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 영혼이 사는 체육관옆의 화장실

 

학교에서 있었던 무서운 이야기 SFC, PS판에 수록된 에피소드. 호소다 토모하루의 이야기를 다섯번째로 들으면 나오는 이야기.
호소다는 주인공에게 체육관 옆의 사용이 금지된 화장실을 아냐고 물어보며 흉한 몰골이지만 저 화장실은 고치거나 철거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이유는 그 화장실에서 뭔가가 나오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 영은 인간의 것이 아니라고 하는데 호소다는 주인공에게 그게 무엇일 것 같냐고 물어본다.

1. 여우
1.1. 따라간다
1.2. 따라가지 않는다
2. 너구리
2.1. 익사형
2.2. 화형
2.3. 오체분시
2.4. 거리돌기[1] 후 꼬챙이형
2.4.1. 미워했다
2.4.2. 미워하지 않았다
2.4.2.1. 그건 불가능해
2.4.2.2. 알았어
3. 물고기
4. 벌레
4.1. 함께 간다
4.2. 다른 사람으로 바꿔 달라고 한다


1. 여우


SFC판 : '여우'나 '너구리'를 선택했을 때 호소다는 그 영은 여우라면서 아래와 같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PS판 : '너구리'를 선택했을 때 호소다는 그 영은 너구리가 아니라 여우라면서 아래와 같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호소다는 긍정하면서 어떤 남학생의 이야기를 한다. 그 남학생은 영감이 강해서 자기 식으로 영시(霊視)를 해 주거나 점을 쳐 주었다고 한다. 특히 그가 하는 콧쿠리상 점이 잘 맞았다고 하는데 어느날 콧쿠리상이 돌아가지 않았던 탓에 여우의 영에 홀린 듯한 상태가 되었다고 한다. 학교에 와도 수업은 거의 듣지 않고 체육관 옆의 화장실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교사의 목격담에 따르면 그는 화장실 벽에 가득 콧쿠리상의 문자판을 써 놓고는 십엔 동전을 가지고 웃고 있었다고 한다. 남학생은 그 화장실에서 목을 맸고, 지금도 어디에선가 십엔 동전이 나타나 그 벽의 문자판 위를 슬슬 움직일 때가 있다고 한다.
그리고 호소다는 자기 친구 중 츠다 케이이치라는 학생이 불가피하게 그 화장실을 사용했다는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리고 며칠 후 점심시간 때 호소다가 도시락을 먹고 옥상에 갔을 때 구석에서 혼자 도시락을 먹는 츠다를 발견한다. 호소다는 평소에 깨작거리며 식사하는 츠다가 밥 먹는 것에 열중하는 걸 보고 가까이 갔다가 경악한다. 츠다의 도시락에는 털도 나지 않은 새끼 쥐들이 담겨 있었고 츠다는 그것을 게걸스럽게 먹고 있었던 것이다. 식사가 끝난 후 태연하게 내려가는 츠다의 눈은 고양이 눈처럼 세로로 찢어진 동공이었다고 한다. 당분간 츠다와 거리를 유지하려 한 호소다였지만 어느 날 방과후 호소다는 그가 비틀거리며 체육관 뒤쪽에 가려는 것을 목격했다. 호소다는 주인공에게 너라면 따라갈거냐고 묻는다.

1.1. 따라간다


혹시 그가 이상해진 원인을 알 수 있을까 해서 따라간 호소다는 숨어서 온갖 괴이쩍은 광경을 보게 된다. 츠다는 뚫어져라 화장실 벽의 문자판을 쳐다보다가 문자판이 그려진 벽을 핥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이내 폴짝폴짝 뛰며 형광등 불빛에 모여든 나방을 입으로 낚아채서 먹기 시작했다. 비위가 상한 호소다는 무심코 소리를 냈다가 츠다에게 들킨다. 츠다는 호소다를 넘어뜨리고 나방의 인분이 묻은 혀로 호소다의 얼굴을 핥았다. 호소다가 평소에 가지고 다니던 부적을 츠다의 이마에 누르자 츠다는 비명을 지르며 쓰러지고 하얀 여우 형상이 빠져나와 화장실 벽의 문자판으로 빨려들어갔다.
잠시 후 정신을 차린 츠다에게는 체육관 옆 화장실을 사용한 이후의 기억이 없었다. 호소다는 그가 믿지 않을 거라 생각해서 그의 기행을 비밀로 했다고 한다. 그러고는 주인공에게 '설마 그 문자판을 보고 싶다고는 하지 않겠지'라는 투로 묻는다. 여기서 보고 싶지 않는다고 하면 호소다는 혹시 주인공이 가자고 할까봐 걱정했다며 다음 사람에게로 순서를 넘기니 이야기를 계속 보고 싶으면 보고 싶다를 택하자.
주인공이 보고 싶다고 말하면 호소다는 체육관 옆 화장실로 안내한다. 그리고 두 사람은 문제의 문자판을 보게 되는데 10엔 동전이 나타난 것을 발견한 호소다가 소리를 지른다. 동전은 '여기에 뭐 하러 왔냐'라는 문장을 만든다. 주인공이 '지나가다 들렀다'라고 말하자 동전은 '거짓말하지 마라'라고 한다. 호소다는 콧쿠리상이 멋대로 내려왔다며 빨리 도망가야 한다고 말한다.
콧쿠리상을 돌아가게한다를 택하면 호소다는 울 듯이 돌아가달라고 하소연한다. 콧쿠리상의 대답은 랜덤인데 계속 '돌아가게 한다'를 선택하면 알았다고 하며 두 사람을 보내준다. 호소다는 주인공의 손을 붙잡고 도망치며 다시는 가지 말자고 한다. 주인공은 거기에 동의하는 한편 속으로는 좋은 기사를 쓸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도망친다를 택하면 주인공은 도망치자며 문을 향하지만 문이 눈 앞에서 닫혀 버린다. 뒤를 돌아보자 동전은 '놓치지 않겠다' '죽일거다'라고 말한다. 주인공이 여기 오는 게 아니었다고 후회하며 게임오버.

1.2. 따라가지 않는다


그는 무서워서 따라가지 않았지만 그가 예전의 남학생과 같이 그 곳에서 목을 맸기 때문에 그 선택을 후회했다고 말한다. 게다가 죽기 전에 스스로 손가락 끝을 자르고 그 피로 문자판을 덧썼는데 마치 문자판 자체가 피를 흘리는 듯한 형상이었다고 한다. 호소다는 혹시 자신이 따라갔다면 그를 구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고, 운이 나쁘면 같이 죽었을지도 모른다고 말하며 이야기를 마친다.

2. 너구리


SFC판 : '너구리'를 택하면 호소다는 주인공에게 아깝지만 너구리가 아니라 여우라고 말하며 너구리에 관한 이야기는 '''전혀 나오지 않는다'''
PS판 : '여우'를 택할 때 호소다는 사실 그건 너구리라고 말하면서 너구리에 얽힌 이야기를 해준다. 즉, 이하는 PS판 전용 시나리오.
옛날에 이 학교에는 어디선가 들어온 너구리가 있었다고 한다. 모두 그 너구리를 귀여워했고 점심시간에는 뒷뜰에 나가서 너구리에게 점심을 나누어주었을 정도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너구리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었는데 이름모를 남학생만은 매일 너구리에게 먹이를 챙겨주었다고 한다. 너구리 이름까지 지어주었다는데 호소다는 기억이 안나니 대충 폰키치[2]라고 부르기로 한다. 어쨌든 폰키치는 그를 잘 따랐지만 학교에서는 벼룩이나 이가 옮을까봐 폰키치를 싫어할 게 뻔했었다. 남학생은 언제나 이렇게 눈에 띄는 장소에 있으면 언젠가는 들키리라 생각하고 체육관 옆의 화장실에 폰키치를 기르기로 결심했다. 그곳은 선생들도 잘 사용하지 않는 곳이라 폰키치를 기르기에는 안성맞춤이었다. 남학생은 폰키치가 화장실 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칸막이 화장실에 보금자리를 만들어두어 폰키치를 그곳에서 길렀다.
그 날도 얼른 도시락을 먹은 그는 남은 걸 싸들고 폰키치가 있는 화장실로 달려갔다. 그런데 그곳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누군가에게 살해당한 폰키치의 시체였다. 몰래 수업을 빠져나왔던 학생이 폰키치가 있던 화장실로 와서는, 폰키치를 발견하고 놀이도구로 삼았던 것이다. 호소다는 그 녀석이 폰키치를 어떻게 했을지 묻는데...

2.1. 익사형


그는 폰키치의 네 다리를 묶어서 움직이지 못하게 한 다음에 꼬리를 붙잡아 세면대가 있는 곳으로 끌고갔다. 그리고 물을 받아 놓은 세면대에 폰키치의 머리를 집어넣었다. 폰키치는 괴로워서 머리를 들어올렸고, 그는 그런 폰키치를 보면서 즐거워하며 다시 머리를 집어넣었다. 슬슬 폰키치의 힘이 빠지자 그도 팔의 힘이 빠졌다면서 폰키치를 들어올린다. 폰키치가 물을 토해내자 그는 대변기에다 토하라며 이번에는 대변기쪽에 폰키치를 데려갔다. 그리고는 폰키치를 대변기의 물이 들어가는 쪽에다 두고 대변기의 물을 내린 채 빠져나왔다.
후에 폰키치를 돌보던 남학생이 돌아와서 본 것은 역류하던 대변기에 빠져 죽어있던 폰키치였다. 남학생은 화장실 옆에 폰키치의 무덤을 만들어 주었다. 수일이 지난 후에도 남학생은 하루도 빠짐없이 폰키치의 무덤에 다녀왔다. 그 날도 폰키치의 무덤으로 향했는데, 누군가가 폰키치의 무덤을 부수고 있었다. 남학생은 화가 나서 달려갔지만 그 녀석은 되려 화를 내며 남학생을 때렸다. 그 녀석은 자신이 폰키치를 죽였다고 말했다. 그 말을 듣고 다시 화가 난 남학생은 그 녀석에게 달려들어들었지만 당해낼 수 없었다. 폭력은 무덤 옆의 화장실에서도 이어졌다. 그런데 정신없이 남학생을 때리던 그 녀석이 갑자기 공포에 질려 비명을 질렸다. 뒤를 돌아보니 그곳에는 너구리의 영혼이 서 있었다. 남학생은 이제까지 맞았던 충격에 정신을 잃었다.
잠시 후 남학생은 뭔가 서늘한 느낌을 받으며 정신을 차렸다. 칸막이 화장실에는 폰키치를 죽였던 그 녀석이 똑같은 방식으로 죽어 있었다. 남학생은 무서워져서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은 채 집으로 돌아왔다. 화장실에서 하도 맞아서 여기저기 부은 남학생은 며칠간 학교를 쉴 수밖에 없었다.. 다시 학교에 나왔을 때는 의문의 죽음을 당한 남학생 이야기로 떠들썩했다. 시체의 머리는 엉망진창이었고 학생 수첩이 없었더라면 누군지도 알 수가 없었을 거라며, 교복에는 너구리의 털이 잔뜩 붙어 있었다고. 그 후 그 화장실에는 너구리의 모습을 한 마물이 나타난다는 소문이 퍼져서 아무도 이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여기까지 말한 호소다는 사실 이 이야기에는 속편이 있다고 한다. 듣고 싶냐고 물어보는데, 그 정도까진 아니라고 답하면 거기서 이야기는 끝. 꼭 듣고 싶다고 하면 이야기를 계속한다.
폰키치를 돌보던 남학생은 폰키치가 자신과 남학생의 복수를 했다고 생각한다. 남학생은 다시 한 번 폰키치의 무덤을 만들어주었다. 그리고 얼마 동안은 평화로운 날들이 이어졌다. 어느 날 남학생은 평소처럼 폰키치의 무덤에 참배를 하러 갔다. 그때 화장실에 가고 싶어진 그는 그 옆에 있는 마물이 나온다는 화장실로 들어갔다. 남학생은 폰키치를 죽인 것은 마물이 아니라 폰키치의 영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무서워하지도 않았다.
남학생이 볼일을 보고 있자 갑자기 강아지의 울음 소리 같은 것이 들려왔다. 그것은 한 마리의 울음소리가 아니었다. 주위를 둘러보아도 울음 소리가 어디서 들리는지 알 수가 없었다. 남학생은 무서워져서 화장실을 나가려는 도중에 무언가가 발에 닿는 감촉을 느꼈다. 그곳에는 태어난 지 한 달 정도 되는 너구리가 몇 마리 있었다. 남학생은 죽은 폰키치를 떠올리며 너구리를 쓰다듬어려고 했다. 그때 너구리는 남학새의 손가락을 물었다. 놀란 남학생은 너구리를 뿌리치려고 했지만 어느 순간 너구리는 미이라처럼 매말라 있었다. 남학생은 너구리를 손가락으로 긁어냈고 너구리는 푸석푸석 부서져내렸다. 발밑에 있던 다른 너구리도 마찬가지로 저절로 부서져내렸다. 남학생은 서둘러 화장실에서 빠져나와 보건실에서 응급처치를 받고 집으로 돌아왔다.
남학생이 잠들고 있는 동안에 어디선가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는 낮에 들었던 새끼 너구리의 울음 소리와 흡사했다. 남학생은 무서워져서 이불을 덮었지만 소리는 계속해서 들려왔다. 그는 울음소리가 너구리에게 물렸던 오른손의 상처에서 난 것을 알았다. 붕대를 풀어보자 상처는 뻐끔뻐끔 입을 움직이듯이 움직이고 있었고 울음소리도 들려왔다. 남학생은 놀라서 비명을 질렀고 부모님이 달려왔을 때는 자신의 손을 가위로 무작정 찌르고 있었다.
호소다는 남학생은 그 후에 병원에 노이로제로 입원했다고 한다. 호소다는 그 너구리들이 폰키치와 어떤 연관이 있는 듯하다고 생각하지만 어찌됐든 그곳에서 뭔가가 나온다는 건 변함이 없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올해 3월 쯤에도 그 화장실을 철거하려고 할 때 인부 세명이 변사체로 발견되었다고 한다. 그리고는 주인공에게 언젠가 한 번 그 화장실을 같이 가보자고 말하며 이야기를 마친다.

2.2. 화형


그 녀석은 너구리의 팔다리를 칸막이 화장실 입구 쪽에 묶고 소각로 근처에 있었던 성냥을 가져왔다. 그리고 신문지를 돌돌말아 불을 붙여서 폰키치에 가까이 대었다. 폰키치가 고통에 몸부림치는 것을 즐기던 녀석은 이번에는 폰키치의 입에 신문지를 말아넣어 불을 지폈다. 입속에 연기가 가득차도 입은 신문지로 막혀있어서 기침조차 할 수 없었다. 숨을 쉴 때마다 불은 신문지를 따라 입으로 향해왔고 이윽고 폰키치의 입술까지 불길이 와버렸다. 입속에 박혀있던 신문지는 다 타버리고 폰키치는 처참한 몰골로 죽었다. 폰키치에게 장난을 치던 그 녀석은 여기까지 보고서는 화장실을 나갔다.
잠시 후 폰키치를 돌봐주던 남학생이 묶여있던 채로 죽어있던 폰키치를 발견하고 화장실 옆에 무덤을 만들어 주었다. 며칠 후 폰키치의 무덤에 참배를 하러 가던 남학생은 누군가가 폰키치의 무덤을 부수고 있는 장면을 목격한다. 알고보니 그 사람은 폰키치를 죽인 바로 그 녀석이었다. 둘은 화장실까지 가서 싸움을 했고 남학생은 피투성이가 된 채로 얻어맞아 며칠간 학교를 쉬었다.
다시 학교에 갔을 때 남학생은 폰키치를 살해한 녀석이 체육관 옆의 화장실에서 분신자살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신기하게도 머리만 타 버린 채로 죽었다고. 그리고 발견한 학생의 말에 따르면 그때 화장실 안에는 너구리가 있었다고 한다. 그 후부터는 화장실에는 자살의 학생의 유령이 나온다거나 너구리의 영이 사람에 씌어서 자살을 시킨다는 등의 소문이 나서 아무도 그 화장실을 쓰는 사람은 없었다고 한다.
호소다는 여기까지 말하고 이 이야기에는 속편이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듣고 싶냐고 질문하는데, 이제 충분하다고 하면 이야기는 그대로 끝나고 꼭 듣고싶다고 말해야지 이야기가 계속된다.
호소다는 그 화장실은 선생을 포함해서 아무도 쓰지 않는다고 한다. 그 후로 화장실은 철거될 예정이었지만 공사 인부들이 무언가에 씌어버려서 공사는 중단된다. 학교측은 학생이 그 화장실을 사용하지 않도록 입구를 막아놓았지만 언제부턴가 그것도 부서져 버렸다. 그 후로는 화장실은 그냥 그대로 두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어떤 사건이 발생했다고 한다. 그것은 호소다의 친구인 츠다 케이이치가 체험한 일이다.
츠다는 체육 수업 도중에 갑자기 화장실로 가고 싶어졌다. 그도 물론 화장실에 관한 소문은 알고 있었지만 정말 급한 나머지 그 화장실을 사용했다. 잠시 뒤 화장실이 있는 쪽에서 츠다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호소다는 화장실로 달려갔고 츠다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화장실에서 나오고 있었다. 호소다가 비명소리에 대해서 묻자 츠다는 아무 일도 없었다고 말했다. 츠다는 그렇게 말하며 체육관으로 돌아갔다. 호소다는 그때까지는 츠다가 변해버린 것을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호소다의 말에 따르면 츠다는 원래 얌전한 성격에 행동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고 한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적극적인 성격이 되어버렸다고 한다. 처음에는 몰랐지만 여자애로부터 인기를 얻는 것을 보며 그걸 확실히 느꼈다고. 호소다는 츠다에게 어떻게 된 건지 물었고 츠다는 알고 싶으면 어디론가 함께 가자고 말한다. 그들이 간 곳은 예의 체육관 옆의 화장실이었다. 호소다는 그토록 가기 싫어했던 곳에 직접 가자고 하는 츠다를 의아하게 여겼다. 츠다는 화장실에서 자신이 변해 버린 걸 걱정할 필요는 없다며 기분나쁘게 웃는다. 호소다는 츠다의 눈 언저리에 너구리처럼 다크서클을 생긴 걸 보았다. 호소다는 그 날 츠다가 비명을 지를 무렵 너구리에게 씌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호소다는 갑자기 무서워져서 서둘러 화장실로 빠져나갈려고 했다. 뒤에서 츠다가 웃음소리를 내자 뒤돌아본 호소다는 거대한 너구리가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것을 보았다고.
호소다는 주인공이 마치 그때의 자기처럼 놀란다며, 본인도 손으로 머리를 감싸며 그 자리에서 주저앉았다고 말한다. 고개를 들어보니 츠다는 정신이 나간 듯한 표정으로 그 자리에 서 있었다. 황급히 호소다가 츠다의 어깨를 흔들어보지만 츠다는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츠다는 그 후로 병원에 입원했고 의식은 있지만 자아라는 것이 없어진 상태라고 한다. 호소다는 너구리가 츠다의 자아를 먹어치웠고 너구리가 나가자 껍데기만 남게 된 거라고 추측한다. 츠다는 병원에서 너구리에 씌어도 처음에는 다르게 변한 자신이 싫어지지만 점점 익숙해진다고 호소다에게 말했다.
호소다는 '''그가 말한 것이 알 것 같다면서 츠다처럼 기분나쁜 웃음소리를 낸다.''' 그리고는 주인공도 언젠가 그것을 알게 될 거라고 말한다. 주인공은 호소다의 말에 의문을 표하지만 호소다는 지금은 모르겠지만 언젠가는 알게 될 거라고 다시 한 번 더 말하면서 이야기를 마친다.

2.3. 오체분시


그 녀석은 폰키치가 도망가지 못하도록 기둥에 묶고 뒷다리를 잡아당겼다. 뒷다리의 허벅지의 관절이 부서져서 덜렁거리자 다음 번에는 앞다리도 똑같은 방식으로 잡아당겼다. 목도 부숴버리고 싶었지만 폰키치가 죽어버릴까봐 그러지는 못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콘크리트 블록을 가져와서 폰키치의 뒷다리를 냅다 내리찍었다. 폰키치는 아파서 눈물을 지었고 그는 그것을 보며 즐거워했다. 다음에 그가 한 것은 폰키치의 털을 뽑아내는 것이었다. 역시 폰키치가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본 그는 마지막으로 폰키치의 목을 비틀어 죽이고, 폰키치의 시체를 골판지 상자 안에 집어넣고 화장실을 빠져나왔다.
잠시 뒤 폰키치를 돌보던 남학생이 그것을 발견하고는 폰키치의 무덤을 만들어 주었다. 그로부터 수일 뒤 폰키치의 무덤에 들르러 가던 남학생은 폰키치의 무덤을 부수고 있던 사람을 발견한다. 알고보니 그 녀석은 폰키치를 죽인 그 녀석이었다. 남학생은 그 녀석과 싸웠고 거의 일방적으로 맞기만 하고는 며칠간 학교를 쉬었다. 다시 찾은 학교에서는 학생 한 명이 집으로 돌아가던 중 역의 플랫폼에서 떨어져 전동차에 치어 죽은 일로 떠들썩했다. 그 학생의 몸은 처참하게 찢겨 나간 상태였다고. 호소다는 그 학생이 폰키치를 죽인 녀석이었다며 폰키치와 비슷한 방식으로 죽은 것은 우연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 후 그 화장실에는 산산조각이 나 죽은 그 녀석의 영혼이 나온다는 소문이 퍼져 아무도 그 화장실을 이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호소다는 이 이야기의 속편이 있다고 하는데, 이제 괜찮다고 대답하면 그대로 끝이니 좀 더 이야기 해달라고 답하자.
폰키치를 돌보던 학생은 이것이 폰키치의 복수라고 생각했다. 그 후로는 잠시동안 평화로운 일상이 돌아왔다. 그러던 어느 날, 남학생은 오랜만에 폰키치의 무덤에 가던 중 그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 체육관 옆의 화장실로 들어갔다. 하지만 화장실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 순간 폰키치의 죽인 녀석의 유령이 나타났다. 그 녀석은 모든 게 네 탓이라며 남학생에게 다가왔다. 도망치려 해도 유령이 출입구쪽을 막아서서 도망칠 수 없었다. 칸막이 화장실 쪽으로 도망가서 도움을 요청했지만 아무도 올 기색이 없었다. 그때 죽은 폰키치가 나타났다. 유령은 폰키치를 보고 도망쳤고, 유령이 도망치자 폰키치는 남학생까지 덮치려 들었다. 아니, 씌었다고 해야 하려나.
남학생은 그 후로 이상한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그건 점심 시간이 되면 도시락도 먹지 않고 어딘가로 사라진다는 것이었다. 다시 돌아올 때는 도시락이 비워져 있어서, 다른 친구들은 어디선가 도시락을 먹고 들어오는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점심 시간 후에는 마치 아무것도 안 먹었다는 듯이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들렸다. 남학생은 점점 말라갔고 걱정이 된 친구들은 그가 어디로 따라가 보았다. 그가 간 곳은 구교사의 뒷산이었고, 그곳에서 그는 어떤 곳에다 도시락을 버리고 있었다. 친구는 걱정이 되어서 그에게 물어보았다. 그때 그의 얼굴은 '''너구리의 얼굴'''로 바뀌어 있었다. 그는 나보다는 이 녀석에게 먹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음식을 버린 곳 근처에는 죽은 새끼 너구리의 시체가 있었다. 남학생은 결국 영양실조로 죽었고 그 친구들도 똑같이 죽어버렸다고 한다. 그 후로 화장실에는 그 화장실로 가면 무언가에 씌인다는 소문이 퍼져 아무도 이용하지 않게 되었다.
호소다는 사실 폰키치는 학교에 먹이를 찾으러 왔는데 남학생에게 가두어져 새끼 너구리들에게 먹이를 가져다 주지 못했다고 한다. 새끼 너구리는 아사했고 폰키치는 그걸 모른 채 누군가에게 씌어서 새끼 너구리에게 먹이를 가져다 주었다고. 호소다는 이 정도의 이야기는 거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라며 믿을지 안 믿을지는 자유라면서 이야기를 마친다.


2.4. 거리돌기[3] 후 꼬챙이형


그 녀석은 폰키치의 목을 로프로 묶어서 자전거에 매달고 산길을 달렸다. 그 녀석은 거리돌기를 끌고 돌아다니는 걸로 착각한 것이다. 그 녀석은 사람이 없는 길을 마음껏 달렸고 폰키치는 어떻게든 자전거를 쫓아가려고 아등바등 따라갔다. 그러나 자전거가 엄청난 스피드로 달리자 따라갈 수 없었던 폰키치는 자전거에 질질 끌려가고 만다. 자전거를 멈췄을 때는 폰키치는 털이 다 빠지고 피투성이가 된 채였다. 그 녀석은 다시 화장실로 가서 폰키치를 칸막이 화장실 입구에 매달아놓고 화장실을 빠져나왔다.
폰키치를 돌보던 학생은 화장실에서 폰키치가 죽은 것을 발견하고 화장실 옆에 무덤을 만들어 주었다. 며칠후 폰키치의 무덤을 들르러 가던 남학생은 누군가가 폰키치의 무덤을 부수는 걸 발견했다. 그 녀석은 폰키치를 죽인 바로 그 녀석이었다. 남학생과 그 녀석은 화장실까지 가서 싸움을 했고 일방적으로 당한 남학생은 며칠간 학교를 쉬었다. 다시 학교를 나오자 학교는 한 학생이 자전거로 등교중 덤프트럭에 말려들어가 수백 미터를 끌려가서 사망한 일로 떠들썩했다. 발견한 학생의 말에 따르면 그 상태에서도 학생은 살아있는 채로 비명을 질렀다고 한다. 그 학생은 폰키치를 죽인 그 녀석이었다. 호소다는 그 학생이 폰키치와 똑같이 죽은 건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고 한다. 그 후로 화장실에서는 폰키치를 죽인 학생이 유령이 되어 나타나 누군가에게 사과를 하고 있다는 소문이 퍼지고 아무도 화장실에는 가까이 가지 않는다.
호소다는 이 이야기에는 속편이 있다고 말하는데, 지긋지긋하다면 이야기는 끝이니 좀 더 이야기를 해달라고 답하자.
너구리를 돌보아주던 남학생의 반 친구로 요시다 나미코라는 여자애가 있었는데 폰키치가 학교에 나타나기 시작한 무렵부터 학교에 오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요시다를 좋아해서 걱정이 들었지만 요시다는 끝내 행방불명이 되었다. 너구리가 죽은 뒤로도 여전히 요시다는 행방불명인 상태였다. 호소다의 말에 따르면 사실 남학생은 너구리에게 요시다의 이름을 붙이고 너구리를 애지중지했다고 한다. 그리고는 요시다를 향한 자신의 마음을 얼버무리고 있었다고. 어쨌든 남학생은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너구리의 무덤을 돌보았다. 정말로 그녀가 다시 나타나기를 바라는 것처럼.
그러던 어느 날, 여느 때와 같이 무덤을 돌보던 중 누군가가 뒤에서 그에게 말을 걸었다. 요시다였다. 남학생은 반가워서 그녀에게 달려갔고 요시다는 이곳은 눈에 띈다며 그를 화장실을 데려간다. 요시다는 남학생이 너구리를 돌보던 것을 알고 있었다고 한다. '''자기가 그 너구리였으니까''' 요시다는 자신은 이미 죽었다며 이건 그 영혼이라고 말한다.
요시다의 말에 따르면 요시다는 살아 있을 때 어느 날 다리를 심하게 다친 너구리를 발견했다고 한다. 요시다가 도와주려고 했지만 너구리는 먹이를 물고 뒷산으로 도망갔고 그곳에서 너구리가 새끼 너구리에게 먹이를 주던 것을 보게 된다. 곧이어 너구리는 차에 치어 죽었고 이를 불쌍히 여긴 요시다는 대신 새끼들에게 먹이를 가져다 주었다. 그러던 중 비가 심하게 오던 날 여느 때와 같이 먹이를 가져다 주던 요시다는 발이 미끄러져서 절벽 아래로 떨어져 사망했다. 요시다는 죽어가던 순간에도 새끼들에게 먹이를 줄 걱정을 했고 그 순간 너구리의 영혼이 나타나고는 '''기적이 일어났다.''' 요시다는 너구리로 다시 환생한 것이다. 너구리가 된 요시다는 그 후로도 새끼들에게 게속 먹이를 주었지만 남학생에게 잡혀서 먹이를 주지 못하게 되었다. 요시다는 자신이 너를 미워하고 있을지 물어보는데...

2.4.1. 미워했다


요시다는 남학생에게 요시다라는 이름을 불릴 때마다 구역질이 났고 남학생을 한심하게 여겼다고 한다. 그리고는 남학생에게는 너구리를 죽인 책임이 있다고 말한다. 요시다는 남학생이 한 일은 감금이나 마찬가지 였다며 그의 목을 믿을 수 없는 힘으로 졸랐다. 그 순간 요시다의 얼굴은 특촬영화에 나온 것처럼 피부가 썩어들어갔고 역한 냄새도 함께 풍겼다. 그녀의 손도 역시 썩어들어가서 남학생은 요시다에게서 풀려날 수 있었다. 요시다는 너무 오랫동안 이야기한 나머지 육체가 유지하지 못한 거라고 말한다. 요시다는 남학생에게 언젠가 다시 찾으러 가겠다는 말을 남기며 사라진다. 남학생은 서둘러 화장실로 빠져나왔다.
호소다는 여전히 화장실에서는 요시다가 썩은 육체를 재생시키고 있는 중이라며 언젠가는 남학생에게 복수하려 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는 7번째 이야기꾼은 그녀일지도 모른다고 덧붙인다. 물론 호소다는 어디까지나 농담이라며 그 화장실에는 절대 가까이 가지 말라고 당부하며 이야기를 마친다.

2.4.2. 미워하지 않았다


요시다는 처음에는 미워했지만 자기의 이름으로 불러주어서 기뻤다고 말한다. 그리고 남학생이 열심히 돌보아 주어서 나쁜 기분은 들지 않았다고. 하지만 어떤 피도 눈물도 없는 녀석에게 걸려서 다시 한 번 죽는 신세가 되었다며 남학생이 무덤을 만들어 준 거에 대해서도 고마워한다. 요시다는 남학생이 무덤을 잘 돌봐준 덕택에 이제 성불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한다. 남학생은 요시다를 떠나보내고 싶지 않다고 말하고 이 말을 들은 요시다의 대답은...

2.4.2.1. 그건 불가능해


요시다는 여기에 계속 머물면 두 번 다시 성불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렇게 말한 요시다는 남학생도 함께 데려가주겠다는 제안을 한다. 남학생은 흔쾌히 받아들였다. 요시다는 대신 조건이 있는데 자기가 괜찮다고 말할 때까지 절대 눈을 뜨지 말라고 말한다. 남학생이 눈을 감자 요시다는 양손으로 남학생의 얼굴을 감싸고 얼굴과 얼굴을 맞댔다. 잠시 뒤 요시다는 중얼중얼 뭔가를 외웠고 남학생의 주변에는 기분나쁜 웃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남학생은 필사적으로 눈을 감았고 이번에는 음식물이 썩는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그 냄새는 바로 앞에 있는 요시다에게서 나오고 있었다. 남학생은 그녀에게서 떨어지려고 했지만 요시다는 그를 보내주려 하지 않았다. 요시다는 이제 조금 있으면 되니까 참으라는 말을 하였는데 그 소리는 마치 지옥에서 들려오는 소리와도 같았다. 남학생은 참을 수 없어서 눈을 떴다. 바로 앞에는 거의 백골이나 마찬가지인 요시다가 서 있었다. 남학생은 필사적으로 요시다를 밀쳐내서 화장실 밖으로 빠져나왔다.
호소다는 요시다가 배신을 당한 나머지 굉장히 슬퍼하고 있다면서 아직도 화장실에서 남학생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화장실에 들어오는 누구라도 데려가려고 하고 있다고 한다. 호소다는 요시다에게 부름받고 싶지 않으면 그 화장실에는 가까이가지 말라고 당부하며 이야기를 마친다.

2.4.2.2. 알았어


요시다는 거기까지 생각해주어서 기쁘다며 무슨 일이 있더라도 자신을 싫어하지 말아달라는 약속을 꺼낸다. 남학생은 약속을 지키겠다며 언제까지나 함께 있어달라고 말한다. 요시다는 화장실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는 조건을 단다. 남학생은 방과후 매일 화장실에서 요시다를 만났고 그 만남은 수개월 동안 지속되었다. 그런데 점점 요시다의 생김새가 흉악해져만 갔고 남학생은 요시다가 무서워졌다. 요시다는 그걸 알고 언제까지나 자신을 싫어하지 말라고 남학생에게 단단히 일러두었다. 남학생은 협박을 당하는 느낌까지 들었다. 요시다는 무서워하는 남학생에게 화가 나서 귀신과 같은 얼굴을 지으며 달려들었고 남학생은 화장실을 빠져나왔다. 요시다는 오랜 기간 동안 성불하지 못해서 저급령의 영향을 받아 그렇게 된 것이었다. 지금도 화장실에는 요시다의 유령이 나와서 만나는 사람의 영혼을 빼앗는다고 한다. 실제로 신입생이 화장실에 대한 것을 모르고 그곳으로 갔다가 그녀의 유령을 만나서 혼을 빼앗겨서 죽은 일도 있었다고 한다.
호소다는 어째서 이 일을 알고 있냐면 '''사실 그 너구리를 돌보던 사람이 바로 자신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거의 1년전 쯤의 이야기였다고. 그리고 죽고 싶지 않으면 그 화장실에는 가지 말라며 이야기를 마친다.

3. 물고기


호소다는 긍정하면서 한 남학생의 이야기를 한다. 그는 동물을 싫어해서 종종 동물학대를 자행했는데 학교 안뜰의 물고기들도 그 괴롭힘의 대상이 되었다. 그 물고기들이 학대당하던 곳이 바로 체육관 옆의 화장실.
그러던 어느날 화장실에서 썩은 듯한 냄새가 나기 시작했는데 물고기의 시체는 확실하게 처리했기 때문에 물고기가 썩는 냄새는 아니었다. 게다가 그 악취는 남자화장실과 여자화장실 양쪽에서 났기 때문에 다른 학생들은 화장실을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그 남학생은 더 잔인해질 수 있을 것 같아서 그 냄새를 좋아했다.
이윽고 더 큰 물고기를 괴롭히고 싶어졌던 남학생은 일요일 저녁에 연못의 주인이라고 불리던 큰 비단잉어를 잡아 화장실로 가지고 갔다. 잉어를 실컷 괴롭힌 뒤 뒷정리를 하고 돌아갔다. 이튿날 등교해서 화장실에 흔적이 남지 않았나 살피던 그는 손에 비늘이 한 장 붙어있는 것을 발견하고 수돗물을 틀어 손을 씻으려 하나 수돗물에 비늘이 섞여 나오는 걸 보고 얼른 손을 뺀다. 하지만 이미 손에 무수한 비늘이 달라붙은 후였고 떼어내려 해도 떨어지지 않았다. 문득 세면대의 거울을 보자 얼굴이 온통 비늘로 덮여 있는 것을 발견한다. 뒤이어 목에는 아가미가 생기고 손가락 사이에는 물갈퀴가 나기 시작했다. 그 이후 멀쩡한 모습으로 목을 매단 남학생이 발견되고 호소다는 그가 본 것이 환각이었을지 모른다고 말한다.
그런 사건이 있게 되고 아무도 화장실을 쓰려 하지 않자 업자를 불러 화장실을 철거하려 했지만 공사 관계자들 전원이 몸에 비늘이 나거나 물갈퀴가 생기거나 하는 악몽을 며칠이고 꾸게 되기 때문에 잠도 못 자고 생선을 먹을 수도 없게 되어 결국 공사는 중지되었다고 한다. 지금도 그 화장실에는 이따금 비늘이 떨어져 있을 때가 있는데 손대면 비늘이 닿은 피부가 비늘처럼 부어오르므로 절대 손대면 안 된다고 말하며 이야기를 끝낸다.

4. 벌레


옛날에 남학생이 한 명 있었는데, 그 학생은 벌레가 엄청나게 싫었다고 한다. 그는 벌레를 보면 싫어서 도망치는 타입이 아니라 밟아 죽이는 타입이었다고 한다. 그 당시에는 그 체육관 옆의 화장실도 평범하게 이용하곤 했는데, 그 학생도 화장실을 자주 이용했었다. 그가 화장실을 쓰고 있을 때 문득 벽을 쳐다보니 그리마가 한 마리 붙어 있었다. 그는 기분나빠서 벌레를 발로 밟아버렸고 문득 한 가지 생각을 떠올렸다. 그 화장실에는 습기가 많아서 그런지 온갖 벌레들이 가득했다. 그래서 그는 쉬는 시간마다 그 화장실로 와서 벌레를 죽이기로 했다. 그는 뭔가에 씌인 듯이 화장실을 들러 벌레를 죽였다. '이 세상에 벌레는 한 마리도 남김없이 죽여버리겠어!' 호소다는 그가 줄곧 이런 말을 하자 가슴이 철렁거렸다고.
그 뒤로 그는 단지 벌레를 죽이는 것만으로는 부족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가 아무리 벌레를 죽여도 벌레는 어디선가 다시 나타난다. 그래서 그는 어째서 벌레가 모이는 건지를 생각했다. 그는 벌레라도 조금은 지능이 있을 거라 믿고 만약 동족이 잔혹하게 살해당하면 무서워서 가까이 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호소다는 굉장한 생각이라며 자기는 통풍이 잘 되게 하든가, 화장실을 청결하게 하든가 그런 방법들을 떠올렸을 거라고 말한다. 그는 자기만족을 위해 자신의 생각을 실행해 옮긴다. 벌레들의 시체를 조각내거나 성냥으로 불을 붙이거나 정체모를 액체를 부어버리거나 압정이나 침으로 찌르는 등 화장실은 고문실과도 같았다. 친구들이 말렸지만 그는 전혀 듣질 않았고 더욱 잔혹한 살해방식을 연구하였다.
그러나 벌레는 전혀 줄지 않았다. 그의 노력을 비웃듯이 수가 줄어들기는 커녕, 늘어나기만 했다. 그는 혼자서 벌레들을 상대로 싸워나갔다. 그는 장독대 위에 올려놓을 만한 커다란 돌에 셀로판테이프로 벌레들을 붙였다. 그리고 그 돌을 굴렸다. '네놈들 같은 벌레는 이렇게 죽여주마, 얼른 이 세상에서 꺼져버려' 그는 이렇게 외쳤다. 그의 말을 거스르 듯이 벌레들은 그래도 점점 늘어났는데 그 기세가 심상치 않았다. 남자화장실에서도, 여자화장실에서도 천장에서 벌레가 떨어져 내리고 배수구가 벌레들의 시체로 막히는 일이 연달아 일어났다. 학생들은 교무실에 가서 어떻게 좀 해달라고 요청했고 그 화장실을 이용하는 사람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화장실에서 벌레를 죽이고 다니던 학생은 교사에게 불려 나갔다. 그는 선생에게 혼이 단단히 났지만 전혀 겁먹지 않았다. 오히려 이렇게 선생에게 불려 나간 원인은 전부 벌레들에게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한층 더 싸울 의지를 굳건히 하고 마지막 수단을 썼는데...
선택지에 따라 그는 벌레의 보스와 싸우러 가거나, 화장실에 불을 지피거나, 화장실을 밀실로 만들어서 모기향을 피운는 방법을 쓰는데, 결국에는 엄청난 수의 벌레들에 압도되어 벌레에게 살해당한다. 발견했을 때는 입 안에 벌레들이 잔뜩 있었다고 한다. 호소다는 그 화장실에는 잔혹한 소년에게 살해당한 벌레들의 원념들이 배어있다고 한다. 호소다는 기분이 나쁘면 그만 이야기를 할지 묻는데... 이제 그만해 달라고 답하면 호소다의 어깨 위에 있는 무당거미를 발견한다. 호소다는 거미를 창 밖으로 놓아주며 거미는 집념이 강하니 죽이면 안 된다면서 이야기를 마친다. 계속 듣고 싶다고 말하면 이야기가 계속된다.
그런 일이 있은 뒤부터 그 화장실을 이용하는 사람은 없어졌다. 벌레들의 사체를 치워도 화장실에는 여전히 어디선가로부터 벌레들이 모였다. 화장실을 이용하려는 사람이 없자 업자를 불러 화장실을 철거하려고 했지만, 공사 관련자들 전원이 벌레에 먹히는 꿈을 며칠간 꾸게 되면서 공사는 중지된다. 그렇게 화장실은 지금까지도 남아 있고 지금은 벌레가 나오는 일은 없다고 한다.
호소다는 이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소문에 불과하다면서 자신도 선배에게 들은 터라 신빙성은 낮다고 말한다. 너라면 이 이야기를 믿을 건지 물어보는데... 선택지 모두 중간 전개는 똑같지만 '믿지 않는다'를 선택하면 이야기 마지막 부분에 추가 선택지가 나온다.[4]
호소다는 주인공의 대답에 자신은 믿는다면서 그 화장실을 이용한 친구가 피해를 당한 적이 있다고 한다. 친구의 이름은 츠다 케이이치이며, 츠다는 그 화장실에 얽힌 이야기를 알고 있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벌레를 싫어해서 도망가는 타입인지라 일부러 그 화장실에 가거나 하지는 않았다고. 그러던 어느 날, 체육 수업에서 갑자기 화장실이 가고 싶어진 그는 소문의 화장실로 가게 되었다. 다행히 벌레는 없었고, 용무를 마친 그는 서둘러 화장실 밖으로 빠져 나왔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그의 어깨에는 커다란 무당거미가 붙어 있었다. 화장실에서 붙어 나왔다는 것을 직감한 그는 몸을 강하게 흔들었고 거미는 어깨에서 떨어져나와 그대로 도망갔다. 그는 벌레가 아직도 몸 어딘가에 있을까봐 두려워했고, 그 후로는 그 화장실에 다가가지 않았다.
며칠이 지난 어느 날 점심 시간, 호소다는 옥상에서 혼자 도시락을 먹고 있던 츠다를 발견한다. 츠다는 언제나 맛없는 음식을 먹듯이 점심을 먹었지만 이 날은 사람이 달라진 것처럼 맛있게 먹고 있었다. 호소다는 츠다가 무얼 먹는지 궁금해져 가까이 다가 갔는데, 츠다가 먹고 있었던 것은 바로 '''파리'''[5]였다. 도시락을 비워낸 그는 숨을 내쉬며 호소다를 한 번 바라보더니 그 옆을 지나 아래로 내려갔다. 호소다는 그때의 눈빛이 사람을 보는 눈이 아니라, 먹잇감을 보는 눈이라고 생각했다. 그 후로 호소다는 츠다 곁에 다가가지 않았다.
그러나 화학 수업 중 실험도구를 가지러 가야 하는 상황에서 호소다는 선생님의 지명으로 츠다와 함께 가게 된다. 호소다는 만약 주인공이라면 둘이서 같이 가겠냐고 묻는데...

4.1. 함께 간다


이하는 PS판 추가 시나리오로 SFC판에서는 결국 츠다에게 습격당해 병원에 입원한다.
호소다는 정말 싫었지만 선생님의 지명이니 같이 가기로 한다. 호소다는 츠다와 복도를 걸으며 신에게 츠다가 이상한 말을 하지 않게 해달라고 빌었다. 그러나 무심하게도 츠다는 요즘 호소다가 자신을 멀리 하는 것에 대해 물어보았다. 초조해진 호소다는 그런 적 없다면서 어서 실험 준비실로 가자고 츠다에게 말했다. 실험 준비실에 도착한 호소다는 서둘러 실험도구를 챙기고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 하지만 출구는 츠다가 막아서고 있었다. 츠다는 예의 먹잇감을 보는 눈빛으로 호소다를 바라보면서 호소다가 맛있어 보인다, 특히 '''핑크빛 뺨'''이 마음에 든다고 말한다. 호소다는 알코올 램프에 불을 붙이려고 했지만 성냥을 가져오는 걸 잊어버렸다. 호소다는 츠다에게 잡혀먹힐 것을 직감하지만 실험 준비실에 찾아온 다른 학생 덕분에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 후로 츠다는 이상한 행동을 하지는 않았다. 호소다를 습격하거나 벌레를 먹거나 하는 일도 없었다. 그렇지만 지금도 호소다를 노리고 있다고 한다. 호소다는 만약 자신이 학교에 나오지 않는다면 츠다에 대해 조사해서 자신을 구해달라고 주인공에게 부탁하면서 이야기를 마친다.

4.2. 다른 사람으로 바꿔 달라고 한다


호소다는 머리가 아프다느니, 배가 아프다느니 해서 보건실로 도망친다. 보건실로 간 호소다는 혼자서 잠이 들다 무슨 소리가 들려서 잠에서 깼다. 그곳에는 예의 먹잇감을 바라보는 눈빛을 하는 츠다가 서있었다. 츠다는 호소다가 자신을 싫어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며 호소다를 향해 접근한다. 호소다는 공포에 질린 나머지 가위에 눌린 것처럼 움직일 수 없었다. 츠다는 호소다가 뭘 먹어서 그렇게 뚱뚱하냐고 물으면서 호소다의 침대 위로 올라왔다. 츠다의 입에는 송곳니가 솟아 있었고 커다랗게 벌린 입에는 진짜 실이 늘어뜨려져 있었다. '먹혀버릴 거야' 그렇게 생각한 순간 조금이나마 호소다의 몸이 움직였다. 호소다가 몸을 조금 비틀자 이상하게도 츠다는 비명을 지르며 그 자리에 쓰러졌다. 호소다의 몸 아래에는 무당거미가 한 마리 짓눌려 있었다. 호소다는 츠다를 놓아두고 도망쳤다. 교실로 돌아오자마자 호소다는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호소다가 정신을 차린 곳은 병원 위의 침대였다. 호소다는 살아있다는 기쁨을 온 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그런데 바로 옆에서 누군가가 그를 불렀다. '''츠다'''였다. 호소다는 심장이 멈출 것 같은 충격을 느꼈다. 그때 호소다는 어떻게 했을지 주인공에게 묻는다. 츠다와 싸워서 무당거미를 토해내게 하든지, 간호사를 불렀다가 홀로 병실에 남아있다 츠다에게서 나온 듯한 무당거미를 발견하든지, 그냥 가만히 있든지(...)간에 츠다는 이후에 멀쩡하게 돌아온다. 츠다는 체육관 옆의 화장실에서 무당거미가 어깨에 올라타는 일을 당한 이후의 기억이 없다고 말한다. 정신을 차려보니 병원의 침대였다고. 호소다는 츠다군과 얽힌 일들은 비밀로 하기로 한다.
호소다는 츠다가 무당거미에게 조종당했었다며 츠다는 지금 평범하게 학교를 다니고 있다고 한다. 다만 가끔씩 파리가 보이면 그때 그 눈을 한 채 맛있겠다는 듯이 혀를 날름거린다고 한다. 그리고 입을 크게 벌리고 웃으면 입 속에서 실이 뿜어져 나온다고 한다. 이 정도는 평범한 후유증이라고 하는데... 대신에 츠다는 뭐든지 맛있게 먹을 수 있게 되었고 벌레도 무서워하지 않게 되었다고 하면서 이야기를 마친다. 단, 이전에 '믿지 않는다'를 선택하면 이야기가 이어지고 추가 선택지가 나온다. 호소다는 그 화장실에 얽힌 이야기를 믿어주겠냐고 묻는데...
'믿는다'를 선택하면 호소다는 믿어주어서 고맙다고 말한다. 호소다는 그 뒤로 츠다에게 지워지지 않는 이상한 얼룩이 생겼다고 한다. 새끼손가락 끝 정도의 작은 거미 모양의 얼룩이며, 몸 이곳저곳을 움직인다고 한다. 호소다는 다음 번에 츠다를 데리고 와서 보여주겠다면서 그것도 후유증인지, 아니면 또 다른 무언가인지 모르겠다며 이야기를 마친다.
'믿지 않는다'를 선택하면 호소다는 그럼 혼자서 화장실을 가보라고 주인공을 도발한다. 호소다는 역시 사람은 직접 체험해야지 믿는다면서 화장실 밖에서 기다릴테니 만약 무슨 일이 있으면 도움을 요청하라고 말하고 이야기를 마친다.
'츠다를 만나면 믿을지도 몰라'를 선택하면 호소다는 주인공이 의심이 많다고 한다. 그리고 다음 번에 데리고 오겠다며 벌레의 저주에 대한 것만은 믿으라고 당부하며 이야기를 마친다. 이 선택지로 이야기를 끝내면 주인공의 후배 타구치 마유미 시나리오의 플래그가 선다.

[1] 市中引き回し. 일본 에도 시대 때 사형수를 말에 태우고 죄상을 적은 깃발을 든 채 공개적으로 형장까지 연행하는 제도. 자세한 것은 일본 위키피디아 해당 항목 참조[2] 일본에서 너구리를 부르는 애칭 비슷한 것. 여기서 폰은 너구리가 배를 두드리는 소리를 뜻한다.[3] 市中引き回し. 일본 에도 시대 때 사형수를 말에 태우고 죄상을 적은 깃발을 든 채 공개적으로 형장까지 연행하는 제도. 자세한 것은 일본 위키피디아 해당 항목 참조[4] PS판 기준이며, SFC판은 어떤 선택지를 골라도 추가 선택지가 나온다.[5] SFC판에서는 바로 전 선택지에 따라 나비나 잠자리도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