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점지해준 아이
1. 개요
한국의 전래동화.
2. 줄거리
조선 시대, 자손이 매우 귀하여 9대 독자를 둔 어느 명문가가 있었다. 자손이 귀하여 15살 난 9대독자인 외아들을 서둘러 결혼시키기 위해 좋은 혼처를 구하던 중 중매쟁이에게서 우연히 명망 높은 집안의 규수가 혼처를 찾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나이를 따져보니 3년 연상의 18살로 자세히 보니 매우 정숙하고 아름다운 처녀였으며 서둘러 혼인 성사를 시키고 약속을 잡았다.
그렇게 결혼해서 첫날 밤을 보내던 중, 새신부가 갑자기 몸이 좋지 않아 힘들어 하더니 갑자기 문고리를 잡고 고통스러워했다. 새신랑이 당황하여 신부가 아프다하며 사람들을 부르려 하자 새신부가 간절하게 말렸다. 새신랑이 우왕좌왕하던 중 갑자기 새신부가 아랫배에 힘을 주기 시작했고 그 순간, 아기가 둘이나 나왔으며 사내아이와 계집아이였다.
새신랑은 깜짝 놀라 서둘러 아기들을 받아들고 태를 꺼낸 뒤 탯줄을 잘랐다. 첫날 밤 갓난아기가 둘이란 것에 딱 박차고 나올 구실이었지만 마음씨 착한 신랑은 새신부와 갓난아기들이 불쌍해서 장모를 불러 자신은 밤에 밤참을 먹는 습관이 있으니 미역국과 따뜻한 쌀밥을 지어달라고 부탁했다. 장모는 사위의 특이한 습관에 살짝 놀랐지만 부엌으로 가서 맑은 미역국을 끓여주고 쌀밥도 새로 지어준 뒤 상을 차린 다음 서둘러 사위의 방으로 가지고 갔다.
사위는 장모가 가져다준 상을 받아들고 밥을 미역국에 말아 아내에게 먹였으며 새벽 무렵 몰래 아기들을 받아들고 근처 다리밑에 아기들을 숨겼다. 날이 밝자 사위는 어젯밤 어머니가 편찮으셔서 서둘러 집으로 가야 한다고 처가 식구들에게 말을 준비해달라고 부탁했다. 그 다음 서둘러 말을 탄 뒤 집으로 가던 중 다리밑에 내려가 몰래 아기들을 품에 안고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부모님에게 우연히 아기들을 발견했다고 얘기했고 부모님이 걱정스러워하자 웃으면서 호기를 부렸다.
10일 뒤, 아내가 시댁으로 오자 시어머니는 아들이 데려온 아기들을 며느리의 품에 안겨주었다. 그러자 신부는 무언가 낌새를 눈치채고 울먹였다. 바로 자신이 낳은 아기들이 분명한 것이었다. 속을 알리 없는 시어머니는 며느리가 너무 불쌍하여 며느리를 잘 달래주었다. 그렇게 별 탈없이 세월이 흘러 아기들이 자라 어느새 아이들로 성장했을 무렵... 부부는 아이들과 같이 달을 보고 있었는데 공교롭게도 이날은 대보름이라 보름달이 휘영청 달려있었다.
남편은 아내에게 이제 모든 걸 밝혀도 된다고 아내를 달래주었다. 그러자 아내가 슬픈 얼굴을 하더니 이내 쓸쓸하게 미소를 지었다. 아내는 남편과 결혼 전 친구들과 물놀이를 갔던 적 있었는데 그날 소피가 마려워 서둘러 물가로 달려와 소피를 보았다고 한다. 그런데 우연히 달그림자가 보였고 어느 순간 살짝 배가 불러오기 시작한 게 느껴진 것이었다고 밝혔다.
그 순간 남편은 활짝 미소를 지으며, 아마도 그 아이들은 달이 점지해준 아이들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서둘러 양푼에 물을 길어온 뒤 달그림자가 비치게 하고 아이들을 데려온 뒤 아이들의 손가락을 살짝 따서 달그림자에 피를 세 방울씩 흘려넣었다. 그러자 아이들의 핏방울이 하나로 모여 달그림자 모양으로 달을 에워쌌고 남편은 활짝 웃으면서, 이 아이들은 후세에 유명한 명필들이 될 것이라고 얘기했다.
그 뒤로 부부 사이에는 6남 3녀가 더 태어났고 이 아이들도 유명한 서필의 명인들이 되었으며 장남과 장녀가 가장 뛰어난 실력을 지녔다. 그리고 자손이 귀했던 그 집안에는 많은 자녀들이 태어났고 이들은 모두 유명한 정승과 판서들로 임명되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