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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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묘두사(猫頭蛇)[1] 는 『송도기이』에 등장하는 새끼 고양이 머리를 한 뱀이다. 송도 화장사(花藏寺) 불전(佛殿) 뒷편 깊은 굴에서 살며 비가 올 때마다 푸른 기운을 내뿜었다.
2. 상세
이 기운에는 치유능력이 있어 학질에 걸린 중이 굴 앞에 앉아 있으면 병이 떨어졌다. 이에 사람들은 묘두사를 신봉하고 향과 음식을 올렸다. 이 관습이 50년 동안 계속되던 어느날, 장단(長湍)에 사는 박만호(朴萬戶)란 사람이 자신의 개와 매, 준마를 거느리고 나타났다. 이 때, 그 마을 노파 하나가 막 병든 어린애를 안고 묘두사의 굴에 여기에 와서 지성을 드리자 뱀은 머리를 내놓고 음식을 먹었다. 이를 보고 놀란 박만호는 화살을 뽑아 묘두사를 쏘아 단번에 머리를 꿰뚫어 죽였다. 절에 있던 중들은 놀라서 달려와 합장을 하였고, 박만호는 얼굴빛 하나 변하지 않고 말에 채찍을 휘두르며 가버렸다.
10여 년 뒤, 박만호는 당상관에 승진하여 고을 원님을 역임하다가 늙어서 자기 집으로 내려왔다. 고향의 가족들을 거느리고 절에 와서 계(契)를 하는데, 백발은 휘날렸으나 용모는 엄하고 굳세었다. 여러 중들은 예전 묘두사를 쏘아죽인 박만호임을 알아보고 그와 얘기를 나누었다. 박만호는 미물따위가 사람의 화복을 줄수있겠냐며 자신이 잘된 것은 그 괴물을 쏘아죽인 것에서 비롯됐다고 자랑하였다. 그의 자손은 점차 번창하여 거족(巨族)의 반열에 올랐다고 한다.
조선은 예로부터 괴력난신을 멀리하였으므로, 이 이야기는 엄격했던 유교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묘두사 이야기 같은 민간신앙에 대한 지배층의 탄압은 이후 조선 후기 여러 광대놀음을 통해 풍자되어 조롱거리로 전락하게 된다.
[1] 편의상 지은 이름으로 본명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