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 거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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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lle Gunness
1859~1908(?)
노르웨이 이민자 출신 미국 여자 연쇄살인마이다. 북유럽 출신 아니랄까봐 '''키가 175 cm에 몸무게가 90 kg에 육박하는 거구였지만''', 당시 미국인 남자들이 보기에 어떤 매력이 있는 외모였던 듯하다. 미국의 푸른 수염이라는 별칭도 있다.
벨은 1859년 노르웨이에서 태어났다. 초명은 브린힐 페울스다테르 스퇴르세트(Brynhild Paulsdatter Størseth). 1881년 미국으로 이민하면서 미국식 이름 벨(Belle)을 사용하였다. 1884년 시카고에서 같은 노르웨이 이민자인 마스 디틀레브 소렌슨(Mads Ditlev Anton Sorenson 1854-1900)과 만나 결혼하고 86년에는 과자가게를 내었으나 영업은 신통치 않았다. 이듬해 가게와 집이 원인불명의 화재로 불타버리자 보험금을 받아 새 집을 마련하였다. 일부 연구자들은 벨-마스 부부 사이에서 자식이 없었다고 하지만, 다른 연구자들 대부분은 1남 3녀를 낳았다고 본다.
1896년에 딸 한 명, 98년에 아들 한 명이 급성 대장염(?)으로 영아사망했다고 하는데, 실은 독살되지 않았는가 의심받는다. 구토, 발열, 설사, 아랫배 통증 등 증상이 스트리크닌(strychnine) 중독증세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벨은 이번에도 보험금을 모두 받았다. 남편 마스 역시 1900년에 심장병으로(?) 사망하였는데, 어떤 의사는 혹시 스트리크닌 중독이 아닌가 의심했지만, 소렌슨 집안의 주치의는 심장비대증에 맞춰 처방하였다. 벨이 남편에게 도움이 되라고 약을 복용시켰다고 했는데, 이 때문인지 부검도 되지 않았다. 게다가 마스가 죽은 날은 마스 이름으로 가입된 생명보험들의 유효기간이 겹치는 단 하루였다. 보험회사는 마스의 장례식 다음날 보험금 8500달러(오늘날 24만 달러 상당)를 모두 벨에게 지급하였다. 남편 마스 소렌슨의 가족들이 살인을 의심하여 조사를 요청했지만, 조사는 되지 않은 듯 벨의 범행을 발각되지 않았다.
1901년, 벨은 인디애나주 라포트(LaPorte)시에 새 집을 구입하여 남은 두 딸을 데리고 이사하였다. 여기서 역시 노르웨이 이민자 피터 거너스(Peter Gunness 1872-1902)와 만나 1902년 4월 1일 재혼하였다. 피터는 정육업자이자 홀아비였다. 둘 다 재혼이라 피터에게도 자식이 세 명 있었는데, 그중 아직 영아인 막내딸이 식을 올리고 1주일 뒤에 원인불명의 이유로(?) 죽었다. 게다가 피터마저 바로 결혼한 그해(!) 12월 16일에 죽었다. 벨은 피터가 부엌 선반에 있는 고기 가는 기계가 그만 머리 위로 떨어져 죽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살인이었는데, 심지어 피터의 자식들에게 숨길 생각도 없었던 듯하다. 피터의 딸 제니(Jennie)가 학교 친구에게 "엄마가 아빠를 죽였어. 고기 써는 칼로 공격하니까 아빠가 죽었단 말이야.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 라고 말했다 한다. 딸이 보는 앞에서 아빠를 살해한 것이다. 아무튼 피터가 죽은 덕분에 벨은 3천(혹은 4천) 달러(오늘날 7만 달러 상당)를 얻었다. 이듬해 6월, 벨은 아들 필립 거너스를 낳았으며 보험금으로 농장을 샀다. 한편 피터의 차녀 스완힐(Swanhild)은 삼촌 거스트[1]가 데려갔는데, 그 덕분에 언니인 제니와 달리 벨의 마수를 피해 천수를 누리고 1961년에 64세 나이로 한 가정의 어머니로서 숨을 거두었다.
피터가 죽고 벨은 1903년에 농장을 마련하여 1906년까지 혼자 운영하면서 신문에 광고를 내어 구혼자(?)들을 모집하였다. 광고를 보고 남자들이 편지를 보내면 벨은 후보자를 골라 답장하였다. 벨은 자길 찾아오려는 남자들에게 '돈을 들고, 주변 사람들에게 어디로 간다고 말하지도 말고' 농장으로 찾아오라고 일렀다. 이 광고를 보고 남자들 십수 명(또는 수십 명)이 찾아갔지만 아무도 돌아오지 못했다. 분명히 살해는 했는데 시신을 어떻게 처리했을까? 일부는 농장에 묻고 일부는 조각내어 농장에서 키우는 돼지에게 먹였다고 추측된다. 1906년부터 벨은 이웃들에게 의붓딸 제니가 LA에 있는 루터교 재단 학교에 갔다고 말했지만 실제로는 살해당하여 농장 어딘가에 묻힌 뒤였다.[2]
1907년, 벨은 농장에서 허드렛일을 할 일꾼 레이 램피어(Ray Lamphere)라는 남자를 고용했다. 레이는 그만 사랑에 빠져 벨의 충실한 수족이 되어 온갖 끔찍한 일이라도 다 한 듯하며, 벨과 관계를 맺은 다른 남자들을 질투하였다.
그해 12월 앤드류 헬게리엔(Andrew Helgelien)이란 사람이 벨의 광고를 보고 편지를 보내고 답장을 받은 뒤 기뻐하며 벨의 농장에 갔다. 그 뒤 라포트 은행에서 두 사람이 나타나 계좌에서 돈을 인출한 뒤 앤드류는 실종되었다. 그러나 앤드류의 동생 애슬 헬게리엔(Asle Helgelien)은 벨에게 편지를 보내어 도대체 자기 형이 왜 안 돌아오느냐고 물었다. 애슬은 형이 벨을 만나러 갔다는 사실을 알았던 것이다. 벨은 애슬에게 형은 자기 농장에 없으며 아마 노르웨이에 간 것 같다고 답장했지만, 애슬은 그 말을 믿을 수 없다고 했다. 형이 라포트에서 목격되었고 자기는 형이 라포트에 있다고 믿는다는 것이었다. 그러자 벨은 자기가 수색작업을 도와줄 수 있지만, 실종자를 찾는 것은 비용이 많이 드는 일이므로 돈을 챙겨오라고 뻔뻔하게 답했다. 그러나 애슬은 1908년 4월까지 찾아가지 않았는데, 벨을 강하게 의심한 듯하다.
애슬의 편지에 비록 벨이 뻔뻔하게 답하긴 했지만, 벨에게 큰 위협이 되었던 듯하다. 이 떄문인지 램피어는 1908년 1월부터 벨과 관계가 틀어져 2월에 해고당했다. 벨은 라포트 지방법원에 레이가 제정신이 아니고 공공에 위협에 되는 인물이며, 해고당한 뒤 자길 찾아와 위협하고 말다툼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또한 변호사를 만나 램피어가 자길 죽이고 집에 불을 지르겠다고 위협했다고 하며 공증서를 남겼다.
1908년 4월 28일 아침에 벨의 농장에서 불이 나서 주변을 태웠다. 경찰들은 화재현장에서 벨의 세 자식들(전남편 마스와 낳은 딸 2명, 피터와 낳은 아들 필립)의 시신과 머리 없는 성인 여자의 시신을 발견하였다. 자식들 중 가장 나이가 많은 머틀 소렌슨(Myrtle Sorenson)조차 고작 11살이었다.[3] 경찰들은 처음에는 가련한 과부가 혼자 아이들을 키우다가 살해당한 줄 알았으나, 며칠 뒤에 애슬 헬게리엔이 찾아오자 이야기가 달라졌다.
애슬은 자기 형이 벨에게 살해당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이 이 말을 듣고 불타버린 농장을 조사해보니 돼지우리 자리에서 시신 11구가 발견되었다. 발견된 시신 중에는 벨이 LA에 있는 학교에 갔다고 둘러대었던 제니도 있었다. 벨이 평생 동안 사람을 얼마나 죽였는지 정확히는 알 수는 없지만, 최소한 17명, 최대로는 40명 정도로 잡는다.
벨이 변호사를 만나 작성한 서류도 있어 유력한 용의자로 램피어가 체포되었으나, 방화 혐의만 나왔을 뿐 살인은 증명되지 않았다. 램피어는 방화 혐의만 유죄로 인정되어 감옥에 수감되었으나 1909년에 죽었는데, 임종하는 자리에서 벨이 거짓으로 죽음을 위장했다고 고백했다. 램피어에 따르면 벨이 자기를 부르더니, 함께 밖에 나가서 시카고에서 가정부 한 명을 고용하여 데리고 와 죽이고 머리를 잘랐다고 한다. 벨의 자식들도 다 죽이고 머리 잘린 시체를 옆에 놔두고 불을 질러 증거를 은폐한 뒤, 벨은 도피하고 자기는 이렇게 잡혔다는 것이다.
당시 경찰들은 현장에서 발견된 머리 없는 시신이 벨이라고 판단했지만 결정적인 증거가 없었다. 그리하여 지금까지도 과연 그 시신이 벨이 맞는지 의문이 있다. 벨이 죽은 지(?) 100년이 되는 2008년, 벨이라고 생각된 머리 없는 시신을 꺼내어 DNA 검사를 실시하였으나, 샘플이 너무 오래되어 결론을 내리기에는 너무 부정확했다.
일부 사람들은 벨과 생년이 비슷하고, 역시 남자를 독살하다 체포된 살인자 에스터 칼슨(Esther Carlson)이 벨이라고 주장한다. 벨이 돈을 들고 도피하여 에스터 칼슨이라는 가명으로 살았는데, 제 버릇 개 못 준다고 또 남자를 독살하다가 체포되었다는 것이다. 에스터는 1931년 어거스트 린드스톰(August Lindstrom)이라는 남자를 독살한 혐의로 체포되어 수감된 중에 병사하였다.에스터가 벨이라는 말은 에스터가 잡힌 지 얼마 안 되어, 아직 벨을 만난 사람들이 살아있을 때부터 나왔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가설일 뿐 에스터가 벨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고, 벨을 만났던 사람들도 에스터의 사진을 보고 벨이 아니라고 말했다 한다.
소설가 박민규는 벨을 매력적인 여성[4]으로 Axt에서 이야기한 적이 있다.
여담으로 큰 몸집, 여성 대량살인마라는 점으로 반사회적 래디컬 페미니즘 커뮤니티 워마드에서 추앙받고(...) 있다.
[1] 풀 네임은 Gustav Marthinius "Gust" Gunness. 피터의 3살 연하 동생이다.[2] 자신의 동생 스완힐을 제외하면 가족들 중에서 가장 늦게 살해당했다. 제니를 입막음하려고 죽였다기엔 꽤나 늦은 편이다.[3] 피터의 딸 스완힐과 동갑내기다. [4] 여기서 매력적이라는 말은 개성 있다는 뜻 정도로 사용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