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가리타(테이스티 사가)
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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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스티 사가의 등장 식신. 모티브는 마가리타.활달하고 애교 많은 귀여운 소녀, 미지의 존재에 강한 호기심을 드러낸다. 자신의 "신"에게 강한 애착을 드러내며 그를 모욕하거나 해치려는 행위를 일체 용납하지 않는다. 알을 막 깨고 나온 어린 새처럼 바깥세상을 동경한다. 자신이 믿는 상대의 말이라면 무조건 믿고 따른다.
2. 초기 정보
3. 스킬[3]
4. 평가
5. 대사
6. 배경 이야기
6.1. 1장. 생명의 가치
내가 사는 마을은 작은 마을이다.
마을 사람들이 난 무척 자랑스럽다.
모두들 좋은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모든 생명은 신께서 빚으신 존재이기에, 우리는 모든 생명을 경건한 마음으로, 진심을 담아 존경해야 한다.
태어나기 전의 일은 기억나지 않는다.
따뜻하다는 느낌만 어렴풋이 날 뿐이다.
그 당시 따뜻한 힘이 내 몸을 감싸고 있었다.
그걸 신께서 주신 힘이라고 생각했었다.
겨울의 햇살에 목욕하는 것처럼 따뜻하고 부드러운 그런...
사제들이 날 새로운 제사장으로 선택한 이유를 한때 의심한 적 있었다.
그들은 내가 태어난 건 기적이라고 했다. 신만 주실 수 있는 힘이 내 몸에 깃들어 있다고 했다.
처음에는 뭘 해야 하는지 알지 못했다.
가장 중요한 일은 의식을 치르는 거라고 대사제께서 알려주셨다.
다른 사람들이 제물을 바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동안, 난 풀밭에 앉아 한가롭게 바람을 쐬곤 했다.
나도 모두를 위해 뭔가를 할 수 있다고 여러번 이야기했지만 번번이 거절당하고 말았다. 경건한 몸과 마음으로 의식을 치르는 것이야말로 자신들을 위한 최고의 보답이라고 했다.
이곳에선 매달 의식을 치른다.
선택받은 「어린 양」은 「신의 종」이 되어, 신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고 신을 보필할 기회를 얻게 된다.
바로 그 순간, 모두의 생명이 가장 눈부시게 빛난다.
6.2. 2장. 이별
난 의식을 그리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사제들이 말하는 신께선 그리 따뜻한 존재는 아니다.
「그」는 의식을 치를 때면 탐욕스럽고, 사납게 변한다.
「그」는 누군가 「그」를 부인하는 걸 용납하지 않는다.
「그」는 모든 사람에게 자신의 의지에 복종하라고 말한다.
「그」를 따르지 않는 사람들은 순식간에 종적을 감추고 만다.
「신의 종」 말고도 그들이 말하는 신께선 매년 순수하고 아름다운 「신부」를 원하신다. 나와 영혼이 연결되어 있는 여인은 한때 「신부」였었다.
「그 여인」은 이 세상에 와서 내가 본 최초의 여인이었다.
신께서 얼마나 따뜻하고 현명하시며, 우아하고 지혜로운 존재인지 알려준 것도 그녀였다.
그녀는 그 누구보다도 신에게 충성했다. 그리고 그녀의 충성은 보답을 받았다. 신의 「신부」로 간택된 것이다.
처음 자신이 「신부」로 간택 받았다는 이야기에 그녀는 무척 기뻐했었다.
그녀가 말하는 「그」는 생명을 사랑하고, 소중히 여기는 존재였다.
하지만 의식을 치르던 날에 일어난 일들은 날 혼란에 빠뜨렸다.
그날 평소처럼 의식은 순조롭게 치러졌다. 의식이 끝난 후 제단에서 신을 기다려야 할 「그 여인」이 다른 곳으로 향하는 걸 보게 됐다.
신비한 이끌림을 통해 「그 여인」의 감정을 우연히 느낄 수 있었다.
그날의 그녀는 무척 분노하고 슬퍼했다. 심지어...
절망감마저 느껴졌다.
불길한 기분에 이끌려 나무로 지은 집으로 향했다.
그 순간, 거센 불길에 불타고 있는 집이 보였다. 「그 여인」은 불길 한가운데서 새된 웃음을 터뜨리고 있었다.
「신이시여, 뜨거운 불길과 제 목숨... 당신을 위한 마지막 의식입니다... 사랑합니다.」
거센 불길은 밤새 타올랐다. 그 불길을 보며 낯선 슬픔이 느껴졌다.
하늘을 붉게 물들였던 불길이 꺼진 후 새하얀 잿더미 속에서 사람들은 여인의 귀걸이를 발견했다.
그녀와 함께 발견된 건, 전임 제사장이었다.
신께서 천벌을 내린 거라고 사람들을 말했다. 신을 모독했으니 천벌을 받은 거라고 쑥덕거리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이것이 신의 뜻이 아니라는 걸 난 알고 있다.
이번 화재는, 신에게 바치는 의식 그 자체였다.
자신의 목숨을 바쳐 비로소 완성되는 의식...
죽은 후 이름을 박탈당하는 바람에 「그 여인」이라고 부를 수밖에 없었다.
그 일이 있고 난 후, 장포와 가면을 걸친 사람들이 나타나 자신들이 신의 대리자라고 했다. 그들은 내게 전임 제사장과 「그 여인」이 신의 금기를 어겨서, 신께서 그들을 벌을 내린 거라고 했다.
하지만 이제 신께서 날 신의 대리자로 세워 더 많은 신도들을 데려오길 원하신다고 했다.
사제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에 난 무척 자랑스러웠다.
사제가 된다면 의식을 관장할 수도 있고, 신에게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 착각인지 아닌지 모르겠다.
만족스러운 눈빛을 보여야 할 상상 속 「어린 양」과는 달랐다.
제단에 오른 그들의 표정은 내게 절망감을 심어줬다.
「신의 종」이 되는 건 분명 아름다운 일인데, 그들은 왜 그런 표정을 짓는 걸까?
내가 뭔가를 잘못한 거다...
확실히!
그럼 마음을 품고 신을 위한 의식을 치를 수 없었다.
대리자가 지내는 곳에 가서 그들에게 경건했던 자신을 되찾을 때까지, 이곳을 잠시 떠나고 싶다고 말했다.
대리자들은 내 결정을 관대하게 받아들여 줬다. 그리곤 밖에서 의식을 치를 때 필요한 향료를 주었다.
이 향료는 이곳에서만 나는 귀한 향료로, 경건한 신도가 향을 태우면 신의 가호를 받을 수 있다.
의식을 치를 때도 많이 쓰는 건 아닌데, 대리자들은 내게 일 년은 족히 쓸 만큼 넉넉히 챙겨줬다.
이것만 있으면 마을을 떠나 있어도 매달 달빛이 가장 어두운 날에,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신에게 경건한 기도를 올릴 수 있다.
이번 여행을 마치면 날 힘들게 했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거다. 마을에 돌아왔을 땐 한결 경건한 자세로 신을 모실 수 있을 거라고 확신했다.
6.3. 3장. 위대한 신
바깥세상은, 우리가 사는 곳처럼 아름답지 않았다.
이곳 사람들은 「골드」라고 불리는 걸 교환 수단으로 사용했다. 골드를 주면 필요한 물건으로 바꿀 수 있었다.
우리 마을에선 서로 돕고 도우며 살았던 터라, 어떠한 보답 같은 것도 필요 없었다.
여기에는 악신들도 잔뜩 있다. 악신은 신성한 힘만 있으면 쓰러뜨릴 수 있다.
제단을 떠난 난 신께서 내게 주신 힘을 효과적으로 쓰는 법을 알지 못했다.
내가 몇몇 곳을 둘러봤지만 바깥세상의 폭력에는 여전히 적응이 되지 않는다.
사람들은 자신보다 약한 사람들의 물건을 빼앗고 제멋대로 폭력을 휘두른다.
심지어 신께서 주신 생명도 마음대로 빼앗는다.
대리자들이 들려준 이야기대로다.
바깥세상은 신께서 돌봐주는 사람이 없어, 더럽고 추악하다.
지옥 같은 세상을 보며 하루빨리 답을 찾아야 한다고 자신을 다그쳤다.
마음대로 떠날 수도 없고, 답을 못 찾았다고 돌아갈 수도 없었다.
그래서 내년 가장 큰 의식을 치는 날이 되기 전에 어떻게 해서든 답을 가지고 마을로 돌아가서 신을 보필하겠다고 결심했다.
오랜 시간이 흐른 뒤,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무렵 진짜 신을 만났다.
괴물을 상대할 때도 따뜻한 미소를 지을 만큼 눈부신 존재였다.
생기라고 찾아볼 수 없는 황무지에서 난 허겁지겁 도망치다가 우연히 그분의 전장에 들어가게 됐다.
흉측한 악신들에게 포위된 상황에서도 그는 자신 있는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에 날 쫓아오는 위협마저 잊어버렸다.
그의 총알이 악신의 정수리 한가운데를 지나갔다.
악신의 공격을 막으려던 달려나간 나도...
대리자들은 보통 사람들은 악신을 쓰러뜨릴 수 없다고 했다. 그걸 할 수 있는 건 오직 신의 힘뿐이라고 했다.
「당신은... 신인가요?」
그가 재빨리 「영력」을 사용해 내 상처를 눌렀다, 난 멍하니 그의 옆모습을 쳐다봤다.
그의 입을 통해 이름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을 데킬라라고 했다.
이렇게 말하면 실례지만 서투른 손놀림으로 상처를 감싸주는 모습이 귀여워 보였다.
위대한 신께서 자신이 사용한 힘이 「영력」이라고 알려주셨다.
그는 신이 아니라 나와 같은 식신이었다.
그리고 악신들은 내가 아는 그 악신이 아니라 낙신이라고 불리는 괴물이었다.
자신 때문에 내가 다쳤다며, 상처가 나을 때까지 책임지고 돌봐주겠다고 했다.
나와 같은 능력을 지녔다며, 내가 쓸 줄 모르면 능력을 사용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겠다고 했다.
이 세상에는 좋은 사람들이 많다며, 그들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거라고 했다.
그의 모습을 난 멍하니 바라봤다.
그는 마치...
이 세상에 강림한 신 같다. 자신이 누구인지 잊었지만 자신의 힘으로 이 세상을 따뜻하게 해주겠다는 마음은 잊지 않았다.
신의 뒤를 따르며 바깥세상이 대리자들로부터 들었던 것처럼 더럽고, 추악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6.4. 4장. 마지막 의식
신을 따르며 그 곁을 지키던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갔다. 그 시간이 어찌나 시간이 빠른지 하마터면 의식을 놓칠 뻔했다.
오랫동안 의식에 참석하지 않은 탓에 의식을 치르기 전 태우는 향료가 거북하게 느껴졌다.
의식에 대한 신의 생각을 듣고 싶다고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믿음만 진실하다면 제물 같은 건 상관없다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나는 제물을 바꿔봤다, 「신의 종」 대신 바깥세상에서 먹어본 적 있는 맛있는 음식을 올렸다.
역시 관대하신 신께서는 천벌을 내리지 않으셨다.
그런 이유로, 마을에 돌아가면 모두에게 이 일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기로 마음먹었다. 「신의 종」이나 「신부」를 뽑지 않아도 신께선 우리를 탓하지 않으신다.
그렇게 되면 작년에 치른 의식이 마지막 의식이 될 거다.
그런 절망적인 표정은 다시는 보고 싶지 않다.
신을 모시고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청을 올리자,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내 청을 받아 주셨다.
그 순간, 처음 느껴보는 편안함이 날 감쌌다. 덕분에 한결 유쾌한 여행을 즐길 수 있었다. 날 곤욕스럽게 만든 유일한 건, 나를 향한 신의 열정적인 가르침이었다.
내 힘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자신을 어떻게 지켜야 하는지 신께서 진지하게 가르쳐 주셨다.
항상 「멍청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계셨지만 한 번도 날 포기하지 않으셨다.
심지어 사람이 많을 때는 덤범대는 내가 길을 잃지 않도록 발걸음을 늦추곤 내 손을 잡아주기도 했다.
악신에게 쫓기다 발목을 삔 적도 있었는데, 꿀밤을 몇 대 얻어맞긴 했지만 어쩔 수 없다는 듯 날 업어주신 적도 있었다.
그의 등에 엎드려 있자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한사코 아니라고 하는 것처럼 정말 신이 아니라면 좋을 텐데...
그날부터 난 그를 더 이상 신으로 부르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었던 것 같다.
그의 뒤에 있는, 손에 닿을 수 없는 신이 아닌 그의 모습을 제대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아마도...
그는 모두의 신이 아닌...
나만의 신이다.
날 만들고, 내게 모든 지식과 깨달음을 내려준 위대한 신.
그의 가르침을 받으며 난 점점 강해졌다, 그처럼 다른 사람을 구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강해졌다.
고맙다는 말을 듣는 건 무척이나 따뜻하고 달콤한 기분을 들게 했다.
나의 위대한 신과 함께 마을로 돌아온 난, 신의 사자에게 세상을 여행하며 보고 들은 모든 것을 들려줬다.
그림자에 가려진 그의 표정이 자세히 보이지 않았다.
올해 치러질 의식에 「신의 종」과 「신부」를 쓰지 않겠다는 내 이야기에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에 잔뜩 흥분한 난 마지막 의식을 관장하라는 제안을 선뜻 수락했다.
이번 의식이 끝나고 나면 나도 이곳을 떠날 수 있을 거다.
그는 이 사실을 모르겠지만 우리는 새로운 여정을 시작할 수도 있다.
우리 둘만 있는, 더 이상 아무것도 바치지 않아도 되는 여정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