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찍는 사진관
1. 개요
강소천의 창작 동화이다. 작가가 세상을 떠난지 50년이 지나 저작권이 소멸되어 공개되어 있다.
https://ko.wikisource.org/wiki/%EA%BF%88%EC%9D%84_%EC%B0%8D%EB%8A%94_%EC%82%AC%EC%A7%84%EA%B4%80
2. 소개
말 그대로 동화적인 구성을 취하고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의미심장하다.
3. 줄거리
어느 따뜻한 봄의 일요일, 주인공은 스케치북과 그림물감을 가지고 뒷산에 올라간다. 산에 오른 뒤 그림은 그리지 않고 주변을 둘러보던 중, 맞은편 산허리에 있는 만개한 연분홍 꽃나무 한 그루를 발견한다. 아직 살구꽃이 필 시기가 아닌데도 꽃들이 활짝 피어 있는 걸 의아하게 여긴 주인공은 곧잘 그리로 달려간다. 그 나무 밑줄기에는 꿈을 찍는 사진관으로 가는 길, 동쪽으로 5리.라는 내용의 간판이 붙어 있었다. 이걸 본 주인공은 꽃나무는 금새 잊고 그 사진관을 찾아 동쪽으로 간다. 도착한 곳에는 작은 집이 있었는데, 그 집 문에는 꿈을 찍는 사진관은 여기서 남쪽으로 5리 되는 곳으로 옮겼습니다.라고 쓰여 있었다. 남쪽으로 가보니, 또 집 한 채가 있었다. 오길 잘했다고 들어가려니 웬걸, 이번엔 아까와 똑같은 글에서 남을 서로 바꾼 글이 쓰여 있었다.
어찌어찌 도착한 꿈을 찍는 사진관에서 사진관 주인에게 꿈을 찍어달라고 하는데 사진관 주인은 창문도 없는 작은 방에서 찍고 싶은 꿈에 대한 짧은 문장을 종이에 쓴 후 그것을 안고 자면 된다고 설명한다. 주인공은 어린 시절을 그리워하는 짧은 글을 쓴 후 잠이 들고 원하던 어린 시절의 꿈을 꾸게 된다. 잠에서 깬 후 사진관 주인에게서 꿈을 찍은 사진을 받아든 주인공은 깜짝 놀라는데, 주인공이 그리워하는 사람은 어릴 적 모습 그대로인데 주인공은 나이를 먹은 현재의 모습이 나란히 찍혀있었기 때문이었다. 어쨌거나 주인공은 감사를 표한 후 사진을 소중히 가지고 간다. 돌아가는 길에 쉬다가 잠시 사진을 꺼내본 주인공은 또 한번 놀라는데, 그건 사진이 아니라 주인공이 좋아하는 책 사이에 끼여있던 책갈피였기 때문이었다.
4. 행간의 의미
위의 내용만으로 보면 옛 추억을 생각하는 동화로만 보이지만, 이 작품이 쓰여진 1954년의 정황을 생각해 봐야 할 필요가 있다. 전쟁이 끝난 지 얼마 안 되어 전국토가 폐허이던 당시 국민의 반 이상이 하루 세끼를 먹지 못하는 상태에서, 주인공은 밥을 해줄 사람도 있고 하루종일 산속에서 그림이나 그릴 여유도 있을 만큼 한가한 인생이다. 주인공이 그리워하는 첫사랑 순이나, 주인공이 좋아하던 어릴 때 읽었던 일본에서 수입해 온 당시로선 결코 싼 물건이 아니었던 동화책이나, 모두 주인공이 북한에서 지주로 떵떵거리고 살던 시절을 추억하는 것들에 불과하다. 즉 주인공이 진짜 그리워하던 것은 분단으로 잃어버린 귀족같은 삶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