낱장기
1. 개요
장기의 특성상 서로 말을 하나씩 잡고 잡다가 대국이 종반으로 치닫게 되면 적은 수의 기물만 남게 되는 상황이 오는데, 그 상황에서 승패를 결정짓기 위한 정형화된 형태를 낱장기라고 부른다. 여기서 포가 있는 조합은 공격측이 양사일때를 기준으로 한다. (다른 조합은 자신의 사가 부족해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
하술할 내용에서 양사(또는 외사)를 '이길 수 있다' 고 함은 양사를 전멸시킬 수 있다는 뜻이 아니라, 양사와 궁 자신의 수비를 뚫고 궁을 몰아세워 외통수(또는 이를 인지한 상대의 기권)를 낼 수 있다는 뜻이다. 이 과정에서 양사는 전멸할 수도, 하지 않을 수도 있다. 설령 전투에서 양사를 다 잡은들 궁 자체도 나름의 이동력과 공격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이 궁을 잡을 만한 여력이 남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게 된다. 조각장기의 연구는 기본적으로 점수제를 고려하지 않기 때문. 동네장기가 아닌 이상 거의 모든 장기에선 이미 점수제를 도입하고 있고, 그로인해 승부를 가리는 것 자체는 일단 문제될 것이 없지만, 기물의 점수를 가려 승리하는 것과 완승을 잡는 것(외통수나 기권)은 가치를 다르게 해 구분하고 있다. 예를 들면 프로들 간의 리그 대회에서 완승/완패/점수승/점수패에 주어지는 승점을 모두 각각 다르게 부여하는 식이다. 그렇기 때문에 승부가 기울었다고 판단되면 지고 있는 쪽은 제한된 시간 또는 대국수 이내에 완패를 당하지 않도록 버티기에, 이기고 있는 쪽은 기왕이면 완승을 잡아낼 수 있도록 집중하게 되는 것. 조각전에서 완승을 충분히 잡아낼 수 있을 만한 기물이 남았을 경우 이를 완승기물이라고 한다.
2. 4개의 기물이 남았을 때
궁과 사를 제외한 기물이 4개 이상 남았을 때는 어떤 조합이든 어지간해서는 양사를 이길 수 있다. 다만 장기협회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졸졸졸졸(병병병병)은 상대가 적절한 수비진영을 갖추면 비기게 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로그인 필요[1] 졸과 상만 섞인 조합의 경우 양사를 이기지 못할 것으로 추측되나 증명되지는 않았다.
3. 3개의 기물이 남았을 때
궁과 사를 제외한 기물이 3개 남았을 때 그 3개가 모두 (차를 제외한) 대기물(포·마·상)이면 대삼능이라 부르고, 소기물(졸병)이 하나라도 있으면 소삼능이라 부른다. 단, 차가 있으면 차삼능이라 하여 대삼능·소삼능과 별도로 구분한다.
3.1. 차삼능
3개의 기물 중 차가 있는 경우를 말한다. 차삼능은 세 기물 중 소기물인 졸·병이 있든 없든 차만 있으면 구분 없이 차삼능이라고 부른다.
차삼능을 대삼능·소삼능과 별도로 취급하는 이유는 차의 이동이 자유로운 특성상 궁을 공격하기 쉽기 때문이다. 즉, 대국이 종반으로 가면서 기물이 다 없어져 가는 상황이 될 경우, 차가 살아있다면 이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특히 양차인 경우는 '양차 만으로도 승리가 가능하다'. 그러므로, 양차 포함에 다른 기물이 1개 더 있는 경우 역시 당연히 승리할 수 있다. 그래서 차삼능 하면 흔히 외차인 차삼능만 다루는 경우가 많다.
차이졸(차1+졸병2) 조합을 제외한 차삼능은 양사를 이길 수 있다.
옛날에는 차삼능이면 무조건 이긴다는 인식이 있었으나 정상급 고수들의 연구에 의해 차삼능 중 차이졸(차이병)만은 양사를 이길 수 없는 조합으로 정립되었다. 물론 이것도 어디까지나 이론일 뿐 실전에서는 방어하는 쪽의 잘못된 대응 등으로 양사가 차이졸(차이병)에 털리는 상황도 가끔 나온다. 다만 차이졸은 변화수가 많고 방어법이 어려운 고급수라 프로조차도 실전에서 양사로 차이졸을 못 막아서 지는 상황이 나온다.
또한, 차 1개와 다른 대기물 1개로 된 차삼능이라 양사를 이길 수 있는데 공격하는 쪽이 악수를 둬서 이길 장기를 비기는 정반대의 상황도 나온다. 이렇듯 차삼능은 실전에서 변화무쌍하기에 제법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3.2. 대삼능
3개의 기물이 모두 차를 제외한 대기물(포·마·상)인 경우를 말한다. 포가 있는 대삼능은 양사를 이길 수 있으나 포양상(포1+상2) 조합만은 예외로 양사를 이길 수 없다. 또한, 포가 없는 양마상(마2+상1)과 마양상(마1+상2) 조합도 양사를 이길 수 없다.
옛날에는 포가 낀 대삼능이면 무조건 양사를 이길 수 있다는 인식이 있었으나 정상급 고수들의 연구에 의해 대삼능이라도 포양상이면 상대가 양사일 때 일부러 져 주려고 한다거나 안일하게 대응하지 않는 이상 이길 수 없는 조합으로 정립되었다. 왜냐하면 장기의 기물 중 상은 이동에 있어 자유도가 매우 낮은 축에 끼는 기물이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양사를 이길 수 있는 대삼능 중 포마상이 가장 어렵다. 참고로 포마상이고 상대가 양사일 때의 상황은 대삼능 중 가장 어려우면서도 실전에서 가끔 나오는 문제로 유명하다.
대삼능은 모든 경우에 외사를 이길 수 있다고 한다.
3.2.1. 포포포/마마마/상상상
정규 장기에서는 같은 대기물이 3개 이상일 수 없으나, 변형장기에서는 가능한 조합이다.
포가 세 개가 있는 경우에는 양사를 이길 수 있을 것으로 추측되나 증명되지는 않았다.
마가 세 개가 있는 경우에는 방어측의 배치가 적절하면 양사를 이기지 못할 것으로 추측되나 증명되지는 않았다. 단, 외사는 이길 수 있다.
상이 세 개가 있는 경우에는 양사는 커녕 외사도 이길 수 없다. 민궁도 겨우 이길 수 있다고 한다.
3.3. 소삼능
3개의 기물 중 차가 없고 소기물(졸병)이 있는 경우를 말한다. 모든 소삼능은 양사를 이길 수 없다. 그러나 양포졸(포2+졸병1) 조합만은 예외로 양사를 이길 수 있다.
옛날에는 소삼능은 양사를 이길 수 없는 조합이라는 인식이 있었으나 정상급 고수들의 연구에 의해 소삼능이라도 양포졸(양포병)은 양사를 이길 수 있는 조합으로 정립되었다. 또한 이론상 양사를 이길 수 없는 포마졸(포마병)의 경우에도 실전에 가면 양사가 있다고 안일하게 대응하다 포마졸에 털리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다만, 양포졸(양포병)이 유일하게 양사를 이길 수 있는 소삼능이긴 하지만 이는 양포졸(양포병) 쪽도 양사일 경우를 전제로 한 것이다. 양포졸(양포병)이라도 외사거나 민궁이면 상대가 양사일 때 승리를 보장할 수 없다.
4. 2개의 기물이 남았을 때
궁과 사를 제외한 기물이 2개 남아있다면 거의 이길 수 없는 상태가 되지만 그 2개 중 차가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래서 차가 낀 2개의 기물 조합을 차이능 이라고 부른다.
4.1. 양차
양차(차2) 조합은 외사는 물론 양사도 이길 수 있다. 양차 조합은 모든 2기물 조합을 통틀어 유일하게 양사를 이길 수 있는 조합이다.
4.2. 차이능
차를 포함한 2개의 기물 조합을 말한다. 양차 외의 다른 대기물 조합인 차포(차1+포1), 차마(차1+마1), 차상(차1+상1) 조합은 양사를 이길 수 없으나 외사를 이길 수는 있다. 그러나 차졸(차1+졸병1) 조합은 양사도 외사도 이길 수 없다.(졸이 궁성에 붙으면 반드시 이길수 있다.) 다만 민궁이면 차졸이나 양졸로도 충분히 이길 수 있다.
4.3. 차가 없는 2개의 기물 조합
궁과 사를 제외하고 2개 남은 기물 중에 차가 없다면 상대의 양사를 이길 수 없다. 다만 상대가 양사가 아니라면 경우에 따라 이길 수도 있다. 차도 포도 졸도 없이 2개 남으면 상대방이 외통장군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민궁일때조차도 외통장군을 당하도록 강제로 유도(force)할 수는 없다.
[1] 종반 낱장기 유형 총정리로 검색해서 들어가면 된다
5. 기타
비슷한 개념으로 조각장기 또는 조각전이라는 말도 쓰이는데, 이 단어는 기물이 아직 많이 남았더라도 초반에 서로의 양차를 대살해 버려 존재하지 않게 된 경우에도 쓰이곤 한다. 기물이 줄어들어 멱이 막힐 위험이 줄어들고 최강의 이동력인 차가 사라진 상황이기 때문에 다방향 원거리 이동이 가능한 마와 상의 입지가 올라간다. 나머지는 기동력이 부족, 이동이 단순해서 어지간한 미스가 없는 한 서로 먹고 먹는 식으로 진행돼 형세를 크게 바꿀 수 없는 것에 비해 이들은 뛸 수 있는 방향이 많아 수읽기를 복잡하게 만들며 양걸이 등이 용이해 점수 & 기물 상의 이득을 취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이 둘을 묶어 ‘뛰는 기물’ 이라 지칭하며, 상기한 이유들 때문에 조각전에서는 이 뛰는 기물이 많은 쪽이 유리해진다. 특히 상과 달리 이동거리가 너무 길지 않아 사용하기 좋은 마가 최강이라 ‘차 없는 장기는 마가 왕이다’라는 장기 격언이 존재하며, 조각장기에서의 양마는 대단한 위용을 자랑한다. 포는 여전히 강력하지만 지켜주며 다리를 놔줄 기물이 줄어들어갈수록 입지가 상대적으로 낮아져 간다. 서로 휑해진 상황에서 대각선 이동으로 사거리 밖에서 접근해 오는 마에 포가 대처하기가 어렵기도 하고, 경우에 따라 정 포가 골칫거리면 마 가진 쪽이 포를 때려 버려도 점수 상으론 마가 5점에 포가 7점이라 마 가진 쪽이 이득이다. 졸과 병 역시 많이 모여 있으면 중앙에 벽을 형성해 포의 위협으로부터 궁을 지킬 수 있고, 느리나마 진격할 수만 있다면 거의 차에 준하는 파괴력으로 상대 궁성을 위협할 수 있기에 가치가 올라간다. 점수도 가장 낮은 2점이므로 1:1 기물교환만 달성해도 후반 점수장기에 유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