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윤동주)

 

1. 내용
2. 여담


1. 내용




'''병원'''
윤동주

살구나무 그늘로 얼굴을 가리고, 병원 뒤뜰에 누워, 젊은 여자가 흰 옷 아래로 하얀 다리를 드러내 놓고 일광욕을 한다.
한나절이 기울도록 가슴을 앓는다는 이 여자를 찾아오는 이, 나비 한 마리도 없다.
슬프지도 않은 살구나무 가지에는 바람조차 없다.
나도 모를 아픔을 오래 참다 처음으로 이곳에 찾아왔다.
그러나 나의 늙은 의사는 젊은이의 병을 모른다. 나한테는 병이 없다고 한다.
이 지나친 시련, 이 지나친 피로, 나는 성내서는 안 된다.
여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옷깃을 여미고 화단에서 금잔화(金盞花) 한 포기를 따 가슴에 꽂고 병실 안으로 사라진다.
나는 그 여자의 건강이 , 아니 내 건강도 속히 회복되기를 바라며 그가 누웠던 자리에 누워 본다.

2. 여담


사실 윤동주의 첫 시집이자 유고 시집이 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원제는 이 시 제목처럼 '병원'이었다고 한다.
윤동주의 사후에 고이 보관해왔던 시들을 모아 세상에 내놓은 지인 정병욱은 당시의 그의 말을 이렇게 회상했다고 한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 인지 후에 시집의 제목은 우리가 익히 아는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가 되어 출간되었다.[1]
2017학년도 9월 모의평가에서 비연계 작품으로 등장했다.
jtbc 뉴스룸 2016년 11월 10일자 앵커브리핑에서 손석희 앵커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찾아온 시국에 빗대어 이 일화를 다루었다.http://news.jtbc.joins.com/article/article.aspx?news_id=NB11353271&pDate=20161110
인디게임 제작팀 프로젝트 문의 게임 Library of Ruina에 이 시의 일부[2]가 등장한다.

[1] 무한도전 역사 힙합편을 보면 일제의 탄압이 예상되어 병원이란 이름을 일부러 바꾸었다고 한다.[2] 나에게는 병이 없다고 한다

분류