤의 쉬는 시간에 반드시 화장실에 간다. 점심시간에는 곧바로 교실에서 나와 구교사의 근처에서 사라진 뒤 5교시 전에 들어온다. 방과 후는 도서실에 가서 책을 읽는다. 집에 갈 때는 할아버지의 병문안을 위해 숲의 다리를 건너서 근처의 병원으로 간다. 호소다가 이렇게 자세히까지 알 수 있었던 것은 호소다가 늘 미카미의 뒤에 따라다녔기 때문인데, 이것은 미카미가 책만 읽었다 하면 주변의 아무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 특성을 이용한 것이었다. 말을 하면서 호소다는 자신이 이상한 생각을 가지고 있던 것이 아니라 단순히 지적 호기심이었다고 재차 강조한다.
그리고 어느 날, 호소다는 여느 때처럼 점심시간에 미카미를 따라 나왔다. 보통은 구교사에 도착할 쯤 되면 미카미가 어디로 갔는지 잃어버렸는데 그 날만큼은 미카미를 놓치지 않고 쭉 따라갈 수 있었다. 미카미는 한 나무 아래에 서 있었다. 그런데 미카미는 갑자기 나무에 입을 붙이더니 마치 빨아들이는 듯이 독특한 입 모양을 한다. 그 모습이 너무 희한해서 놀란 호소다를 내버려두고 미카미는 갑자기 달리기 시작했다. 호소다는 저런 일에 말려들면 안 된다는 생각을 차마 하지 못하고 당황해서 필사적으로 따라간다. 입학식 때 구교사에 대해 엄한 경고가 내려지기 때문에 호소다는 구교사에 깊이 들어간 건 그 날이 처음이었다. 하지만 호소다는 이제 미카미를 관찰하는 게 일과가 되었기 때문에 그녀가 행방불명이라도 되면 몹시 슬플 것이라고 생각하고 뒤쫓았다. 구교사의 한 가운데로 들어가면, 먼지와 곰팡이 냄새가 밀려들어오고 마루는 계속 삐걱거렸다. 2층에 가는 계단을 발견한 호소다는, 계단 옆에 걸린 달력의 일자가 13일의 금요일이 되어있는 것을 발견한다. 무언가 불안해진 호소다는 일단 2층으로 올라가서 큰 소리로 미카미를 부르지만 아무 대답이 없고, 무서워진 호소다는 돌아가려고 했다. 그 때 찢어지는 듯한 비명소리가 들린다.
호소다는 미카미가 걱정이 되어서 소리가 난 곳으로 뛰어갔다. 소리가 들린 곳은 2층의 여자 화장실이었다. 들어가자마자 왼쪽의 독실에는 회중 전등과 미카미가 있었다. 미카미는 입 안에 무언가를 가득 채운 상태로 죽어있었다. 호소다는 최초 발견자는 사인을 확인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무서운 것을 참고 미카미의 입 안을 들여다보았다. 그 안에는 톱밥이 가득 차 있었다. 즉시 구교사를 나간 호소다는 선생들에게 미카미의 죽음을 알리지만 다시 가본 그 곳에는 시체는 없고 대량의 톱밥만 널려있었다. 호소다는 경찰과 선생들에게 거짓말을 했다고 크게 혼나지만, 그 날을 기점으로 정말 미카미가 행방불명이 되었다. 그리고 호소다는 용의자 선상에 올라가게 되었다. 반 아이들 중 하나가, 호소다가 매일 미카미 뒤를 쫓아다녔다고 증언했기 때문이었다. 억울한 혐의를 쓰게 되었지만 호소다는 증거가 없어서 풀려났다고 한다. 그리고 그 때부터 그 화장실은 출입금지가 되었는데, 지금도 구교사의 2층 화장실에 가끔 불이 들어온다고 한다. 미카미에게 할 말이 여러 가지 있기 때문에 사카가미보고 같이 가지 않겠냐고 제안하면서 호소다는 이야기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