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키엘 드 에델가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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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레디메이드 퀸의 등장인물. 에델가르드 공작. 외모는 흑발 흑안에 미남으로 묘사된다.
2. 가족관계
선대 에델가르드 공작 클라우스 드 에델가르드의 외동아들로 그의 사후 에델가르드 공작위를 물려받았다. 작중 세계관에서 에델가르드 가문은 그란토니아 제국의 유일한 공작 가문으로, 대대로 황실과 혼맥으로 이어져 있는 최고의 명문가이다. 그렇기 때문에 혈통상으로도 황실과 많이 가까워 거의 방계 황족이나 다름없다.[1]
또한 루드비히 황제의 황후 파사칼리아의 조카이며 사망한 황태자 미하일과 진짜 비올레타의 외사촌이기도 하다. 비올레타의 오빠 미하일과는 친형제처럼 자랐으며 비올레타가 백치임을 진단받은 후에 거의 무산된 거나 다름없긴 했지만 비올레타의 혼약자이기도 했다.
3. 작중행적
아버지와 미하일이 의문의 사고를 당해 사망하면서, 외동아들인 그가 젊은 나이에 공위를 물려받은 것으로 나온다. 형제처럼 자란 사촌 미하일과 아버지를 잃고 그 죽음이 외척인 에델가르드를 견제하기 위해 미하일의 아버지이자 황제인 루드비히의 방조 아래 이루어진 것임을 알고 속으로 칼을 갈기 시작한다.
젊은 나이임에도 머리가 비상하고 계략에 능한 인물이다.아버지와 미하일의 죽음이 정적인 카디링거 가문에 의한 암살이라는 정황증거를 가지고 있음에도, 그 죽음이 결정적 한 수가 되지 못한다는 판단 하에 사실을 덮을 정도로 냉정한 성품이기도 하다. 애초의 계획은 비올레타를 데려와 기존 계승 구도만 흩뜨려 놓으려는 것이었다. 비올레타가 백치이긴 하지만 어쨌든 핏줄로는 적통 황녀이므로. 그러기 위해 비올레타가 갇혀있는 유궁에 불을 지르고 비올레타를 탈출시키러 갔으나, 비올레타는 암살당하고 시녀인 에비가일만이 살아남은 것을 보고 계획을 수정한다. 그것은 죽은 비올레타와 에비가일을 바꿔치기하여 에비가일을 황녀로, 최종적으로는 황제로 만들고 자신은 그녀와 결혼하여 여제의 부군인 대공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궁에는 이미 자객이 들어 비올레타는 죽었고, 증거인멸을 위해 궁은 불길에 휩싸여 있었다. 불길 속에서 비올레타와 비슷한 외모의 종신직 시녀 에비가일을 보고 비올레타와 에비가일을 바꿔치기할 계획을 짠다. 워낙 어릴 때 유폐되어 비올레타의 얼굴을 아는 건 종신직 시녀인 에비가일 본인과 황후의 최측근인 시녀장 외엔 없다는 점을 이용한 것. 궁에는 황녀는 백치가 아니었으며 의사의 잘못된 진단이었다고 보고하고 에델가르드 공저에 머무르는 동안 에비가일에게 황녀로서의 교육을 시키고 입궁 후엔 그녀의 혼약자이자 정치적 동반자로서 조력을 아끼지 않는다.
처음에는 자신의 복수에 에비가일을 철저히 이용하려는 의도였지만, 점차 에비가일을 사랑하게 된다. 작품 내에서 시종일관 냉정을 잃지 않는 모습이지만, 종종 자신의 절박한 사랑을 드러내기도 한다. 특히 에비가일이 자신의 가치를 평가절하하고 자기는 '가짜'라는 틀에 얽매여 라키엘의 애정에 미지근하게 반응할 때마다 질색을 한다.
강인해 보이는 남자지만 자신의 주변 친척 가족이 다 죽고 가문을 이을 사람은 자기 하나 밖에 안 남은 상황에서 알게 모르게 상실에 대한 상처가 있는 사람. 작품 내에서 비올레타가 다치게 되자 "넌 내가 어떻게 해야 죽지 않고 계속 내 옆에 살까" 라는 말로 그의 상처가 간접적으로 드러나는데...
에비가일이 여제가 된 이후에 그녀와 결혼하여 황태자 미하일(라키엘의 사촌인 황태자 미하일의 이름을 땄다.), 2황녀 아델라, 3황자 프리드리히[2] 를 얻는다.
4. 최후
에비가일이 33살 되던 해에, 병이 들어 고통을 견디지 못한 그녀가 차라리 죽고 싶다고 애원하자 그 애원을 뿌리치지 못하고 그녀가 마실 와인에 독을 떨어뜨린다. 그리고 숨이 끊어질 때까지 사랑한다고 속삭인다.
에비가일이 죽은 후 섭정이 되어 아들 미하일을 보좌하고, 미하일이 제 스스로 통치하게 된 후엔 섭정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여전히 추밀원의 수장이자 재상부의 실세이며 황제의 아버지로서 자타공인 최고의 권력자가 된다. 바라던대로 야망을 이뤘고 일찍 사별하긴 했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도 했으며 자식들과의 사이도 돈독하기 이를 데 없어서 남들이 볼 땐 행복하기 그지없는 인생일 테지만 정작 본인은 에비가일의 죽음 이후부터 늘 후회를 안고 살고 있는 듯. 봄이 되면 에비가일의 초상화 앞에 라일락 꽃[3] 을 가득 가져다두곤 하며, 그 앞에서 시간을 보내곤 한다. 에비가일이 죽은 건 병 때문이었지만 궁극적으로 그 병의 원인이 다른 사람으로서 삶도 죽음도 제 것이 아니라는 절망과 지금 자신이 누리고 있는 행복이 진짜 비올레타의 것을 빼앗은 것이라는 자책, 황제가 되기까지 희생시킨 사람들에 대한 죄책감, 언젠가 거짓이 들통날지도 모른다는 불안 때문이었고 그녀를 그 모든 감정을 느끼도록 황녀 비올레타의 대역으로 만든 건 라키엘 본인이었기 때문에 평생 마음 한켠에 고통을 느끼며 살아갈 것으로 보인다. 그로서도 다른 방법이 없긴 했지만...[4]
젊은 날의 자신과 성격이나 지향점 등이 꼭 닮은 콘라드 로드리고(칼 로드리고의 아들)와 결혼하겠다고 조르는 딸 아델라에게 욕심 많은 놈은 그 마음대로만 세상이 돌아가지 않기 때문에 결국 주변사람까지도 괴롭히고야 만다며 "네가 그놈을 조심해야 하는 이유는 그놈이 네 아비와 같은 종자기 때문이다.", "그놈과 혼인하면 넌 네 어머니처럼 고생하며 살 거다."라고 회한 섞어 말하기도 했다. 그나마 어머니는 행복하게 살았다고 확신을 담은 아델라의 말에 에비가일이 불안 속에서도 자신과 함께했던 나날들을 행복해했다는 걸 깨닫고 위안을 얻는다.
5. 여담
- 언제부터 라키엘이 에비가일을 좋아하게 되었는지는 잘 나오지 않고, 그 전까지는 대외적인 약혼자이긴 해도 별다른 감정의 흐름이나 계기가 없었기 때문에 에비가일이 다른 남자(이카르트 드 베론)와 함께 있는 모습을 보고 갑자기 연인처럼 굴기 시작한 걸 보고 그런 라키엘의 모습이 뜬금없어 보인다고 비판하는 독자도 있다. 작가 블로그의 후기에 따르면 라키엘이 그녀에게 처음 반한 시점은 정작 소설 초반부, 에비가일이 처음 우는 모습을 봤을 때였다고 한다. 작가 본인도 하필 우는 모습에 반하다니 좀 변태 같다고 평했다.
[1] 라키엘의 친할머니도 황녀였다.[2] 추정) 미하일과 아델라는 외전에서 등장하지만 프리드리히는 직접적으로 등장한 바가 없다. 황실 기록에 출생 사실이 언급되고, 좀 더 나이가 든 후의 비올레타(에비가일)를 그린 초상화에 프리드리히의 요람이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존재하긴 한다. 어려서 죽었을 수도 있지만 황실 기록에 딱히 죽음이 언급되지 않는 것으로 보아 그냥 작중에서 등장 타이밍을 잡지 못한 것일 뿐인 듯. 현재 에델가르드의 남은 혈족은 라키엘뿐이며 라키엘과 비올레타(에비가일) 사이에서 태어난 세 아이들 중 맏이인 미하일은 황태자로서 황위를 계승해 황제가 되었고, 아델라는 로드리고 가문에 시집가 로드리고 후작부인이 될 예정이니 장차 프리드리히가 그란토니아 성을 버리고 라키엘의 뒤를 이어 에델가르드 공작위를 잇게 될 것으로 보인다.[3] 에비가일이 생전에 죽는다면 봄에 죽고 싶다며 라일락꽃 피는 계절을 제일 좋아한다고 했기 때문이다. 참고로 그때 그녀는 몰락귀족으로 전락하기 전 어린시절을 보냈던 라일락꽃 가득한 핀스치 성의 정원을 떠올렸다. 라키엘은 그 말 평생 기억할 테니 다시는 자신 앞에서 그런 목소리로 그런 말 하지 말라고 말하며 자신은 오래 살 것이니 너도 오래 살라고 당부했다. 결국 이 소원은 하나도 이루어지 못했다. 에비가일이 죽은 계절은 봄이 아니었으며 라키엘은 형제 같은 사촌과 아버지, 고모를 잃은 데 이어 아내인 에비가일과도 너무나 이르게 사별하고 홀로 남았다.[4] 작품을 좋아하는 독자들은 라키엘이 느끼는 감정이 후회보다는 자책일 뿐이라고 한다. 라키엘은 자책하면서도 후회는 하지 않아 다시 돌아가도 에비가일을 비올레타로 만들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