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치의 꿈
1. 개요
전래동화 중 하나.
2. 줄거리
호랑이가 담배 피던 시절, 동해 바다에 있었던 일이다. 700년을 넘게 산 늙은 멸치가 어느 날 잠을 자다가 자신이 구름을 탄 채 승천한 뒤 더웠다 추웠다 하다 눈이 내려오면서 땅에 내려오는 꿈을 꿨다.
꿈이 참으로 생생하여 멸치는 하인인 가자미에게 서해 바다에 살고있는 1000년을 넘게 산 해몽가인 망둥어 노인을 모셔오라고 얘기했다. 가자미는 서둘러 서해로 달려가 망둥어를 모시고 왔다. 멸치는 망둥어를 보고 버선발로 달려가 웃으면서 반겼지만 수고한 가자미에게 빨리 주안상을 가져오라고 면박을 주었다. 발에 불이 나도록 뛰어서 망둥어를 모셔온 가자미는 주인에게 수고했단 말 한 마디도 듣지 못하고 면박을 받아 화가 났지만 참았다.
서둘러 주안상을 올리고 마을 물고기들이 몰려 왔을때 멸치가 망둥어에게 자신이 꾼 꿈을 얘기하자 망둥어는 조용히 생각에 잠기더니 입을 열었다.
그 말을 들은 멸치가 기뻐하자 아까 대놓고 면박을 받아 화가 나 있던 가자미가 반박하고 나섰다.망둥어: 음... 해몽을 해 보니 아주 좋은 꿈입니다. 그 꿈은 필시 당신이 용이 되어 승천하는 꿈이오. 구름은 용들을 모시고 가는 것이고 더웠다 추웠다, 눈이 내린다 하는 것은 용들이 다루는 기후의 능력. 필시 당신이 용이 되어 이 바다를 지배할 꿈입니다.
그러자 화가 난 멸치가 가자미의 뺨을 어찌나 세게 때렸던지 가자미의 두 눈이 한쪽으로 몰려버렸다. 망둥어는 경악해서 눈이 튀어나왔고 꼴뚜기는 자신도 두려워 서둘러 눈을 숨겼다.가자미: 에이, 그 꿈은 나리께서 죽는 꿈입니다. 잘 들어봐요. 승천하는 것은 어부가 나리를 낚아 올리는 것이고 더웠다 추웠다 하는 것은 나리가 석쇠에 구워지는 것, 눈이 내리는 것은 소금이 뿌려지는 것이니 이는 필시 나리가 인간들 식사거리가 되는 거예요.
메기와 병어, 새우도 예외는 아니었다. 메기는 어찌나 웃겼던지 호탕하게 껄껄 웃다 입이 찢어졌고 새우는 허리를 굽히며 웃다 허리가 구부러졌다. 병어도 처음엔 메기처럼 웃었지만 멸치가 눈을 부라리자 서둘러 입을 오므려 웃다 입이 나왔다.
3. 그 외
판본에 따라 가자미가 메기의 머리를 밟아 머리가 납작해졌다는 이야기도 있으며, 꼴뚜기가 아닌 문어로 바뀌는 경우도 있고, 병어의 경우 입이 조그맣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중간 부분 역시 멸치의 꿈을 망둥어가 해몽해 본 결과 무시무시한 흉몽이란 것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