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체테리카
판타지 소설 《멸제의 카휀》의 등장인물.
자아가 있는 지팡이라서 등장인물이라고 하기에는 좀 미묘한 인물, 아니 물건이다. 외양은 윗부분에 녹색의 보석이 달린 세련된 흰색 지팡이로 팔찌로도 변할 수 있다. 지팡이기는 해도 워낙 개성이 강렬해서 인간 형태의 아티팩트인 데이드린보다도 더 인간 같다. 주로 루체라는 약칭으로 불린다. 현재 주인은 카휀. 전 주인은 그웬달 켈라이 리버츠.
전 세계에 20개도 안 남은 레가도 아티팩트인 만큼 그 성능은 실로 절륜하다. 이름을 부르면 공간을 넘어서 주인에게 되돌아오고, 보조도구로서의 성능도 훌륭한 데다가 내장된 자아가 여러 지식도 많이 알고 있으니 만능의 아티팩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엄청난 성능을 보면 왜 레가도 부족이 아티팩트를 빼앗기고 망했는지 이해가 간다.
작중에서 가끔 카휀의 꿈에 나타나 자신의 이름을 불러달라고 부탁한다. 물론 카휀을 기억을 잃었으므로 루체테리카의 이름도 모르니 이게 뭔 꿈이야 정도로 취급한다. 꿈에서 나타났을 때의 모습이 아마 내장된 자아의 모습인 걸로 보인다. 모습은 흰옷에 흰 피부, 흰머리에 동공과 홍채의 구분이 없는 반투명한 보석 같은 녹색 눈을 가진 여자로 묘사된다. 자아가 다 닳아가는 검 형태의 레가도 아티팩트를 본 카휀이 그날 밤 꾼 꿈에서 처음으로 등장한 뒤로 몇 번 등장했다가 로체스타 영주관 지하에서 벌어진 데스윙과의 격전에서 마나의 폭주로 변이한 괴물을 상대하려고 할 때 정식으로 등장. 블레이즈 루이네이션으로 괴물을 완전히 녹였다.
일단 카휀의 손에 들어온 다음부터는 상당히 활약한다. 카휀이 데이드린을 얻자 다른 여자를 들였다는 요지의 발언을 한다든가, 카휀이 자신보다 더 아껴줄 주인을 찾아준다고 하자 삐친다든가, 지팡이 상태로 둥둥 떠다니면서 지팡이 상태에서 카휀한테 접근하는 사람을 땅을 톡톡 치면서 접근하는 걸 막는다든가, 인간 생활을 잘 모르는 데이드린에게 인간적으로 활동하는 법을 가르쳐 놓으라고 했더니만 가까이 접근해서 수작질 부리는 남자한테 뺨을 때리면서 무례하다고 말하라고 종용한다든가, 하여간 좀 성격이 이상하다.
제국으로 간 카휀이 자신의 정체가 스포일러라는 걸 알자 이를 알고 있던 루체테리카는 죄송하다고 사과하는데, 이 모습이 심히 귀엽다. 혼자 버려지는 게 무서웠다면서 미워하지 말아 달라고 빈다. 이렇게 빈 이유는 카휀의 정체를 밝히면 루체테리카을 얻은 경로가 상당히 구리다 보니 그 사실을 감추기 위해 자신을 창고에 박아놓고 안 쓰다 보니 카휀의 정체를 밝히면 그때처럼 쓰지 않을 거로 생각한 나머지 함구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카휀과 연관이 있는 모든 종류의 아티팩트에게 경쟁심을 품고 있다.
루체가 카휀에게 그토록 열성적인 이유는 아마 레가도 아티팩트의 특성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전 주인을 죽이면서 새로운 주인에게 절대적으로 충성하는 감정도 그대로 계승되는 모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