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의 정치 위기
1. 개요
네덜란드어: Belgische politieke crisis
프랑스어: Crise politique belge
영어: Belgian political crisis
왜 벨기에는 250일간 정부가 없나?-2019년 8월 26일 기사(프랑스3 오드프랑스)
벨기에는 주변의 의원내각제 국가에 비해 정부 구성이 잘 안 되어 무정부 사태가 잦다. 플란데런 지역 의회가 생긴 이래 연방정부 구성이 잘 안 되는 건 새 정부가 구성될 때 마다 벌어질 정도로 일상적이다.
장기간 무정부였던 시기는 2010년~2011년 사이에 일어난 541일간의 무정부 사태와 2019~2020년까지 493일을 찍은 2019~2020년 무정부 사태이다. 2010년~2011년의 무정부사태는 현재까지도 기네스북에 최장기간 무정부로 남아있다. 북아일랜드 지방정부의 부재기간이 더 길긴 하지만 지방정부는 주권정부가 아니기 때문에 기네스북에 반영되지 않아 541일간의 무정부 기록을 깨지 못했다. 이 기간은 총선일부터 기산한 것으로, 이전 총리의 사임일부터 기산하면 589일이 된다.
엄밀히 말하면 벨기에의 무정부는 진짜 정부가 없는 재앙과 같은 상황이 아니라 정상적인 절차로 인한 정부를 구성하지 못하여 관리 내각이 구성된 상황을 의미한다. 현지 언론에서조차 무정부(sans gouvernement 혹은 zonder regering)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진짜 정부가 없는 상태인 줄 아는 벨기에 사람들도 많다. 대행 체제이므로 최소한의 권한을 가지긴 했지만 임시 총리가 외교활동을 하고 연방 하원이 표결을 하는 등, 기능적으로는 멀쩡하게 굴러간다. 그러나 이것도 예산안 같은 긴급한 것들이고 새로운 법안 통과는 거의 없다. 한국으로 치면 대통령 권한대행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무정부 기간은 실각일부터 기산하기도 하고 선거일로부터 기산하기도 하지만, xx년도 무정부 사태 혹은 정치 위기 같은 용어를 쓸 때는 선거 이후 정부구성의 난항이라는 의미에서 선거가 실시된 연도를 쓴다.
2. 목록
2.1. 2019~2020년 정치 위기
2019년 총선 결과 페이지(RTBF)
2019년 총선 결과 페이지(le soir)[2]
벨기에 내무부 2019년 총선 페이지
2019년 정치 위기는 2018년에 샤를 미셸 전 총리가 유엔 이주 글로벌 콤팩트 문제로 N-VA와 갈등을 빚다가 연정 파트너였던 N-VA가 내각에서 이탈하고 이후 사태 수습이 되지 않자 샤를 미셸이 사의를 표하면서 발생하였다.
2019년 총선 이후에도 정부가 구성되지 않는 이유는 N-VA가 25석 사회당이 20석 플람스의 이익이 18석 PTB가 12석을 갖고 있는데, 플람스의 이익은 극우정당을 연정에서 배제하고 있기 때문에 빠지고 PTB는 극좌 정당이라 연정에서 배제하고 있고 남은 것은 이번 사태를 해결할 열쇠를 쥐고 있는 N-VA와 사회당인데 둘은 성향이 상극이라 협상의 진척이 없기 때문이다. 과반을 충족하기 위애서는 두 정당이 들어가도 5~6당이 필요했기 때문에 비교적 적은 수의 정당으로 정부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두 정당이 필요했다.
여기에 CD&V가 정부구성을 위해 N-VA를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기 때문에 코로나 19확산으로 인한 특별정부가 수립될 때까지 협상진척이 거의 없었다. 그러다가 특별정부가 해산할 시기(2020년 9월 17일)가 다가오자 다시 정부 구성 협상에 돌입하는데 이때만 해도 N-VA를 정부구성에서 배제하지 않았지만 구성협상이 실패하고 사전구성자 2명이 사의를 표한 이후 CD&V가 N-VA 없이 정부를 구성할 수 있다고 태도를 바꾸었다. 이후 협상에 진척이 생겼지만 협상에 배제된 N-VA가 이에 불만을 표했다.
2020년 3월 17일,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긴급 정부를 구성하여 452일간의 무정부 사태가 막을 내렸다. 긴급정부이기 때문에 보통 최대 6개월을 넘기지 않고 정부가 해산된다. 말 그대로 급한 불을 끈 상태이기 때문에 위기가 끝나면 무정부 사태가 다시 이어진다고 보면 된다.
2020년 6월 17일, 특별 정부가 2020년 9월에 해산될 예정이기 때문에 정당들이 다시 협상에 들어갔다.[7] 현재 프랑스와 네덜란어권 기독교, 사회주의, 자유주의 정당이 뭉친 연정도 대안 중 하나로 제시되었지만 과반에서 약간 모자란 71석이기 때문에 과반이상을 원하는 일부 정당들은 제2의 대안 정도로 보고 있다.
2020년 8월 3일, PS, sp.a, N-VA, CD&V, cdH가 연방정부를 구성하는데 동의하였지만, 69석 밖에 확보하지 못하여 추가 정당을 찾는 중이다. 그런데 N-VA의 대표인 바르트 더 베버르가 개혁운동과 Open VLD를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여 생태당과 녹색당에 협상을 시도 중이다.
2020년 8월 17일, 기한 내 협상에 실패하여 사전 구성자 2명 (PS: 폴 마녜트, N-VA: 바르트 더 베버르)이 사의를 표하였고, 2020년 8월 18일 에흐베르트 라하어르트 Open VLD 대표를 새로운 조정관으로 임명하였다. 조정관의 명칭은 부여하지 않았다. 2020년 8월 중순 기준으로 비발디 연정[8] 이 시나리오 중 하나로 점쳐졌으나, 협상이 순탄하지 않아 다른 양상으로 갈 수도 있다. 이후 코너르 루소 sp.a 대표가 사전 구성자로 임명되면서 라하어르트 Open VLD 대표도 같이 사전 구성자가 되었다.
2020년 9월 4일, 프랑스어권 기독교 정당인 cdh가 제외된 7정당이 뭉친 비발디 내각으로 가닥이 잡혔다. cdh가 제외된 이유는 자리가 없어서라고 한다. 윤곽만 잡혔기 때문에 구성자가 나올 때까지 추가적인 협상이 필요한 상태다.
2020년 9월 10일, 사전 구성자 중 한명인 라하어르트 Open VLD대표가 코로나 19 양성 판정을 받아 협상이 정체되자 연방 하원 의회가 9월 17일에 해산할 예정이었던 윌메스 정부 II를 2주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2020년 9월 23일, 사전 구성자의 임무가 끝나고 국왕이 알렉산더르 더크로(Open VLD)와 폴 마녜트(PS 대표)를 공동 구성자로 임명하였다. 총리는 최종합의 후에 둘 중 한 명이 된다.
2020년 9월 27일, 극우 민족주의 정당인 플람스의 이익이 브뤼셀에서 비발디 연정 반대집회를 열었다.
2020년 9월 28일, 정부 구성 협상이 끝나기로 예정된 9월 28일에 협상 연장을 발표했다. 예산 문제에서 합의가 안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다음날 폴 마녜트 사회당 대표는 "4년을 위한 정부인데 3~4일 추가협상은 문제되지 않는다"라고 답하였다.
2020년 9월 30일, 알렉산더르 더크로를 총리로 하는 비발디 연정으로 합의되었다. 이로써 선거 493일 만에 2019년 무정부 사태가 완전히 종결되었다.
[1] 총리 사임일 기준 589일.[2] 현재 선거결과 지도가 사라진 상태다.[3] 2010년 들어 벨기에에서도 기존 정치구도가 바뀌는 현상이 일어났다. 특히 플란데런에서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졌다. 그 현상은 민족주의 정당의 약진인데 2019년 연방 총선에서는 한술 더 떠서 극우 민족주의 정당인 플람스의 이익이 18석이나 획득했다. 반면 CD&V와 Open VLD와 같은 기성정당은 각각 20석 획득에 실패했다. N-VA는 지난 선거대비 의석 수는 줄었지만 25석으로 가장 많은 의석을 획득했다. 프랑스어권 지역에서는 생태당과 벨기에 노동당의 약진으로 사회당과 개혁운동의 의석이 감소하였다.[4] 실각일과 선거일로부터 2차 윌메스 정부 수립까지의 기간은 각각 452일, 296일[5] 제2차 샤를 미셸 정부는 제1차 샤를 미셸 정부가 실각한 이후 소피 윌메스에게 총리 자리를 양도하기 전까지 있었던 관리내각이다.[6] 제2차 소피 윌메스 정부는 제2차 샤를 미셸 정부를 이어받은 관리내각이다.[7] 이론상 연장이 가능하긴 하지만 소수정부를 연장하는 과정이 까다롭기 때문에 보통 연장하지 않고 특별정부를 해산한다.[8] 각 언어권의 사회주의, 자유주의, 환경주의, 기독교 민주주의 4세력이 비발디의 사계를 연상하게 한다고 하여 붙은 별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